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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피트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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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스트맨
작품등록일 :
2019.03.09 00:54
최근연재일 :
2019.06.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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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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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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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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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1쪽

44화

DUMMY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는 그냥 교대 근무를 설 뿐이라 주변에 대해 아는게 없네요..."


한편, 밖으로 나온 리피트 일행 또한 문제에 봉착했다.


"아니에요.. 저흰 일단 나가보겠습니다."


"네. 아마 곧 여기가 어딘지 아실수 있으실겁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하아...'


리피트는 드워프들의 막사에서 벗어나며 한숨을 내쉬었다. 모험가의 본능, 남자의 로망 같은 것 때문에 -사실은 되돌아가기 귀찮아서였지만- 전혀 모르는 곳에서 지상으로 올라온것까지는 좋았다. 아무리 모험이라고 하더라도 위에 있는 드워프들은 이곳이 어딘지 정도는 알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왠걸, 드워프들은 엘리베이터 바로 앞의 막사에서만 지낼뿐, 주변에 대해 아는게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심지어 지도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고, 리피트 일행은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로 이 곳을 나아가야만했다. 눈앞의 한걸음조차 헷갈리는 상황, 리피트 일행은 발걸음을 내딛었다.


ㅡㅡ


공방의 응접실로 들어간 퓌락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곳, 아르카딤에 존재하는, 자신을 제외한 거대 공방의 대장들이 전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다들 무슨 일이길래 나를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건데?"


"기계가 다 멈춰버렸어! 중요 기계들이 한번에 정지해버렸네!"


"우리 도시만 그런게 아니야! 북부,서부, 남부 모든 지역의 공방이 한 순간에 전부 멈춰 서버렸어!"


"퓌락! 자네 공방의 기계는 어떻게 멀쩡한 건가?! 이곳의 기계들은 왜 아무렇지도 않은거지!"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기계가 다 멈춰서다니? 차근차근 좀 이야기 해봐."


"뭐라 말할 것도 없네! 그냥... 그냥 정말 모든 기계가 멈춰버렸어! 연합국의 모든 중요기계들이 전부 멈춰 버렸다고!"


"그러면 그냥 기계를 수리하면 되잖아. 단순히 어떤 문제인지 찾으면..."


"기계엔 문제가 없어. 수많은 기계수리공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라붙었는데 나온 결과가 [ 아무 이상없음 ]이야. 멀쩡히 돌아가던 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데 그냥 기계가 멈춰섰다는 거야."


그 말에 충격을 받는 퓌락. 기계가 멈춰섰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니? 그런데 문득,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기계공의 모습이 있었다. 아무런 문제가 보이지 않는데 기계가 멈췄다며 자신을 찾아왔던 드워프. 그리고 기억이 맞으면 그 기계를 만들어낸 곳은..


"설마? 자네들이 말한게 혹시 메딜록 사의 물건들인가?"


"맞긴 해. 하지만 메딜록 사의 물건 만이 문제가 아니야. 제조회사와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공정을 맡고 있는 기계들이 모두 멈춰섰어. 지금은 다들 패닉에 빠진 상황이야."


"큰일이잖아! 나는 그런 소식조차 듣지 못했다고! 자네들에겐 미안하지만 우선 내 공방에 가봐야겠어."


황급히 옷가지를 챙겨 나가보려는 퓌락. 하지만 그런 그를 다른 이들이 불러세웠다.


"자넨 안가도 돼. 갈 필요가 없어."


"그게 무슨 소린가?"


"우리가 왜 자네 공방으로 찾아왔겠나. 지금 연합국의 거대 공방중에 멀쩡히 돌아가고 있는 공방은 자네 공방밖에 없어."


"뭐? 그게 무슨..."


"밖으로 나가보게. 자네 공방은 멀쩡해. 자네가 우리의 긴급 연락도 안 받길래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내가 찾아왔는데 기계들이 전부 멀쩡히 돌아가고 있더군. 그래서 내가 다른이들을 전부 이곳으로 부른거고."


밖으로 나와서 확인한 퓌락 공방은 마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듯 평소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아니, 다른 공방이 멈춰서면서, 물량이 다 퓌락공방에 몰려 평소보다 더 많이 돌아가고 있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공방의 풍경을 본 퓌락은. 공방 대장들이 자신을 위해 꾸민 몰래카메라라가 아닐까 의심했다. 그러나 공방의 장 중 몇 명은 절대 이런 장난을 칠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머무르는 동부지역이 뿐이 아닌, 서부, 남부,북부 모두에게서 걸려온 긴급 전화들은 그들의 말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퓌락은 멀쩡히 돌아가는 기계 앞에서 일하는 중인 드워프 한 명을 불렀다.


"자네, 일 도중에 미안하지만 좀 물어보겠네."


"퓌락 공방장님? 뭐든 물어보십쇼."


"혹시 우리 공방에서 사용하는 기계들이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멈춰서거나 하진 않았나?"


퓌락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던 드워프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일이 있긴 했죠? 저번주였나. 그 때도 뭐. 수리하시는 분이 오셔서 다 고치고 갔고, 그 이후론 고장나는 일이 없는 것 같은데..."


"고쳤다고? 누가?"


"그 왜 공방장님이 데려오신 수리공 분 있지 않습니까. 드워프 아니신 분."


'리피트가 기계들을 모두 고쳐냈다고?'


잠깐 멈칫하는 퓌락의 뒤에서 다른 공방장들이 질문을 던졌다.


"그 사람이 뭐라고 하던가? 이건 어떻게 고쳐 된다, 이런 말들은 없었나?"


"음, 그러고보니 아무 문제도 없는데 고장났다고 안쪽의 구조를 다 바꿔서 원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하셨네요. 바뀐 기계의 설계도랑 주의할 점들도 적어주셨구요."


"그게 정말인가? 그 설계도는 어디있지? 우린 그것들이 당장 필요하네!"


"잠시만요. 아마 안쪽에 있을거에요. 복사해서 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알기론 그 분은 이거 말고도 다른 많은 기계들을 그렇게 고치신걸로 알고 있어요."


잠시뒤,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공방장들은 리피트가 남긴 설계도들을 받을 수 있었고, 그들은 설계도들이 지금의 사태의 해결책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각자의 공방으로 돌아갔다.


ㅡㅡ


어느 어두운 방안, 정체를 알 수 없는 키작은 남자가 책상을 쎄게 내리쳤다.


콰앙!


단번에 산산조각 나버리는 책상. 그 모습에 그 옆에 서 있던 또다른 남자가 몸을 벌벌 떨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저... 그것이..."


"무려 20년을 공들인 계획이 어찌 단 일주일을 가지 못하고 무너지냔 말이다!!"


손에 잡힌 보고서를 있는대로 찢어버리는 남자. 밑바닥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거대 공방들과의 인연을 쌓았고, 자신이 가진 최고의 지식을 이용해 그들이 모르는 사이 그들 전부를 멸망의 길로 빠뜨릴 독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 계획을 시행하는 날. 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거대 공방들이 모두 몰락하게 만들고, 그렇게 생겨난 권력과 경제력의 빈 공간들을 자신들이 천천히 잠식해 나아갈 생각이었는데..


공방 한 곳은 아예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멀쩡히 돌아가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변화된 설계도를 무상으로 나누어주며 멈췄던 공방들이 일주일만에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분노로 손을 덜덜 떠는, 제일 상석에 앉은 남자는. 주변에 있는 자들 중 한 명을 노려봤다.


"마우스동동, 혹시 이번에도 니놈 때문인 건 아니겠지?"


이곳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입이 가벼운 드워프, 마우스동동. 그는 이전에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보를 흘려 조직을 위험에 처하게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억울한 마우스동동이었다.


"이번엔 정말로 제가 아닙니다! 여태껏 모든 사고는 제가 치긴 했지만... 그리고 저도 모르게 정보를 흘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다른 이들에게 저희 조직에 대해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지만! 이번엔 집 밖을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한테 아무것도 안 말해주시지 않았습니까. 전 이번 일이 단순히 저희 제품을 파는 일이라고만 알고있었다구요. 정말 억울합니다!"


"하긴..."


"아무리 마우스동동이라도 모르는 사실을 떠벌리고 다닐순 없겠지."


"그래도 혹시 마우스동동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건 맞아. 저 녀석이라면 분명 어디선가 정보를 흘렸을거야."


"내가 무당이냐 이 자식들아! 모르는 걸 어떻게 떠벌리고 다녀!"


뒤쪽을 향해 소리친 마우스동동은 다시금 제일 상석에 있는 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어쨌든, 이번 일은 저와는 무관합니다. 버마갈 님."


"그래. 내가 너무 예민했다. 아무리 너라고 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보를 흘릴 순 없겠지. 그나저나, 이걸 어쩐다.. "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버마갈. 만약 거대 공방들이 계속 문제 해결에 매달리고 있었다면 자신들이 점차 세력을 키워가면 되었겠지만, 문제가 모두 해결된 지금, 그들은 아마 무엇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찾아내려 할 것이었다. 물론 자신들과의 연결고리가 없게끔 잘 처리를 해놨지만, 그렇다곤 해도 전혀 안전한 건 아니었다.


"공방의 힘이라면 아마 어떻게든 증거를 찾아낼거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반드시 어디선가 정보를 흘릴 마우스동동. 그들이 마우스동동의 꼬리를 밟고, 자신들이 기계들의 고장과 관련이 있다는 걸 찾아내는 그 순간. 그 순간이 바로 조직이 사라지는 날이 될 터.


"어쩔수 없군. 모두들 떠날 준비를 한다."


"네? 이곳을 말입니까?"


"그래. 지금은 괜찮지만 상황이 좀 더 안정되면 공방의 여우들은 반드시 우리를 잡아낼 것이다. 특히나 저 녀석이 있는 이상 우리가 무조건 잡힌다고 봐야겠지."


마우스동동을 쳐다보는 모든 조직원들.


"야! 솔직히 나만 문제냐? 대장 빼면 니들도 다 이상한 놈들이잖아!"


마우스동동의 외침에 안 본척 딴청을 피우는 조직원들. 사실 버마갈이 대장으로 있는 이 조직은 무언가 어설픈 이들을 끌어모아 만든 조직이었다. 버마갈은 화도 잘내고, 짜증도 잘 냈지만, 아무도 어울리려 하지 않으려는 이들을 모아 일거리를 주어가며 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누구보다도 마음이 착한 남자였던 것이다.


"그만해라, 마우스동동. 어차피 이번 일이 잘 안되면 어차피 지상으로 뜰 생각이었다. 그냥 그 시간이 조금 일찍 왔다고 생각하면 돼. 듣자하니 드워프들이 만든 물건은 엄청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는 지상에서 차근차근 돈을 모은뒤 그곳에서 우리들의 낙원을 만든다."


"알겠습니다. 버마갈 님."


"그래. 슬프겠지만, 가족들과는 작별인사를 하고들 와야 할거다. 아마 다시는 못 돌아올테니."


"네."


"다들 들어가봐."


버마갈의 말에 회의실을 나가는 조직원들. 버마갈은 혼자 남은 방안에서 그저 고민에 빠져있을 뿐이었다.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은 빠져있는 자신의 조직원들이, 눈치받지 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ㅡㅡ


리피트는 일행들과 함께 주변을 정찰했다. 그러나, 주변에 보이는건 모조리 산 그리고 나무들 뿐이었다. 도대체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 리피트는 그냥 끌리는 대로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리피트,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데?"


"차 안타고 걸어가는 이유라도 있어?"


"어?"


리피트는 드워프 연합국에서 한동안 차를 타지 않고 걸어다니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때문에 차를 타는 걸 깜박하고 있었다.


리피트는 발걸음을 멈추곤 차를 꺼냈다. 세사람이 차에 타고 리피트가 운전대를 잡은채 움직이려던 순간, 아르보레가 창문을 가리켰다.


"저기 꽃밭있는데 보고 가면 안될까요?"


"꽃밭?"


리피트는 아르보레의 말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주변과 다르게 나무같은 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꽃밭이 창문 너머로 보였다.


"왠 꽃밭이지?"


리피트는 아르보레의 손을 잡고 내렸다. 그 뒤를 미르네가 뒤따랐다. 꽃밭에 다가가 꽃의 정체를 알아본 리피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거... 라쿠렘 이잖아?"


올카누가 차를 끓여줄때마다 따서 넣어주던, 마나량을 늘려주는 영약인 라쿠렘 꽃, 그 귀한 꽃이 잔뜩 피어있었다.


"얘들아! 이거 다 따! 따서 아공간에다가 넣어!"


리피트는 어디가서 구하지도 못할 보물의 등장에 허겁지겁 꽃을 따 넣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아르보레가 꽃의 뿌리까지 파내는 걸 본 리피트가 급히 아르보레의 손을 잡았다. 아르보레가 의아하다는 듯 리피트를 쳐다봤다.


"라쿠렘의 뿌리는 극독을 만들때 쓰여. 그만큼 뿌리의 독성이 강하다는 거야. 함부로 만지면 안돼, 큰일나. 나도 마음같아선 뿌리째 뽑아서 두고 두고 키우고 싶지만, 너무 위험.."


아르보레가 갑작스레 손을 내밀었다. 아르보레는 아무렇지 않게 라쿠렘을 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라쿠렘을 양손에 쥐고있는 미르네가 다가왔다.


"우리는 그냥 쥐어도 아무 영향 없어. 보다시피 멀쩡하잖아?"


리피트는 괜히 뻘쭘해졌다.


"나..나도.."


리피트는 슬쩍 라쿠렘을 파내서 뿌리를 만져보았다.


"악!"


아니나 다를까 만진 손가락에 엄청난 통증이 찾아왔다. 리피트는 황급히 물을 만들어내 손을 씻었다. 손을 닦아낸 물이 땅에 닿자 땅이 꺼멓게 변했다. 리피트는 더이상 욕심을 내지않고 열심히 꽃만 따서 집어넣었다.


"다 뗐나?"


리피트는 구부려져 있던 허리를 펴고 주변을 둘러봤다. 라쿠렘으로 가득차 있던 밭은 어느새 황량한 공터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공터 옆엔 또다른 꽃밭과 많은 열매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리피트는 향긋한 향기에 자신도 모르게 발길이 이끌렸다. 옆에 자리한 꽃밭에 들어간 리피트는 다시 한번 놀랄수밖에 없었다.


"천수화랑 팔롬 복숭아 잖아? 이건... 산삼인가? 산삼이 왜 여기에 이렇게 몰려있지?"


천수화와 팔롬 복숭아, 이 두개는 모두 몸이 마나를 사용하기 좋게 만들어 변화시킬 뿐만이 아니라 엄청난 마나를 품고 있는 보물 취급을 받는 영약들이었다. 또한 이 세계에서의 산삼은 골격을 성장시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는 음식이었다.


궁금함이 생긴 리피트가 나무가 자라고 있지 않은 지역들을 하나씩 둘러봤다. 놀랍게도 자라고 있는 식물들의 종류는 다양했지만, 모두 어디서도 보지 못할 영약들이었다.


"어이쿠."


풀밭만 계속 살펴보던 리피트가 눈앞의 나무를 못보고 머리를 부딪혔다. 리피트는 부딪힌 머리를 들었다.


"이 나무는..."


신이 내린 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트리거 트리였다. 작은 병에 담긴 수액이 큰 상자에 가득 담긴 금화보다도 비싼,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능을 올려준다는 이야기가 있는 나무였다.


"미르네! 아르보레! 주변에 있는거 다 챙겨! 꽃이든 열매든 뿌리든 나무든 싹 다!"


주변엔 아무런 울타리도 그리고 망을 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군가가 운영하는 과수원 같은 곳일수도 있었지만, 리피트는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귀한 식물들을 잔뜩 키울 수 있는건 제국의 어떤 귀족도 불가능해.'


그리고 누군가가 키우는 곳이라면 당연히 엄청난 감시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건 하나도 없었다. 리피트는 곧장 칼을 꽂아 수액을 받아 병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주변에 널려있는 꽃들과 열매들을 허겁지겁 입안에 집어넣었다.


"흐아아"


리피트는 몸 속의 마나가 늘어나는 느낌을 즐겼다. 평범한 사람이 리피트처럼 영약을 막 먹으면 몸에 부작용이 일어나 온몸의 마나가 역류해 다시는 마나를 못쓰게 되었다. 하지만 리피트의 몸은 전혀 평범하지가 않았고, 이런 부작용은 리피트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리피트에게 수많은 영약들은 그저 맛있는 한입 식사일 뿐이었다.


배가 불러 더이상 못 먹을때까지 영약을 쑤셔먹는 리피트. 리피트의 몸에선 마나가 폭풍처럼 흐르고 있었다. 나무에 꽂아놓아 어느새 병에 가득찬 수액도 한번에 들이켰다.


"크으~"


시원하면서도 톡 쏘는 단맛. 리피트는 그 맛을 즐기며 차로 돌아갔다. 리피트는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르네와 아르보레에게도 열매를 먹어보기를 권했다.


"너네도 이거 먹으면 마나가 늘어나지 않을까?"


"우리는 지팡이를 통해서 너한테 마나를 받을 수 있으니까 안 먹어도 되지 않을까?"


"그렇긴 한데 어차피 많으니까 나도 먹을만큼 먹고 너네도 먹을만큼 먹어도 충분할 거 같은데? 굳이 아낄 필요 없지 않을까? 아르보레 생각은 어때? 먹어볼래?"


"네. 먹어보고 싶어요."


리피트는 팔롬 복숭아를 하나 내밀었다. 아르보레가 과일을 오물오물 받아먹었다. 달콤한 과즙이 아르보레의 입주변에 묻었고, 미르네가 어디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자 아르보레가 그걸 받아서 입가를 닦았다.


꿀꺽


아르보레가 과육을 삼켰다. 그리고 리피트는 그녀의 마나량이 조금이나마 늘어나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때? 이상하거나 하진 않아?"


걱정되는 듯 물어보는 미르네에게 아르보레는 괜찮다는 뜻으로 웃어보였다.


리피트는 집어넣었던 꽃들과 열매들을 모두 꺼냈다.


"라쿠렘 꽃은 차로 먹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돼. 뿌리는 잘라내야 되고. 그리고 천수화는 꽃을 따서 끝부분을 누르면 쪽 하고 투명한 꿀이 나올거야 그걸 그냥 마시면 돼. 복숭아는 그냥 먹고 삼들은 냅둬. 나는 수액 좀 챙기고 올게. 배부르면 억지로 먹지는 말고."


리피트는 곧장 트리거 나무들로 향했다. 보이는 나무마다 모두 수액을 담을 수 있게끔 병을 설치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리피트. 한참동안을 돌아다니며 배가 살짝 꺼질 때마다 입안 가득 영약을 털어먹는 리피트였다.


차로 돌아와 일행들에게 수액을 잔뜩 나눠주는 리피트. 리피트 일행은 아예 이 무릉도원 같은곳에 눌러앉기로 했다.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아야 하는 일도 중요했지만, 지금 이곳은 어쩌면 다시는 못 만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같은 곳. 일행들은 눈 앞에 보이는 영약들을 다 먹을때까지 이곳에서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약 5일. 물리지 않는 달콤함과 상쾌함을 주는 영약들이기 때문일까 리피트 일행은 그 많은 양들을 거의 다 먹어치울 수 있었다. 물론 그만큼 먹기 위해선 밥과 물 대신 모두 팔롬 복숭아와 천수화의 꿀, 수액 등으로 모든 끼니를 해결하는 그들의 노력 덕분이기도 했다.


어느새 아공간에 영약들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고, 리피트 일행은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여기를 뜨자. 이젠 더 챙길것도 없어보이네."


요 며칠새 리피트 일행들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져 있었다. 리피트는 정말 괴물이 따로 없을정도로 엄청난 마나통을 가지게 됐고, 미르네와 아르보레 또한 개인적으로 가지는 마나양이 크게 늘어나 이젠 리피트가 마나를 건네주던 도움이 전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넘쳐나는 마나 때문에 아르보레가 더이상 소녀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성인 여성의 모습으로 지내게 되었다.


리피트는 팔롬 복숭아를 먹으며 며칠간 지냈던 공터를 둘러봤다. 꽃은 뿌리까지 다 뽑혀져 있었고, 커다란 나무들은 온 몸에 칼집이 나있었다. 그리고 단 한개의 열매도 남아있지 않고 사라진 작은 나무들까지. 잘 꾸며져 있던 과수원이 척박한 땅덩어리가 되어버렸다.


리피트 일행은 모조리 망가진 땅에 미안함의 인사를 건네고는 차에 올라탔다. 미르네가 운전대를 잡고 직진을 밟는 그 순간,


"리피트! 앞에 사람들이 서있는데?"


차 주변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등장했다. 모두들 리피트 일행이 타고 있는 차를 향해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미르네는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했고, 리피트는 침착하게 상대의 인상착의를 살폈다.


"저거 무기 들고 있는거지?"


"그런거 같은데?"


"마법같은거는? 쓰는거 같아?"


미르네가 앞쪽을 살펴봤다. 앞에서 검을 겨누고 있는 이들 뒤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생겨나고 있었다. 최근에 영약을 먹으면서 마나를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 리피트 일행은 마법진에 담긴 흉흉한 마나들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들이 만들고 있는 마법진은 분명히 적대적인 마법이었다.


"응. 엄청 큰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데?"


"그럼 그냥 밟아."


"앞에 있는 사람들 칠수도 있는데?"


"그냥 쳐. 어차피 우리 공격할려는 적들이잖아. 상관없어."


리피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최고속도로 차를 밟아 버리는 미르네. 맨 앞에 서있던 자가 살짝 비웃으며 몸으로 막으려는 듯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리피트가 만들어낸 차는 모든 무게를 맨앞에다가 실어놓는 방식을 택한 마차. 거기에 속도까지 더해졌으니 그걸 쉬이 막아낼 수 있을리가 없었다.


"크억!"


차에 치여 날라가는 괴인. 미르네는 아랑곳하지 않고 속도를 더욱 올렸다. 뒤쪽에 자리하던 마법사는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차에 당황한듯 했다.


"으아악!"


마법사는 급하게 쉴드를 쓴듯 했지만, 차에 부딪히는 즉시 쉴드가 깨져나가며 저 멀리 날라갔다. 마법사까지 날려버리고 그대로 달려가는 리피트 일행. 그때 누군가가 차를 향해 튀어왔다.


쾅!


이번에는 아까와는 달리 리피트 일행의 차량이 멈춰섰다. 눈앞에 서 있는건 온몸이 근육으로 덮인 남자. 그 모습을 본 리피트의 고개가 찡그려졌다.


"아이씨, 수리해야되잖아?"


리피트는 창문을 통해 자신들을 둘러싸는 이들을 확인했다. 리피트의 짜증이 솟구쳤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으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곳을 떠나고 있는데, 누군지도 모를 괴인들이 다가와 포위하는 상황이라니. 리피트는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차를 가로막은 남자가 검을 겨누며 리피트에게 다가왔다.


"움직이지 마라. 움직이면 죽을수도 있다."


한껏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남자와 그 주위를 둘러싼 검은 옷을 입은 괴인들. 차를 막아낸 이후 마치 자신들이 강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리피트는 그게 모두 같잖아 보였다.


'별로 강해보이지도 않는구만.'


리피트는 그들에게 보란듯이 자신의 마나를 뿜어냈다. 요 며칠간 이곳의 영약이란 영약을 다 집어먹은 리피트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마나량을 가지게 되었고, 눈앞의 적들은 이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움직이면 뭐? 다시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굳이 예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는 이들.리피트는 앞쪽에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걸 확인했다. 리피트는 그들에게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래서 우리를 이렇게 둘러 싼 이유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것이냐!"


맨 앞의 남자가 리피트에게 윽박질렀다. 상당히 화가 난듯한 표정. 리피트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짓자 남자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화를 냈다.


"니놈이 이곳에 있던 모두를 죽여버린 걸 우리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어떻게 결계를 부수고 우리를 속였는지 모르겠지만, 니놈은 절대 편하게 죽지 못할것이다!"


리피트는 남자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소리야? 우린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리고 애초에 누군가를 만난적도 없어."


"닥쳐라!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데 어떻게 이곳으로 왔단 말이냐! 이곳으로 오는길은 한곳 밖에 없다!"


"아니, 진짜야. 난 저쪽에서 왔어."


리피트는 일행이 나왔던 쪽을 가리켜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들은 지하에서 올라왔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드워프 연합국의 길일텐데 내가 방향을 알려줘도 되나?'


"거짓말! 그 쪽은 대산맥이다. 아무도 거기서 올 순 없어!"


다행히도 그들은 리피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리피트는 드워프들에게 미안할뻔했던 마음을 다 잡았다. 하지만 상황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리피트 일행에게서 조금 떨어진곳에서 마나의 흐름이 느껴졌다. 딱히 공격같아 보이지 않아 리피트는 고개를 돌리며 관심을 꺼버렸다. 눈앞에서 씩씩거리며 화를 내고 있는 남자에게 리피트가 말했다.


"그건 둘째치고, 내가 여기왔을 땐 진짜로 아무도 없었다니까? 그리고 니넨 대체 누군데? 여긴 주인 없는 땅이잖아. 나한테 막 이래도 돼?"


"이 미친놈이! 우린 남부 제국 레슈폰의 특수경비대고, 여긴 남부 제국의 특별관리 구역이다! 감히 황제 폐하께서 아끼시는 땅에 침입해 개박살을 내놓고 어쩌고 어째?"


'띠용?'


리피트가 며칠동안이나 먹고 놀던 곳은 남부제국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곳이었다. 리피트는 주인 없는 땅이라고 여기던 자신의 생각을 빠르게 정정했다.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면, 나는 제국의 특별 관리 구역에 들어와서 약 5일동안 깽판을 쳐놨다. 이런거네?'


망했다. 리피트의 표정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떡하지? 그냥 뚫고 가야되나?'


잘못은 리피트가 한게 분명했다. 그리고 리피트가 선택할 방법은 도망밖에 없었다.


'잠깐만, 그런 곳인데 왜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


"내 친구들을 모두 죽인 죗값을 받게 될것이다!"


남자가 칼을 꺼내듬과 동시에 일행을 둘러싼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는 리피트. 아직 중앙에 다가오지 못한 태양을 마법으로 이루어진 벽들이 가리고 있는 것이 보였고, 그 마법의 벽들은 사방을 둘러싼채 빠르게 리피트 일행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 진짜로 아무도 안 죽였다고! 진짜 아무도 없었다니까?"


리피트가 열심히 항변해봤지만 이미 아무도 듣고 있지 않는 상황. 리피트는 검을 꺼내들었다.


'어쩔수 없지. 다 찢고 도망갈 수 밖에.'


리피트가 검을 그으려는 순간 빠르게 다가온 벽들이 리피트 일행을 둘러싸고는 더 움직이질 않았다.


'일단 베어내자.'


리피트가 검을 휘두르려는 그 순간 갑자기 감옥이 나뉘어지며 세 사람 사이를 나누었다. 잠시뒤 리피트의 시야가 까맣게 변했다.


벽이 모든 걸 둘러싸고 있는 공간. 리피트는 재빨리 아공간에서 마법등을 꺼냈다. 등을 꺼내자 리피트의 코앞에 벽이 생성되어 있는게 보였다.


리피트가 뒤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는 그 순간, 내부의 공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리피트의 몸 하나만 담겨있던 공간이 어느새 거대한 운동장 만큼이나 넓어져있었다.


리피트는 한손에 들린 검을 잠시 집어넣은 뒤 벽을 만져봤다. 딱딱함이 느껴지는 마법벽. 바깥과의 소리가 완전히 차단 된건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질 않았다. 리피트는 다시금 검을 집어들고 벽을 베어냈다. 벽을 베어낸 순간 바깥의 틈이 보였다. 그 틈사이로 리피트는 어둡게 변한 주위환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틈이 곧바로 메꿔졌다. 당황한 리피트가 한번 더 검술을 사용했다. 리피트는 이번엔 바깥이 아닌 검이 찢어낸 공간에 주목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리피트가 사용한 검술을 무시하듯 벽이 금새 메꿔졌다.


'공간을 찢어나가는 속도보다 수복되는 속도가 훨씬 빨라.'


리피트는 검으로 베어도 벽들에겐 아무 효과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데르카스 덕분에 배웠던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이곳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런데,


"안되네?"


벽 안쪽에서는 마나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텔레포트처럼 벽의 바깥쪽으로 향하는 마법들은 모두 차단되었다.


리피트는 다크엘프의 숲을 벗어났을 때 사용했던 탈출기도 사용해보았지만 이것도 효과가 없는건 마찬가지였다.


"으음..."


리피트는 한가운데로 돌아와 앉았다. 그리곤 이곳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이러면 미르네랑 아르보레도 못 돌아오지 않나?'


리피트는 바닥에 눕혀놓은 지팡이를 쳐다봤다. 미르네와 아르보레 그리고 데르카스가 어떤식으로 지팡이와 연계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마나를 사용한다면 지팡이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리피트는 몸을 돌렸다.


"아르칸 주신님도 통 소식이 없고..."


리피트는 그 말과 함께 고개를 내려 갑옷을 쳐다봤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뭐하고 계세요?"


"으악!"


리피트는 뒤편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돌아봤다. 뒤쪽엔 아르보레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서 있었다.


"어.. 어떻게?"


"네? 평소처럼 그냥 왔는데요?"


아르보레가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지팡이에서 살짝 빛이 나더니 아르보레의 옆에서 미르네가 나타났다.


"배고프다~ 점심먹자."


"아니... 니네 어떻게 넘어온거야?"


"어?"


미르네는 리피트를 잠깐 쳐다보곤 말했다.


"우린 마나랑 상관없이 묶여있어. 아르보레는 내가 묶여있는 봉인에 살짝 끼워넣은거라 아마 나랑 똑같은 상황일거야."


미르네 또한 이것저것 실험을 해본 모양이었다. 리피트는 혹시 두 사람이 이 곳을 나갈 방법을 찾은게 아닐까 하는 기대에 둘을 바라봤지만,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가 가진 마법으로는 이 감옥을 뚫어낼수가 없어요."


감옥, 리피트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마치 감옥같았다.


"나도 안되더라. 물론 내 진짜 힘을 쓰면 부술 수 있을것 같긴 한데, 힘들게 되찾은 힘인데 여기다가 쓰면 한동안 못쓸거 같아서, 그래서 안 썼어. 정 방법이 없으면 써보려고."


리피트는 당장 나갈 수 없음이 조금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 이는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기도 했다.


"일단 점심이나 먹자. 우리 점심 안먹었잖아."


못해도 하루에 두끼씩은 꼭 챙겨먹어야 하는 리피트 일행. 리피트는 오랜만에 과일이 아닌 진짜 음식들을 꺼냈다. 그것도 테르덴 공작가에서 가져왔던, 카르넴 왕국의 요리사들이 만들어준 걸작들을.


행복한 미소로 수저를 드는 미르네와 아르보레. 리피트는 두 사람이 행복해보이는 얼굴로 입안 가득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웃음지었다. 그러다가 무언가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뭐지? 뭔가 달라졌는데?'


리피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밀실 안을 돌아다녔다.


"왜 그래 갑자기?"


질문을 하는 미르네에게 리피트가 벽을 만져보며 말했다.


"넓어졌어."


"뭐?"


"니네가 이쪽으로 오기 전보다 공간이 넓어졌어."


방금전 아르보레와 미르네가 나타나기 전까지, 내부의 공간이 워낙 넓긴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아까가 큰 운동장이었다면, 지금은 마치 거대한 과수원 같은 느낌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하늘을 막고 있는 벽 또한 조금더 높아진것 같았다.


리피트는 식사를 하는 두 사람에게서 조금 물러난 뒤 아공간에서 차를 꺼냈다. 리피트 일행의 차가 존재하고도 한참 남는 여유로운 감옥. 리피트는 조심스레 손을 바닥에 대어 보았다.


"바닥도 똑같네."


바닥도 마법 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마법감옥에 대해 호기심이 동한 리피트는 대충 허겁지겁 식사를 때운 뒤 차를 끌고 벽으로 향했다.


리피트는 벽에 손을 얹었다. 그의 손에서 마나가 조금씩 뿜어져 나왔다. 리피트는 눈을 감으며 이곳에 갇히기 전에 보았던 상황을 떠올리고 있었다.


'분명히 마법진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마법 감옥일거야.'


그리고 마나 흘려보내서 얻어낸 정보로 리피트는 자신의 생각이 맞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 풀어내야지."


마법 분석의 천재, 리피트가 벽을 향해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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