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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e 님의 서재입니다.

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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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e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최근연재일 :
2019.07.3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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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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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7화

DUMMY

이수호가 진종오를 설득하고 있던 시점에 성준은 지후에게 새로운 아지트에 대해 설명했다.


“물류센터에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식자재들이 있더라.”


“그걸 다 쓸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 이미 절반 이상은 폐기처리 되어야하는 물품인데. 특히나 냉동식품 같은 경우는 전기 공급이 아예 안 되니까.”


“결국 쓸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겠구나.”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일부이긴 하지만 생존자들이 그룹을 결정하고 있었다. 목표지점을 통과하기 전 지방의 작은 부대를 지날 때였다. 일단의 무리가 성준과 그 일행들에게 다가와 인사를 나누었었다. 각성자들의 평균 레벨은 10 전후였으며 대부분의 각성자가 그 정도를 유지하며 생존자의 규모도 아지트와 비슷한 만 명 정도였다.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포탈 제거 때문에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아지트로 급하게 돌아올 때도 절반가량이 부대에 남아 만약의 사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 다였다.


“일단 그 인근의 포탈은 모두 제거가 되었어. 다행히 추수를 기다리는 곡식도 아직 충분히 있는데다 근처 농협에 예비 쌀창고가 있어서 그것도 가져온다면 한동안 식량 문제는 없을 거다.”


“포탈이 다시 생겼는데 그걸 감안하고도 괜찮을까?”


“힘들 것 같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기껏 제거했더니 다시 생긴다라. 이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는 손오공이 된 기분이다. 빌어먹을.”


성준이 들고 있던 캔맥주를 한 번에 입안에 때려 붓고 한손으로 우그러트렸다. 답답했다. 이제야 겨우 살만한 곳으로 만들었다. 더 이상의 위험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누구든 포탈을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현재 나와 있는 괴물들을 몰살할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 그럼에도 워낙에 괴물의 수가 많기에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기위한 기반이 겨우 갖춰졌는데 사라진 것들이 오래된 망령마냥 다시 나타난다는 것은 누구도 안전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만들었다. 당장 오늘밤 누군가 옥상에서 뛰어내린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가 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넌 이 무리의 장이야. 벌써부터 이렇게 약해지면 안 돼. 좋게 생각하자. 이번에 각성한 사람들만 해도 200명이다. 그 사람들이 레벨을 올리기엔 지금 포탈이 최적이야. 우선은 그것만 생각하자.”


“그게 마음처럼 쉽냐? 당장은 이곳 하나라지만 다음 달은! 이 패턴이라면 다음 달은 적어도 스무 곳 가까이가 다시 나타나. 한 번에 전부 대응이 가능하다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야. 매번 반복되는 것이지. 하아,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이었다. 식량조차도 문제였다. 한 번에 스무 곳의 포탈이 생성되면 아무리 빨라도 2달치의 식량이 소모된다. 모두 합치면 1년 반이 넘는 양이다. 그것도 적게 잡았을 때 그렇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사람들은 죽어갈 날만 기다리는 시한부가 된다.


지후를 향해 한풀이 하듯 쏟아내던 성준은 기분이 나아진 모양인지 수뇌부들을 불러 향후 일정에 대해 고민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지금 선택을 해야 해. 전부를 고민하면서 순차적으로 진행할지 아니면 당장의 문제에 집중하며 주먹구구식이긴 하지만 일차원적인 대응을 할지.”


의견은 분분했다. 어찌되었건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이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이제 안전에 관련한 문제는 뒤로 남겨 두어야 했다. 그리고 수뇌부가 낸 결론은 간단했다. 식량이 허용하는 차원에서 움직인다. 어떤 식으로든 무리를 할 수는 없었다. 당장 먹여 살려야 하는 인원이 만 명이 넘었다. 거기에 제 2의 아지트로 삼을 수 있는 곳도 만 명이 넘는 인원이 있었다. 사람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것이다. 이미 그 정도의 실력은 모두가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쉘터의 식량도 자신들이 책임져야할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분별한 식량 소비는 차후 엄청난 문제를 만들 수 있었다. 미래를 대비하고 할 자원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해가 뜨면 아지트 내에 절반의 각성자들이 각기 포탈이 있었던 곳으로 출발할 것이다. 포탈의 유무를 확인해 놔야했다. 그리고 지후와 성준은 신규 각성자중 100명을 데리고 새로 생긴 포탈에 진입하기로 했다. 식량은 지후가 전부 해결하기로 했으며 이는 식량을 아끼는 효과 뿐 아니라 신규 각성자가 사냥에 적응하기 위한 최소의 수단이었다. 괴물의 고기와 피에 익숙해져야 악이 생기고 깡이 생긴다.


지후와 성준이 포탈을 제거하는데 걸린 시간은 3일이었다. 포탈이 사라지며 백 명의 인원이 나타났음에도 아지트엔 반기는 기색이 없었다. 포탈에 진입하기 전이랑 분위가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특히나 드문드문 보이는 일반인들이 눈빛을 피하는 것이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상황 판단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 찰나 신규 각성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레벨 10이 넘어가면서 받은 스킬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다.


“어? 이게 뭐야. [정화]?”


“나도, 나도 나도.”


“난 [만들기]라는데? 뭐야 이게. 건프라라도 만들라는 건가?”


백 명이나 되는 인원이 한꺼번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라 문제가 생긴 것인지 3차 각성자들의 특성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10레벨을 넘긴 후 나타난 스킬은 딱 2개였다.



[정화]와 [만들기].

[스킬 : 정화 - 마력소모 2]

자신의 마력을 소모하여 마기에 물든 생물 또는 물질을 변화 시킨다. 변화의 대상은 마기에 물든 것에 한하며 변화 후는 스킬을 지전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스킬 : 만들기 - 마력소모 10]

마력과 마석을 소모하여 어떤 것이든 만들 수 있다. 만들 대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살아 있는 생물은 대상이 될 수 없다. 마석의 개수에 따라 만들어진 물건의 성능이 달라지며 그것이 가지는 가치에 따라 최대 투여할 수 있는 마석의 양도 달라진다. 단, 시전자가 가지고 있는 전체 마력량에 따라 만들 수 없는 물건도 존재한다.

*참고 : 마기에 빠진 것들에 대한 만들기는 정화와 동조가 필요하다.




[만들기]는 굳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어보였다. 아직 아지트의 무기는 지후를 통해서만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일반 칼이나 무기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후가 만든 것과 성능차이가 너무 심하다보니 그간은 재료를 모아두고 지후가 아지트에 머물 때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었던 것을 이제 신규 각성자들이 대신할 수 있을 듯 했다.


“성준아, [정화]는 대충 예상이 되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확인은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래. 그럼 네가 사람들과 같이 좀 해줘. 난 아무리 봐도 이 분위기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느낌이 좋지 않아.”


성준은 수뇌부를 찾아 떠나고 지후는 남은 이들을 이끌고 괴물들의 사체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괴물의 사체는 항상 다량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언제든 지후가 아지트로 왔을 때 무기와 방어구로 전환하기 위해 대부분은 가죽이나 손톱 또는 이빨로 분리를 해놓지만 대다수의 각성자들이 레벨이 오르고 나서 작업을 할 인원이 부족해진 여파로 지금은 그저 썩어가는 시체더미들만 산처럼 남아 있을 뿐이었다.


오크의 팔 하나를 뚝 떼서는 [정화]를 사용하게 했다. 지후의 눈에 각성자의 손에서 뻗어 나온 마력이 보였다. 레벨이 오르며 마력이 높아지자 생긴 변화 중 하나였다. 오크의 팔에 마력이 머물며 마기가 사라졌다. 지후의 경우와는 달랐다. 지후는 마력을 밀어내는 것이었지만 [정화]는 그저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시스템의 보정을 받은 모습이었다.


마기가 사라진 팔뚝에 변화가 생겼다. 핏자국이 사라지고 잔털이 사라졌다. 마치 오롯이 가죽을 제외하고 살만 남은 ‘고기’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또 다른 특징으로 말라비틀어진 피가 서서히 묽어지며 물처럼 투명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얼른 몇 방울 받아 입으로 가져간 지후에게서 탄성이 나왔다.


“어? 이건 물인데.”


맛도 모양도 물과 같았다. 순간 눈빛이 바뀐 지후가 ‘고기’가 되어버린 오크의 팔뚝을 잡고 불덩이로 구웠다. 순식간에 노릇하게 익은 팔뚝을 본 순간 지후는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하! 이것 참.”


지후는 이렇다 할 말도 없이 각성자들에게 팔뚝을 내밀었다. 이미 포탈 안에서 지겹도록 목구멍으로 삼킨 괴물들이 아니었던가. 겨우 포탈을 벗어나 제대로 된 음식을 잔뜩 기대하고 있던 각성자로썬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하필 실험체가 나라니.’


불만이 생기긴 했지만 역하거나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반년이나 먹었는데 지금에 와서 거부감이 들리는 없었다.


“어?”


역시나 감탄사와도 같은 의문을 남긴 각성자는 재빨리 다른 이들에게도 팔뚝을 건냈다. 한사람, 한사람 거쳐 뼈만 남아 더 이상 먹을 것이 없게 되었을 때야 비로써 음식에 대한 평이 나왔다.


“이건 돼지고기인데?”


“삼겹살을 구워 먹는 줄.”


너무 맛이 있었다.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되고 적당히 구워져 기름기까지 싹 빠진,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고기가 오크의 팔뚝이라니. 당장 모두들 모아놓고 고기파티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아직 [만들기]를 확인해보지 않았다.


때마침 각성자들의 손엔 놀의 손톱이 작게는 2개에서 많게는 8개까지 들려 있었다. 오크는 방어구용으로 쓰이지 무기로 쓸 만한 부분이 없었다. 해서 오랜만에 보는 놀의 손목을 보이는 족족 잘라서 가지고 나온 참이었다. 지후는 마석을 한 움큼 지여주며 스킬 시전을 종용했다.


“한번 해봐요.”


손톱이 튀어나온 상태로 잘라진 손목을 들고 정해진 위치가 있는지 마석을 하나씩 정교하게 놓기 시작한 각성자가 스킬명을 외쳤다.



[만들기]



유치찬란한 스킬 명에 지후는 살짝 웃음이 나왔으나 결과는 놀라웠다. 지후가 절연 테이프를 발라가며 만들던 모습과 유사하게 칼이 만들어 진 것이다. 마석 5개를 잡아먹고 만들어진 칼을 손에 든 지후가 옵션을 살펴보았으나 아쉽게도 마력이나 상처 회복과 같은 것은 없었다. 그 외엔 지후가 만든 것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혹시 이거 만들 때 마석을 더 넣을 수도 있나요?”


“아쉽게도 5개가 최대치입니다.”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당장 무기와 식량에 대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이 되는 것이다. 지후는 이 사실을 빠르게 성준에게 알릴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신규 각성자들에겐 휴식의 시간을 주며 빠르게 성준에게 달려간 지후. 회의실의 문을 열 찰나 귀로 성준의 날카로운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그딴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그래요? 그러면 안전하다고 진실로 그렇게 믿습니까? 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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