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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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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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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추천수 :
5
글자수 :
334,794

작성
24.08.0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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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8. 최후의 결전-4

DUMMY

“그게 지금 무슨 개소리야?? 왜 그만둘 수 없다는 건데?”


노아는 마신 비르삭스의 말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세계의 멸망은 ‘거대한 운명’으로써 이미 정해진 일이다.”

“운명? 피해 갈 수 없다는 말이냐?”

“그래. 한 번 정해진 거대한 운명은 필멸자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최강의 신도 바꾸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운명’과는 상위의 개념인 거대한 운명.

거대한 운명으로 정해진 미래의 일이나 사건은 무조건 일어나게 되어 있다.

그 거대한 운명의 대상이 평범한 인간이던, 최상위 신이던 간에 말이다.


“지금 우리더러 그 말을 믿으라고?”

“유감이지만, 운명의 신 클로토가 직접 내려받은 운명이다.”

“네 말이 사실이더라도 난 이 세계를 포기할 수 없어.”


운명의 신 클로토.


그녀가 바라본 운명이 빗나간 적은 근 수천 년 중에서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용사는 그 운명 때문에 순순히 포기하지 않겠다고 소리치는 모습이었다.


“어째서지?”

“세계를 멸하려는 너와 마족을 갈갈이 찢고도 되살아난 너희들 때문에 회귀까지 했어. 그렇게 열심히 발버둥 치는데 고작 그런 설득에 내가 포기해야 해??”

“하지만, 운명이란 피할 수 없는 것.”

“아, 진짜. 그놈의 운명. 운명. 운명!!!”


지금까지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과 고생을 했기에 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

이젠 포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권고하는 비르삭스의 목소리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얼굴로 힘껏 프라가라흐를 땅에 박아 넣었다.


“불멸의 힘을 가진 녀석들은 하나같이 겁쟁이 새끼들뿐이구나.”

“뭐...뭐라고??”

“맞잖아.”


노아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마신에게 다가가며 그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 느껴지거나 보이지도 않는 망할 운명 때문에 사람 몇 명도 아니고 세계가 멸망한다고? 참 편리하네.”

“그 말 당장 취소하거라!!”

“좆 까. 겁 많은 신들이 운명을 곧이곧대로 믿고 이행하니까 지금까지 다 들어맞았겠지.”


점점 가까워지는 노아와 마신 사이의 거리.

신과 불멸자를 모욕하는 말에 그를 다그치려 들었지만, 이상하게도 비르삭스는 용사의 기세에 압박되어 숨조차 겨우 쉬는 수준이 되었다.


“끄으윽...!”

“차라리 그런 개 같은 사연 지껄일 시간에 공격을 한 번 더 휘둘렀어야지.”


결국 코 닿을 거리까지 다가온 노아는 비르삭스의 팔을 덥석 쥐었다.

도깨비불을 가하면서 동시에 최대한 힘을 주어 녀석의 팔목을 짓뭉개 버렸다.


“네가 믿든지 말든지 간에 거대한 운명이라는 것은 사실이기에.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손으로 이 세계는 파멸하게 되어 있다.”

“젠장! 안 돼!!!”


그는 용사가 팔을 압박하는 사이에 반대편 팔을 휘저어 강력한 충격파가 담긴 손톱 공격을 노아의 진영을 향해 날렸다.

차마 분노에 뒤덮여 신경 쓰지 못한 바람에 막지 못한 공격은 이미 저 멀리까지 날아가고 있었다.


“참, 조금 있다가 등장하고 싶었는데.”

“???”


공격이 날아간 곳은 나그론드의 기사들이 무리 지어 이동하던 부근이었다.

그 사이에서 누군가 뛰어올라 거대한 금속을 순식간에 대형 철판을 만들어 충격을 흡수했다.


“저 녀석도 네 동료 인가?”

“아니. 우리 편이긴 한데 처음 보는 얼굴이야.”

“노아 씨. 괜찮아요?”


노아 말고 마신의 공격을 막은 이를 처음 보는 비르삭스와 용사는 놀란 얼굴로 낯선 얼굴의 그를 응시했다.

그 사람은 천천히 다가오더니 자연스럽게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저를 아세요?”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어째서 공격을 막지 못한 거예요? 많이 다친 건가요?”

“아뇨. 잠깐 방심했어요. 그나저나 당신 정체가 뭐죠?”


그는 다크 엘프로 보였으며 오래전부터 용사를 아는 것처럼 대화를 이어갔다.


“저는 당신과 같이 세계의 다섯뿐인 다크 엘프 아이온이에요. 스바르트라고 불러요.”

“...아이온.”


그는 노아와 제피르처럼 아이온의 힘을 지닌 아이온이었다.


“루나, 제피르. 들켰으니까. 이만 나와.”

“그래? 어쩔 수 없지.”

“하하. 노아야. 오랜만이구나.”


스바르트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아군 진영 사이에서 제피르와 여우 수인이 가까이 다가왔다.


“제피르. 와있었나요?”

“그래. 하지만, 스바르트의 제안으로 조금 뒤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누구 때문에 대차게 망했고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서운하지. 저 많은 사람을 죽게 둘 수는 없잖아.”


그들은 계속해서 노아와 비르삭스를 지켜보고서 상황이 기울어지면 합류할 예정이었다.

여우 귀와 꼬리를 가진 그녀는 무덤덤한 얼굴로 스바르트로 인해 계획을 망쳤다고 얘기했다.


“여기는 수인 아이온인 루나라고 한다.”

“타이밍이 좋지 않지만. 반가워.”

“...반갑습니다. 모두 들.”


한창 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평화롭게 인사를 나누는 노아와 루나.

그녀의 차림새와 인상은 마치 호쾌한 여장군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거냐.”

“어떻게 되긴. 너 이제 큰일 난 거지.”

“사실 가장 최근에 아이온이 된 노아가 최약체라고 볼 수 있지.”


마신 비르삭스는 노아보다 더 강한 기운의 필멸자들이 셋이나 더 나타난 상황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노아가 악마와 마족을 자주 마주하긴 했어도 그들이 경험이 훨씬 많았기에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온은 다섯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맞아. 엘프 아이온도 있는데. 그 친구는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당장은 오지 못해.”

“이번에는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편할 거야.”


노아는 본인을 포함해 넷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온의 모습에 제피르에게 물었다.

제피르와 루나의 말을 들어보니 이번 전쟁에서 얼굴 보기는 그른 모양이었다.


“말도 안 된다. 이딴 세계에서 불멸의 신을 해할 수 있는 자가 다섯이나 있다니!”

“하나는 되고, 다섯은 안 된다는 법이 어딨어.”

“모조리... 모조리 죽이겠다...!!”

“닥쳐. 다신 말하지 못하게 만들기 전에.”


억울하다는 어투로 언성을 높이는 비르삭스.

그의 행패를 막기 위해 순식간에 땅에서 자라난 단단한 금속.

스바르트의 힘으로 자라난 금속은 수은과 같이 액체처럼 솟아나더니 이내 날카로운 모습이 되어 마신의 목을 꿰뚫기 직전에 멈추는 모습이었다.


“나찰. 너에게 신격을 주겠다.”

“영광입니다. 비르삭스 님.”

“어딜!!”


그 누구도 나찰이 나타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순식간에 나타난 그에게 신성력을 부여하려는 모습에 루나는 빛이 되어 사라졌다.

마치 달빛처럼 포근한 느낌의 빛은 나찰의 앞에서 멈춰 섰다.

순간 이동과 같이 빠르게 이동한 그녀는 나찰의 머리통을 순식간에 터트렸다.


“늦었어.”

“뭐야. 분명히 터지는 감각이 있었는데??”


루나는 달빛의 힘이 담긴 마법을 터트려 그의 머리를 폭발시켰다.

하지만, 어째선지 멀쩡한 모습으로 원래 몸을 되찾게 된 나찰.


“그래. 조금이지만 찌뿌둥한 느낌이 줄어든 기분이야.”

“나찰?”

“그래. 이게 신성력을 가진 내 원래 모습이다.”


나찰은 이전의 조각으로서 멜키르의 얼굴이 아닌 전혀 다른 외형을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몸이 상쾌해진 듯이 스트레칭을 하며 용사를 빤히 보았다.


“이제는 내 꿈의 공간이 아니더라도 신수를 꺼낼 수 있겠어. 나와라.”


나찰은 기쁜 얼굴로 다시 블랙 페가수스와 케르베로스, 해태를 소환했다.


“노아야. 저 자는 내가 맡을 테니, 마신의 마무리를 부탁한다.”

“...네! 스승님.”

“뭐야. 둘이 아는 사이다 싶더니 사제 관계였어?”


제피르는 두 손을 겹쳐 동작을 취하더니 나찰의 신수에 맞서기에 알맞은 그의 신수를 꺼내 들었다.


언카스텔란의 수장이 가진 신수는 뿔이 달린 백마인 유니콘.

황금색 두 뿔과 푸른 비늘로 뒤덮인 청룡.

바다의 지배자라 불리는 거대 크라켄.


그렇게 나찰과 제피르의 신수 대결을 뒤로한 채로 다시 마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한 노아.


“자, 아직도 우린 셋이야. 이제 어쩔 계획이지??”

“그만하자. 시간을 끌면 뭐가 더 나올지 몰라.”

“끄헉...?!!”

“스바르트!!”


비르삭스가 지껄인 운명에 대한 얘기를 더 들어볼 생각이었던 용사는 스바르트의 행동에 당황했다.

그는 성격상 자신이 모르는 예외를 남겨두는 것이 불편했기에 마신이 더 수작을 부리기 전에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스바르트의 능력을 통해 뒤에서 금속이 솟아나 녀석의 심장을 관통했다.



“용사여. 나는 분명히 경고했...다. 이 세계는 운명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야.”


퍼벙.


“뭐라는 거야. 곱게 죽을 것이지.”


마신은 노아에게 피해를 입어 상당히 약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녀석의 경고를 무시하고서 루나는 달 형태의 구체를 만들어 녀석에게 날렸다.

달의 구체는 비르삭스에게 닿는 녀석의 육체 전체를 뒤덮는 큰 폭발이 일으켰다.


“...녀석에게는 물어볼 말이 많았습니다.”

“아, 그래? 미안하네. 이렇게 쉽게 죽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거든.”


마신의 소문에 비해서 너무나 쉽게 죽어버린 모습에 스바르트와 루나는 그대로 기세를 밀어붙여 녀석을 죽여버렸다.

아직 비르삭스에게 물어볼 말이 남았음에도 사라져 버린 그의 사체를 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무사히 끝났으니 다행이에요.”

“그럼, 일단 제피르를 도우러 가자.”

“그럴 필요 없어.”


용사가 상당히 찝찝해하는 얼굴로 괜찮다고 하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어찌저찌 루나가 나찰과 대립 중인 제피르를 돕자며 서둘러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그 타이밍에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온 제피르.


“뭐야. 벌써 끝났어?”

“응, 갑자기 녀석이랑 신수가 모두 사라졌어.”

“마신이 죽으면서 신성력을 잃어서 그런가 보네요.”


제피르는 싱겁다는 말투로 돌아와 그들에게 상황을 전했다.

노아는 아마 비르삭스가 죽으면서 그에게 신성력을 받았던 나찰도 같이 사라진 것이라 추측했다.



“그렇다면 마무리 제대로 하자고. 월광이여, 힘을!!”

“와. 엄청 넓게 펼쳐지네요.”

“달빛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도 모자라, 버프와 디버프로 활용하는 것이 그녀의 장점이지.”


루나는 하늘 높이 팔을 뻗으며 마력을 소모했다.

높이 뻗어나간 달빛의 힘은 이 전쟁터를 모두 감싸기 시작했다.

달빛에 닿은 아군은 모두 언제 지쳤냐는 듯이 힘차게 다시 싸워나가기 시작했다.



“모두 감사합니다.”

“아니, 오히려 미안하지. 너와 같은 힘을 가졌으면서 너만큼 활약하지 못했잖아.”

“세계를 구할 기회가 저에게 왔을 뿐이죠.”


다른 아이온에게 감사를 전하는 노아.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같은 힘을 가졌으면서 노아만큼 세계를 지키지 못한 사실에 사과했다.


“잘 끝나서 다행이야.”

“네.”


제피르는 용사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여전히 노아의 표정은 찝찝함으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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