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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촐이 님의 서재입니다.

신들의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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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촐이
작품등록일 :
2018.12.19 12:49
최근연재일 :
2019.02.03 06:5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601
추천수 :
6
글자수 :
104,316

작성
19.01.2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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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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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레이셔스의 제안

DUMMY

“허!”


레이셔스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매그니트는 당황했다.

제국의 황제가 뜬금없이 왕국으로 찾아온 것도 모자라 자기 멋대로 왕국의 신민을 아무렇지 않게 제국으로 데려가겠다고 말한다.


순간적으로 진심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제국 황제의 성격이 엄청나게 막무가내라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렇다고 이정도로 막무가내 일 줄은!!

매그니트는 이를 악물고 레이셔스에게 일갈하듯이 외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게!”

“음? 어째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뭐···.”


매그니트는 레이셔스의 진심으로 어째서? 라는 표정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레이셔스는 약간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목에 새겨져 있는 번개 모양의 작은 표식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면서 가리켰다.


“이것이 보이는 가?”

“표식? 왕의 자격을 뜻하는 게 아닌가···.”


매그니트의 답에 레이셔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이것들은 왕의 자격을 뜻하지··· 그리고 지금 그대가 감싸고 있는 저 소년도 모든 생명의 정점에 설 왕의 자격을 지닌 자라는 걸세.”


레이셔스는 자기가 말하면서도 피식 웃었다.


“거기에는 신들까지도 포함되어 있지.”

“······.”

“현재 소년의 노출되어 있는 부위에 표식은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몸 어딘가에 표식이 새겨져 있겠지··· 그리고 그것이 또 달리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매그니트는 이번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좋든 싫든 간에 그만한 신의 힘을 얻었단 뜻에, 그만큼 세상이 주목할 것이라는 뜻이고,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렇다면 조용히 살아가면 되지 않겠는가?”


매그니트가 역으로 질문했다.

레이셔스는 매그니트의 질문에 작게 한숨을 쉬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쉽지만 그것은 많이 힘 들겠지. 자격을 얻은 자들은 고의적이든··· 우연적이든··· 어떠한 이유에서건 결국 신들의 대륙으로 이끌려가지···.”

“어···.”


그때, 매그니트 뒤에 숨어있던 유신이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유신이 질문하자 레이셔스와 매그니트는 유신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유신은 그런 시선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레이셔스에게 물었다.


“어째서...?.”


레이셔스는 당연한 듯이 답했다.


“우리는 신들에게 ‘선택’받았으니깐.”


그리고 레이셔스는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신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왕을 쉽게 놓아주지 않거든.”

“······.”


레이셔스의 답이 많이 충격적이었을까 유신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조금은 떨림이 멎은 유신이 또다시 질문하였다.


“그렇다면 약한 신력을 지닌 나도 언젠가 신들의 대륙은 간다는 의미...?”

“그래.”


레이셔스는 단 답으로 수긍했다.


“거기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ㅡ”


레이셔스가 다시 세상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유신에게 제안하였다.


“흑발의 소년이여··· 제국으로 오거라! 지금 그대는 너무나도 약하다. 반면에 제국은 그대가 살고 있는 이 왕국보다 훨씬 넓으며, 훨씬 강대하지. 그래서 언젠가 그대가 신들의 대륙으로 가야만 할 때까지 제국이 그대를 지켜주고, 가르치며, 강하게 키워주겠다. 이는ㅡ”


레이셔스는 마지막으로 명백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바로 나 현 제국의 황제! 레이셔스가 보증한다!.”


지금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었던 매그니트는 놀라지 않으려 해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국의 황제 레이셔스가 유신을 보증한다고 한다. 이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오늘날 거대한 제국 내에서 레이셔스의 눈에 조금이라도 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노력하고 경쟁을 하고 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레이셔스가 유신에게 눈독이 들어 보증하겠다는 것은, 제국 내에서 다른 쟁쟁한 인재들을 제쳐두고 유신을 무시할 수 없는 직위에 앉혀주겠다는 의미였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가장 강한 사람이 유신을 키워주겠다? 이것은 한마디로 인생을 역전할 수 있는 기회란 것이다.


거기에 이 제안이 거짓일 이유도 없었다.

신의 힘은 약해도 신의 힘이다. 약한 신력이라도 가지게 된 유신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아주 특별하고 강해질 존재다.

만약 정말로 유신이 제국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제국의 입장으로서는 아주 강력한 전력이 추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국의 ‘신하’로서의 길이다.

왕의 자격을 얻은 유신이 가는 자신만의 왕도의 길이 아니다. 가게 되더라도 그 길은 레이셔스가 개척한 왕도의 길일 것이다. 매그니트는 레이셔스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매그니트는 이 사실을 유신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니 말해줄 수 없었다.

절대로 나쁜 제안이 아니었다. 비극적으로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아버린 고아 유신은 오히려 이곳에 남는 것보다 제국으로 떠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게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레이셔스는 절대 강제하지 않았다. 유신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결국, 선택은 유신의 몫이다.

하나 확실한 점은 자신은 유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던 그 선택을 존중하고 최대한 지원을 해줄 것이라는 점이다.


“저는···.”


그때, 유신이 입을 열었다.

생각에 잠겨있던 매그니트는 유신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유신을 바라보았다.

바라본 그곳에는 방금 전까지 벌벌 떨고 있던 어린아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각오를 다진 남자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바뀐 유신의 모습에 레이셔스는 무덤덤하게 있었고 매그니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선택의 시간이 왔다.

유신은 레이셔스가 외쳤던 것처럼 명백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제국으로 안갑니다.”


너무 단호한 말에 당황한 매그니트보다 레이셔스가 먼저 반응하였다.


“그런 가···.”

“유신!”


솔직히 말해서 매그니트조차 유신이 제국으로 갈 줄 알았다.

총명한 유신이 제국으로 가서 얻는 이익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유신은 잔류를 선택했다.

매그니트는 그 이유를 묻고 싶었다.


“안타깝구나···.”


그때, 레이셔스의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국의 황제로서 나는 너의 선택에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렇게 말하면서 유신을 바라보는 레이셔스의 표정은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이었다.


두근ㅡ!


레이셔스에게서 엄청나게 강한 압박을 느낀 매그니트가 곧바로 대검을 고쳐들고 자세를 잡았다.


‘이거··· 일 났군···.’


유신의 대답이 천둥황제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 않았나보다. 매그니트는 강제로 각오를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도 너의 선택에 대한 답변으로서···.”


레이셔스의 몸에서 작은 전류들이 튀기 시작하더니ㅡ


“이제 내가 택할 선택은ㅡ”


파직.


“지금 미래의 적을 죽이는 것이다.”


파지직ㅡ! 콰아아아앙ㅡ!


이윽고 레이셔스 몸에서 강한 전기가 사방으로 방출되더니 주변의 지형들을 끈임 없이 파괴하기 시작했다.


* * *


고오오···


천둥황제가 내뿜는 강한 기운을 저항하기 위해 매그니트도 기운을 내뿜었다. 그러나 그 조차도 겨우 압박을 견디는 수준이었다.

그 흉악한 압박에 매그니트는 이를 악물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기 위해 통성명을 하였다.


“에오니스 왕국··· 기사단 홍련의 사자··· 전 기사단장 라이어 매그니트···.”


천둥황제가 지금 유신에게 확실하게 적의를 표출했다.

분위기를 보건대 그를 말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매그니트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였다.

나이를 먹고 일선에서 은퇴를 했어도 기사는 기사도를 절대 잊지 않는다. 에오니스 왕국을 수호하는 한명의 기사인 매그니트는 절대로 잊지 않은 기사도에서 또 다른 맹세를 추가했다.


지금당장 죽는 한이 있더라도 유신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맹세···.

그것이 자신이 늦어버린 탓에 기사로서 헤리스 교회의 식구들을 구하지 못한 매그니트가 맹세한 속죄의 맹세였다.


···완전히 각오를 굳힌 매그니트가 감았던 눈을 크게 뜨며 레이셔스에게 외쳤다.


“천둥황제 레이셔스에게 도전하겠네!”

“···와라.”


쿠웅ㅡ!


곧바로 매그니트는 땅을 강하게 벅차고 순식간에 레이셔스와의 거리를 좁혔다.

방금 전 기 싸움에서 매그니트는 레이셔스와의 역량의 차이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압도적인 차이였다.


그래서 매그니트가 취한 방법은 바로ㅡ빠르게 선수를 취하는 것이었다.

정확하게는 단 첫 일격에 모든 것을 걸어야하는 방법이었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반드시 승부를 결정 지어야한다!’


더불어 이 한방의 공격도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 하지만 살면서 수많은 싸움을 경험한 매그니트가 이 한방이 아니라면 더 이상 자신에게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매그니트와 레이셔스의 힘의 차이는 엄청났다.

무조건 성공해야한다. 성공하지 못한다면 유신은ㅡ죽는다.


매그니트는 칼을 수평으로 쥐었다.


과거.

매그니트라는 무인에게 한 가지 염원이 있었다.

바로 산을 베어보는 것이었다. 하나하나 강한 일격을 중시하는 매그니트의 검술은 산을 베어보는 것이 그의 최종적인 염원이었다.


그래서 매그니트는 생각했다.

먼저 산을 베기 위해서는 대지를 갈라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매그니트는 오랜 시간 대지를 가르는 기술을 수련하여 완성시켰으며, 그의 염원과 힘이 담긴 검기는 대지를 가를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대지를 가를 수 있게 되니 매그니트는 멈추지 않고 그의 염원인 산을 베는 기술을 수련하였다.


“매그니트 류.”


또다시 오랜 시간 수련한 결과ㅡ.


“태산 가르기!”


은퇴하기 직전ㅡ그는 드디어 산을 벨 수 있었다.


온몸에 있는 근육에 혈관이 올라올 정도로 힘을 준 상태에서 대검을 수평으로 휘두려는 순간ㅡ 이 모든 것이 엄청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그 순간에.


매그니트는 보았다.

레이셔스의 시선이 자신이 아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따라왔는가···.”


하늘에서 좋지 않은 기색을 느낀 매그니트는 레이셔스가 보고 있는 하늘로 시선을 치켜드니ㅡ.


“폐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늘에서 비명과 같은 절규와 함께 번개로 이루어진 뇌룡이 지상으로 강림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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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남은 것 19.02.03 91 0 15쪽
14 결의 19.01.30 48 0 22쪽
» 레이셔스의 제안 19.01.26 63 0 11쪽
12 힘으로 인해 파생되는 것 19.01.24 68 0 15쪽
11 진정한 강자들 19.01.06 150 0 13쪽
10 피의 축제(6) 19.01.05 83 0 28쪽
9 피의 축제(5) 18.12.31 88 0 16쪽
8 피의 축제(4) 18.12.30 81 0 12쪽
7 피의 축제(3) 18.12.29 74 0 13쪽
6 피의 축제(2) 18.12.24 138 1 16쪽
5 피의 축제(1) 18.12.22 153 1 14쪽
4 18.12.21 100 1 28쪽
3 매그니트의 이야기 18.12.20 114 1 13쪽
2 심부름 18.12.19 132 1 8쪽
1 프롤로그 18.12.19 21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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