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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수건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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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연중 근황, 5월초

짜잔. 때수건입니다.


별로 할 말은 없지만 문득 생각나서 생존신고 올립니다.


잘 살아 있고요, 14장도 어영부영 쓰고 있습니다.


언제 다 쓸지는 모르지만, 그냥저냥 쓰고 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마감을 너무 길게 잡아서 그런지 더 편하게 쳐놀고 있는 듯해요.


게다가 공장 근무시간도 적어서 더욱 알차게 빈둥거립니다.




하루 8시간 근무. 이게 정말 사람 살리네요.


12시간2교대만 다니다가 8시간3교대라는 신세계를 체험해보니까...


몸이 안 망가져요! 정말 신기해요!


2달이 넘었는데도 몸 상태가 이렇게 멀쩡한 곳은 처음입니다.


근무환경이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닙니다.


톨루엔과 아세톤을 매우 자주 씁니다. 천식이 있는 저로서는


갑자기 숨이 훅 막히는 경우가 자주 나와요.


무거운 동판을 자주 들어서 관절들도 무사하진 않지만


그래도 딴 곳과 비교하면 정말 살만해요.


그러나. 언제나 퇴사는 제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운명적인 데스티니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




이런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을 잘 안 씁니다.


이걸 딜레마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10대때부터 온갖 이유로


별의별 딜레마는 다 겪어와서 나름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딜레마가 조금 크게 다가옵니다.


글을 쓰면 다음날 일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몇 페이지만 써도 기운이 다 빨리는 느낌입니다.


밤새 술 마시면서 떠들고 논 것처럼 피곤해져요.


정신적인 소모가 너무 크다보니, 어쩐지 손이 안 가는 점도 있어요.


딱히 지금 쓰는 부분들이, 뭐, 영혼을 갈아넣어서 쓰는 것도 아니에요.


안정된 직장에 들어오고, 나이를 먹다보니, 예전처럼 그렇게


몸과 정신을 불태우며 달리는 일을 조금 주저하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마 언젠가는 또 부지런히 쓸 겁니다.


아예 접을 일은 없을 거예요... 지금까지 수십, 수백번 접어봤거든요.




그럼 저 풍족한 휴식시간엔 뭘 하느냐.


플스랑 놀죠. 지난달엔 디비전 요원이 되어 워싱턴을 누볐다면


요즘은 데이즈곤으로 바이크 몰고 좀비사냥 다닙니다.


데이즈곤을 하면서 문득 느끼는 거지만,


나이를 먹고, 인생에서 중요하다 생각한 목표가 점점 간소화되다보니까


오감을 충족시키는 일에 관심이 없어져버린 것 같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남들은 그 게임을 하면서 그래픽과 사운드에 대해 칭찬을 하고


프레임드랍과 영상&음성 싱크가 안 맞는 걸 욕하는데,


전 막눈 막귀라 그런지 그런 건 거의 신경이 안 쓰이더군요.


게임을 벗어나서, 냄새도, 맛도, 촉감도 다 흥미를 잃다보니


뭔가 맛있는 것을 먹는 일에도 관심이 없고, 연애도 안(못)합니다.


보통 인간의 감각을 위 5가지로 나누지만


유식불교에선 8가지로 나눕니다. 저 오감에 의식, 자아, 기억이 추가되죠.


요즘 게임을 하다보면, 오감보다는 저 나머지 감각을 충족시키는데


더 집중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즈곤은 정말 훌륭한 작품이었어요.


좋은 스토리와, 즐거운 좀비 사냥. 그리고 쫄깃한 호드 사냥.


KakaoTalk_20190504_233915028.jpg

나 잡아 봐~라~♡ 꺄르르륵~♡ (잡히면 사망)



그나마 고양이라도 안 키웠으면, 제 인간성 안의 중요한 무언가들도


언제인지 모르게 하나둘 스르륵 사라졌을 것만 같아요.


전 그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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