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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피트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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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스트맨
작품등록일 :
2019.03.09 00:54
최근연재일 :
2019.06.03 17:0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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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8
추천수 :
251
글자수 :
63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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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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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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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37화

DUMMY

가게 밖으로 나온 리피트는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있음을 발견했다.


'지금 출발해도 위에 있는 가게는 문을 닫겠지?'


방금전 리피트가 들어간 가게도 장사가 거의 끝물이었다. 내일 직원이 말해준 곳을 들리기로 마음먹은 리피트는 지팡이를 통해 미르네와 아르보레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야?


-우린 지금 공원 분수.


-공원? 그런데가 있어?


-응. 성문 입구에서 우측길로 쭉 올라오면 있어. 못 찾겠으면 나랑 아르보레가 갈게.


리피트는 주변을 잠시 돌아봤다. 수많은 가게 한가운데. 리피트는 이곳을 어디라고 설명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어디라고 설명할 수가 없는 곳이야. 내가 공원으로 갈게.


-마을 안이야?


-어? 어어.


-그럼 우리가 그쪽으러 갈게. 잠깐만.


-여기가 어딘지 나도 모르는데 어떻게 오려...


리피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에 든 지팡이에서 빛이 살짝 뿜어져 나왔다. 그러더니 리피트의 옆에서 미르네와 아르보레가 나타났다.


"짜잔!"


아르보레가 귀엽게 포즈를 취해보였다. 지팡이를 타고 온게 신기한듯, 연신 지팡이를 만지는 건 덤. 리피트는 두 사람을 데리고 근처의 여관으로 향했다. 리피트는 굉장히 비싸보이는 곳으로 향했는데, 이는 좀 전에 직원이 말해주었던 가게 근처에는 모두 고급진 곳들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미르네의 요청에 리피트는 평소와는 달리 1인실 3개가 아닌 1인실 1개와 2인실 1개의 요금을 냈다. 리피트는 처음 빌린 2인실이 궁금해서 미르네와 아르보레의 방에 같이 들어갔다.


'1인실보다 더 좋아보이는데?'


당연히 1인실 두개값보다 더 비싼 방이라 그런거였지만 리피트에게 그런 점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뭐야. 1인실 두개합친 것보다 방도 더 넓어보이고. 씻는곳도 따로 있고. 왜케 고급져?"


"여기가 더 비싸잖아. 돈 값은 해야지."


"그래도 차이가 이 정도라니..."


리피트는 두 사람을 보곤 포장해온 목걸이가 생각났다.


"맞다. 얘들아 이거."


리피트는 아공간에서 상자를 꺼내어 두사람에게 건넸다.


"이게 뭐에요?"


아르보레가 눈을 반짝 빛내며 리피트를 쳐다봤다. 미르네는 포장된 상자를 둘러보다가 포장지 밑부분에 작게 적힌 가게 이름을 눈치 챘다.


"이거 목걸이 같은거야?"


"어..."


미르네가 단박에 맞춰버리자 리피트의 힘이 조금 빠졌다. 하지만 미르네의 도끼눈을 바라보자마자 곧장 변명을 꺼냈다.


"알아내야 할 정보가 있었는데 그걸 알아보는 과정에서 사게 된거야. 왜 가게 주인들이나 직원들 있잖아. 물건 사주면 이것저것 알려주는 사람들. 이왕 살거 목걸이로 산 거 뿐이야. 진짜야."


"와! 엄청 이쁘다. 감사합니다!"


어느새 포장을 다 뜯고 목걸이를 들고 있는 아르보레. 아르보레는 그대로 미르네에게 다가갔다.


"엄마. 목걸이 걸어주세요."


미르네는 목걸이를 받아 아르보레에게 걸어줬다. 리피트는 흐뭇하게 그 광경을 보곤 방에서 나왔다.


자신이 묵는 방으로 돌아간 리피트는 편안한 마음으로 그날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리피트는 일행들을 데리고 도시에서 제일 크다는 가게로 향했다. 주변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비싸보이는, 그리고 건물도 가장 거대한 상점. 하지만 리피트 일행에겐 별로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마탑의 상점은 이것보다 훨씬 컸었고, 다크 엘프들의 도시에도 이만한 건물들은 수두룩 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르보레는 누구보다도 거대하던 세계수 였으니, 이런 건물들은 횡경막에 기별도 안 갈만큼 평범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점잖게 차려입은 직원이 리피트 일행을 맞아주었다.


"어서오십쇼."


"안녕하세요. 여기서 지하로 갈 수 있는 증표 같은 걸 살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요."


"통행증 말씀이신가요?"


"네."


"혹시 이곳의 회원이신가요?"


"회원이요? 아뇨."


"죄송하지만 특별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층은 회원 분들만 들어가실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럼 회원이 되면 얻는 다른 혜택들이 있나요?"


"예. 회원이 되시면 안의 물건들도 싸게 구입하실 수 있고, 매달 많은 상품도 드리구요. 금액의 일정부분이 따로 쌓이셔서 돈 대신에 사용하실 수도 있으세요."


리피트는 잠시 생각했다. 혜택만 보면 딱히 나쁠 건 없어보였다.


"회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되요?"


"저쪽에서 카드를 인식시키신 뒤 돈을 결재하시면 됩니다. 첫 결재는 최소 3개월이상 하셔야하구요. 한달동안의 요금은 1만 골드 입니다."


"1만 골드요?"


리피트의 입이 떡 벌어졌다. 돈이 부족한건 아니지만, 돈을 낭비하고 다니는 건 반대였다. 그런 관점에서, 통행증 하나를 얻기 위해선 너무나 과분한 돈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야기를 듣고 보니 통행증을 사는데도 돈을 또 내야하고, 3개월이 기본이니 우선적으로 3만 골드를 써야했다. 만 골드가 넘어가면 리피트에겐 조금 벅찬 금액이었다.


리피트는 어쩔수 없이 출구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 생각 좀 해보고 오겠습니다."


"네. 안녕히 가십시오."


리피트는 밖으로 나온채 거리를 걷고 있었다. 리피트의 머릿속에선 돈 계산이 한창이었다.


'3만골드 + 알파, 지하로 내려가면 거기에서 검을 만들어줄 사람을 찾아서, 거기에 또 돈을 지불하고, 재료비도 대주고.. 허허...'


리피트는 분명 돈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렇게 보니 돈이 엄청 부족해 보였다. 관공서 같은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곳이나 생각해볼법한 지출. 리피트는 통행증을 사는 것은 마음을 접기로 했다.


근처에서 향긋한 고기 냄새가 맡아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상당히 내려왔는지 조그만 점포들이 음식을 파는 골목으로 내려온듯 했다.


'그냥 얘네 둘 먹고 싶어 하는 거나 사주자.'


맛있는 요리라면 아공간 속에 잔뜩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다니면서 먹기에는 너무 차려먹어야하는 음식들뿐. 리피트는 아르보레를 살짝 쳐다봤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르보레는 주변의 음식점들에 시선을 잔뜩 뺏겨있었다.


"아르보레. 뭐 먹고 싶은거 있어?"


아르보레가 미르네의 눈치를 봤다. 미르네는 허락하는 말 대신 옆에 있는 고기 꼬치들을 가리켰다.


"우리 이거 먹자."


미르네는 바로 옆에서 풍기는 고기 꼬치의 맛있는 냄새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눈빛으로 사달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중이었다. 리피트가 아르보레를 살짝 돌아보자 아르보레가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피트가 드워프 아주머니가 맛있게 구워준 꼬치를 두 사람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에게도 리피트에게도 인사하는 아르보레. 짧은 사이 아주 예의바른 아가씨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리피트에게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아르보레 하고 싶은 거 다 해!'


리피트는 둘을 데리고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음식도 먹고 재밌는 놀이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배를 가득 채운 세 사람.


"오늘 점심은 이걸로 끝."


리피트는 한 손에 쥐고 있는 꼬치 구이를 입안 가득 밀어넣으며 말했다. 아직 점심때가 되려면 꽤 남은 시간이지만,일찍부터 이것저것 잔뜩 먹고 다닌 리피트 일행은 그런걸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른 곳으로 가기위해 발길을 돌리는 리피트 일행. 고기 한 점을 오물오물 빼서 먹고 있던 아르보레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으..으으."


굉장히 더럽고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드워프였다. 그런 드워프가 비틀거리며 아르보레에게 다가왔다. 리피트는 그를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미르네가 리피트를 막았다.


다가온 드워프는 갑작스레 푹 하고 쓰러져버렸다. 아르보레는 쓰러진 드워프에게 다가갔다.


"무...물..."


아르보레는 양손을 쳐다봤다. 하지만 양손에 쥐고 있는건 고기 꼬치 뿐. 그 모습을 보던 리피트가 앞으로 나섰다. 미르네는 더이상 그를 막지 않았고, 다가간 리피트가 마법을 사용했다.


"워터."


리피트의 손가락 앞에서 생성된 물이 드워프의 입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컵이 없었기 때문에 조절이 되지 않았지만, 그런건 상관없다는 듯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드워프의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났다.


리피트는 왠지 모르게 그에 대한 연민이 솟아올랐다. 왜 이렇게 된건지 리피트가 알 수는 없었지만, 그저 그런 드워프의 모습에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


아르보레가 배고파하는 드워프에게 고기를 주려 했지만 리피트는 손을 들어 이를 막았다.


'며칠은 굶었을거야. 그런 사람한테 바로 고기같은 걸 주면 안돼.'


리피트는 아공간에서 죽을 하나 꺼냈다. 예전에 마나를 다쓰고 누운 이후 챙겨놓았던 소화에 편한 죽. 리피트는 쓰러져 있는 자에게 수저와 함께 죽을 건넸다.


"잠깐만요."


리피트는 벌컥벌컥 들이키려는 걸 막은뒤 마법을 이용해 드워프를 씻겨냈다. 얼굴이 깨끗해진 드워프에게 리피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죽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여자잖아?'


리피트가 씻겨주기 전까진 온몸이 더럽게 묻어있어서 성별을 알 수 없었다. 물론 덩치로 보면 드워프 여성이었지만, 덩치로 판단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죽의 그릇까지 싹싹 닦아먹은 드워프가 리피트를 쳐다봤다. 그러더니 꾸벅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꼬르륵. 인사를 건네며 굽어진 그녀의 배에서 다시 한번 배고픔의 신호를 보냈다.

리피트는 아공간에서 또다시 죽을 꺼냈다.


"이거 드세요."


"아,아뇨 괜찬아영. 괜찮아요."


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이 리피트가 더 챙겨주고 싶게 만들었다. 먹을걸 나누어주고픈 따뜻한 마음이 샘솟은 리피트. 기어코 죽을 건네는 리피트에 드워프가 어쩔줄 몰라하다 결국 죽을 받아 먹었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건네는 드워프.


리피트는 고마워하는 드워프의 모습에 웃음이 지어졌다.


"괜찮아요. 별 것도 아닌데요. 그래도 조심하세요. 오래 굶으면 고기같은거 함부로 드시면 안되거든요. 죽같은 거로 먼저 끼니를 하셔야되요."


리피트는 그렇게 일행들을 데리고 지나가려했다. 그러나 그녀가 리피트의 옷깃을 잡았다.


"저기.. 잠시만요. 이거."


"이게 뭐에요?"


드워프 여자는 리피트에게 네모난 증표 같은걸 주었다.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해가 진 뒤, 그걸 들고 공원 직전의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계속 가시면 제가 드리려던 선물이 있어요."


"선물이요?"


"네."


"그런게 있으시면 그냥 그걸 팔아서 돈을 얻으시지..."


리피트는 방금 전까지 거지꼴을 하고 있던 그녀를 안쓰럽다는듯 바라봤다. 그런 리피트의 눈빛에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저는 돈을 못버는게 아니라 굶었던거 뿐이에요. 거지 아니에영!"


드워프 여성은 씩씩거리며 돌아섰다.


"해가 질때 가야해요! 그리고 죽 잘먹었어영!"


그 말을 남기고는 도도도도 다른 길목으로 도망갔다. 리피트는 자신의 손에 쥐여진 증표를 봤다.


"해가 질 때 가라고?"


리피트는 시계를 봤다. 아직 12시가 조금 되지 않은 시간.


'뭘 주려고 한걸까?'


리피트는 일행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래도 저녁에는 공원 쪽으로 가봐야겠는데?"


"그럼 공원에 미리 가있자. 점심도 안 먹을거고, 내 생각에 우리 들고있는거 다 먹으면 저녁도 못 먹을거 같아."


"공원가요. 공원."


밝게 웃는 아르보레 덕에 리피트의 얼굴에도 미소가 생겨났다. 리피트는 일행들과 함께 공원으로 향했다.


ㅡㅡ


"야, 여긴, 공원이 무슨..."


리피트는 공원의 입구를 보는 순간부터 알 수 있었다. 드워프들이 손을 댄 공원이라는걸!


입구를 장식하는 조각상부터 화려하기 그지 없었고, 공원 안의 분수대부터 벤치들 하나하나 뛰어난 장인들의 손길이 딯았음이 느껴졌다. 입구 근처엔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들이 많았고, 그런 놀이기구 하나하나에도 고풍스러운 조각들이 새겨져있었다.


미르네와 아르보레는 그런 놀이기구를 향해 달려갔다.


"야! 잠깐만, 거긴 애들이 가는.. "


후우우웅.


믿을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회전하며 리피트의 눈앞을 지나가는 놀이기구. 리피트는 그걸 보곤 입을 다물었다. 누가봐도 애들이 타고다닐 속도는 아니었다.


미르네와 아르보레를 떠나보내고, 리피트는 근처의 벤치에 앉았다. 의자에 기대 목을 젖히던 리피트는 깜짝 놀랐다. 기구 옆에 설치된 울타리에도 세밀하게 멋있는 조각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누가봐도 드워프의 손길이 닿은 작품.


'아니 이 도시는 대체 왜 경비병같은건 인간들로 채우고, 이런건 드워프들이 하게 하는거야?'


만약 안 좋은 마음을 먹은 이들이 공원에 도착하면 울타리들도 훔쳐가려 할것 같다는 실없는 생각을 한 리피트. 고개를 돌리고 있자니 저 멀리 놀이기구 하나를 타기위해 미르네와 아르보레, 두사람이 자리를 잡는 걸 볼 수 있었다. 다행히도 아까 리피트가 본 것 같은 미친 속도로 움직이는 놀이기구는 아닌듯했다.


리피트는 재빨리 아공간을 뒤졌다.


'마법 영상기랑 엘프 열차에서 산 마법 사진기가 있을텐데...'


리피트는 영상기를 꺼내 두 사람의 모습을 녹화했고, 자신은 영상기에서 살짝 물러나 두 사람의 사진을 찍었다.


이후 여러개의 놀이기구를 즐기고 리피트에게 다가오는 두 사람.


"저희 저거 같이 타러가요."


리피트를 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르보레. 그녀는 언제 조절했는지 키가 조금 줄어들어 소녀가 되어있었다. 리피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려 했지만, 소녀가 가리키는 놀이기구를 보곤 끄덕이려던 고개가 멈춰버렸다.


그녀의 손끝엔 리피트가 맨 처음 봤던 놀이기구가 자리하고 있었다.


슈웅


"끄아아아악"


놀이기구 한 대가 앞쪽에서 지나가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비명과 바람이 리피트 일행을 덮쳤다. 강풍을 맞은 듯 흩날리는 리피트의 머리카락.


거절하고 싶었지만, 잔뜩 기대한 모습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아르보레. 리피트는 차마 싫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가 않았다.리피트는 아르보레를 말려줄 마지막 희망, 미르네를 보았다.


하지만 미르네는 애초부터 잔뜩 기대하는 눈빛으로 리피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리피트는 결국 그들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벨트 확인하겠습니다."


리피트는 자신의 허리를 내려다보았다. 허리를 기구와 묶어놓는 듯한 얇은 띠. 자신의 몸을 지탱해줄 수 있는지 걱정됐지만, 여지껏 아무 사고도 없었다니 애써 걱정을 지웠다.


주변을 둘러보자 아이들과 함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의 공통점은 아이의 표정은 밝지만 어른들의 표정은 어둡다는것. 그리고 리피트의 표정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덜컹.


벨트를 확인하던 직원이 리피트 일행이 모여 앉은 곳의 덮개를 내려주었다. 유리로 되어있는지 바깥이 보였다.


그리고 기구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은 느린가본.. 어억!'


순식간에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돌기 시작하는 놀이기구.


"으아아아아!"


'우아아아아아악'


덜컹.


순식간에 운행을 끝마친 놀이기구가 멈춰서고, 탑승자들을 보호하던 덮개가 열렸다. 거기엔 정신을 놔버린 남자 한명과 신난 두명의 여자가 존재했다.


"엄마, 다음엔 저거 타고 싶어요."


"그래. 저거 타자. 리피트? 빨리가자."


그들은 지쳐버린 리피트를 데리고 다음 놀이기구로 향했다.


ㅡㅡ


저녁이 되서야 리피트는 놀이기구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리피트는 자신에게 증표를 건네준 드워프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벌써부터 선물 값을 톡톡히 하네.'


만약에 이 증표를 리피트의 말대로 그녀가 그냥 팔아버렸다면, 리피트는 못해도 3시간은 더 놀이기구에 끌려다녀야 했을 것이다.


리피트 일행은 드워프가 말해준 곳으로 향했다. 여러개의 골목길이 나왔지만, 처음 갔던 방향 그대로 일행들이 들어갔다.


한참을 들어갔을 때 쯤, 누군가가 리피트 일행을 막아섰다.


"멈춰라. 미안하지만 이 앞은 아무나 지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리피트는 자신을 막은 이들을 쳐다봤다. 옷을 제대로 차려입은 드워프들. 불량배같아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절도있는 행동으로 자신에게 예의를 갖추고 있었다.


"어... 저기, 어떤 드워프가 여기로 쭉가라고 해서 온거거든요. 들어갈 수 없을까요?"


"드워프가?"


한쪽 눈썹을 들어올리는 눈앞의 남자 드워프.


"그자의 이름을 알수있겠는가?"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좀 거지꼴을 허고 계시긴 했는데.."


"흠... 잠시만 기다려보게."


눈앞의 드워프는 몸을 돌려 뒤쪽에 모여있는 드워프들에게 향했다.


'꽤 강한 사람들이네.'


눈앞의 이들 모두, 리피트보단 약하지만 상당히 강한 이들이었다.


'왜 이곳 경비병은 그런 놈들을 쓰면서 여기에는 이런 이들이 지키고 있는거지?'


리피트가 의문을 고민해보기도 전에 아까의 그가 돌아왔다.


"혹시 그 자에게서 받은 증표 같은게 있나?"


"네?"


리피트는 갑자기 증표를 물어보는 이들에게 경계심이 싹텄다.


'어떻게 안 거지?'


그런 리피트의 모습을 보곤 드워프가 소탈하게 웃었다.


"하하, 별일 아닐세. 내 생각이 맞으면 그 증표가 우릴 여기서 비켜나게 할 거거든. 보여주기만 하면 되네. 딱히 어떻게 할 생각 없어."


리피트는 조심스레 증표를 보여주었다. 뒤에있던 드워프들에게서 마나가 날라왔다. 리피트는 순간적으로 반응하려 했지만, 공격의 느낌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피하지 않았다. 마나는 그대로 증표에 들어갔고, 잠시 뒤 문양 하나가 떠올랐다.


"예쁘다.."


감탄을 내뱉는 아르보레. 리피트는 놀란 눈으로 앞의 드워프를 바라봤지만, 앞의 드워프는 노발대발 했다.


"누구야! 그걸 말도없이 쓰면 어떻게 해! 말없이 쓰면 싸움 붙기 딱 좋다고 말했어 안했어!"


자신에게 마나를 날린 이를 혼내는 드워프. 리피트는 황급히 그에게 말을 걸었다.


"공격할 의도가 없는 걸 알고 제가 안 피한 거에요. 그것보다 이거에 대해서 설명을 좀 부탁드릴게요."


씩씩거리던 드워프가 순식간에 태도를 바꿨다.


"미안하네. 신경써줘서 고마워. 저기 나타난 문양이 무슨 뜻이냐면, '드워프 연합국에 온걸 환영하네' 라는 의미야."


"네?"


무슨뜻인지 이해를 못한 리피트. 그런 리피트에게 드워프들이 모두 길을 비켰다.


"그 증표를 들고 쭉 들어가게. 그러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거야."


리피트 일행은 그들의 말에 따라 안으로 계속 나아갔다. 계속해서 나아가던 그들을 가로막은 건 거대한 문이었다.


그 옆애 서 있던 드워프 여자가 다가왔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증표를 보여주시겠습니까?"


"네? 네. 여기요."


아까와 똑같은 방식으로 확인을 하는 여자 드워프. 리피트는 그녀에게 궁금하던 점을 물어봤다.


"근데 이건 어디에 쓰는 건가요. 분명히 선물이라고 했는데."


여자가 리피트를 쳐다봤다. 그러곤 아무말없이 소매 속의 무언가를 눌렀다. 그러자 일행의 앞에 있던 거대한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리피트 일행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리피트는 안쪽애 들어가서야 문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이거, 거대한 엘리베이터잖아? 그러면 설마?'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르보레는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이상한듯 미르네의 손을 꽉 붙잡았다.


엘리베이터가 멈춰서고, 문이 열렸다.


새하얀 대리석 바닥이 깔린 바닥, 그리고 그 위에 빨간색 카펫이 길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리피트는 그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에 입을 떡 벌렸다.


"드워프 연합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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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화 19.04.17 195 1 20쪽
37 36화 19.04.15 189 1 22쪽
36 35화 19.04.14 229 1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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