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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의 서재입니다.

빙법사가 힘을 안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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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
작품등록일 :
2020.05.18 16:44
최근연재일 :
2020.06.18 17:18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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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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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글자수 :
200,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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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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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획을 긋다(1)

DUMMY

일주일이 지났다.

"쿨라인, 괜찮아?"


매리스의 물음에 쿨라인은 그녀를 쳐다봤다.

연회장 일을 묻는 것이다.

그들은 일이 틀어지자, 검은 안개를 만들어서 도주했다. 처음부터 준비된 한 수였다. 쿨라인이 쫓아가려고 했지만, 남자가 발목을 붙잡아 놓치고 말았다.


"괜찮아. 그를 죽였으니까."

하지만, 아쉽지는 않았다.

연회장에서 펼친 아이스 프리즌.

차갑고도 압축이 강한 프리즌이 그 남자를 관통했다.

양손에 하나씩 총 2개였고 남자는 실드를 펼쳐 막아냈다. 그러나, 아이스 마법은 막는다고 끝이 아니었다. 적중된 실드가 얼어붙었고 몸 안에 한기가 침투했다. 남자가 부리나게 열을 올렸지만, 아이스 방패로 내려찍자 그대로 절명했다.


"모두 계획된 거였다니. 나, 소름 끼쳐."

"눈치챘잖아. 그거면 됐어. 그들도 남자의 죽음은 당황스러웠겠지. 계획에 없었을 거야."


매리스가 빙그레 웃었다.


"그러게. 다들 남자가 죽을 때 표정이 가관이더라, 특히 남자 곁에 있는 귀족. 바지에 오줌을 지렸어."

"매리스, 그런 건 기가 막히게 봤네? 평소의 취향이 그런 쪽이야?"

"뭐, 뭐라는 거야!"

"하하하, 그냥 농담한 거야. 아무튼, 남자의 죽음으로 시기를 늦췄어."

"응? 시기라고?"

"어. 마법사가 수도권을 장악하지 못했거든. 그 말은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거지."

원래라면 수도권에 있는 상권이 건테조직에 먹혔어야 했다. 그들의 연합 내부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안정된 자본과 통일된 세력.

누군가의 눈을 속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남자의 죽음으로 '주도자'가 사라졌다. 다시 주도자를 세우려면 시간이 걸렸다.

즉, 아크메이지의 '탄생'에 시기가 늦춰진 것이다.


"기회라니···. 쿨라인,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음. 마법사의 인권이 살아났다고 해야 하나? 구속되지 않는 소리야."

매리스는 미래에 대해 모른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짧게 핑곗거리를 댔다. 사실, 생각해보면 핑곗거리는 아니었지만.

"정말? 잘됐네! 안 그래도 요새 불안했거든."

"뭐가?"

"마법사들...급격히 늘어났잖아."


쿨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매리스가 말한 것처럼 두 번째 징조가 찾아왔다.

6일이 지난 어제.

마법사의 기초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다.


-마나를 느낄 수 있어요.

-용병 일을 하는데, 불을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전보다 강해진 느낌이에요. 아니, 강해졌어요. 이런 화력은 처음 느껴봐요.


'밀집도'

마나의 밀집도가 높아진 것이다.

태한의 열이 한달동안 지속된 후, 모든 인간과 몬스터는 적응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공통점이 있지.'


몬스터와 인간 모두 화속성에 강해졌다. 그게 저항력이든 화력이든 능력이 높아진 것이다. 그래서 쿨라인은 두 번째 징조를 '태한의 동화'라 칭했다.


"늘어났지. 그게 왜 불안해? 설마, 그들에게 밀릴까 봐?"

"...그런 것도 있지만, 건테조직이 강해졌잖아. 남자가 죽었지만, 그들은 아직 건재해."

"뭐, 틀린 말은 아니야."

마법사를 많이 보유한 건 '건테'조직이었다.

그건 제국에서 가장 강한 힘이자, 세력이었다.

매리스는 그부분이 염려한 것이다.

쿨라인이 매리스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러니, 우리도 바쁘게 움직이자고. 너무 미래를 볼 필요는 없어."

"으응..."

매리스가 움직이자, 쿨라인이 작게 읊조렸다.

'미래는 나 혼자 본 것으로 충분해. 힘이 전부는 아니거든.'

일행은 아카데미에 복귀했다.

#

"이번에 쿨라인이 또 한 건을 했다고?"

"연회장을 날려버렸대."

"세상에. 귀족이 뭐라고 하던가? 물어달라고 하던가?"

"배후를 잡았다며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는군. 뭐가 진실인지 모르나, 자주 와줬으면 좋겠다고 증언했네."

"허, 쿨라인에 대해 알아본 모양이군. 그의 몸값이 얼마인데 그런 얄팍한 수에 넘어가겠나?"

"귀족들이 다 그렇지 뭐. 잔머리 굴리는 건 알아줘야 돼."

"하하하하, 케미스. 자네 언제부터 쿨라인 편이었나? 중급반일때, 마음에 안 든다며 내 집에 찾아와 술을 마셨잖는가."

"험험. 그것은 한때가 아닌가? 그만 잊어주게."


쿨라인이 활약하자, 마법사의 가치가 같이 높아졌다.

그러자, 싫어하던 마법사도 등을 돌려 쿨라인을 축복했다.

쿨라인의 인기도가 늘어난 것이다.


아카데미 집무실.


"제법이야. 프리즈를 찾는 귀족이 많아졌어."


뚱하던 고델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쿨라인의 활약으로 아카데미의 명성이 올라간 것이다.


"날이 덥다보니,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쿨라인은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답했다.

"겸손하군. 그러지 않아도 될 텐데."

"아직 부족합니다. 프리즈 계열이 반열에 올라왔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 않습니까?"

"부정하지 않으마. 그러나, 나에게는 아니다. 아이스에 대해 가능성을 보여주다니 제법이야. 어쩌면 최초로 아이스 메이지가 될지도 모르겠군."

"메이지라니 과찬이십니다."

메이지는 특정 인원에게 달리는 혜택이자, 명성이었다. 그 계열에서 최고를 의미하며 현자같은 존재였다. 메이지가 된다면 마법사 사이에서 막강한 입김을 자랑할 수 있었다. 또한, 메이지는 최고 권위자와 만날 수 있었다. 메이지끼리의 만남도 가능했으며 그 일은 고델이 교수들을 소집한 것과 맞먹었다. 즉, 하나의 화제며 선두를 이끌어가는 존재였다.


"내가 지목해서 출정을 하는 시기는 지났어. 자네는 알아서 활동하도록 해."

"자유를 보장해주시는 겁니까?"

"사실, 구속해서 교수로 앉히고 싶은데 자네가 거부하지 않겠나?"


고델의 은근슬쩍 본심을 드러냈다.

아카데미를 졸업 시키기에는 아깝다는 거였다.


"하하하,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교수는 제 취향에 맞지 않아서...못 가르치는 것도 있고."

쿨라인은 할일이 넘쳤다.

설혼의 흔적과 명성을 찾아야 했으며 간테 조직을 막아 저주에 대응해야만 했다.

안정된 교수직도 좋지만, 다른 게 더 가치가 컸다.


"프리즈 계열에 속한 마법사들이 자네를 칭찬하더군. 교수에 적합하다고 어찌나 좋아하던지...난 거짓말인 줄 알았어."


고델이 뱀의 눈처럼 교활하게 말했다.

쿨라인은 섬뜩함을 느끼고는 한발자국 물러섰다.


"하하하,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법 아니겠습니까? 잠깐의 기분 전환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지속될 수는 없다라...제법이군."


드르륵


고델이 서랍을 열고 봉투 하나를 툭 던졌다.

쿨라인의 앞에 봉투가 떨어졌다.


"받아. 이번에 나온 보수금이야."

"이미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카논 남작에게 7골드를 받았다.

"그거와 별개로 아카데미에서 주는 거야. 뒷돈이 짭짤하거든."

"이런 것을...말해줘도 되는 겁니까?"

"원래는 안 되지만, 상관없어. 같은 아카데미 식구 아닌가?"


포기하지 않는 고델의 모습에 쿨라인이 침음성을 삼켰다.

독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하긴, 저런자니 작은 아카데미를 이토록 크게 키웠을 거다.

쿨라인이 가만히 있자, 고델이 피식 웃었다.


"농담이고 그냥 받아도 돼."

"알겠습니다."


쿨라인은 봉투를 짚어 품안에 넣었다.

돈은 많을수록 좋았다.

특히, 뒤탈 없는 돈이야 말로 진정한 자본이 아니겠는가.

드르륵

쿨라인이 문을 열고 나가자, 고델은 의자에 등을 대고 기댔다.

"재미있는 마법사가 들어왔어. 탐이 나긴 한데, 한계점은 존재하니까."

#

쿨라인이 나오자 일행이 따라붙었다.


"얼마 받았어?"

"그걸 어떻게 알고 있냐."

"가슴 부분이 볼록하니까. 눈치챈 거지."

"...봉투가 쓸데없이 크군."

"안 줄 생각이었어?"

"아니, 한턱 쏠 게."

팔린과 매리스가 기뻐했다.

얼마만에 마법사다운 술자리인가.

연회를 즐겼지만, 후배들 눈치가 보여서 많이 마시지 못했다.

뚜벅뚜벅

쿨라인은 일행을 데리고 잡화점에 들어섰다.

"?"

둘은 이해하지 못했는지 쿨라인을 쳐다봤다.


"뭘 생각한 거야. 장비 하나씩 맞추자고."

쿨라인은 어깨를 으쓱하며 시선을 넘겼다.


"...그러면 그렇지. 어쩐지 쉽게 허락하더라."

"흐흐. 난 술도 좋지만, 이것도 마음에 들어. 희귀한 게 많잖아."

"너나 실컷 즐겨. 무슨 마법사가 장비탓을 해. 그건 괜한 멋이라고. 실력이 있으면 장비가 무슨 소용이야, 안 그래?"

쿨라인이 매리스의 말에 턱을 긁적였다.

"매리스는 안 산다고?"

"뭐라는 거니, 당연히 사야지. 쿨라인, 네가 사주는 거지?"

"뭐. 그렇지. 봉투 받았잖아."

딸랑

잡화점에 들어서자, 중년 남자가 일행을 맞이했다.



"어서오십시오. 아이고. 마법사님들이 아니십니까."

"어떻게 아셨습니까?"

"하하, 이곳에 온 손님은 대부분 마법사여서...척보면 압니다."

쿨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티팩트를 살폈다.

대부분 공격위주였고, 방어 아티팩트가 적었다.


'무엇보다...화속성이 너무 많군.'


눈에 보이는 것만 일곱개.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다.


"주인장, 아티팩트도 사는가?"

쿨라인이 이곳에 온 목적이었다.

이곳은 수도권 쪽에 위치해 있으며 사방이 탁 트인 명당이었다.

그래서 알아보려고 온 것이다.

"물론입니다. 아티팩트야 언제나 환영입니다. 다만, 성능을 조금 보고 있습니다."

"성능?"

"...예. 마법사님들이 많아지셔서 그런지, 은근히 아티팩트의 기능을 따지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저희도 그에 맞춰서 장사를 하다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파는 게 아니고 구매잖습니까. 이해해주십시오."

"성능이야...문제 될 것은 없지."

쿨라인은 품안에서 아티팩트를 꺼냈다.

한 개, 두개.

차곡차곡 쌓여가는 아티팩트.

잡화점 주인은 흥미가 식은 얼굴로 다량의 아티팩트를 훑어보았다.

딱봐도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다.

저런식으로 많은 아티팩트를 가져온 마법사중에서 제대로 된 아티팩트는 드물었다.


"1서클 아티팩트군요."

"보는 눈이 제법이군. 애들이 만들었는데, 팔아달라고 하도 보채서 말이지."

"...솔직하시군요. 그러나, 많이 쳐드릴 수 없습니다."

"전시만 한다면 상관없네."

"그렇다면야...사겠습니다."

"잘 됐군. 전부 샀으니, 이것도 팔지. 사겠나?"

주인장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3, 3서클 아티팩트..."

"나름 쓸만할 거야."

"누, 누구십니까."

"물건 사려고 온 마법사지."

"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주인장은 후다닥 방으로 들어가서 스캔 마법을 펼쳤다. 그도 마법사여서 가능한 거였다.


'방어 마법...그리고 이것은!'


빙속성이었다.

차가운 얼음은 아티팩트를 만지는 것만 해도 시원했다.

게다가 방어도가 측정불가.

명품중에서도 최상급이었다.


'미쳤구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프리즈 계열이 늘어나면서 빙속성 마법이 있다고는 들었다. 그러나, 듣기만 했을 뿐 본적은 없었다. 그래서 거짓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눈앞에 떡하니 등장했다. 그 말은 진실이었다.

탁.

주인장은 부르르 떠는 손으로 아티팩트를 만졌다.

가치를 알고 만지니,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주인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자, 잠깐만."


얼마에 살까 고민하던 중에 애들이 만들었다는 아티팩트가 눈에 보였다.


"서, 설마."


주인장이 다가가서 속성을 확인했다.

철퍼덕, 다리가 풀렸는지 주저앉았다.

아픔을 느낄 텐데, 입꼬리는 자신의 통제를 듣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갔다.

1서클 아티팩트는 전부 '빙속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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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귀족이 원하는 마법사(1) +2 20.06.02 786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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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4) +1 20.06.01 815 22 12쪽
19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3) 20.05.30 840 22 12쪽
18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2) +2 20.05.29 890 22 12쪽
17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1) +1 20.05.29 952 28 11쪽
16 아이스 메이지(4) +1 20.05.28 989 31 12쪽
15 아이스 메이지(3) +2 20.05.27 964 32 12쪽
14 아이스 메이지(2) +3 20.05.27 990 34 12쪽
13 아이스 메이지(1) +2 20.05.26 1,027 29 12쪽
12 첫 번째 징조(2) 20.05.26 1,012 28 13쪽
11 첫 번째 징조(1) +1 20.05.25 1,066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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