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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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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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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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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선전 포고의 효과

DUMMY

지배자들의 회의는 끝이 났다.

예호바는 포털을 열고 자신의 지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머지 다섯 지배자는 아직 그 자리에 그대로였다.


“체바오트가 회의에 오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아까 말했던 대로 연구소가 습격당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게다가 실험체도 도난당했다고 하더군요.”


엘로힘의 물음에 테트라가 대답했다.


“자신의 땅에서 자신의 연구소가 습격을 당해? 어이가 없군. 게다가 실험체까지 도난을 당하다니······ 도대체 습격한 게 누구랍니까? 레지스탕스의 정예라도 덤벼든 모양이죠?”

“그걸 모르겠답니다.”

“몰라요?”


엘로힘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 갑작스럽게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더군요. 그 와중에 체바오트에 협력하던 드래곤도 하나 죽었답니다.”

“드래곤?”

“보겔이라는 이름의 백룡이라고 하더군요.”


슬쩍 대화에 예체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정말 연구소 습격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게 확실한가요?”

“예체! 당신은 체바오트를 의심하는 건가요?”

“당연히 의심해야죠. 엘 하이가 죽었습니다. 체바오트는 엘 하이와 소극적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연합을 맺었습니다. 어쩌면 그는 지금 엘 하이의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지도 모릅니다.”


예체의 의심은 지극히 합리적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내친김에 세계수까지 삼키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그게 가능할까요?”


테트라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체바오트를 믿지 못하는 겁니까? 그는 우리 중 가장 연구 실적이 뛰어납니다. 다양하면서도 안전한 쇼고스의 변형을 만들어냈고, 대량 생산도 가능합니다. 그로 인해 강한 부하들을 많이 만들어냈죠.”


기보르가 체바오트의 편을 들었다.


“물론 그가 변형해낸 쇼고스는 우리도 쉽게 제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약해졌죠. 에흐예는 멜랙에게 붙어 있던 오리지날 쇼고스를 제거했어요. 체바오트의 변형 쇼고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놈을 말이죠.”


테트라의 설명에 기보르의 말문이 막혔다. 사실 체바오트 보다 더 연구에 뛰어난 것이 테트라였다. 그는 지금도 호주의 깊은 산속에서 연구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기보르! 당신은 멜렉에게 기생하던 쇼고스를 떼어낼 수 있습니까? 그놈을 제거할 수 있습니까? 그놈을 통제할 수 있어요?”

“······”

“백번 양보해서 체바오트가 에흐예도 잡고, 멜렉도 잡는다고 칩시다. 그렇게 그가 세계수를 차지해도 괜찮다는 겁니까?”


테트라의 말에 다른 지배자들이 깜짝 놀랐다.


“그는 세계수조차 실험체로 쓰려 할 겁니다.”


침묵이 이어졌다. 세계수의 실험체라는 변수는 생각지 못했던 모양이다.

모두들 세계수가 가진 생명력을 탐했다. 하나의 세상을 영원히 책임질 생명력의 정수를 탐을 내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어째서 예호바는 이 상황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엘이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사실 예호바에게 게이트가 할당됐고, 멜렉에게 세계수가 배당되었습니다. 나머지 우리들에겐 아무것도 없죠.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엘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테트라가 한숨을 쉬었다.


“에흐예가 말하지 않았나요? 지배할 지역의 선택은 우리가 먼저 했습니다.”


테트라의 말에 엘은 할 말이 없었다. 그의 말이 맞았으니까.

지역을 나누고, 선정하는 과정에서 예호바는 선택권을 마지막으로 미뤘다. 다들 지역을 정하고 남은 게 멜렉과 예호바, 둘은 선택권이라는 게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난 예호바의 말대로 따를 겁니다. 당신들끼리 연합을 하든, 그 뒤에 뒤통수를 치든 마음대로 하세요. 난 말리지 않을 겁니다.”


테트라는 모두를 바라보며 말한 후 역시 포털을 열고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넷뿐이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다른 이들의 의도를 알아내려 하는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끝내 입을 열지 못한 채 모두 돌아갔다. 그들이 돌아가고 나서 다시 테트라가 나타났다.

포털을 통해 돌아간 듯 보였던 테트라는 사실은 숨어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테트라는 모두 떠난 공간에 서서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


예호바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느긋하게 차를 한 잔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확실히 재미있어.”


그때 테트라에게서 통신이 들어왔다.


-예호바 님!

“그래. 테트라. 분위기는 어땠지?”

-예호바 님이 예측하신 대로 모두 눈치만 보다가 돌아갔습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뻔하지. 모두 세계수를 차지하려고 하니까. 하지만 세계수는 하나고 노리는 자는 넷이야. 누가 먼저 나선다는 것은 노골적으로 자신이 세계수를 노린다는 티를 내는 게 되잖아. 그 순간 공적이 되어버리게 되는 거지. 에흐예가 핵심을 잘 짚었어.”


예호바가 피식 웃었다.

회의 때와 달리 예호바는 테트라에게 편하게 말을 놓고 있었고, 테트라는 깍듯하게 존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호바 님은 걱정 안 되십니까? 에흐예라는 자는 전혀 예측이 안 됩니다.

“자네도 그런가? 나도 그래.”

-그래서 걱정입니다. 어떻게 나올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자가 가장 골치 아픈 건 사실이야. 그래도 재미는 있지.”

-예호바 님이 에흐예를 직접 처리하신다면 아마 아무도 문제삼지 않을 겁니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최고의 자리에 오르시죠.

“후후후. 그렇게 생각하나?”

-물론이죠. 예호바 님은 그럴 자격이 있으십니다.


예호바는 이번엔 웃지 않았다. 테트라의 의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추궁하지도 않았다.


-제가 뒤를 봐 드리겠습니다. 예호바 님.


테트라는 자신이 돕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돕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다.


“미국 대통령이 찾아왔습니다.”

“그렇군. 그도 메시지를 봤겠군. 잠시 기다리라고 해.”

“네!”


여성이 밖으로 나갔다. 예호바는 다시 테트라와 통신을 이어갔다.


“자네에게도 명확하게 하고 싶군. 나는 끼어들 생각이 없어. 내가 지킬 것만 지키고 싶어.”

-확고하시군요.

“그래. 내 의지는 확고해. 다만 나에게 적의를 보인다면 그 대상은 누구든 제거해 버린다는 것만 명심하면 돼.”


싸늘한 말투였다. 통신이라고 하지만 그 너머로도 싸늘함이 전해질 정도였다.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이만 통신은 끝내지. 손님이 찾아왔어. 그 역시 이번 에흐예의 메시지를 봤으니 불안하겠지.”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테트라! 한 가지만 알려주지.”

-네. 말씀하십시오. 예호바 님.

“에흐예는 머리가 나쁜 놈이 아냐. 마지막에 세계수를 언급한 것은 우리들의 연합을 의도적으로 막기 위한 거야.”

-그 말씀은······

“세계수를 두고 싸우지 않고 숨어버릴 수도 있었어. 그러다가 우리들끼리 치열하게 싸운 후에 나타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지.”

-그럴 수도 있었겠군요. 의도적이라는 얘기군요.

“그래. 그 정도 머리를 쓰는 놈이야. 판을 깔아놓고 우리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 괜히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건 내가 그대에게 해주는 선의의 충고야.”

-정말 에흐예가 그런 놈이라면 무섭겠군요.

“무서워하는 게 맞아. 그러면 이만 나는 손님을 만나봐야겠군.”

-알겠습니다.


통신은 끝났다.


“들여보내!”


예호바의 말이 끝나자 문이 열리고 양복을 차려입은 노인 한 명이 들어섰다. 그는 들어서자마자 고개를 크게 숙이며 인사를 했다.


“미국 대통령 해리 콜먼입니다. 예호바 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며 예호바는 빙긋 웃었다.


“반갑군. 예호바라고 하네. 앉지.”

“감사합니다.”


긴장한 표정의 해리 콜먼 대통령이 의자에 앉았다.


***


윤동성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의 얼굴엔 불쾌함이 가득했다.

쇼고스에게 몸을 빼앗겼다고 해도 인간일 때의 의식마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얼마 전 류신에게 당했던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는 윤동성과 한상철이었다. 하지만 놀란 부분도 있었다. 그가 예흐예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 해도 이제 윤동성은 그냥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무엇보다 체바오트라는 강한 힘을 가진 지배자의 중요한 부하이기도 했다.


“놈이 한발 먼저 선전포고를 했군.”


체바오트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 놈의 선전포고에 응해줘야겠지. 그것이 예의니까.”


말을 마친 체바오트가 모두를 훑어봤다.

윤동성, 한상철을 비롯해 악마인 바포메트도 결연한 표정이었다.


“계획대로 움직인다.”

“네! 체바오트 님!”


체바오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들 일어나 회의실을 나갔다.


***


아침이 되자 류신의 메시지로 전 세계는 난리가 났다.

뉴스부터 시끌시끌했다. 에흐예가 누군지, 류신이 누군지 분석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뉴스에서는 인류가 게이트를 통해 흩어지게 된 열 개의 지역이 세피로트의 나무에서 기원한다는 설명부터 시작해 다양한 신화적 해석을 쏟아냈다.


어느 방송에서는 류신이 케테르의 에흐예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회의파와, 아직 나타나지 않았던 유일한 신의 대리인이 에흐예뿐이라는 긍정파간의 토론이 벌어졌다.

또 어떻게 알아냈는지 류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류신의 동생이 류민이고, 류테크 회장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는 류민의 기술력으로 에흐예가 만들어진 가짜라는 의문으로 번지기도 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회장님의 형이 맞습니까?”


기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류민에게 몰려가 인터뷰를 시도했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니에요.”

“류테크의 기술로 만들어낸 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닙니다.”

“배다른 형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니라니까!”


류민은 기자들의 질문을 거칠게 뿌리치고 겨우 회사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여전히 정문에는 기자들과 회사 보안팀과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새끼, 도대체 뭔 짓을 한 거야?”


물론 류민도 어제의 메시지를 들었다. 그리고 깜짝 놀란 것도 사실이다.

강한 것은 알았지만 자신의 형이 설마 신의 대리인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그였으니까.

하지만 이번 기회를 이용해 뭔가 장사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류민이었다. 역시 장사꾼은 어쩔 수 없었다.


***


이른 아침. 남태현 국장과 황미연 부국장은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그들 역시 아침에 기자들에게 엄청나게 많은 질문 세례를 받았다. 겨우 뿌리친 후 지금은 귀환관리부 건물에 와 있었다. 강윤 장관의 호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젠장. 비밀로 해달랄 땐 언제고 이렇게 공개해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황미연 부국장이 투덜거렸다. 하지만 남태현 국장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걸어갈 뿐이었다.


“장관님······ 화 많이 난 거 같아요?”


황미연이 슬쩍 물었다.


“아니. 화나셨다기보다는······ 왜 이런 일을 자신이 전혀 몰랐는지에 대한 불만을 조금 거친 언어로 나에게 표현하셨는데······ 그게······ 화난 거 맞네.”

“뭐라고 하겠죠?”

“뭐라고만 하면 다행이지.”

“설마? 잘리려나? 아직 부국장 첫 월급도 못 탔는데.”


황미연이 불안한 듯 말했다.


“안 잘려. 장관님은 그런 스타일 아냐.”

“그래요?”

“그래. 오히려 문제 일으키면 추궁하는 대신 더 많이, 빡세게 부려 먹는 스타일이지.”

“아! 그럼 잘리는 게 나으려나?”


황미연의 말에 남태현이 피식 웃고 말았다. 그렇게 멀리 장관실의 문이 보였다.

거의 도착했을 때 갑자기 벌컥 문이 열리며 강윤 장관이 나왔다.


“타이밍 좋게 왔네. 따라와.”


강윤이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남태현과 황미연은 강윤 장관의 뒤를 따랐다.

사무실에서 한바탕 잔소리를 들을 거라 생각했던 둘은 의외의 상황에 어리둥절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강윤 장관이 자신의 차를 가리켰다.


“어서 타!”


대형 SUV에 모두 올라타자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어디······ 가는 겁니까?”


남태현이 물었다.


“청와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31 해롤드리
    작성일
    23.06.20 09:15
    No. 1

    류신 입장에서만 보면 신의 대리인 그룹은 모두 없앨놈들인데 류민은 뭐지...애매모호하네.. 부모 처리할 때 같이 처리했어야 산만하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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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귀환자는 신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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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맛만 살짝 보여줄게 +2 23.06.28 793 16 12쪽
54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2 23.06.27 840 17 13쪽
53 조건부 동맹 23.06.26 832 15 12쪽
52 의외의 손님 23.06.23 844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50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40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2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4 15 16쪽
46 새로운 주인 23.06.17 966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7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4 17 13쪽
43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4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8 14 12쪽
41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7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9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8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5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10 15 13쪽
36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2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5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7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7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79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8 14 12쪽
30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4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6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0 17 13쪽
27 가족의 재회 +1 23.05.29 1,379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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