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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 님의 서재입니다.

망겜 속 마법사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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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회피
작품등록일 :
2024.05.08 15:37
최근연재일 :
2024.06.07 20:1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584
추천수 :
104
글자수 :
152,660

작성
24.05.13 19:05
조회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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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방랑기사(2)

DUMMY


어둠이 내려앉은 폐허. 화롯불 위에 무쇠냄비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식사 준비 끝났습니다. 모두 하던 일 그만하세요!”


필빈이 나무식기에 귀리죽을 담았다. 캘리번에게 먼저 준 뒤, 브릴에게도 건넸다.


브릴은 그릇에 담긴 귀리죽을 쳐다봤다.


‘꿀꿀이죽이네.’


딱히 가리는 거 없이 먹지만 이건 좀. 그래도 배가 고프니 한입 떠먹었다. 엄청 밍밍하네.


“어떻습니까? 먹을만하죠?”

“그래. 먹을만하네.”


“하핫. 제가 솜씨가 있는 편이죠.”

“.....”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브릴은 묵묵히 죽을 떠먹었다.


‘내가 한 것보단 낫겠지.’


가전제품을 이용해서 밥을 해본적은 있어도 화로에 음식을 해본 적이 없어서 난감했었다. 심지어 재료도 내가 알던 거랑 많이 달라서 감이 안 잡혔다.


탐사를 끝내고 온 필빈이 사과를 하며 자기한테 맡겨달라고 했다. 덕분에 말도 놓고, 식사도 편히 얻어먹는 걸 감사해야겠지.


“브릴님은 어쩌다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게임 속에 들어왔다고 말할 수 없는 노릇. 결국 그럴듯한 얘기를 지어냈다.


“세상을 둘러보며 마법수련을 하기 위해서지. 그런데 돈이 부족해서 용병을 따라 폐허까지 오게 된 거지.”

“허어. 처음부터 못 볼 꼴을 겪으셨군요.”


브릴은 심히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브릴님. 인면쥐하고 악마숭배자는 무슨 마법으로 처치하신 겁니까?”

“화염구로 죽였지.”


필빈이 잘못 들었다는 듯 눈을 깜빡거렸다.


“엥? 화염구는 초급공격마법 아닙니까?”

“그렇지.”


“저를 너무 무시하시는군요! 그만큼 쓸어버리려면 적어도 화염장벽 같은 마법을 쓰신 거 아닙니까?”


필빈이 확신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를 본 브릴은 어처구니없었다.


“화염장벽이 어떤 마법인지 아는가?”

“그럼요. 거대한 불을 피워올려서 울타리처럼 길게 만드는 거 아닙니까?”


“화염장벽을 실제로 본 적 있나.”

“아니요. 그냥 듣기만 했습니다.”


브릴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지.’


화염장벽은 20레벨 도달하고 특정몬스터, 고유등급 몬스터이자 랜덤지역에서 생성되는 그레이트웜을 처치해야 해금되는 스킬이다.


조건이 붙은 만큼 저 레벨 스킬 중 지역장악과 공격력이 월등한 마법.


‘좋은 만큼 얻기도 힘들지.’


진짜 마법사들은 어떻게 배우는지 모르겠지만 게임에선 그렇다.


잠깐만. 설마 화염장벽을 배운 마법사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쓸데없이 현실적이니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 화염장벽이 아니면 어떤 마법을 쓰셨습니까?”

“그만하게.”


캘리번이 입을 열었다.


“필빈. 마법사님이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으시다는 거냐?”

“그건 아닙니다.”


“그리고 마법사에게 무슨 마법을 쓰냐고 물어보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경 죄송합니다.”


“사과는 브릴 마법사님에게 해야지.”

“죄송합니다. 브릴님.”


음. 그런 예의가 있었나? 이 또한 게임과 현실의 차이점이겠지.


“괜찮소. 믿기지 않다는 건 그만큼 내 마법이 뛰어나다는 칭찬으로 받겠소.”

“오오! 브릴님 멋지십니다!”


누가 보면 대마법사를 만난 줄 알겠군. 브릴은 대꾸하지 않고 죽을 떠먹었다.


어느덧 식사가 끝나고, 브릴은 화롯불 앞에 앉았다. 배도 부르고 따뜻하니 노곤했다.


“슬슬 잠자리를 준비하겠습니다.”


필빈은 흰 가루를 주변에 뿌렸다. 아마도 곤충이나 뱀 퇴치 용이겠지.


주변 정리를 끝내자 캘리번이 브릴을 보며 말했다.


“브릴님. 편히 주무십시오. 불침번은 저와 필빈이 서겠습니다.”


브릴은 곧바로 손사래 쳤다.


“아닙니다. 저도 하겠습니다.”

“필빈과 오랫동안 노숙해서 서로 피곤하지 않게 정해둔 시간대가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필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껴들었다.


“맞습니다. 오늘 큰일 치르셨으니 푹 쉬세요. 무슨 일 있으면 제가 큰소리로 깨우거나 캘리번경이 지켜주실 겁니다!”


둘 다 선한 캐릭터인 건 알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호의가 부담스럽고 의심이 갔다.


그렇다고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실제로 피곤하기도 했고.


캘리번은 이미 흉갑을 베개처럼 머리에 배며 땅바닥에 누웠다.


“필빈 수고하게. 뭔 일 있으면 깨우고.”

“알겠습니다.”


이미 동의했다는 듯이, 브릴을 신경 쓰지 않고 캘리번은 눈을 감았고, 필빈은 낡은 의자를 가지고 와 검을 무릎에 두고 앉았다.


‘뭐라고 하기도 그렇네.’


저들이 먼저 적대적이거나 불편하게 했으면대응했을 텐데, 호의를 선뜻 내밀어 거절하기도 난감했다.


브릴도 일단 눕고 눈을 감았다. 잠든 사이 필빈이나 캘리번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참 상황이 웃기군. 이래서 마크랑 다를 바도 없잖아?’


사원을 탐색한 캘리번이 살아있는 건 소수의 인면쥐 뿐이라고 했었지.


결국 믿지 못하고 도망친 마크는 죽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캘리번과 필빈은 믿지 못하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하네.


‘결국 각자 상황마다 다른 거겠지.’


나중에 캘리번과 필빈을 믿더라도 오늘은 아니다. 아직 긴장을 늦추기엔 게임 속 캐릭터가 된 지 하루밖에 안 됐다..


‘잠을 안 자려면 뭔가 계속 생각해야 해.’


집에 가면 뭐부터 먹을까, 군대 첫날처럼 일어나면 집이었으면 하는 바람 등등 수많은 생각이-.





“브릴님. 일어나세요. 식사준비 끝났습니다.”


눈을 떴다. 몸을 일으키자, 두들겨 맞은 듯 온몸이 뻐근했다.


“아.”


브릴은 머리를 긁적였다. 대체 내가 언제 잠들었지. 그냥 일어나 있어야 했나. 별일 없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할 때, 캘리번이 검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땀이 맺혀있는 걸 보니 수련한듯했다.


“브릴님. 한 그릇 하면서 몸 좀 녹이시죠.”


필빈이 웃으며 귀리죽을 건넸다. 너무나도 태평한 모습에 혼자만 전전긍긍 쌩쇼를 한 거 같았다.


“고맙네.”


브릴은 태연하게 죽그릇을 받았다. 그렇게 식사 시간이 시작되고 무쇠 냄비 바닥이 보일 때쯤.


“브릴님.”


캘리번이 죽그릇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십니까?”


무슨 의미일까. 혹시 따라다니면서 악마숭배자가 맞는지 확인하려는 걸까?


그게 아니라 내가 의심병이 도진 거겠지. 일을 저지를 거였으면 잠들었을 때 사달이 났을 거다.


‘목적지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목표를 정해야, 이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터.


내 목표? 당연히 집에 돌아가는 것. 만약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면 두 가지뿐.


‘첫 번째는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모든 악을 처단하는 것.’


세상에 헌신하려는 대악마와 천사장, 혼란을 틈타 욕망을 채우려는 미치광이들을 모두 쳐 죽이는 것이 라스트에라의 스토리.


엔딩을 보면 무언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럴듯한 방법.


‘두 번째는 게임에서는 접근 불가능한, 미공개 지역을 탐험하는 것.’


물론 세상 곳곳을 모두 돌아다니는 허무맹랑한 짓을 할 생각 없다.


게임 속 캐릭터나 설정에 나오지만, 갈 수 없는 지역에 가 볼 생각이다.


‘대표적으로 백영산맥 너머 있는 멸망한 고대 문명.’


북부 최북단에 있는 거대한 산맥이 바로 백영산맥(白靈山脈). 히말라야같이 온통 눈에 뒤덮인 산맥이다.


그 너머에 고대문명이 있었다는 전설을 북부인 캐릭터에게서 종종 들었다.


‘문제라면 북부지역에서 생긴 지진 때문에 산맥이 갈라지지.’


물론 자연적인 현상은 아니다. 북부지역에서 개짓거리하는 놈들 때문에 생긴 일. 요컨대 스토리 중 하나다.


‘하지만 그건 북부를 방치했을 때의 일.’


라스트 에라는 유저가 어떤 지역을 먼저 방문하냐에 따라서 난이도와 스토리가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북부를 먼저 방문해서 스토리를 끝내면, 다른 지역은 더욱 난이도 높아진다.


‘결국 북부를 가기 위해선 레이어드를 처치해야만 해.’


중부와 북부 사이에 있는 레이어드 백작령을 피해 갈 순 없다. 만약 피해 가려면 드래곤본 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거긴 중후반 레벨로 고정된 몬스터가 나와서 힘들다.


결국 레이어드를 뚫고 가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지금 당장은 레벨이 딸려서 어렵지만.


하여튼 선혈백작을 수월하게 처치하기 위해선 추종자 세력을 박멸하고 더 강해져야 했다.


“레이어드 백작령 인근에 있는 개척촌에 갈 생각입니다.”

“음. 다행이군요. 저희도 인근에 있는 일을 해결하고 백작령으로 향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럼 동행하시죠. 여행길에 뜻이 맞는 사람과 함께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믿음직한 기사분과 함께하면 저야 환영입니다.”


정의 버튼이 눌리지만 않는다면 캘리번과 필빈은 믿음직한 전위다. 물론 필빈이 해주는 뒤치다꺼리 때문은 아니다.


“크흠. 그러면 가는 길에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캘리번이 진중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역시 뭔가 있긴 있었군. 그래도 저녁에 편히 잘 수 있었으니 들어는 볼 용의는 있다.


물론 아무 조건 없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자- 라는 부탁이면 무조건 거절이다.


“어떤 부탁이십니까?”

“그게-.”

“캘리번 경.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필빈이 입을 열었다.


“어제 실종된 사냥꾼을 찾으러 왔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그 마을을 여기서 말을 타고 하루 이틀거리에 있습니다. 사냥꾼이 여기까지 오기에는 먼 거리죠.”

“핵심만 말해주게.”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사냥꾼이 살던 마을 인근에 안개가 심하게 끼고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짐승들도 흉포해졌습니다.”

“혹시 안개에 들어간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백치가 되어버렸나.”


“헉! 무슨 현상인지 아십니까?”

“자세한 건 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마나가 고여서 만들어진 마경일 가능성이 높아.”


마나가 고일 정도면 그만한 원천이 있어야 하는 법. 원인은 바로 야생성소.


지역마다 무작위로 배치되는 야생성소를 흡수하면 추가 스탯포인트와 경험치를 준다.


‘룬이였다면 더 꿀일 텐데.’


룬도 야생성소와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무려 스킬 포인트를 준다는 것.


아직 못 찾은 걸 가지고 미련 둘 필요는 없다. 차근차근 찾으면 그만이고 눈앞에 있는 것부터 얻는 게 먼저다.


브릴은 마법사에 걸맞은 대답을 생각한 뒤, 말했다.


“마력 이상현상 조사하는 것도 견식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겠지.”

“오오! 그럼 같이 가시는 겁니까?.”


브릴이 고개를 끄덕이자, 캘리번도 작게 미소를 지었다.


“마을주민들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 성취에 도움이 돼서 하는 일입니다.”


“그럼 슬슬 출발하시죠. 필빈 떠날 채비를 하자구나.”

“옙!”


필빈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브릴은 배낭을 어떻게 챙길지 고민했다..


‘인벤토리에 쑤셔 넣을 수도 없고.’


제법 돈이 되는 건 모두 넣었다. 다만 언젠가는 쓸법하지만, 당장 필요 없는 물건은 모두 배낭 안에 두었다.


필빈이 고민하는 브릴에게 다가왔다.


“브릴님. 그거 챙기려는 건가요?”

“맞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지.”

“제가 쓸만한 걸 추리겠습니다.”


필빈이 뭐라 설명하면서 이것저것 덜어내고 배낭 하나로 모았다. 방랑전문가니깐 알아서 잘하겠지.


캘리번이 무장을 갖추고, 필빈이 배낭을 실으며 출발 준비를 끝맞췄다.


말에 올라탄 캘리번이 브릴을 바라봤다.


“브릴님. 말을 타실 줄 아십니까?”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군요. 필빈. 수고 좀 해주게.”

“알겠습니다. 마법사님 여기로 오십시오.”


말 옆에 있는 필빈에게 다가가자, 필빈이 말을 어떻게 타는지 설명했다.


“일단 말이 놀라지 않게 쓰다듬어주시고, 여기 등자를 밟고 올라타시면 됩니다. 혹시 모르니 제가 받쳐드리겠습니다.”


브릴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이렇게 높냐? 이거 위험한 거 아니야.


필빈이 시키는 대로 말을 진정시키고 등자를 밟았다. 균형이 무너질뻔했는데, 필빈이 엉덩이를 밀어줘서 안장에 앉았다.


“좋습니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필빈이 굴레를 잡고 이끌자, 브릴은 고삐를 꽉 쥐었다. 말의 움직임이 생생히 느껴졌다.


‘참 별의별 경험을 다 하는군.’


집, 회사뿐이던 단조로운 삶은 앞으로 없겠지. 브릴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폐허를 봤다.


모든 게 혼란스러웠고 의심 가득했던 첫걸음. 어떻게든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중요하겠지. 적과 부딪히고 강해지며 생존하다 보면 언젠간 집에 갈 날이 오겠지.


먼 훗날 헛된 꿈이었다고 하더라도 부딪히지 않고 후회하는 거보단 나으니까.


‘일단 마을에 가면 뜨끈한 물에 목욕부터 해야겠어.’


해야 할 일을 되새고 앞으로 나아갔다. 한때 찬란했을 마을은 이제 폐허가 되어 브릴을 배웅했다.


이틀 뒤.


서서히 해가 저물어갈 무렵. 스산한 안개가 깔린 마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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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기사의 덕목(2) 24.06.04 31 2 13쪽
22 기사의 덕목(1) 24.06.03 36 2 13쪽
21 일상 24.06.02 39 2 14쪽
20 애송이 용병 마법사(4) 24.05.31 41 4 13쪽
19 애송이 용병 마법사(3) 24.05.30 38 3 13쪽
18 애송이 용병 마법사(2) 24.05.29 39 3 13쪽
17 애송이 용병 마법사(1) 24.05.28 41 3 14쪽
16 개척지로 향하는 길(3) 24.05.27 44 4 14쪽
15 개척지로 향하는 길(2) 24.05.24 49 4 13쪽
14 개척지로 향하는 길(1) 24.05.23 50 5 13쪽
13 갈림길(4) 24.05.22 47 7 14쪽
12 갈림길(3) 24.05.21 55 5 13쪽
11 갈림길(2) 24.05.20 59 5 13쪽
10 갈림길(1) 24.05.17 62 6 13쪽
9 안개 낀 숲(3) 24.05.16 66 6 13쪽
8 안개 낀 숲(2) 24.05.15 72 4 13쪽
7 안개 낀 숲(1) 24.05.14 78 4 14쪽
» 방랑기사(2) 24.05.13 93 5 13쪽
5 방랑기사(1) 24.05.11 101 5 14쪽
4 브릴(3) 24.05.10 95 6 13쪽
3 브릴(2) 24.05.09 98 4 13쪽
2 브릴(1) +1 24.05.08 122 5 13쪽
1 프롤로그 24.05.08 138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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