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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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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121,133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6.14 08:40
조회
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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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DUMMY

건물은 독특한 구조였다. 우선 엘리베이터가 아니면 지하로 내려갈 수 없는 구조였다. 비상계단 같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문제는 조금 전의 소란으로 엘리베이터가 운행 정지된 상태라 지하로 내려갈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다.


“하- 귀찮게······”


그 순간 캐틀린이 주먹으로 복도 바닥을 내리쳤다.

바닥이 갈라지며 무너져 내렸다. 그 바람에 류신과 캐틀린을 비롯해 몇몇이 아래층으로 떨어졌다.


“갑자기 뭐 하는 짓이야?”

“네? 밑으로 내려가야죠. 이 방법뿐인 것 같은데요?”

“그래도 그렇지. 하려면 말을 해야지.”

“죄송합니다. 그럼 또 합니다.”


캐틀린은 류신이 말릴 새도 없이 계속 복도 바닥을 주먹으로 때렸고, 그때마다 바닥이 무너졌다.

그렇게 무너져 7층까지 도착했다. 맨 마지막 층인 지하 7층 바닥은 이미 부서진 복도의 잔해들로 가득했다.


류신과 캐틀린이 지하 7층에 나타나자 연구원들이 멍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봤다. 천장을 뚫고 떨어졌으니 신기하게 보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할 정도였다.


“저쪽입니다.”


캐틀린은 확신한다는 듯이 앞장서서 걸었다.

하얀 가운의 연구원들이 자신들을 지나가는 류신과 캐틀린을 향해 시선이 돌아갔다.

그렇게 복도를 지나 드디어 목적한 곳에 도착했다.


캐틀린이 입구 손잡이를 잡았다. 하지만 역시 문은 잠겨 있었다.

캐틀린이 문득 류신을 돌아봤다.


“왜?”

“문 어떻게 하죠?”


캐틀린이 물렀다. 류신은 어이가 없었다. 복도를 무너트리며 지하로 내려올 때는 언제고, 이젠 잠긴 문을 보고 어떻게 하냐고 묻다니.


“열어야지. 뭘 어떻게 해.”

“알겠습니다.”


류신의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 캐틀린이 문을 양손으로 붙잡고 그대로 뜯어 버렸다.

아무리 인간의 기술로 튼튼하게 짓고, 마법으로 보호를 해도 드래곤의 힘을 막을 수는 없다. 문은 마치 원래부터 이렇게 분리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사뿐히 떨어져 나왔다.


문이 떨어져 나가자 안에 있던 연구원들이 놀라며 돌아봤다.

연구원들 사이에 보겔이 보였다. 그를 바라보는 캐틀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너 혼자인가? 내가 너무 우습게 보였나 보군.”


보겔이 캐틀린을 보며 말했다. 캐틀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보겔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밀폐된 투명한 공간이 있었고, 그 안에 드래곤 로드의 알이 보관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부에는 드래곤 로드의 알만 있는 게 아니었다. 캐틀린은 처음 보는 다른 무언가도 함께 들어있었다.


“좀 살살 하래도. 왜 이렇게 과격해? 호르몬 불균형이야?”


류신이 캐틀린을 지나쳐 안쪽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역시 연구실의 상황을 한눈에 봤다.

누가 봐도 연구원이 아닌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안녕! 네가 보겔이냐?”


류신이 보겔을 향해 말을 걸었다. 류신은 웃고 있었다. 대신 보겔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당신이 어떻게 여길?”


보겔이 류신을 보며 물었다. 잔뜩 경계하는 표정이었다.

류신은 보겔을 모르지만 삼장로 정도 되면 류신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보겔은 당황했다. 이곳에 에흐에가 직접 나타날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류신이 한 걸음 걸어 나왔다.


“어떻게는 뭘 어떻게야. 당연히 알 때문이지.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그런데 날 알아?”

“당연히 알고 있소.”

“하긴, 드래곤 삼장로씩이나 돼서는 날 모르는 것도 문제긴 하겠다. 그치?”


류신이 보겔을 보며 다시 빙긋 웃었다.

캐틀린 혼자라면 보겔이 아무 문제 없이 제압할 수 있다. 하지만 류신이 함께라면 보겔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체바오트 정도는 와야 한다. 하지만 외부로 연락할 방법은 없다.

빨리 체바오트가 이 상황을 눈치채고 이곳으로 오기를 기다릴 뿐.


류신의 시선은 드래곤 로드의 알로 향했다. 그리고 괴생명체도 봤다.

류신의 얼굴이 자동적으로 일그러졌다. 드래곤 로드의 알과 함께 있는 것은 바로 쇼고스였기 때문이다.

레인의 몸에 함께 있던 쇼고스와는 어딘지 달랐지만 쇼고스는 분명했다.


“어이 보겔.”


류신이 보겔을 불렀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쇼고스를 향한 상태였다.


“넌 저게 뭔지 알고 있겠지?”

“······”


류신의 물음에 보겔은 대답하지 않았다.


“절대 저 생물을 건드리면 안 돼.”


류신은 캐틀린에게 말했다. 쇼고스에 캐틀린이 접촉하기라도 한다면 그녀 역시 숙주가 되고 말 것이다.

신의 대리인이었던 멜렉도 당한 생명체다. 이게에서 만들어졌기에 전혀 정보가 없기도 하다. 그래서 류신도 확실히 쇼고스는 껄끄러웠다. 하지만 이미 캐틀린은 흥분 상태였다.


“종족의 배신자.”


갑자기 캐틀린의 몸이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홍룡으로 변하려 하고 있었다.

지하 7층에서 갑자기 변신한다면 그 결과는 안 봐도 뻔했다.


딱!


류신이 결국 캐틀린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아악! 아파요!”


캐틀린이 머리를 감싸며 외쳤다. 너무 아픈지 눈물까지 글썽이는 그녀였다. 그래도 다행히 변신은 멈췄다.


“여기서 변하지 마. 건물 무너져.”

“무너져도 우린 괜찮아요.”

“알은 어떻게 할 거야?”

“아! 로드부터 구해야지.”

“이제야 머리가 돌아가냐?”


그때 류신과 캐틀린은 마법의 진동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드래곤 로드의 알에서 느껴지는 것이었다. 부화가 시작되었다.

보겔이 밀폐 공간 앞을 막아섰다.


“너희들은 로드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쇼고스에 먹힌 로드를 죽이던지, 아니면 그런 로드의 통치를 받던지······ 결정해라. 무엇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만족할만한 결과지만.”


보겔이 웃었다.

보겔 하나 치우는 것 정도는 류신에겐 일도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알이다.

쇼고스를 다시 자신의 몸에 붙인 다음 떼어내는 과정을 반복해야 할까?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럴 때는 우선 드래곤 로드의 알과 쇼고스를 분리하는 것이 먼저다.

류신이 빙긋 웃었다. 왠지 야비하게 보이는 미소였다.


“좋아. 보겔. 궁금한 게 있는데······ 넌 드래곤 삼장로면서 왜 드래곤을 배신한 거야? 어째서 체바오트에게 붙은 거지?”

“······”

“궁금하잖아. 뭔가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이 정도의 일을 벌이는 거라면 분명 큰 이유 아니겠어? 같은 종족을 배신하고 복수를 할 정도면?”

“흥. 내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려는 방법이면 실패다.”


보겔은 류신의 질문에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아냐. 아냐. 진짜 궁금해서 그래. 네가 대답 안 해주면 난 그냥 너 혼자 찌질해서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할 거고, 그렇게 후대에 퍼트릴 거야. 그래도 돼?”


찌질이라는 부분에서 보겔의 얼굴이 꿈틀했다.


“나는 늘 맨 앞에 서서 드래곤들을 위해 싸웠다. 우리 종족의 번영을 위해 노력했다. 마왕과 싸울 때도 나는 가장 앞에서 맞서 싸웠다.”


류신과 캐틀린은 보겔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아니 류신은 집중하는 척했다. 류신의 신경은 온통 밀폐된 박스 안을 향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겔은 구구절절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우리의 세상은 멸망했다. 인간이 멸망시킨 것이다. 인간의 더러움이 우리 세상을 망쳤다. 인간들투성이인 지구에서 우리는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 모든 종족의 정점에 있는 우리 드래곤이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 그러나 모두 나의 의견에 반대했다. 찌질한 건 바로 내 의견에 반대한 시무스와 다른 드래곤들이다.”


보겔이 외쳤다.

그 사이에 류신은 작은 포털을 보겔의 등 뒤와 밀폐된 박스 안에 열어 두 공간을 연결했다.

쇼고스가 갑자기 열린 공간을 보고 잠시 갈등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뻔했다. 아무리 로드의 알이라고 해도 이미 삼장로인 보겔의 기운을 이길 수는 없다. 쇼고스의 선택은 결정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드래곤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체바오트와 손을 잡았다. 체바오트의 세상이 되면 드래곤이 지구를 지배하는 날이 올 것이다.”


보겔의 일장 연설에 류신은 박수를 쳤다.


짝! 짝! 짝! 짝!


보겔이 기분 나쁘다는 듯 류신을 노려봤다.


“잘했어. 고생했어. 하지만 체바오트는 너에게 지구를 넘기지 않아. 이계의 신을 불러오려고 하고 있거든. 아자토스라고 혹시 몰라?”

“이계의 신? 아자토스? 그게 무슨······”


순간 보겔을 말을 할 수 없었다. 무언가의 촉수가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포털을 빠져나온 쇼고스가 그대로 보겔의 몸에 달라붙은 것이다.


“어, 어떻게······ 네 놈이······”


보겔이 류신을 향해 달려들려 했다. 하지만 쇼고스가 빨랐다. 보겔이 무너지듯 엎어졌다. 쇼고스의 촉수가 보겔의 몸에 하나씩 붙더니 그대로 몸에 밀착했다.


“끄아아아-”


보겔이 소리쳤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류신은 다시 포털을 열어 알을 무사히 꺼냈다.

그 순간 보겔의 몸에 이상이 일어났다. 몸의 크기가 커지며 변하기 시작했다. 드래곤이 되려는 것이다. 그것이 보겔의 의지인지 아니면 쇼고스의 의지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제 이 공간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캐틀린이 불꽃의 기운을 머금은 홍룡이라면 보겔은 얼음의 기운을 머금은 백룡(白龍)이었다.

보겔은 마치 류신과 캐틀린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그 눈빛에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빨리 나가자.”

“변신해서 나갈까요?”

“여기 무너진다고.”

“아!”


류신은 캐틀린에게 알을 넘기고 포털을 열었다. 보겔이 달려들려 했다. 하지만 이미 류신과 캐틀린은 포털로 지하 연구실을 빠져나간 후였다.


크아아아아-


보겔이 포효했다. 그의 몸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점점 완벽한 백룡의 모습이 되어갔다.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나왔다. 그것은 화염과는 거리가 먼 차가운 서리였다.

덩치가 커진 백룡 보겔의 움직임에 지하 7층 연구소 공간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


포털을 통해 1층 구석에 류신과 캐틀린이 도착했다.

행여 주변에 사람이 있어도 상관없었다. 건물이 무너질 판에 그런 걸 일일이 따지는 것도 피곤한 일이니까.

곧바로 밖으로 나가면 되는 일이지만 문제는 자심이었다. 아직도 건물 입구 쪽에서 사람들을 붙들어 놓고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설명하고 있었다.


류신과 캐틀린이 다가갔다.

다들 열중해서 자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제는 밖의 일이 아니라 자심이 이세계에서 겪었던 일에 대해 듣고 있었다. 일종의 모험담이랄까.

그런데 건물이 흔들리고 난리가 났는데도 이러고 있는 걸 보면 어쩌면 자심은 사람도 테이머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였다.


“사실 몬스터들도 우리가 그렇게 부를 뿐이죠. 동물과 다를 바 없어요. 지구의 동물도 다른 세계로 가면 몬스터로 불릴 겁니다. 사나운 친구도 있고, 다정한 친구도 있는 거죠.”


자심의 말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류신과 캐틀린이 자심에게 다가갔다. 그제야 자심이 그들을 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떠들고 있냐?”

“일은 다 끝났······ 어? 그게 뭐예요?”


자심이 캐틀린이 안고 있는 커다란 알을 보며 관심을 가졌다.


“나중에 말해줄게. 다들 내보내야 해.”

“왜요?”


그때 건물 안쪽 통로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어? 뭐야? 뭐야?”


자심은 갑작스러운 분위기에 놀라며 물었다.


“건물 무너져. 빨리 나가.”

“네? 이 건물이 무너진다구요?”


자심이 놀라며 되물었다. 하지만 로비에 모여서 자심의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도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알았는지 하나둘 건물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다들 나가요!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른답니다!”


자심이 외쳤다. 그와 동시에 건물이 우르르 흔들렸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건물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들 틈에 류신과 캐틀린, 자심도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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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맛만 살짝 보여줄게 +2 23.06.28 793 16 12쪽
54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2 23.06.27 839 17 13쪽
53 조건부 동맹 23.06.26 832 15 12쪽
52 의외의 손님 23.06.23 844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50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49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39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2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3 15 16쪽
46 새로운 주인 23.06.17 966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7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4 17 13쪽
»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4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8 14 12쪽
41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7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9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8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5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09 15 13쪽
36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2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5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7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7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79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8 14 12쪽
30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4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6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0 17 13쪽
27 가족의 재회 +1 23.05.29 1,378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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