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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의 서재입니다.

빙법사가 힘을 안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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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
작품등록일 :
2020.05.18 16:44
최근연재일 :
2020.06.18 17:18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37,403
추천수 :
1,031
글자수 :
200,599

작성
20.05.19 18:05
조회
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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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
12쪽

전부 배웠다(1)

DUMMY

"빌어먹을 도마뱀 새끼!"


쿨라인은 벌떡 일어나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눈에 익숙한 광경이 보였지만, 쿨라인은 상상이라고 생각했다.


"지, 지금 신성한 수업 시간에 무슨 말을 한 겁니까!"


"도마뱀 새끼를 새끼라고 하는 데 무슨 불만이라도 있습니까?"


마법으로 깃든 내부와 클로 지휘봉이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쿨라인이 과거에 다녔던 '마법 아카데미'였다.

카리안 교수님이 수업을 하셨는데, 실기 수업을 더 높게 평가하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쿨라인은 과거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죽을 때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더니, 죽어서도 환각이 보이는구나.'


죽음을 받아들인 쿨라인은 환각이라 생각하며, 속에 있던 화를 모조리 뿜어냈다.

교실은 조용해졌고, 교수도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쿨라인을 쳐다봤다.


"쿨라인, 아무래도 안 되겠다. 따라와."


카리안은 쿨라인의 등을 찰싹 때리며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갔다.

마법사끼리는 존칭을 써야 했지만, 카리안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와. 대박인데?"

"특종감이지. 카리안 교수님께 대들다는 게 말이나 돼?"

"그게 아니라, 쿨라인 말이야."

"쿨라인이 왜?"

"잘 집중하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 질렀어. 쿨라인 성격 알잖아? 조용히 할 말만 툭툭 내뱉는 거."

"어라 진짜네. 나름 우등생이던데,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도마뱀이 뭔가를 했나 봐. 엄청나게 흥분하던데?"


그때 누군가 웃었다.


"푸하하하, 반전 매력이 넘치잖아? 쿨라인이라고 했나?"

"아씨, 저 녀석 또 시작이다. 취향 참 특이하네. 도대체 뭐가 웃긴 거야."

"재 이름이 팔린 맞지? 괴팍한 수집가로 불리던데."

"어. 집안이 부자라서 나름 미래가 보장된 녀석이야. 성격만 정상이면 친구가 많을 텐데..."

"애가 좀 음침하잖냐.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팔린에게 말이나 한 번 걸어보려고. 인맥 쌓아서 나쁜 것은 없지."


교실에 남아 있는 아이들은 두런두런 모여 떠들기 시작했다.

팔린은 눈을 빛내며 쿨라인을 기다렸다.


같은 시각.


쿨라인은 등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아프지?'


죽은 망령이 존재하는 저승에서도 통증을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환각에 빠진 것일까.

쿨라인은 혼란스러웠다.


그때, 탁하는 소리와 함께 카리안이 의자 하나를 뺐다.


"교수님에게 말해도 돼. 네가 평소에 말썽 피우는 애도 아니고, 착실한 마법사라는 걸 알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쿨라인은 지금까지 겪었던 일을 생각해 보았다.

말이 되지 않는 세계와 그 세계를 다스리는 지배자는 사실 '드래곤'이라는 것.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었다.


'7년전이야. 정확히 7년전으로 돌아왔어.'


쿨라인의 기억이 맞다면 아직 아크 메이지가 등장하지 않았다.

마탑의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시대였고, 아이스 마법이 약하다고 평가를 받지 않았다.

말 그대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개념이 잡히기 전이었다.


'말한다면 믿을까?'


7년 후, 세상이 변하고.

원래의 중간계는 바틀라에 있는 크리스탈에 따라 결정되며 유희와 간섭이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것을.

레드 드래곤의 행동으로 보아, 중간계 위에 또 다른 세계가 있는 듯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가설이었다.

만약, 카리안 교수에게 처음으로 이 말을 꺼낸다면?

미친 마법사라고 오해 받기 딱 좋았다.

안 그래도 도마뱀 어쩌고 했는데, 여기서 '드래곤이 나타날 겁니다.'라고 말한다면 정신 교육소로 끌려갈지도 모른다.


"꿈을 꾼 듯합니다. 죄송합니다."

"하하, 역시 그런 거지? 내가 오해한 거였어. 뭐, 그럴수도 있지. 악몽을 꾼 모양이구나. 다음부터는 졸지 말도록 해."

"예. 교수님. 다시 한 번 사과드리겠습니다."


카리안은 일어나서 따뜻한 차를 가져왔다.


"그냥 마셔. 기분이 나아질 거다."

"홍차입니까?"

"맞아. 냄새만으로 아는 거니?"


과거의 카리안은 홍차를 즐겨 마셨다.

교무실을 떠나 집에서도 마셨으니.

교수라는 직책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했다.


"감사합니다."


쿨라인은 손에든 찻잔을 지그시 바라봤다.

따뜻한 온기에 몸이 저절로 녹았다.

쿨라인도 아이스 메이지였지만, 마지막에 펼친 블리자드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한기로 얼어붙는 게 아니라, 뼛속 깊이 녹는 느낌이었다.

아이스 자체에 내성이 있는 아이스 메이지가 그러한데, 다른 자들은 오죽 했을까.

쿨라인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쩌저적-


쨍그랑!


생각하며 공감했을 뿐인데, 홍차의 물이 얼어서 찻잔을 깨트렸다.


"앗, 괜찮니?"

"괜찮습니다."

"그대로 있거라...클린!"


카리안이 황급히 마법을 펼쳐 부상을 방지했다.

찻잔은 말끔히 사라졌다.

그러나 냉기가 바닥에 남아 있었다.


"자리로 돌아가겠습니다."

"어, 어...그래. 이 냉기는 뭐지?"


카리안이 의심하기전, 쿨라인은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교실로 돌아가지 않고 화장실로 향했다.

거기에는 매직미러가 놓여 있었다.


'진짜로 돌아왔구나.'


쿨라인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한층 작아진 손과 발.

그리고 총명한 눈동자와 강한 마나.


'강한 마나?'


쿨라인은 이상함을 느끼고 푸른빛 마나를 살폈다.

마나의 색깔이 짙어졌으며 헤미스의 고리가 견고하게 자리잡혀 있었다.


"뭐지. 하늘이 주신 기회인가."


7년 전의 자신보다 지금이 훨씬 강했다.

심지어 모든 마법의 수식을 외운 상태였다.

현재는 익히는 게 아니라 창조가 가능했다.

지금이라면 '설혼과 드래곤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굳이 아카데미를 다시 다닐 필요가 있을까?'


이미 모든 것을 배워서 졸업한 상태다.

학위가 없어도 마법의 수준이 높아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미래가 변하지 않을 거야.'


뜨거운 저주가 시작되는 시점.

아이스 메이지가 없어서 세상은 혼돈에 빠졌다.

쿨라인이 나선다해도 몸은 한개다.

독점은 좋으나, 과한 독점은 결국 독이었다.

아이스 마법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메이지보다 가치를 아는 메이지가 더 필요했고, 가치를 알면 저절로 아이스 메이지와 설혼의 가치가 높아져 미래가 바뀔 거다.

그러면 저주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쿨라인은 자신이 설혼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설혼이 영광을 얻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그게 드래곤과의 싸움에서 이롭게 작용할 거다.


'뭐, 영광도 좋지만, 서러운 게 더 컸지.'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스 마법의 수준과 관심이었다.

그들은 아이스 마법을 무시하며 배우려 하지 않았다.

약한 마법이라는 인식과 일거리조차 구하기 힘든 현실.

메이지로 안 보는 시선까지.

쿨라인은 견디기 힘들었다.

드래곤의 농간이라고 하지만, 한 번 변해버린 인식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아카데미를 다니면...전부 바로 잡을 수 있어.'


마법의 개념을 잡는 곳이 아카데미다.

대회를 통해 시상식이 열렸고, 각종 행사로 전문적인 마법 계열를 증가시킬 수 있다.

거기서 나오는 우승 마법이 '개념'으로 인식되어 사회로 퍼져나갔다.

귀족들은 그것을 보고 마법사를 평가하였고.

아카데미가 발전해 마탑과 협회로 진화했다.

즉, 초기 발판을 애초부터 잡아 놓으면 모든 게 수월하게 풀린다는 거였다.


"우승한다는 조건이 붙지만...이제는 가능해."


이미 고서클 마법에 도달한 경험이 있다.

몸이 젊어져서 마나의 양이 적지만,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였다.

마나를 제외한 모든 수식과 메모라이즈는 이미 머리로 기억한 상태였다.

우승은 수석이 와도 얻지 못할 것이다.


-드르륵


문이 열리며 쿨라인이 교실에 들어왔다.

쿨라인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혼나고 왔어. 헛소리 좀 작작하래."


쿨라인의 위트 있는 말에 마법사들이 큭큭대며 웃어 댔다.

분위기가 풀리며 정상적인 학업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어서 카리안 교수가 들어왔다.

수업이 재개 되었다.

카리안은 이론 수업을 마치며, 실습에 관해 설명했다.


"듣는 것과 직접 해보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마법을 구현하지 못한다면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쓸데없는 잡생각이라고 하셨습니다."


마법사들은 입을 모아 대답했다.

밝은 새싹이라 그런지 카리안의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 도전하십시오. 전투, 생활, 유틸, 공예. 무엇이든 좋습니다. 가능성을 보인자는 혜택이 주어질 것입니다."


"가능성이 없는 마법사는요?"


"저와 몇 번을 더 보겠지요."


"으윽."


기초와 응용담당인 카리안 교수는 새내기들을 맡고 있었다.

여기서 나아가지 못한 자들은 카리안의 말대로 기초 수업을 계속해서 들어야만 했다.


'쉬운 길은 아니야.'


1, 2서클 마법사가 대부분 여기에 머무른다.

상위 20퍼센트만, 기초를 벗어나 다른 교수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쿨라인도 여기서 1년을 보냈었다.

기초를 탄탄히 잡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마음 때문이다.


"마나는 마법사에게 근본중에서도 근본입니다. 색깔이 가장 짙게 나타나는 계열로 빠지면 유리하다고 합니다. 참고로 선배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제 의견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여러분은 마나 측정기인 센트 앞에 모여주십시오."


카리안은 센트 앞에 모여 있는 마법사를 보며 말했다.


"한 명씩 마나를 체외로 뿜어 보세요."

"교수님. 마나만 빼는 건 어렵습니다. 마법을 사용하는 건 어떻습니까?"

"방금 누가 질문했습니까?"

"루미스요! 교수님."

"예. 제가 질문했습니다."

"답변하자면 안 됩니다. 어려운 길이라면 안 갈 겁니까? 가야 마법사인 것입니다."

"윽. 근본 교수님."

"조용히들 하세요. 제가 마나만 뿜어보라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쿨라인은 지루함을 느끼고 입을 열었다.


"마나끼리의 싸움에 대비하는 것이지요? 성질이 변한 구현 마법은 순도율이 낮다. 그래서 결투시 불리하다. 뭐, 그런 거죠."


카리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견습 마법사인 쿨라인 학생...맞습니다. 정확하군요."


주변에서 오오라는 소리와 함께 팔린이 씩 웃는다.

아주 마음에 들어하는 표정이었다.

쿨라인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를 본 순간 잠시였지만, 기분이 꿀꿀해졌기 때문이다.


"자, 이야기는 이쯤하고 한 명씩 나오세요. 첫날이니 실패해도 구박하지 않을 겁니다."


신이난 마법사들이 '센트'라는 마법 무구에 섰다.

그리고 한 명씩 마나를 뿜어댔다.


빛이 희미하게 나오는 학생이 많았다.

판별하기가 쉽지 않아 카리안은 애를 먹었다.

그나마 마나가 나오면 다행인데, 아예 없는 학생도 태반이었다.

카리안은 한숨을 내뿜었다.


'이번, 신입은 기대감이 낮군.'


목표치가 낮으면 애꿎은 교수가 소리를 듣는다.

학생의 기대도가 곧 교수간의 힘이었기에 카리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센트가 빛을 잃더니, 진동하기 시작했다.

카리안은 이상함을 느끼고는 센트를 두들겼다.


"어제 구입했는데 무슨 일이지?"


많이 썼으면 모르나, 새로산 마법무구였다.

유명한 마법사에게 구입한 거라서 더 의아하게 여겼다.


포포포퐁!


센트에게 정신이 팔린 카리안은 문득 낮선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이었다.

카리안은 고개를 돌렸다.


청아한 푸른빛을 띈 결정체였다.

밝기가 굉장히 밝았다.


"와...엄청 예쁘다."


학생들의 말에 카리안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어디서 이런 게 튀어나왔을까?

주변을 살핀 카리안 교수는 입을 쩍 벌렸다.

그것은 마나였다.

순수한 밀집도 때문에 결정체로 보인 것이다.

센트를 넘어 교실 전체가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팔린이 그것을 보고 박수를 쳤다.

박수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작가의말

애들아 그냥 지나가는 길이야...너희는 잘못이 없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38 방아께비
    작성일
    20.06.14 18:57
    No. 1

    작가님이 독자를따돌리는 느낌입니다? 설혼은 뭐고 아이스 마법이 생겼다 더워졌다는 또 뭡니까?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4 우르르쿵쿵
    작성일
    20.06.19 01:16
    No. 2

    그래서 설혼이 뭔데요? 나중에 설명 나온다고 작가의 말에라도 쓰시지, 작가님만 아는 설정은 독자들이 몰라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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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귀족이 원하는 마법사(2) +1 20.06.04 716 27 13쪽
22 귀족이 원하는 마법사(1) +2 20.06.02 789 25 12쪽
21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5) +2 20.06.01 780 24 12쪽
20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4) +1 20.06.01 817 22 12쪽
19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3) 20.05.30 843 22 12쪽
18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2) +2 20.05.29 892 22 12쪽
17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1) +1 20.05.29 954 28 11쪽
16 아이스 메이지(4) +1 20.05.28 991 31 12쪽
15 아이스 메이지(3) +2 20.05.27 967 32 12쪽
14 아이스 메이지(2) +3 20.05.27 994 34 12쪽
13 아이스 메이지(1) +2 20.05.26 1,028 29 12쪽
12 첫 번째 징조(2) 20.05.26 1,016 28 13쪽
11 첫 번째 징조(1) +1 20.05.25 1,073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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