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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처리 치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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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299
추천수 :
14
글자수 :
244,630

작성
19.07.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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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 번째 작업 15. 원치 않은 협의

DUMMY

후긴은 차원 포탈을 생성하여 작업장으로 들어갔다. 이무기는 갓난아기를 안듯이 수련용 인형을 안고 집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우는 아이를 달래는 초보 아빠 같아서 후긴은 웃음이 났다. 작업장에 들어온 인물이 갈라테이아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이무기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어라? 후긴 선배? 작업장에는 어쩐 일로?"


갑작스러운 후긴의 등장에 이무기는 현재 자기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영력시를 개안할 때보다는 어렵지 않았으나 한 번에 눈이 뜨이게 된 그때와 달리 영력을 움직이는 과정은 꾸준히 다뤄서 감각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몸에 밀착시킨 상태일 때, 더 수련하기 편했기 때문에 자세를 찾다 보니 아기를 안는 자세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자신의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걸 깨달은 이무기는 당황하며 소리쳤다.


"아! 아니 그게! 이게 가장 수련하기 좋더라고요! 그러니까..."


"네, 네, 누가 뭐라 했니?"


이무기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자 웃음을 멈출 수 없는 후긴이었다. 가능성은 가장 크다고 하는 이무기였지만 실수도 잦고 어수룩한 면이 있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잔꾀도 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 신용이 갔다. 물론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킥킥킥, 그래 아기 돌보는 인형네 아빠~"


"놀리지 마세요! 이렇게 해야 영력 다루기 편하단 말이에요!"


한동안 이무기를 놀리던 후긴은 용건을 떠올려서 이무기를 보며 말했다.


"아! 맞다. 후배. 한동안 작업장을 벗어나지 말고 여기 좀 지키고 있어."


"네? 어차피 어딜 돌아다닐 수 없으니 상관없지만 어째서요?"


"곧 사무실에 저승차사들이 방문할 예정이야. 좋은 목적으로 오는 게 아닐거라 확신하고 있어서 함부로 널 그들과 대면시키지 않기로 했어."


"네 어째서 차사들이?"


이무기는 병원에서 만났던 간호사 복장의 차사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그 기운에 기가 눌렸었지만 나중에 등장한 강림차사때문에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차사들이라니? 자기는 아직 정식으로 일하는 건 아니었지만 자주 차사들과 접하게 된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좋지 않은 목적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잠시만요? 좋지 않은 목적이라뇨?"


"저번에 목표가 교통사고가 났던 일 기억해?"


"네. 선배가 저한테 무슨 실수를 했냐고 갈구셨..."


"야!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 아니다. 일단 그때 나랑 갈라테이아 님이 작업했던 마법진, 그 마법진을 염라 쪽에서 갖고 갔다는 건 알고 있지?"


이무기는 그때 갈라테이아가 화내는 걸 처음 보았기 때문에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후긴은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상심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미 지난 일에 관해서 이야기를 시작한 후긴을 이해하지 못해서 질문했다.


"잠시만요? 아! 그 기억 안 나는 게 아니라 이미 지난 일 아닌가요? 이후에 팀장님이 책임을 지겠다고 하시곤 재고 보충 때 열심히 다니셨잖아요?"


"그래! 마법진에 소비한 재료들을 넘기는 조건으로 카피한 목표의 영혼을 보수하는 걸로 마무리 했었지. 근데 그건 우리만의 생각이었나 봐."


"네? 그게 무슨?"


"그 망할 녀석들이 함부로 우리 마법진을 분석한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세요? 어차피 갈라테이아 님이 만든 마법진은 갈라테이아 님만 만들 수 있는 마법진이잖아요? 다른 존재들은 흉내만 낼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래. 그리고 다른 존재들은 자기들만의 마법진을 만들 수 있지. 그렇기에 다른 존재가 만든 물건은 재료만을 탐하거나 흉내만 낼 수 있지. 그런데 갈라테이아 님이 만든 물건은 다른 존재들이 보기에도 매력적이었나 봐."


이무기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갈라테이아를 제외한 다른 존재들의 작업을 본 적 없었기에 갈라테이아의 작업이 얼마나 대단한 작업이었는지 모르는 이유도 있었다. 그렇지만 매번 작업하는 과정을 보다 보니 그 과정이 평균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제가 다른 존재의 작업은 본 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확신은 못 하겠네요. 어쨌든 그만큼 갈라테이아 님이 대단하다는 이야기겠죠?"


후긴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무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존재였기에 갈라테이아의 작업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를 수가 없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그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갈라테이아 님의 능력은 그저 대단한 정도가 아니야. 그분의 작업이 군더더기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재료야!"


"재료요? 특별한 걸 사용하시나 봐요?"


"그게 아니라! 어휴! 답답해! 그러니까 평범한 재료들로 소환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시다고!"


갈라테이아를 제외하고도 많은 소환자의 육체를 제작하는 존재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녀의 재주 중 가장 뛰어난 점은 바로 재료의 이용이었다. 여러 세계를 돌아다녀도 구하기 힘든 재료들을 이용하는 존재들은 많았다. 대부분이 자신들만의 비법 재료가 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갈라테이아가 주로 이용하는 재료들은 아직 어린 존재가 관리하는 세상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다. 소환자를 신급으로 개량할 수 있는 등급의 인형은 만들 수 없지만, 팀이 주로 의뢰받는 차원 수준을 생각해보면 딱히 단점이라 할 수 없는 단점이었다.


"어쨌든 대단하다는 말이죠?"


"그래, 대충 그렇게 생각하면 되겠지. 어쨌든 그 녀석들이 갈라테이아 님에게 접촉하려고 한 순간부터 이 작업장도 노릴 수 있단 말이야!"


"네? 이 장소를요?"


"그래! 주변을 둘러봐!"


이무기는 후긴의 다그침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리가 되지 않은 예술가의 작업실처럼 엉망진창인 공간이었다. 단지 갈라테이아는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해서는 애정을 가졌기 때문에 구성에 진열장과 세워진 인형들은 깨끗하게 관리하는 편이었다.


"아! 이 작품들을 훔쳐 가려는 존재가 있다고요?"


"물론 불가능에 가깝지만 조심해서 나쁜 건 없지? 그러니까 여기서 집보기 좀 하고 있어."


"잠시만요! 저 싸우는 건 진짜 못해요! 아직 전투나 힘겨루기 같은 건 해본 적 없다고요."


후긴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무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해할 순 있었다. 이무기는 자신이 접한 많은 존재에 비하면 거의 인간들 중 타고난 이들에게 제압당할 만큼 약했다. 이무기라는 존재들 중에서도 약한 편에 속하는 막내에게 이 공간을 맡기자니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아~. 그래 내가 그냥 너에게 무슨 일을 맡기질 못하겠다."


실망하는 후긴의 태도에 뾰로통해 하는 이무기를 무시한 채 엉덩이 주머니에서 깃털을 꺼냈다. 그 깃털은 그녀의 날개깃이 아닌 꽁지깃이었다.


"자! 이 잘난 선배가 없으면 아무고또 못 하는 후배님! 이거 잘 들고 있어. 만일 누군가 침범한다면 직접 대응해야겠지만 힘들 것 같거나 의심이 가는 일이 생긴다면 이 깃털을 부숴버려."


길이가 30cm는 돼 보이는 깃털은 마치 하나의 단검 같았다. 실제로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는 특별한 깃털이었지만 이 깃털의 다른 능력은 바로 위기 감지였다. 만일 이 깃털을 소유한 자가 깃털을 부수게 되면 후긴은 바로 감지하여 그 공간을 향해 날아올 수 있었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이 악용하지 못하도록 자기가 원하는 이들에게만 선물하는 특별한 물건이었다.


"아마 간단한 호신용 무기로 쓸 수 있을 거야. 허락 없이 이 공간에 들어온 존재라면 갈라테이아 님이 감지하실 테니 걱정 없겠지만 그쪽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촉해 올지 모르니까. 만약 네가 판단하기에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생각되면 깃털을 부숴. 그럼 내가 날아 올 테니."


후긴의 단호한 태도에 이무기는 깃털을 받고 자신의 품 안에 잘 갈무리했다.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모습이 낯설었지만 그만큼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모를 수가 없었다.


"만일 아무 일도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무슨 소리야? 아무 일도 없으면 그냥 좋은 거지?"


"아니! 그게 아니라 아무 일도 없었는데, 저만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우리 팀원분들이 들어오게 되면 제가 의심을 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어이구. 내가 못 산다 정말. 그럴 땐 연락을 해 봐! 눈앞에 있어도 그 존재가 가짜라면 갈라테이아 님과 팀장님이 만들어주신 이 연락용 호신부가 작동 안 할 거니까!"


후긴은 믿음직하지 못한 이무기의 태도에 혀를 찼다. 하지만 나름 타당한 이유였기 때문에 따로 반박하진 못했다. 실제로 다른 존재의 모습을 빌려 살아가는 생물과 다른 이의 모습을 흉내 낼 수 있는 존재들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 막 영력을 보기 시작한 이무기에게 신적 존재들의 영력을 구분해 내라고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억지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우리 팀만이 가지고 있는 물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물건으로 구분해 낼 수 밖에 없었다.


"아! 그럼 되겠네요! 이 연락용 호신부는 우리 팀원만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 그럼 수련 열심히 하고 있어!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알려주러 온 거니까!"


"이미 겁주실 건 다 겁주셨어요. 선배!"


후긴은 실제로 무서워하는 이무기의 모습을 보니 다시 웃음이 나왔다. 처음엔 아기를 안고 있는 나이 어린 아빠 같더니 이제는 혼자 집 보기를 해야 하는 꼬마 같은 모습으로 보였다. 사실 실제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희박했다. 좌표를 특정하지 않으면 탐지도 안 되는 공간, 아무리 사무실과 연관된 공간일지라도 추정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게다가 이 공간을 아무런 희생 없이 억지로 올 수도 없었다.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갈라테이아의 허락없이 이 공간에 출입하려는 존재는 그만큼의 희생을 해야 하며, 만일 강제로 출입했다 할지라도 갈라테이아에게 발각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만 후긴은 안심할 수 없었다. 많은 것을 보고 들어온 그녀의 직감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리한다. 우선 사무실에서 차사들과 만남이 있을 예정이다. 너는 아직 차사들을 감당하기엔 부족하다 판단돼서 이 공간에 남는다. 어떤 이상한 일이 생긴다면 파악하고 만일 스스로 해결할 수 없거나 빠른 도움이 필요하면 어떻게 하라고?"


"선배님이 주신 꽁지깃을 부수라 하셨습니다!"


"만일 아무 일도 없다면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먼저 연락할 거야. 단 의심이 간다면 호신부로 연락을 시도해 볼 것! 이것만큼은 변신과 복제에 능한 존재들도 함부로 복제하거나 흉내 낼 수 없으니."


마지막까지 확인을 받은 후에 후긴은 동생을 혼자 집에 두고 나가는 언니처럼 떠나갔다. 믿음직하진 못했지만 이미 할 수 있는 나름에 대비는 다 해둔 상태였다. 나머지는 별일 없기를 바라거나 무슨 일이 발생해도 이무기가 잘 대처하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이무기는 나름 긴장을 하며 다시 수련을 시작했다. 아까 자신이 했던 모양새가 부끄러워진 나머지 다른 방식으로 자세를 바꾸며 시도했지만, 결국엔 다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후긴의 경고에 마음이 흐트러져서 제대로 수련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게 되었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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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다섯 번째 작업 40. 배 나온 아저씨는 강하다 19.08.27 26 0 12쪽
42 다섯 번째 작업 39. 불청객은 강아지 머리 19.08.26 24 0 12쪽
41 다섯 번째 작업 38. 아무데서나 각성하지 마라 19.08.23 26 0 13쪽
40 다섯 번째 작업 37. 모든 계획이 참신한 건 아니다. 19.08.22 30 0 12쪽
39 다섯 번째 작업 36. 초월자들도 사냥꾼이 있다?! 19.08.21 41 0 12쪽
38 다섯 번째 작업 35. 훈련 후에 교육까지 받는 이무기. 19.08.20 2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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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네 번째 작업 33. 작업이 마무리 되어간다. 19.08.17 32 0 11쪽
34 네 번째 작업 32. 강제 철야 작업중 19.08.16 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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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네 번째 작업 26. 단골 의뢰자 19.08.10 32 0 13쪽
27 네 번째 작업 25. 엉망진창인 일상 19.08.09 34 0 12쪽
26 세 번째 작업 24. 합의 종료 19.08.08 39 1 13쪽
25 세 번째 작업 23. 개운치 못한 마무리 19.08.07 35 0 13쪽
24 세 번째 작업 22. 상상도 못한 제안 19.08.06 37 0 12쪽
23 세 번째 작업 21. 탐탁지 않은 연락 19.08.05 45 0 13쪽
22 세 번째 작업 20. 반갑지 못한 목소리 19.08.04 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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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세 번째 작업 18. 원치 않은 상황 19.08.02 35 0 13쪽
19 세 번째 작업 17. 원치 않은 대면 19.08.01 35 0 13쪽
18 세 번째 작업 16. 원치 않은 협의 19.07.31 31 0 13쪽
» 세 번째 작업 15. 원치 않은 협의 19.07.30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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