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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촐이 님의 서재입니다.

신들의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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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촐이
작품등록일 :
2018.12.19 12:49
최근연재일 :
2019.02.03 06:51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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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
추천수 :
6
글자수 :
104,316

작성
18.12.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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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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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피의 축제(1)

DUMMY

“와아~!”


마을 입구로 도착한 카니가 놀란 듯이 탄성을 지었다. 해가 저물고 밝은 달빛이 비추는 마을은 축제로 인해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예쁘다~.”


그리고 달빛뿐만 아니라 수많은 촛불과 등불들은 마을의 거리를 밝은 주홍빛으로 환하게 물들었다. 아름다운 밤의 거리를 본 알은 평소보다 더 멍을 때리면서 마을의 거리를 바라보았다.


“역시 올해도 사람들이 많이 왔네.”


어느 때보다 마을에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 변방의 작은 마을의 축제는 나름 유명했다. 그 이유는 주변의 다른 마을들보다 자유롭게 놀고먹기에 중점을 둔 축제이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마을의 축제 같은 경우 축제의 취지에서 신앙이 겸비되어 있었다.

이 세계에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이 되었고, 그러니 작고 가난한 마을일수록 신들에게 빌어 의지하고 싶어지는 것이 힘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각 마을에는 신앙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 축제 어딘가에는 제약이 걸려있지만, 이 변방의 마을은 이장의 방침으로 그딴 건 모르겠고 먹고, 마시고, 놀자는 순수한 축제였다.


처음에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반발하였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다 잊고 다른 어느 곳보다 자유로운 축제기간 3일 동안만큼은 순수하게 즐기자는 생각에 수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마을에서부터 이 변방의 작은 마을로 모여드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바깥의 상인들이나 장사꾼들은 한몫 챙기자는 생각에 마을로 몰려드니ㅡ서로 상호작용하여 축제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여드는 지 축제기간만큼은 마을의 여관에 방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여관을 못잡은 사람들은 마을 바깥에 야영하기 좋은 장소를 두고 싸우는 경우도 생길 정도였다. 그래서 이 마을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축제 준비로 분주했던 이유가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재밌겠다!”

“작년보다 더 각오를 해야겠네···.”


아리엘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마을을 보면서 기대를 하였고, 유신은 저 수많은 인파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피곤해졌다. 현재 유신은 자신의 흑발을 가리기위해 낡은 천으로 머리를 감싸 머리카락을 숨기고 있었다.


“근데 영감. 용돈 이렇게 많이 줘도 괜찮은 거야?”

“하하하! 당연히 괜찮고말고!!”


헤리스 고아원의 아이들은 평소에 교회의 형편상 용돈을 받지 않았지만, 매년 축제기간만큼은 자유롭게 충분히 먹고 즐기라고 헤리스 신부가 용돈을 주었다. 용돈을 받는 아이들은 유신, 아리엘, 펠트가 받았고 카니나 알 같은 경우는 너무 어리니 헤리스 신부가 데리고 다니면서 축제를 즐기게 하였다.


“그래도 너무 많은데···.”


내용물은 전부 금전, 은전도 아닌 동전(銅錢)이였지만, 이정도 양이면 축제기간 3일 동안 충분히 쓰면서 먹고 놀 수 있는 돈 이였다. 유신이 자신의 두툼한 동전 주머니를 보면서 찝찝한 표정을 짓자. 헤리스 신부는 쓴웃음 지으면서 유신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평소에 일한 값이라고 생각해라.”

“이 정도 돈을 받을 정도는 안했다고 생각하는데···.”

“하하! 너는 그렇긴 하지! 그래도··· 지금까지 도와준 것에 대한 보상이다.”

“그러니깐 그 정도는···.”

“그러니깐 유신.”


헤리스 신부가 단호하게 유신의 변명을 차단했다.

유신이 헤리스 신부를 올려다보니 헤리스 신부는 유신을 못 말리는 개구쟁이 아이를 보는 것처럼 쓴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온화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잔말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렴.”


유신은 헤리스 신부의 온화한 미소에 두 번은 거절하지 못하였다.


* * *


“유신 빨리 와~! 저기에 매운맛 닭 꼬치를 팔고 있다고!?”


마을 입구에서 헤리스 신부는 카니와 알에게 끌려가듯이 잡혀가고, 펠트는 축제로 신난 카니와 알이 혹시라도 많은 인파에 치여 미아가 되지 않을까 헤리스 신부 일행과 동행하였다.

아리엘과 둘이 남은 유신은 아리엘 몰래 은근슬쩍 빠져나와 혼자만의 축제를 즐길려고 했지만, 순식간에 아리엘에게 목덜미를 붙잡혀 그대로 마을에 끌려갔다. 그렇게 아리엘에게 붙잡혀 마을에 있는 음식 노점들을 돌아다닌 지 벌써 한 시간째. 아직도 아리엘은 배에 음식이 더 들어가는가 보다.


“알았으니 깐··· 제발 좀 천천히 가자···.”


이미 많은 인파에 치여 지칠 대로 지친 유신은 아직도 팔팔한 아리엘에게 거의 기어가듯이 쫓아가고 있었다.


아리엘은 죽어가는 유신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그럼 조금만 쉬자. 저기 나무에 기대서 쉬고 있어. 내가 마실 것 좀 사올게.”


아리엘은 그래도 유신의 지친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는지, 유신이 쉬면서 마실 것을 사러 갔다. 아리엘이 음료수를 사러가자 남겨진 유신은 아리엘의 말대로 주변에 있던 큰 나무에 기대며 땅에 앉았다.


확실히 사람이 없는 교회에만 있다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섞여 드니 평소보다 체력이 빠른 속도로 소비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유신이 나무에 기대며 호흡을 고르고 있던 와중에 어딘가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한 술을 파는 노점상에서 많은 사람들 중에 큰 목소리로 튀는 두 명의 남자가 있었다. 바로 헤리스 신부와 매그니트였다.


“저 망할 영감탱이는 애들은 어디다 놔두고 저러고 있는 거야.”


헤리스 신부 곁에 아이들이 없었지만 유신은 걱정하지 않았다. 절대로 헤리스 신부는 어린 아이들을 놔두고 혼자 술을 마시러 갈 사람은 아니다.

분명 카니와 알 곁에는 펠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 또 매그니트랑 만난거야?”


마을에서 목소리 크기로 유명한 두 인물이 만나 술을 마시니 거기에 파생되는 효과는 엄청났다. 원래부터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여겼지만, 다른 마을에서 찾아온 사람들한테는 힐끔힐끔 눈짓을 받고 있었다.


어쩌다가 저 두 명의 조합이 탄생했는지 궁금해진 유신 이였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두 명이 만나버린 사건의 전말을 펠트에게 물어보니 카니와 알을 따라 축제를 구경하고 있던 와중에 매그니트를 만났다고 하는데, 헤리스 신부가 전에 매그니트에게 과일을 받은 일로 감사의 인사말을 꺼내면서 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을 본 펠트가 눈치껏 헤리스 신부에게 카니와 알을 자신이 데리고 다니겠다며 말했다고 한다. 당연히 헤리스 신부는 자신도 같이 다니겠다고 말했겠지만, 머리가 좋은 펠트는 헤리스 신부에게 귓속말로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할아버지··· 이제 카니와 알도 알 건 알아요. 지금처럼 할아버지가 곁에 있으면 착한 카니와 알은 분명히 눈치 봐서 돈을 아낀다고 하고 싶은 것을 안 할거에요··· 그러니 마음 편히 제가 애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같이 놀아줄게요.」


처음에 펠트의 말을 들은 헤리스 신부는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펠트의 말을 수긍하면서 헤어졌다고 한다. 실제로는 카니와 알은 헤리스 신부의 눈치를 보지 않았지만 말이다.


유신이 궁금해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자. 펠트는-


「할아버지도 축제를 즐기셔야지.」


라고 말했다. 역시 자랑스러운 동생이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이미 많은 술을 마셨는지 매그니트는 얼굴이 조금 붉게 물들어져 있었고, 헤리스 신부는··· 울고 있었다. 아 왜 또 울고 있는 거야.


“흐어어어엉! 정말!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에에에! 정말 잘 커줘서 고맙다 애들아!! 흐끅!”

“아니! 영감님이 덕분에 애들이 이렇게 잘 커가고 있는 겁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세요!!”

“애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랑한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여기 한 잔 더요!!”


왜 부끄러움은 자기 몫인가. 괜히 창피해진 유신은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러던 중, 창피해하는 유신의 앞으로 작은 나무 컵이 내밀어졌다. 아리엘이 음료수를 사온 것이다.


“고맙다.”


유신이 나무 컵을 받으면서 아리엘을 바라보니, 입가에 소스를 묻히며 입은 오물오물 거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음료수를 건 내는 손 말고도 다른 한손으로는 닭 꼬치와 자신의 음료수 컵을 동시에 들고 있었다.


“결국 사온 거냐···.”


유신이 기가 막혀하자. 아리엘은 씹던 음식물을 마저 꿀꺽 삼키며 당황하듯이 말하였다.


“뭐··· 뭐가!? 무슨 불만 있어!?”

“아니 없습니다.”


유신이 피식 웃으면서 대답하자. 불만이 생긴 아리엘은 흥! 하면서 유신의 옆에 앉았다.

유신은 자신의 호주머니에 있던 손수건을 꺼내 조용히 아리엘에게 건 냈다. 자신에게 건내는 손수건을 본 아리엘은 새침한 얼굴로 손수건을 뺏어가듯이 가져갔다. 그리고 손수건으로 자신의 입가를 닦았다.


유신이 아리엘의 행동을 보면서 조용히 쓴웃음을 지으며 손에 들려있던 음료수를 마셨다.


“오~. 이거 맛있네.”

“그래?”

“이거 음료수 무엇으로 만든 거래?”

“···매실이래.”


매실인가··· 하고 중얼거리면서 유신은 다시 한 번 음료수를 마셨다. 정말 맛있다. 자신의 인생 음료수를 찾은듯하다.

아리엘은 조용히 음료수를 음미하고 있는 유신이 귀여웠는지 새침한 표정을 풀고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유신에게 물었다.


“오랜만에 교회에 나와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깐 어때?”

“피곤해···.”


유신의 답은 정해져있었다.

그렇지만 유신은 축제로 활발한 마을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술을 마시며 떠드는 모습과 한곳에서는 악기를 연주해 리듬에 맞춰 노래하는 시인들, 그리고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신나게 춤추는 모습 등. 시끌벅적하고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나쁘진 않네.”


유신의 솔직한 발언에 아리엘도 공감하면서 자신의 음료수를 홀짝였다.


“진짜 맛있네···.”


아리엘도 인생 음료수를 찾은듯하다.


* * *


“아파··· 아파··· 너무 아파.”


한 사내가 자신의 오른손으로 왼팔을 부여잡으면서 산을 해매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오른손으로 왼팔이 없어진 부분을 잡고 있었다.

그의 외견은 오랜 기간 동안 재대로 먹지 못하였는지 매우 수척해져 있었고 잠을 재대로 자지 못하였는지 안구는 충혈이 되어 있었다.


사내는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아아 아파··· 아파..! 시발! 아프다고!!”


사내는 없어진 왼팔부분을 더욱 쌔게 잡았다. 왼팔이 욱신거렸다. 왼팔이 너무나도 욱신거려 아파왔다. 이 고통은 과거에 신들의 대륙에서 왼팔을 잃었을 때부터 이어져온 고통 이였다. 왼팔의 상처가 겉으로는 진 작에 아물었어도 속은 계속 아파왔다.


사내는 고통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포션을 마시고 치유마법을 걸어대도 왼팔의 고통은 멈추지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심해졌다.


그러다가 사내는 생각하고 확신했다.

땅이 문제라고, 신들로 인해 신력이 넘쳐나는 신들의 대륙에 있으니깐 계속 아픈 것이라고··· 그리 생각했다.

그래서 도망쳤다. 신들의 대륙에서부터 멀리 도망쳤다. 도망치는 과정에서도 고통은 지속되었다. 사내는 버텼다. 신들의 대륙만 벗어나면 이 고통은 없어질 것이라고 믿으며··· 그래서 다다른 곳이 에오니스 왕국 이였다.


하지만, 신들의 대륙에서도 도망쳤어도 고통은 지속되었다.


그러나 사내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었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평생 왼팔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했기에··· 그래서 달렸다. 에오니스 항구 도시에서 목적지와 방향을 정하지 않고 도망쳤다. 계속 달렸다. 신들의 대륙에서 더 멀리 멀어져야 한다.


“시발!”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결국 고통은 없어지지 않았다. 사내는 분노하였다. 왜 나만 이런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야하는지 분노를 느꼈다. 사내는 처절하게 외쳤다.


“나는 아픈데··· 너무나 아픈데에에에에!”


사내는 산에서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경치를 내려다보았다. 한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축제가 한창 이였는지 늦은 밤이 되서도 거리는 밝았고 사람들의 시끌벅적하고 행복한 웃음소리가 사내의 귀에 거슬리게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계속 아픈데. 왜 너희들은 웃고 있는 거야...?”


그러자 사내는 의문이 생겼다. 자신은 아픈데 왜 저들은 아프지 않는 거지?


푸흡!


사내는 웃었다.


“크흐흐흐흑! 아하하하하하하핫! 캬하하하하학!!”


실성한 사람처럼 사내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었다.


“하아···.”


한바탕 시원하게 웃은 사내의 표정은 순식간에 무표정이 되더니 심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너희들처럼 웃었는데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네?”


사내는 무언가 결정한 듯 왼팔을 잡은 오른손을 풀어 힘없이 축 늘어트렸다. 사내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다 죽여 버릴 거야.”


이때, 사내는 깊은 분노로 느끼지 못하였지만, 모두 죽인다는 말을 한 순간에 사내의 왼팔의 고통이 한순간이지만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시고 댓글도 한번씩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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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힘으로 인해 파생되는 것 19.01.24 68 0 15쪽
11 진정한 강자들 19.01.06 150 0 13쪽
10 피의 축제(6) 19.01.05 83 0 28쪽
9 피의 축제(5) 18.12.31 88 0 16쪽
8 피의 축제(4) 18.12.30 82 0 12쪽
7 피의 축제(3) 18.12.29 74 0 13쪽
6 피의 축제(2) 18.12.24 139 1 16쪽
» 피의 축제(1) 18.12.22 154 1 14쪽
4 18.12.21 100 1 28쪽
3 매그니트의 이야기 18.12.20 114 1 13쪽
2 심부름 18.12.19 133 1 8쪽
1 프롤로그 18.12.19 21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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