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KaHaL 님의 서재입니다.

극랑전(極狼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새글

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6.27 18:00
연재수 :
274 회
조회수 :
122,503
추천수 :
2,430
글자수 :
1,842,145

작성
24.06.20 18:00
조회
61
추천
1
글자
15쪽

80화. 꽃무리 모두 진 겨울에야, 매화꽃은 홀로 곱게 피어난다. (2)

DUMMY

아라부카의 외침에 넋을 놓고 있던 천가방 놈들이 정신을 차렸다. 눈치 빠른 몇몇은 이미 뒤에서 몰래 화살을 재고 있던 놈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한때나마 대명제국군의 정병이었음을 주장이라도 하듯, 매우 빠른 속도로 몇 대의 화살이 밤하늘을 갈랐다.


“그읏, 잠깐··· 그만, 그만둬, 이 새끼야앗!!”


천중이 다친 맹수마냥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날아간 화살을 어찌할 도리는 없었다. 그러나 그때, 부러진 검을 손에 쥔 도종인이 파라락, 옷자락을 나부끼며 몸을 날렸다.


그는 마치 볕 좋은 봄날 어슬렁, 산책이라도 나온 촌로가 지팡이로 여기저기 툭툭 찔러보듯 그렇게 부러진 검을 놀렸다. 아무리 봐도 뭔가 허접한 동작이다. 그러나 그 검의 궤적은 그렇지 않았다.


도종인의 검이 지나간 자리에는 마치 고급의 한지(韓紙) 위로 도화가의 붓이 노닌 듯 잔영(殘影)이 남았다. 붉은 듯 하얀 듯, 새하얀 눈 사이로 매화잎이 함께 흩날리듯 가지처럼 뻗은 칼끝으로 붉은 검기(劍氣)가 피어났다.


틱, 틱, 틱!


눈보라에 흩날리는 설중매와도 같은 그 검기에 화살들이 하나, 둘 걸려 떨어지더니, 결국 어떤 화살도 득구는커녕 그 앞에 선 도종인에게도 닿는 것이 없었다.


‘잿더미 속에도 새싹은 튼다.’


도종인은 눈을 감은 채로 가만히 사부님의 유언을 곱씹었다.


당시엔 머리로는 이해하였으나, 가슴으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재미있게도 득구에게 사부님의 기억과 유언을 전할 때는 그 반대였다. 사부님의 심정은 이해가 되었지만, 그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가슴은 동해도, 머리로는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와 새삼 돌이켜보니 이때도, 저 때도, 모두 틀렸다. 도종인은 이제야 비로소 자신이 지금까지 사부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을 초월한 진인(人越眞人)을 꿈꾸었으나, 사람은 사람이다.’


사부님이 마지막 순간에 전하고 싶었던 말씀은 바로 이것이었다.


당시의 도종인은 사부님을 그토록 비참하게 돌아가시도록 만든 장문을 ‘사부님의 사형’으로 보아달라는 부탁이라고 생각했고, 종리양의 일을 겪은 후에는 세상사의 은원에서 벗어나란 말로 해석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니다.


사부님은 당신의 인생을 전한 것이다. 어떤 교훈을 남기려고 한 것이 아니다. 무언가 대단한 심득(心得)을 전하려던 것이 아니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의 삶을 족적으로 남기듯, 사부님은 당신의 인생을 몇 마디 말에 담아 도종인에게 흘려보낸 것이다.


‘잘··· 사셨군요, 사부님. 좋은, 그야말로 좋은 삶이었습니다.’


도종인은 목이 메는 것을 느끼며 가만히 속으로 읊조렸다.


사부님의 마지막 말은 그야말로 사부님의 삶 그 자체였다. 군문세가라는 강호의 화려한 불길에 온몸을 내던진 ‘송청양 장문의 화산(華山)’에서 도종인이라는 새싹을 틔우고, 그 아무리 모진 처지에 놓여도 도리와 검이라는 화산의 본질을 전하기에 힘썼다.


‘그래. 그렇기에 사부님은···.’


그렇게 미련 없이 당신을 잊으라 말할 수 있으셨던 게다. 당신께서는 화산의 제자로서, 또 도종인의 사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셨고, 그렇기에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미련은 없으셨던 게다.


‘사부님의 이야기는 끝났다. 당신께서는 당신의 삶에 끝이 찾아왔음을 아셨을 때, 스스로 마침표를 찍으셨다. 그러나 정작 나는···.’


이어질 수 없는 것을 이어보려 했다. 사부님, 아니 청송진인의 삶은 온전히 청송진인의 것이다. 도종인이 아무리 그의 제자라 한들, 그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다만, 화산에 청송진인이란 이가 있었다는 증인은 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가 추구했던 가치와 의지를 이어받아 그 불씨를 전달하는 자가 될 수도 있으리라.


사부님이 그러하셨듯이─


‘그리고 그건 사부님만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도종인은 끊을 수 없는 것 또한 끊으려 했었다.


천검과의 경쟁이 그랬고, 장문, 종리양, 황보언이 얽힌 악연이 그랬다. 하나는 이미 지나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남아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이야기지만 둘 모두 끊을 수 없는 것이라는 점만큼은 꼭 같다.


도종인은 무심결에 득구를 흘깃, 쳐다보았다.


저 소년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 또한 조금은 단순하게 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좋게 말해야 단순이고 나쁘게 말하면 무식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좀 더 세상을 직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말이다.


어쩌면 지금 도종인에게 필요했던 것은 바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사부님은 살고 싶은 삶을 사셨다. 그리고 당신의 삶에서 깨달은 바를 담담히 있는 그대로 전했다.


그러나 도종인은 그 사부님의 유언에서 의도를 찾으려 애썼다.


‘미련한 놈 같으니···.’


끌끌, 혀를 차며 도종인은 웃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이어 나간 것은, 바로 도종인 자신이었다. 흘러가 버린 것은 그저 흘러간 것이다. 흘러간 물처럼 흘러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다. 언제까지 붙잡을 수 없는 것에 매달리고 있을 텐가?


‘유수부쟁선이나, 쟁선하는 이는 초극에 뜻을 두어야겠지.’


‘굽은 것처럼 보이나 필경 곧은길이 있기 마련이다.’


‘꽃무리 모두 진 겨울에야 매화는 홀로 곱게 피어난다.’


순간 도종인의 백회를 관통하며 천둥이 울려 퍼졌다.


아니, 실제로 천둥소리가 난 것은 아니다. 다만 도종인의 내면에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던 무엇인가가 부서져 내린 것이 천둥이란 상징으로 드러났을 뿐.


일평생을 기다려온 순간임에도 신기할 정도로 기쁨이나 환희, 혹은 온몸을 짜릿하게 관통하는 떨림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잘 그린 수묵담채화를 볼 때처럼 묵묵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될 뿐.


“그래, 그게 인생이로구나. 이게 내 삶이로구나.”


치기 어린 때와 미련하던 시절, 갑갑하던 세월과 잠시 홀가분했던 여행의 순간들까지 모두 합쳐야 도종인인 게다. 그렇게 자라나고 봄볕과 여름의 장맛비, 가을의 지는 낙엽 위로 눈송이가 떨어져야, 비로소 매화꽃이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게다.


“스읍- 후···!”


크게 들이쉰 숨을 뱉어내자, 모든 것이 좀 더 선명해졌다. 싹은 진즉에 틔워놓고서 이제야 핀 꽃을 발견하다니, 미련한 놈 같으니.


“끄으··· 응. 아이고, 대가리 아파···.”

“깼나?”


도종인은 돌아보지 않고 물었다. 득구는 기절한 와중에도 용케 검을 붙잡고 있었던 모양인지,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났다.


“괜찮은가?”

“안 괜찮수. 뒤질 것 같은데.”


옆에 선 득구는 왼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응? 다쳤나?”

“그건 아닌데···.”


득구의 손 사이로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놀란 도종인은 득구를 쳐다보았지만, 득구는 고개를 저었다.


“설명은 나중에 하겠수. 그냥, 엄청··· 엄청난 걸··· 엄청난 걸 봤수.”

“···보았다?”


기절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득구가 ‘보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단순히 위화감이 좀 든다는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도종인은 나중에 설명하겠다는 득구에게 굳이 되물었다.


“「문」을 봤수. 저 자식의···.”


득구는 그렇게 말하며 왼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떼었다. 벌겋게 핏물로 물든 눈엔 별다른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 상처가 없는데 피가 흐르는 것은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득구의 말을 들은 도종인은 깨달았다. 천중의 한쪽 눈이 으깨진 것과 득구가 상처 없이 피를 흘리는 것이 무언가 연결고리가 있으며, 득구가 ‘보았다’고 말하는 「문」과도 큰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길고 복잡한 이야기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제갈 소저를 찾으러 가야겠군그래.”

“아아, 동감이우. 근데 말이지···.”


득구는 붉게 물든 얼굴 반쪽을 더러운 소매로 닦아내고 다소 불평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상황이 썩 좋지 않수다. 저거··· 지금 정상이 아니우. 무지막지하게 위험한 상···.”

“알고 있네. ‘눈’이 달라졌더군, 마치 자네처럼.”


움찔, 득구의 칼끝이 떨렸다.


“썩을···!”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아무 문제 없으니.”


신중한 도종인의 입에서 자신이나 할 법한 소릴 들은 득구는 눈썹을 어긋매끼고 도종인을 쳐다보았다. 도종인은 굳이 뭘 쳐다보냐는 듯 어깨를 으쓱, 들었다. 득구는 볼멘소리로 말했다.


“···밑도 끝도 없이 아무 문제 없다니 그게 뭔 씻나락 까먹는 소리유? 쓸 만한 계책이라도 있는 거유?”

“딱히?”

“그럼, 대체 뭔 자신감이우?”

“자네한테 옮았나 보지.”


득구는 기가 찬 표정으로 헛웃음을 냈다. 도종인은 끌끌 웃으며 말했다.


“자네와 나, 우리에게 계책이란 건 썩 잘 맞는 무기는 아니지. 일전에 이미 한 번 된통 당한 일도 있지 않은가?”


된통 당한 일? 아, 그 진목월인가 목인 나부랭인가 하는 영감탱이한테 호되게 당했던 그 일 말이로군. 득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쩌자는 거유?”

“우린 우리 방식대로 가야지.”

“우리 방식?”

“무인(武人)의 방식.”


도종인이 검을 들어 올렸다. 득구는 한쪽 눈이 망가진 상태에서도 그 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기세가 변했다던가, 기운이 강렬해졌다든가 하는 그런 변화가 아니다.


‘뭐랄까, 좀 더···.’


득구는 그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떠올릴 수가 없었다.


이전보다 무척 가벼워진 것 같으면서도 훨씬 묵직하고, 그만큼 존재감은 강해졌지만, 오히려 기세는 산들바람처럼 부드럽다. 온갖 모순투성이들이 마구 뒤섞여있어서 복잡해 보이는데, 그 복잡한 흐름이 그려내는 검-


그래 「검」은 정갈하기 그지없다.


이런 검기(劍氣)는 본 적이 없다. 항상 득구가 최고로 꼽는 검은 송화루에서 위기의 순간에 설총이 펼친 시우십결이지만, 이 검은 다르다.


설총이 마치 모든 것을 꿰뚫는 한 촉의 화살을 쏘아내듯 시우십결을 펼쳤다면, 도종인의 이 검은 마치 양주에서 보았던 커다란 호수와 같았다. 잔잔하게 이는 물결 위로 이는 짙은 안개와 넘실대는 수평선···.


‘···검귀!’


문득 득구의 뇌리에 검귀의 검기가 스쳤다. 검기의 결은 검귀의 그것과 정반대지만, 이 거대한 존재감은 그와 견줄 만하다.


‘이 사람은 그 짧은 사이에 또 이만큼이나 성장한 건가?’


득구는 경탄했다.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경쟁심을 넘어서는 경외감을 느꼈다.


누룩처럼 번지는 경쟁심이야말로 득구, 아니 ‘미친개’의 본성이다. 그리고 그 경쟁심, 아니 쟁선의 호승심이야말로 지금껏 득구를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그런데 그것이 이토록 하잘것없이 느껴지다니?


‘아, 그렇구나. 이게 그 유수··· 뭐시기구나.’


지금이라면 알 것 같다. 동시에 그냥 ‘알 것만 같은’ 정도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알 것 같다.


도련님도, 아가씨도, 제갈 소저도 그리고 눈앞의 도종인도 모두 ‘확실하게 깨달으라’고 주문했다. 이제는 정말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뭘 해야 하는 걸까?


‘···지켜보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일뿐이다. 한계라는 벽을 깨고 또 한 발자국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사내가 어떻게 나아가는지를 지켜보는 게다. 그것이 득구의 길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분명 깨닫게 해 줄 것이다.


‘쟁선’에서 진정으로 승리하는 길을─



* * *



“으우읍!”

“입 닥치고 있어!”


빡!


턱이 돌아가는 것과 동시에, 눈앞에 별이 보인다. 이게 정말 수비 패거리 쫄따구의 주먹이 맞나? 아, 맞다. 이 자식들 원래는 군 소속이었다고 했지.


발가락은 얼얼하게 번지는 아픔을 삼키며, 버둥거리기를 멈췄다. 어차피 도망치기는 글렀다. 눈이 가려져 보이진 않지만, 정연 누님이나 소소, 비연이, 봉팔이 등 접골원으로 피신했던 인원들도 전부 이렇게 끌려가고 있을 테니, 혼자 도망치는 것도 좋은 수가 아니다.


‘향주님은···? 한 소가주님이랑 양 소협은 어떻게 된 거지? 빌어먹을, 조금만 더 버틸 수 있었다면, 걸협 어르신이 돌아왔을 텐데···. 내가··· 내가 어떻게든 버텼어야···!’


발가락은 먹구름처럼 피어나는 불안과 불길한 예감에, 몸서리치며 자책했다. 숭산에서 연락이 끊겨버린 왕초도 그렇고, 백화춘에 다녀온 그 짧은 사이에 사라진 향주님도 그렇고─


이젠 진짜 끝장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게··· 전부 형이 한 일이라면···.’


다른 무엇보다도 그 점이 발가락을 미치도록 옥죄었다. 그의 형─ 마익수는 명실상부, 하오문의 후계자였다. 물론, 그는 그 자격을 잃어버렸지만··· 자격을 박탈했다고 해서, 과거의 경험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그는 10년 전, 죽었다. 적어도 그렇게 알려져 있었다. 언제나 주의 깊은 왕초는 늘 그랬던 것처럼, 혹시나 형이 다시 돌아오는 일이 있더라도 하오문을 장악할 수 없도록 많은 것을 바꾸긴 했지만─


그렇다고 왕초가 일하는 방식마저 전부 바꿀 순 없었다. 왕초 곁에서 왕초의 방식을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배운 형은··· 왕초가 무엇을 바꿨든, 능히 그것을 풀어낼 능력이 있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강하게 말을 할 걸. 형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단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부터 미리 이야기해둘걸.’


그랬으면, 이렇게까지 끝장나진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어쩌면 그 이전의 문제다. 발가락, 아니 마홍수는─ 어쩌면 형이 돌아오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바랐던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형이 백련교에 투신했으리란 가설까지 사실이길 바랐던 것은 아니다.


마홍수의 바람은, 정말 뼛속 깊은 곳까지 뉘우친 형이 돌아와 왕초와 화해하고, 오래전 아버지와 나누었던 약속대로 ‘개방’을 당당한 무림 세력으로 세워내는 것이다.


그 일을 할 사람은··· 아니,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형뿐이니까.


‘그치만, 형은···!’


형─ 아니, 마익수는 이미 춘삼이 형과 병구 형을 죽여버렸다.


발가락은 무력감에 이를 악물었다. 춘삼 형도, 병구 형도 발가락에게는 형제였다. 마익수에게 그 핏값을 내놓으라고 성토하진 못할망정, 왕초의 꿈─ 아니, 수만 하오문도들의 꿈을 짓밟지 말아 달라고 애걸이나 하려는 자신은 도대체 얼마나 한심한 존재란 말인가? 나는 도대체 얼마나···.


“됐다. 여자들은 거기 내려놓고, 남자는 전원 여기 무릎 꿇려.”


그때,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거친 마대(麻袋)를 뒤집어씌운 탓에 들리는 소리마저 거칠게 들리는 판국이지만,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벗겨.”


확!


얼굴 가죽도 같이 뜯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칠게 벗겨진 마대에, 발가락은 한동안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그리고, 희미하던 시야가 회복되었을 때─


“···성치 형?”

“그래, 홍수야.”


작가의말

와... 진짜 덥네요. 특히나 12시부터 3시까지는 정말 찌는 듯한 더위가 몰려옵니다.  열사병 주의하시길! 이제 고작 6월 20일인데, 7월, 8월은 도대체 어떻게 될는지... 두렵네요ㄷㄷ;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극랑전(極狼傳)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 복귀 일정 안내 드립니다! +2 24.06.17 22 0 -
공지 [공지] 부상 이슈로 잠시간 휴재합니다. 24.05.30 26 0 -
공지 [공지] 연재 시간을 변경합니다! (12:00 -> 18:00) 24.05.09 17 0 -
공지 [공지] 4월 29일 하루 쉬어가겠습니다. 24.04.28 21 0 -
공지 [공지] 안녕하세요! KaHaL입니다! 24.03.25 64 0 -
공지 연재시간을 변경합니다. (22:30 -> 12:00) 23.10.18 99 0 -
공지 <극랑전> 간략한 소개문. +4 23.10.16 1,543 0 -
274 81화. 운명이 부르는 소리 (4) NEW 9시간 전 26 2 15쪽
273 81화. 운명이 부르는 소리 (3) 24.06.26 43 2 13쪽
272 81화. 운명이 부르는 소리 (2) 24.06.25 47 2 15쪽
271 81화. 운명이 부르는 소리 (1) 24.06.24 65 2 14쪽
270 80화. 꽃무리 모두 진 겨울에야, 매화꽃은 홀로 곱게 피어난다. (3) 24.06.21 65 1 12쪽
» 80화. 꽃무리 모두 진 겨울에야, 매화꽃은 홀로 곱게 피어난다. (2) 24.06.20 62 1 15쪽
268 80화. 꽃무리 모두 진 겨울에야, 매화꽃은 홀로 곱게 피어난다. (1) +2 24.06.19 63 1 15쪽
267 79화. 눈(目) (3) 24.06.18 70 2 13쪽
266 79화. 눈(目) (2) +2 24.05.29 142 2 15쪽
265 79화. 눈(目) (1) 24.05.28 106 4 14쪽
264 78화. 징조: 달(月) (7) 24.05.27 106 5 15쪽
263 78화. 징조: 달(月) (6) 24.05.24 108 3 14쪽
262 78화. 징조: 달(月) (5) 24.05.23 92 3 14쪽
261 78화. 징조: 달(月) (4) 24.05.22 104 3 14쪽
260 78화. 징조: 달(月) (3) 24.05.21 106 2 14쪽
259 78화. 징조: 달(月) (2) 24.05.20 105 2 14쪽
258 78화. 징조: 달(月) (1) 24.05.17 136 2 14쪽
257 77화. 일견 굽은 길이나, 필경 곧은 길이 있다. (3) 24.05.16 130 2 14쪽
256 77화. 일견 굽은 길이나, 필경 곧은 길이 있다. (2) 24.05.15 117 2 17쪽
255 77화. 일견 굽은 길이나, 필경 곧은 길이 있다. (1) 24.05.14 132 2 16쪽
254 76화. 견지망월(見指忘月) (4) 24.05.13 127 4 17쪽
253 76화. 견지망월(見指忘月) (3) 24.05.10 154 2 16쪽
252 76화. 견지망월(見指忘月) (2) 24.05.09 127 2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