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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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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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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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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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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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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1. 뒤틀린 운명-2

DUMMY

“노아 군. 오랜만이야.”

“...아직도 내게 볼 일이 남았어??”

“그래. 이 녀석인가.”

“맞습니다.”


정체불명의 장소에 강제로 끌려온 용사 노아.

마신 비르삭스가 죽고서 한동안은 신들이 자신과 세계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바로 다른 신과 마주하게 되었다.


“세계의 용사여. 자네와 나누고 싶은 말이 많아.”

“당신은 뭐야. 마신 비르삭스 다음으로 우리 세계에 침입할 신이야?”

“예상대로 경계심이 많은 자로구나.”

“요그소토스. 여기 있는 신은 누군지 설명해 줘.”


처음 보는 여성 신은 말하는 내내 무표정을 유지하며 용사에게 말을 걸었다.

노아가 그녀를 보고서 경계하는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며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럴 필요 없다. 내가 직접 말할 터이니.”

“알겠습니다.”

“난 운명의 신, 클로토다.”

“...네가 그 망할 운명을 봤다는 신이었냐.”

“나를 아는 모양이군?”


처음 마주한 신의 정체는 바로 세계가 신에 의해 멸망할 것이라는 거대한 운명을 비춘 여신, 클로토였다.


“비르삭스가 죽기 전에 너의 얘기를 짧게 했었지.”

“그렇다면 이해가 빠르겠군.”

“무슨 말을 하려고.”


클로토는 노아가 자신이 운명을 엿본 사실을 아는 것처럼 보여 설명할 수고를 덜었다는 듯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용사. 당신은 세계가 멸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인가?”

“...물론이지.”

“좋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지. 우리 세 자매가 자네가 사는 세계를 보존할 방법을 찾아내었다.”

“응...?! 얼른 설명해 봐.”


운명의 신은 갑작스럽게 그의 믿음을 테스트하듯이 의문이 드는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고민도 하지 않고 답하는 노아의 모습에 세계가 멸하지 않는 방법을 보았다며 얘기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용사도 그녀의 얘기에 갑자기 흥미가 생긴 표정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거리는 유지하게. 지금부터 설명할 것이니.”

“...미안.”


가까이 다가온 그의 얼굴 앞에 검 끝을 내밀었다.

무표정으로 말하는 모습에 살짝 놀라 두 팔을 들고서 다시 이전의 거리를 유지했다.


“그나저나, 세 자매라니.”

“아, 운명의 신은 총 세 명이다. 그중에서 내가 첫째이고.”


신들 사이에서는 모이라이라고 불리는 운명의 세 자매가 존재했다.


첫째인 클로토는 운명을 관리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둘째인 라케시스는 현재의 운명을 선택하거나 다른 이가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막내인 아트로포스는 필멸의 운명에서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를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

즉, 존재의 종말을 정하여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아트로포스는 ‘종말의 여신’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래서, 세계가 사라지는 것을 피하는 방법이 뭐야.”

“바로 그대의 희생. 즉, 용사의 죽음이다.”

“...뭐?”


세 운명의 여신이 머리를 굴려 찾아낸 이 세계를 지키는 방법.

그것은 바로 용사의 운명과 맞바꾸는 것이었다.


“그딴 수작을 부리려고 나를 불러낸 것이냐.”

“멈춰라! 수작이 아니다. 더 들어보거라.”

“더 들어보기는. 내가 죽으면 이 세계가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될 것이 뻔한데 무슨.”


용사는 클로토의 제안이 자신을 꾀어낼 거짓 계략이라 생각하고서 품에 있던 프라가라흐를 뽑아서 두 신을 겨누었다.

잔뜩 흥분한 노아의 오해를 풀기 위해 차분히 설명하려 들었지만, 그에게 오히려 독이 된 상황이었다.


“거짓이 아니다. 자네의 운명은 관찰할 수 없었거든.”

“...계속 설명해 봐.”

“우리가 보았던 용사의 운명은 두 살 때 버려지고서 곧장 굶주려 죽는 것이었다.”

“...뭐??”


원래 용사의 운명은 부모에게 버려진 직후에 아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멜키르라는 운명의 ‘예외’가 나타나 너의 운명을 뒤집었지.”

“스승님이...”


노아는 믿기 힘든 말들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네는 인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수명을 가지고 살아갈 운명이겠지.”

“이겠지??”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대의 운명은 아까 말한 그것이 전부였다.”


죽었어야 할 운명이 뒤집혔으니, 생명의 여신이 그를 지켜준다고 생각해도 믿을 정도로 놀라운 삶을 살 것이라 추측했다.

추측의 의미로 끝난 말에 의문을 가진 노아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하는 클로토.


“넌 그 뒤집힌 운명을 가지고서 이미 정해진 세계의 운명까지 뒤틀어 버리고 있는 거라고.”

“하지만...”

“하지만이 아니야. 계속 그런 식으로 막으려 할수록 운명은 뒤틀려 세계나 너나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할 뿐이니까.”


그녀가 이 제안을 하는 것도 점점 뒤틀리고 있는 운명의 세계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내 운명과 세계의 운명을 바꿔치기한다면 나 하나의 희생으로 세계도 지키고 뒤틀린 운명도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것인가?”

“그래. 너에게는 정말 유감인 제안이지만, 들어주었으면 하는군.”

“다시 묻지. 내가 죽으면 세계가 다른 신들에게 위협을 받는 건 아닌가??”


용사에게 제안하는 클로토의 말에 그는 아까 듣지 못했던 답을 듣기 위해 다시 질문했다.


“...그것이라면 걱정하지 마라. 네가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 세계는 ‘데스티니’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니까.” “데스티니?”

“그래. 데스티니는 우리 모이라이가 만들어 낸 일종의 결계이다.”


데스티니는 운명의 신들이 창조한 보호 장치이다.

쉽게 말해, 필멸자들이 다른 세계와 같이 신이나 불멸의 존재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모이라이가 지켜주겠다는 건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최초 운명의 신들이 창조한 것으로 필멸과 불멸을 구분하는 경계는 원래 존재한다.”

“그 경계가 우리 세계에 없는 이유는?”

“아까도 말했지만, 운명이 뒤틀리면서 최근에 결계가 사라진 것이다.”

“......”


노아로 인해 결계인 데스티니가 사라지게 되면서 마신 비르삭스가 그들이 사는 곳에 강림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용사는 어쩌면 자신으로 인해 마신이 강림하게 된 것이라는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나?”

“...제안을 수락하겠다.”

“제법 순순히 응해주었군.”

“하지만...”


노아의 질문에 충분히 대답해 주었다고 생각한 운명의 신은 다시 운명의 제안을 꺼내 들었다.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알겠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보였다.


“하지만?”

“내게 하루의 시간을 줘. 가족과 동료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말이야.”

“뭐, 좋다. 딱 24시간이다. 더는 미뤄줄 수 없어.”

“...충분해.”

“좋아. 하지만, 수작이나 돌아와서 정정할 생각이라면 통하지 않을 거란걸 알아둬.”



노아는 갑작스럽게 사라지면 걱정할 이들을 생각해 마지막 작별을 준비할 시간을 요청했다.

하루 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흔쾌히 보내주는 클로토는 노아를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주었다.



“노아!! 어디 갔었어...!”

“아들. 무사했구나. 무슨 일이야.”


돌아온 곳에는 모두가 걱정했다는 듯이 같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가족과 동료들이 있었다.

와락 부둥켜안는 카일린을 토닥이며 그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들. 안 좋은 일이구나. 그래도, 얘기해 주지 않을래?”

“사실...”


헬레나가 다가와 영 좋지 않은 얼굴을 한 노아를 보고서 차분하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천천히 클로토와 요그소토스랑 나누었던 대화를 그대로 전해주었다.


“어째서 그런 일이...”

“야!! 너...! 멋대로 그런 일을.”

“오빠. 그걸 곧이곧대로 수락하면 어떡해요?!!”

“...아들.”


노아가 전해주는 이야기의 중반부까지는 어리둥절하고 믿기 힘들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끝에 용사가 뒤틀린 운명을 위해 희생한다는 판단에 모두가 혼돈의 도가니에 빠진 반응이었다.


“하지만, 여기 있는 모두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혼자서 그 중대한 일을 홀로 떠 맡아버리면 우리더러 어찌하라는 것이니.”

“하지만...”

“하지만은 무슨 하지만!!!!!”

“...카일린.”


카일린을 포함한 모두는 모든 재앙이 끝났다고 생각하여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갑자기 사라진 노아가 돌아와 하는 말이 세계를 위해 본인이 희생해야 한단다.

혼자서 모든 책임을 지려는 그의 모습에 답답함과 울분이 터져 목청이 나가라 노아에게 소리쳤다.


“...너 혼자 죽어서 세계를 구하면 우리가 퍽이나 좋아하겠다. 잘도 즐겁게 지내겠어?!”

“그만하렴.”

“맞잖아요!! 말리지 말아요.”

“...괜찮아.”


카일린은 용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며 그에게 화를 냈다.

그 모습에 헬레나는 그녀가 너무 흥분했다며 말리려 들었지만, 카일린은 말리지 말라며 어깨를 잡은 손을 떨쳐내는 모습이었다.

노아는 그 모습에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카일린을 안아주었다.

격해진 감정에 그녀가 부들부들 떠는 것이 느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서 카일린이 진정되기만을 기다렸다.


“지금까지 여러분과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죽음까지 겪으면서 노력해 왔어요. 그런 상황에서 제가 지키려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면 제가 더 억울하지 않을까요?”

“아들. 정말 미안하구나...”

“아버지??”

“우리가. 아니, 내가 너를 버리지 않았다면 네가 그런 운명을 짊어질 필요도 없었겠지. 너를 이 지경으로 만든 내 잘못이다.”


이매는 노아의 말을 들은 이후로 계속해서 깊은 생각에 빠진 표정이었다.

그러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땅에 주저앉아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일어나세요, 아버지. 그게 어떻게 아버지의 잘못이에요. 최근에라도 부모님을 만나게 되었고, 무엇보다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다는 점에서 후회하지 않아요.”

“노아야... 그렇다면 이번엔 작별 인사를 위해 아이온과 네 동료를 만나러 가보자꾸나.”

“네. 아버지.”


이매는 용사의 말에 눈물을 다그치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금방 헤어졌던 이들을 다시 만나러 가자고 얘기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다 들었으니까.”

“루나 씨? 스바르크 씨? 스승님?!”

“그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직 떠나지 않았었다.”


아이온들은 떠난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노아의 말대로 아직 재앙이 끝나지 않았단 생각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노아가 사라지는 것을 눈치채고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거리에서 모든 대화를 듣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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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 뒤틀린 운명-2 24.08.12 6 0 11쪽
61 60. 뒤틀린 운명-1 24.08.09 7 0 12쪽
60 59. 최후의 결전-5 24.08.08 7 0 12쪽
59 58. 최후의 결전-4 24.08.07 6 0 12쪽
58 57. 최후의 결전-3 24.08.06 7 0 11쪽
57 56. 최후의 결전-2 24.08.05 6 0 12쪽
56 55. 최후의 결전-1 24.08.02 6 0 13쪽
55 54. 재회-3 24.08.01 7 0 11쪽
54 53. 재회-2 24.07.31 6 0 12쪽
53 52. 재회-1 24.07.30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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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 악몽의 탑-2 24.07.26 6 0 12쪽
50 49. 악몽의 탑-1 24.07.25 6 0 12쪽
49 48. 마지막 조각-8 24.07.23 8 0 11쪽
48 47. 마지막 조각-7 24.07.19 8 0 11쪽
47 46. 마지막 조각-6 24.07.18 5 0 11쪽
46 45. 마지막 조각-5 24.07.16 8 0 13쪽
45 44. 마지막 조각-4 24.07.15 8 0 12쪽
44 43. 마지막 조각-3 24.07.14 9 0 12쪽
43 42. 마지막 조각-2 24.07.13 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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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 도깨비-5 24.07.08 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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