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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e 님의 서재입니다.

포탈 : 지구를 지켜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highalone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최근연재일 :
2019.07.31 01:14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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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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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3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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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화

DUMMY

힘겹게 눈을 뜬 지후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손에서 죽는 사람은 없게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는 신이나 전능자 따위가 아니었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생기는 일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보고 있는 상황에선 문제가 달랐다.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선 그 어떤 위험도 없어야 했다. 마치 강박증과도 같은 지후의 집념에 흠이 갔다.


‘더 강해져야 해. 이런 괴물이 이번 뿐이라고 할 수 없다. 나는 아직도 모자르다.’


기실 지후는 초기를 제외하고 스킬을 만들어 내거나 타인의 스킬을 탐구하는 식의 일은 한 적이 없었다. 그럴 필요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그 정도로 강했다. 그런데 거기에 틈이 있었다. 일반 공격이 먹히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더욱 자신을 몰아붙이지 못한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자신이 훨씬 더 독했더라면 혹은 훨씬 더 강했더라면 이런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었다.


한참이나 생각에 잠겨 있던 지후가 친위대를 보며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 대장! 가자. 포탈로 들어가면 시간은 얼마든지 아낄 수 있으니까 가자!”


“아니. 이번엔 혼자하고 싶어. 혼자서 그동안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어.”


“그것이 끝나면 방금과 같은 사람을 구할 수 있나?”


“몰라. 단지 그것만으로 들어가려는 것은 아니니까. 그저 내 전부를 다해 노력해 볼 뿐이지.”


그렇게 지후의 포탈행이 결정되었다. 친위대가 결성되고 한 번도 개별행동에 대한 뜻을 내비치지 않은 지후였다. 그런 그가 부탁하듯 하는 말에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 포탈행은 움직이기 전 준비가 필요했다. 기생충이 식량화 될지 알 수가 없었다. 적어도 두 달치 식량과 물은 있어야 했다. 큰 손수레 하나에 물과 식량이 가득 담아 준비가 끝나자 지후가 쉘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 지후는 지후의 일이, 친위대에겐 쉘터의 강화라는 숙제를 해결해야할 시간이었다. 지후가 포탈에서 얼마나 머물지 모르기에 그 시간동안 친위대를 이끌 사람이 필요했다. 모두가 바라본 사람은 의외로 가장 어린 민규였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매일 대구와 구미를 이어 연락을 담당해야 했으며, 그 가운데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했다. 지후가 힘이라면 민규는 머리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특히나 모두가 기생충과의 사투로 힘들어하던 시간에 그가 보인 일들은 놀라웠다.


주변이 안전지역이라 경각심을 가지지 못하는 대구에 기생충에 관해 알게 된 사실들을 재빠르게 알려주었으며 구미에는 가장 급하게 키워야할 각성자들의 순위를 정해주기까지 했다.


지후가 떠난 지 벌써 일주일이었다. 포탈 안에서 보낸 시간으로 따지자면 지후는 일 년째 그곳에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그 사이 김천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레벨 10이 갓 넘은 이들 중 속성이 있는 스킬을 각성한 자들만 보아 친위대와 함께 진입한 사람들이 포탈을 나온 지 이틀이 지났다. 이제 쉘터는 40인의 속성 능력자를 가지게 되었다.


대구에서는 희소식도 전해졌다. 마석으로 무전기를 사용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탓에 그 이상의 무엇이 만들어 지기엔 그보다 더한 시간이 필요할 줄 알았던 것이 한 번에 해결되어 버렸다. 김천엔 없는 것이 대구에는 무수하게 많았다. 저 레벨용 포탈. 그들은 안전이 확보된 그것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고레벨 각성자와 저레벨 각성자, 거기에 연구를 위한 일반인까지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예정된 1년의 시간을 보내며 연구와 레벨업을 거듭한 결과 마석으로 전기의 완연한 대체가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고 했다. 그에 따른 결과로 현재 라디오 송신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동일 내용의 반복이 되겠지만 마석의 사용방식과 안전지역의 위치, 거기에 포탈 안의 상황을 방송하기로 했다고 한다.


괴물의 출몰에 따른 비이상적인 속도의 몰락이었지만 재건을 향한 발걸음도 빨랐다. 이것을 기점으로 인류 또는 대한민국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후의 염원이던 안전지역의 확대가 절대 멈춰선 안 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포탈 안으로 들어서니 언제나 그랬듯 마기로 가득한 환경이 지후를 맞이했다. 이전이라면 들어서자마자 동굴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을 테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지후는 손수레에 실려 온 간이용 의자와 테이블을 꺼내놓고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자신에게 있는 무기는 몇 개 되지 않았다. [마력던지기], [파이어], [힐], [일섬], [냉기], [마력방패], [탐지] 가 지후가 가지고 있는 전부였다. 현재 자신의 레벨은 70이 조금 넘은 상태였다. 이전과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레벨이었다. 하지만 스킬은 [냉기]가 추가된 것이 전부였다. 거기에 시스템으로부터 스킬을 받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관성이 없었다.


‘여러가지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깊이가 없다면 쓸모가 없다.’


지후가 느끼기에 가장 문제점이 깊이였다. [힐]은 가지고 있으나 큐어는 없었다. 그 상위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재생]도 없었다. 마력을 강제로 주입하기는 하지만 [정화]는 사용할 수 없었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스킬의 전부에게 깊이를 부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라는 것이 지후의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포기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하나 정복을 해나갈 뿐이었다.


[힐]과 기생충이 꺼려하는 기운의 분할과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스킬에 걸려 있는 리미트를 해제하는 것으로 시작된 지후의 훈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검은 마기로 이루어진 포탈의 색상이 옅어지며 그 중심으로 마기가 빨려 들어갔다. 마기의 흔적이 사라진 곳으로 세상의 공기가 채워지며 그렇게 지후는 현실시간으로 열흘 만에 세상으로 돌아왔다.


“이 바부탱아! 얼마나 걱정한지 알아? 어떻게 그렇게 오래 있을 수 있어. 차라리 중간에 한 번 나와서 얼굴이나 비쳐주고 가지.”


다혜가 돌아온 지후의 가슴을 치며 한 말이었다.


“미안해. 이제부턴 이런 식으로 나 혼자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야.”


다혜의 뒤를 이어 잔소리를 늘어놓기 위한 줄서기를 하던 친위대가 일순 조용해졌다. 지후의 목소리에 담겨 있는 감정이 느껴진 것이다. 그는 절대 지금처럼 여유 있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원래 목소리에 고저가 극히 적긴 했지만 지금처럼 담담하면서도 편안한 목소리는 처음이었다.


“헐, 대장! 득도라도 한 거야? 뭔 목소리 톤이 성자야, 성자.”


원석이 특유의 말투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해야 할 말들이 많았다.


“그러니까 오빠는 현재 시스템의 도움 없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고?”


포탈을 나오자마자 격하게 울리는 알림은 아직도 확인을 하지 않아 붉게 깜빡이고 있었지만 굳이 볼 필요가 없어진 지후는 다혜의 물음에 답했다.


“그렇지. 지금 당장은 레벨만 신경 쓰면 될 듯 해.”


“헐,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 우리가 쓰는 힘은 시스템으로부터 나온 거잖아.”


“그렇지, 그렇긴 한데 주어진 것이라고 해서 원하는 만큼 쓰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애초에 나는 그것이 가능하기도 했고.”


“진짜 재능충은 재수가 없구나. 엄청 쉽게 얘기하네.”


다혜가 놀리듯 하는 말에 친위대 전부가 동의를 표했다. 지후는 시작부터 다른 인간이었다. 아직도 놀의 손톱으로 칼을 만드는 장면은 뇌리에 깊히 박혀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시스템이 지후의 발전을 복사해서 각성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바뀐 것은 내일 사냥하며 얘기하자. 나 지금 너무 피곤해.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어서.”


쉘터의 변화부터 나눠야 할 말들이 아직도 산더미처럼 많았지만 당장이 아니라도 가능한 것들이라 모두들 자리를 피해주었다.


지후가 쉘터로 돌아온 10일 동안 친위대는 바뀐 지후의 모습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나 지후가 가진 [광휘]라는 기술은 놀라웠다. 그 이름도 지후가 스스로 지은 이름이었다. 시스템이 부여한 이름이 있긴 하지만 지후는 이름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시스템의 이름을 사용한 순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광휘]라는 이름 하나만 사용하기로 한 지후였다.


스킬을 사용하게 되면 지후로부터 아주 밝은 빛이 퍼지게 된다. 마치 성광과도 같은 그 빛은 지후가 지정한 대상에게서 마기를 뺏어낸다. 단순히 마기를 벗겨낸 것만으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마기에서 벗어난 괴물들의 태도였다. 그 괴물들은 지후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한 마리의 애완동물을 보고 있는 것과 같았다.


물론 지후는 그것들이 순한 양이 되었다고 해서 살아감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지후가 직접 처리하기보단 저레벨 각성자가 처리하도록 도와주었다. 덕분에 일반 각성자들의 레벨업이 빨라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후가 바라는 것까지 가능하지는 않았다. 문제가 되는 기생충은 [광휘]를 맞아도 순한 양이 되지 않았다. 원석은 [광휘]를 맞은 기생충을 보며 그것이 개불과도 같다고 말했다.


3미터나 되는 촉수가 [광휘]를 맞으면 쪼그라들고 뻣뻣해지며 50cm정도의 막대기로 변해버린다. 그것들은 그 상태로 죽은 것이 아니다. 실험해본 결과 그것들은 마기와 닿는 순간 다시 화려한 촉수로 살아났다. 물론 막대기로 변한 상태에서 그것이 꺾이거나 잘라져 버리면 그대로 끝이었다. 레벨업과 관련한 부분에선 최적의 도구였다. 마치 과금게임에서 경험치 물약을 먹은 것 같다는 석돈의 말이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사냥을 하면서도 지후는 사방을 돌아다니며 기생충에 먹힌 사람을 찾아다녔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10일째가 되는 날 처음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을 발견했을 때 지후는 주변의 모든 사람을 불러들이고 감염자에게 [광휘]를 쏘았다.


빛을 한껏 받아들인 괴물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어떤 움직임도, 소리도 없이 그저 굳었다. 지후가 맥이 뛰는 것을 확인해봤지만 기생충이 [광휘]를 맞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딱딱하게 굳어 어떠한 생존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지후는 다시 한 번 좌절했다.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벌어진 입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먹었다. 목에 핏대를 세워가면서도 처절하게 뱉어져야 할 소리가 눈물에 나오지를 못했다.


이미 괜찮아 진 줄 알았던 그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져 있는 상태 그대로였다. 친위대들은 그를 보며 아무 말도 해주지 못했다. 그저 마음으로 결의를 다질 뿐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들은 또다시 많은 것들을 지후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느꼈다. 이제 그들은 지후가 그랬던 것처럼 몇몇이 짝을 이뤄 포탈로 들어갈 것이다. 그들도 그들 나름의 성과가 필요했다. 지후의 시간이 다시 흐를 수 있을 만큼의 성과가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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