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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피트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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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스트맨
작품등록일 :
2019.03.09 00:54
최근연재일 :
2019.06.03 17:0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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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
추천수 :
251
글자수 :
635,842

작성
19.05.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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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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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59화

DUMMY

리피트가 열심히 정령들을 찾아다닐때, 미르네는 자신의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었다.


"얘들아! 오랜만이야!"


제일 늦게 정령계에 들어간 미르네. 미르네가 정령계에 들어가자마자 반겨준 건 아르보레와 함께 있는 친구들이었다.


"어머! 미르네 님!"


"텔루스, 에우루! 잘 지냈어?"


"네. 저희야 뭐 항상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별 일도 없었구요. 미르네 님은 잘 지내셨습니까? 봉인에 들어가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봉인에 들어가긴 했지만, 보다시피 이렇게 밖으로 나와서 잘 돌아다니고 있어."


"아르보레한테서 들었어요. 근데 제가 듣기론 인간이랑 함께 다니신다고..."


"응. 리피트란 녀석인데 내가 지금처럼 밖으로 나와 돌아올 수 있게 해준 좋은 애야. 인간치곤 굉장히 강한데다가 가지고 있는 마나량도 엄청 많고. 아마 니네도 보면 굉장히 마음에 들어할걸?"


"아무리 그래도 인간은 조금.."


"저도 인간은 좀.."


미르네가 인간과 함께 다니고 있다는 말에 싫은 표정을 짓는 정령들. 그들은 인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싫어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정령들은 인간들이 자신들의 어머니인 미르네를 싫어하고, 미워하던 모습들을 기억 하고 있었다. 정령들은 죽지 않는 몸은 아니었지만, 수명의 한계는 없는 존재들. 이전의 일들을 잊지 않은 정령들이 인간들을 싫어하는 건 당연했다.


"아니야. 이젠 오랜 시간이 흘렀고, 나를 싫어하던 녀석들은 전부 죽거나 모습을 감췄어. 지금 존재하는 인간들-리피트도 마찬가지야-은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이야. 그러니까 너무 싫어하지마."


"미르네 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알겠습니다. 그들에 대한 생각을 바꿔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억지로 마음을 열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편견없이 봐줬으면 좋겠어."


아르보레와 함께 오랜만에 보는 정령들과 근황을 이야기하며 길을 걷는 미르네.


그들은 어느순간부터 엄청나게 많은 정령들이 몰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야? 왜 다들 여기 모여있지?"


주변에 빽빽하게 모인 정령들. 미르네와 정령 일행들은 인파 사이로 간신히 나아갔다. 힘겹게 인파들을 빠져나온 그들이 볼 수 있었던 것은...


"리피트... 너 여기서 뭐해?"


ㅡㅡ


"줄 서세요. 줄! 거기 새치기하지 마시고!"


리피트는 수많은 정령들을 일렬로 세우고 있었다. 모두들 리피트와 계약하고 싶어 지원한 이들이었다. 아까와 비교하면 정말 눈부실 정도의 인기. 리피트는 순서대로 줄을 선 이들을 한번에 5명씩 면접을 보기 시작했다.


"아아, 저는 광물의 정령입니다. 저기있는 보석의 정령의 오빠로서.."


"안녕하세요. 햇빛의 정령이에요. 저는 보석의 정령이 다니던 정령대학교의 교수로써.."


"학연 지연 안 받습니다."


어디선가 안경을 꺼내 쓴 리피트는 매몰차게 대답했다.


"전 여러분들의 능력만을 기준으로 철저히 공정하게 선발할겁니다. 다음 분!"


"저는 돈의 정령입니다. 우선 이건 제가 드리는 작은 성의인데.."


"어허! 저를 거지로 보는 겁니까! 저도 돈 많습니다! 탈락!"


슬며시 자신의 주머니로 들어오는 묵직한 촌지를 쳐내는 리피트. 그리고 애석하게도 리피트와는 맞지않는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리피트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같은 내용 다른 말뿐이었다.


"죄송하지만 루아와는 함께하시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귀하께서 갖고계신 잠재력은 정말 높이 평가하지만 저희와 함께하시기에는..."


"저희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맞지 않으셔서.."


리피트가 그렇게 조금씩 인원을 줄여나가고 있을 때쯤 저 멀리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두 사람을 보니 플렘이 왜 혼자 떨어져있는지 알겠네. 이렇게 꿀이 떨어지는데 플렘이 오려고 할리가 없지. 너희들 그렇다고 다른애들 까먹고 둘이서만 놀면 엄마가 슬프다?"


"깜짝 놀랐어! 둘이 결혼이라니! 정령 최초 아니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미르네와 아르보레였다. 다른 두명의 정령과 함께 나타난 두 사람은 리피트의 앞에 길게 늘어선 정령들의 줄을 보곤 황당하단 표정을 지었다. 줄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그 맨 앞에는,


"소리의 정령이시라구요? 흐음. 그렇군요. 잠시 뒤에 뵐수 있을까요? 네. 1차합격이십니다. 잠시 뒤에 뵐께요. 수고하셨습니다. 화이팅! 자 다음분!"


"리피트... 너 뭐해?"


ㅡㅡ


"그러니까! 이 녀석은 날 배척시킨 인간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심지어 나랑 아르칸 언니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주는 애야. 아르칸 언니뿐만 아니라 나도 데르카스도 아르보레도 다 이 녀석의 신세를 지고 있어. 그러니까 함부로 대하지 마."


"저흰 그런 분이신줄도 모르고.."


"어쩐지... 신수가 잘 따르더라구."


미르네는 정령들을 모아놓고 리피트를 소개했다. 아무래도 정령들은 인간들과 사이가 안 좋은 듯 했는데, 미르네가 리피트는 그런 애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덕분에 리피트를 인간이라는 이유로 피하던 정령들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리피트와 계약하면 미르네, 아르보레, 거기에 루아까지 만날 수 있다는 말에 아까보다 더욱 인기가 폭발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미르네가 면접 내용을 모두 흩트려버리는 바람에 평범하게 정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어진 리피트였다.


자신에게 들이대는 수많은 정령들. 리피트는 그들을 보면서 회의감에 빠졌다.


"여기있는 모두들 결국 내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쳐다도 보지 않던 녀석들이잖아..."


리피트는 한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며 구애하는 수많은 정령들. 어느새 광장에 도착한 리피트는 분수대 근처에 앉았다. 멍하니 자신을 둘러싼 정령들을 돌아보던 리피트에게 어떤 정령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많아진 사람들 때문에 휴식을 방해받은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정령들 사이를 빠져나가는, 축 쳐진 어깨의 정령. 리피트는 그가 누군지 쉽게 기억해낼 수 있었다.


'미르네가 말해주기 전에도 나를 피하지 않던 정령.'


그리고 누구보다도 피곤해보이던 정령. 리피트는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마음을 먹었다.


'차별하지 않던 저 정령으로 하자. 피곤해 보인다고? 내가 쉬게 해주면 되지.'


리피트는 그를 향해 곧장 달려갔다. 피곤에 쩌든 눈빛을 한 정령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남자를 비켜가려 했다. 하지만 그 남자가 손을 내밀자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제 이름은 리피트라고 합니다. 정령이시죠? 당신과 계약하고 싶습니다."


창백한 낯빛의 남자는 리피트에게 물었다.


"저를요? 주변에 다른 좋은 분들이 많은데, 왜 저와 함께 하려 하시나요?"


리피트는 슬쩍 주변을 둘러봤다. 그중에는 기라성같은 엄청난 정령들도 있었다.


"저에게 있어서 이 정령분들은... 미안하지만 그쪽이 더 잘보이게 해주는 불빛같아서요. 이분들 덕분에 당신이 얼마나 좋은 정령인지 볼 수 있어서, 그래서 계약하고 싶습니다."


"말이 조금.. 이상하시네요."


리피트의 말이 이상하다고 대답하는 정령. 하지만 리피트는 그런 그의 얼굴에 슬며시 나타나는 미소를 볼 수 있었고, 그는 이내 리피트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저는 일의 정령, 워크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생기를 잃어버리는, 노동과 근로만이 삶의 즐거움인 일의 정령 워크. 그가 리피트와 맺어지게 되었다.


ㅡㅡ


루아와 리피트가 각자 정령들과 계약이 완료되자, 리피트 일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정령계의 밖으로 빠져나왔다. 아르보레는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아쉬웠는듯 서로 전화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였고, 미르네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정령계로 향하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곧장, 차를 타고 유적지를 향해 내달렸다. 차 안에서 리피트는 보석의 정령인 디위티와 일의 정령인 워크의 능력을 듣고 있었다.


"보석을 만들어 낸다라... 보석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다르고?"


"네. 정확히 말하면 원하는 능력을 담은 보석을 만들수 있어요. 아직 제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특수한 것들은 아직 만들수가 없지만, 앞으로 마나도 늘고, 능력을 자주 사용해서 익숙해지면 신기한 것들도 잔뜩 만들 수 있을 거에요."


놀랍게도 루아와 맺어진 디위티는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정령이라고 했다. 리피트는 루아와 나이대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디위티가 루아의 좋은 친구가 되줄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워크... 말만 들어서는 네 능력이 뭔지 정확히 모르겠어."


"당연합니다. 제 능력은 엄청 포괄적이기 때문이죠."


아직도 피곤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일의 정령 워크. 하지만 그의 눈빛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반짝 빛나고 있었다.


"저는 말 그대로 일을 하는 정령입니다. 그 어떤 것이든 저에게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시켜주세요. 저는 고대의 정령 중 하나라서 다른 정령들과 달리 마나를 통해 힘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제 숙명, 즉 일을 함으로써 힘이 늘고, 강해지죠. 지금은 일을 안 한지 하도 오래되서 제대로 능력을 쓰지 못하지만, 많은 일을 하기 시작하면 곧 힘들이 돌아올겁니다."


놀랍게도 이 지친 안색, 굽은 어깨의 정령은 고대부터 존재했던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정령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리피트는 마치 일주일간 야근한 회사원을 보는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에게 일을 시켜도 되는가 싶었지만, 워크 본인은,


"지금 제 몸이 이런 건 일을 하지 못해서 이렇게 된 겁니다. 하하, 모습이 좀 그렇죠? 하지만 일을 하게 되면 제 몸상태도 원래대로 돌아올테니, 걱정하지 마십쇼. 그런 의미에서 제가 당장 할 일이 있을까요? 일단 조금이나마 제 힘을 찾고 싶어서요."


일을 하면 힘이 돌아온다니, 워커홀릭 그 자체인 정령에게 다시금 힘을 쥐어주려면 리피트는 일을 시켜야했다.


'딱히 시킬 일이 없는데?'


그런데, 놀랍게도 리피트 일행은 할 일이 없었다.


'청소? 그건 정령계 들어가기 전에 했고, 루아 돌보기? 디위티가 해주고 있고... 운전?은 미르네랑 아르보레가 좋아하는데 그걸 포기를 할까?'


심지어 식사는 아공간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따뜻한 음식을 꺼내먹고 있었다.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시킬 일이 없는 상황. 리피트는 없는 일을 만들어내서 맡겨야 했다.


'맞다. 그게 있었지.'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이는 리피트. 리피트는 워크에게 시킬 기가 막힌 일을 하나 생각해냈다.


"워크, 일단 이거 받아."


리피트는 워크에게 아공간에 넣어두었던 아르칸 주신의 성물을 꺼냈다.


"이게 뭐냐면, 세상 구석구석을 살펴볼수 있는... cctv같은? 그런 거야."


"cctv가 뭡니까?"


"음... 지금 우리의 모습들을 모두 영상으로 찍어서 감시하는건데 아마 사용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거야."


성물을 건네받은 워크가 마나를 흘려보내더니 스르르 눈을 감았다. 워크는 눈을 감았지만, 그의 눈 앞에는 또다른 세상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전시대로 보이는 곳에 수많은 안경을 모셔놓고 하나하나 정성스레 닦고 있는 여성의 모습. 워크가 그녀에게 눈을 맞추자 워크의 눈에,


[이름 :루벨


종족 :드래곤]


이라는 창이 떠올랐다. 당황한 워크가 주위를 둘러보자 중앙의 위쪽에 <문더스 대륙: 레드 드래곤 루벨의 거처>라는 글이 떠올랐다. 워크는 자연스레 머릿속에 지도가 떠오르면서, 그가 보고 있는 곳이 어디에 위치한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다른 곳은 못보는 건가요?"


워크의 말이 끝나자 시점이 쭈욱 위로 떠올랐다. 워크는 대륙 전체를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저희가 있는 곳을 좀 보고 싶은데요."


그러자 다시 시점이 밑으로 내려가더니, 현재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리피트 일행의 모습이 보여졌다.


"흠. 이렇게 사용하는 거군요."


성물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가 된 워크가 성물과의 접속을 끊었다. 자연스레 그가 보고있던 풍경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린 워크가 리피를 바라보곤 고개를 끄덕엿다.


"제가 무슨 일을 해야할 지 알 것 같습니다."


"그래?"


"네. 이 세상의 모든 일을 기록하라는 것이군요. 정말 저에게 딱 맞는 일입니다."


"엉?"


'이게 뭔 소리야?'


사실 리피트는 이 성물을 사용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대충 들은 이야기로 이런 능력이겠거니 생각해서 단순히 성물을 보호하는 역할과 거기에 살짝 더하자면 차가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안 막히는 도로는 어느 방향인지 이런 걸 물어보려 했다. 그런데 워크는 그것보다 더한 일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워크는 리피트가 고작 그 정도의 일을 시킬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워크가 생각한 건 성물을 통해 볼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일을 기록하는 것. 말도 안되는,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일.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일이기 때문에 워크는 더욱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지금 당장 시작할까요?"


"그래도 되겠어? 필요한 건 뭐 없고?"


워크는 손을 스르륵 펼쳤다. 그러자 그의 손 안에서 갑자기 종이와 펜 등등이 나타났다.


"이건 제 정령력으로 만들어낸 종이와 펜입니다. 여기에 기록하면 제가 없애지 않는 한 평생 남아있죠. 그리고 보관도 간단하게 이렇게."


워크가 손을 한 번 휘젓자 예쁜 입자가 되어 부서지는 필기도구들. 그리고 그것들은 자연스레 워크의 몸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제 몸 속에 저장됩니다. 종이에 적은 내용들이 모두 제 기억이 되는 거죠. 역으로 언제든 제 기억을 종이에 담아 꺼낼 수도 있구요."


괜히 고대의 정령이라고 자칭하는 게 아닌듯 워크는 정말 일에 특화된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면 일단은 잘 부탁해."


"맡겨주신만큼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다 드리겟습니다."


리피트는 활활 타오르는 그의 눈빛에 흠칫했다. 워크는 뒤쪽에 자리를 잡더니. 성물을 조심스레 내려놨다. 눈을 감고 집중하는 그의 모습을 보곤 리피트는 운전석으로 향했다.


"어느정도 왔어? 곧 도착할거 같아?"


"음.. 글쎄요? 위치는 이 근처인거 같은데, 보시다시피..."


운전대를 잡고 있는 아르보레가 앞을 가리켰다. 아르보레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긴 리피트는 도로에 빽빽하게 늘어선 차들이 보였다.


"뭐야? 아깐 텅텅 비어있었는데?"


"저희가 정령계에 갔다온 사이에 이쪽 길이 밀리기 시작했나봐요."


리피트는 차를 탄 이후로는 모르고 있었지만, 리피트 일행이 다시 달리기 시작한 이후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 도로가 지금은 꽉 막힌채 앞으로 나아가질 않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한참은 더 걸릴거에요. 그냥 한숨 푹 자고 계세요."


"그래야 되나?"


한숨을 내쉰 리피트는 다시 뒷 좌석으로 돌아왔다. 뒤쪽엔 여러명의 이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리피트는 침대에 누우려는 계획을 반쯤 포기했다. 차의 앞쪽엔 루아와 디위티가 사이좋게 놀고 있었다.


"루아야. 앙~."


"삐이!"


창문 옆에서 루아에게 예쁜 보석을 먹이고 있는 디위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리피트 또한 마나석을 들고 루아에게 다가갔다. 루아의 뒤쪽에서 쓰윽 마나석을 내미는 리피트. 루아는 오물오물 맛있게도 리피트의 마나석을 씹어먹었다.


'귀여워.'


살짝 웃음 지은 리피트는 루아의 입가에 부스러기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리피트는 루아를 안고 화장실로 향했다. 자신한테 묻은 거였다면 망설임없이 '정화' 나 '클린' 마법을 통해 깨끗이 했겠지만, 귀여운 루아의 입을 직접 닦아주고 싶은 게 아빠의 욕심. 리피트의 뒤를 디위티가 따랐다.


"누가 쓰고 있나보네... 어?"


리피트는 차 안의 화장실 문이 닫힌 걸 보곤 고개를 갸웃했다. 미르네와 아르보레는 분명 운전석에 같이 앉아있었고, 디위티와 루아 그리고 리피트는 보다시피 화장실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분명 워크는 차 뒤쪽에 있었는데...


쾅쾅쾅.


"안에 누구야! 문 열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리피트는 황급히 화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만약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곳에 누군가 숨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리피트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방금 전에 보았던 풍경.


워크가 자리하고 있었을, 침대가 있는 차의 뒤편. 리피트가 뒤쪽을 봤을때 사람이 많으니 침대에 누울수 없겠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루아와 디위티는 차의 앞쪽에 앉아있었고, 뒤쪽엔 워크 한명 뿐이었을텐데 그러면 그때 리피트가 봤던 다른 이들은?


"젠장!"


짧게 말을 내뱉은 리피트는 곧장 뒤를 돌아보았다. 차의 내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위치. 그리고 뒤쪽에 뭉쳐있는 여러명의 사람들. 눈치를 채고 숨어있는 듯 했지만, 약간의 실루엣이 보였고, 리피트는 망설임없이 그쪽으로 몸을 날렸다.


"으아악!"


리피트는 괴한에게 날라차기를 먹이며 착지했다. 한 명이 저 멀리 나동그라졌지만, 그런건 리피트에겐 별로 중요치 않았다. 계약을 맺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본인의 입으로 지금은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 했던 자신의 계약정령, 워크의 안전을 확인해야 했다.


"워크! 괜찮아? 어디 다친데 없ㅇ.. 어?"


"지금 다쳤습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갑자기!"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리피트는 눈을 크게 떴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리피트의 눈앞에 있는 여러명의 괴한들은... 모두 워크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날라차기를 맞고 나동그라진 워크가 궁시렁 대며 일어났다. 그 사이 리피트의 뒤쪽에서,


"어유 시원하다~. 화장실도 엄청 좋네."


화장실의 문을 열고 나오는 또 한명의 워크.


'이게 뭐야?'


"갑자기 때리시면 곤란합니다. 리피트님."


그리고 공손한 느낌으로 리피트에게 지적하는 다른 3명의 워크들. 리피트는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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