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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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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795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1.17 16:30
조회
522
추천
8
글자
8쪽

후지카와의 음모

DUMMY

칠수는 교류전을 위해 평소보다 빠른 일주일 전 일본으로 넘어갔다.


대회 주요 선수들이 함께 오픈 스파링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오픈 스파링이 뭐야?”


이언규가 물었다.


“오픈된 공간에서 팬들한테 연습하는 거 보여주는 거야”


“와,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해?!”


“니가 스타가 아니라 그렇지···. 스타들은 저렇게 팬 서비스도 해야 한다고”


노아킴 한센의 뒤를 이어 칠수가 링에 올랐다. 스파링 파트너는 역시 인계석이었다.


스파링 전 칠수는 계석과 합을 맞췄다. 비밀 전략인 ‘바디 블로’는 최대한 아끼기로 말이다.


“원투!”


계석의 주문에 칠수가 깔끔한 펀치 연타를 날렸다.


“원투쓰리!”


이번에도 송곳 같은 펀치를 매트에 갖다 박았다.


“우와!!!!”


“감바레, 치루수 상!!!!”


곳곳에서 일본 팬들이 함성을 질렀다.


일본인 킬러로도 명성이 높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강자에 대한 동경심을 항상 갖고 있는 법. 9승 무패의 조칠수는 아직 그 누구에게도 패배하지 않았다.


한창 스파링을 하고 있는데 링 밑에 익숙한 얼굴 하나가 보였다.


디아즈 전의 판정 위원 후지카와 사토루였다.


뒷거래 의혹이 강하게 느껴지는 바로 그 사람이다. 샴페인의 이니셜도 그의 것과 같았다.


“형, 뭐해요?”


인계석의 재촉에 마지못해 펀치를 꽂았다.


그런 가운데도 시선은 후지카와를 놓치지 않았다.


후지카와의 옆에는 말끔하게 정장을 갖춰 입은 한 남자가 있었다.


분명 야쿠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본 적 있는 인물이었다.


‘집중, 집중!!!’


펀치를 뻗는 가운데 집중을 해 후지카와를 쳐다봤다.


<판정 가면 노리모토 키드 승리. 오케이>

.

.

.

.

.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정보였다.


판정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말이다.


판정단이 누구인지 최 대표를 통해 은근히 물었다.


“왜 그래?”


“아뇨, 크라이드 쪽이 많아야 유리하잖아요”


최 대표에 따르면 크라이드와 Jros 쪽 판정단이 적당히 섞인다.


그리고 2년 전 열린 첫 교류전 판정단은 바로 후지카와였다.



노리모토의 몸은 예술 그 자체였다.


체지방이 2%도 안 나올 거 같은 그야말로 ‘간고등어’였다.


“화이팅 하자고, 조칠수”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노리모토가 말했다.


“오케이, 파이팅 해서 꼭 승리해주지”


체구가 작은 노리모토에게 감량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오히려 노리모토는 간혹 증량까지 한다.


“저 작은 키로 라이트에서 뛰다니. 계석이보다 작아 보이는데”


이언규의 평가였다.


“그래도 형보다 훨씬 펀치 셀 걸요?”


인계석의 농담에 이언규가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사실 컨디션이 나쁜 건 칠수 쪽이었다.


당일 아침에 소변을 보고 나서야 70kg을 맞췄다.


전날 낮 칠수의 체중은 75kg. 평소 같으면 로드웍 좀 하고 사우나를 하면 쉽게 빼는 체중이었다.


경기 전날 호텔 방에 간호사까지 찾아왔다. 링거를 놓기 위해서다.


“내가 아주 비싼 링거로 가져달라 했어.”


최 대표가 누워 있는 칠수를 격려했다.


사실 경기 직전 칠수의 머릿속엔 한 가지밖에 들어있지 않다.


상대와 상대에 대한 전략 말이다.


그런데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노리모토 만큼이나 후지카와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후지카와를 생각하니 2019년의 상황이 생각났다.


2019년 크라이드는 이미 분해된 단체였다.


크라이드가 망한 원인은 바로 야쿠자와의 뒷거래였다.


사실 UFL 레이나 왓슨이 진작부터 크라이드의 인수를 고려했다.


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크라이드의 배후에 야쿠자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그 계획을 접었다.


링거를 맞으며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났다.


칠수의 옆엔 연상연 실장이 앉아 있었다.


“실장님, 왜 여기 계세요. 들어가서 주무시지”


실장의 눈에도 다크 서클이 드리워 있었다.


“가야죠, 가야죠. 그냥, 생각이 많아서요”


연 실장이 기지개를 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을 나서려던 실장이 갑자기 뒤를 돌아봤다.


“불안하세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칠수가 놀랐다.


“아, 아뇨. 이겨야죠”


문을 연 실장이 나지막이 말했다.


“불안함을 해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그 원인을 제거하는 거죠”


원인 제거.


실장의 말이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

.

.

.

.

크라이드 쪽 판정단은 역시 후지카와였다.


판정 장난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KO가 필요했다.


“전략 다시 한 번 말해봐”


정 관장이 무서운 얼굴로 칠수를 바라봤다.


“존나게 팬다. 그리고 이긴다”


“시발, 겁나 좋은 전략이네! 좋아, 가자!!!”


하지만 크라이드 쪽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까지 무려 네 명의 크라이드 선수가 패배했다.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게 두 번째 경기의 노아킴 한센. 상대의 초반 러시를 잘 이겨내고 강력한 니킥으로 KO를 거뒀다.


“니가 한센보다 세잖아”


대기하고 있는 칠수의 어깨를 정 관장이 주물렀다.


“당연하죠, 훨씬 세죠”


“가자!”


입장은 칠수가 먼저 했다.


노리모토의 업적과 이름이 칠수보단 아직 높았기 때문이다.


코너 누워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노리모토의 특이한 차림이 눈에 들어왔다.


“저거 뭐예요?”


노리모토가 머리에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저거 뭐지? 배드민턴 채인가?”


이언규가 고개를 빼고 쳐다봤다.


“아, 와···. 저 새끼······.”


정 관장이 혀를 챘다.


노리모토가 쓰고 있는 건 바로 ‘몽콘’. 낙무아이들이 머리에 쓰는 바로 그것이다.


“저 새끼 타격전 준비했네. 무에타이야!!”

정 관장이 외쳤다.


노리모토의 입장 모습은 평상시와 달랐다.


어깨를 풀면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양 무릎을 좌우로 번갈아 올리며 천천히 걸어왔다.


그리고 뒤에는 그의 코치임이 분명한 태국 사람 하나가 서 있었다.


“저······. 저거···. 시리카오 아냐?!”


시리카오 나뿌라묵. J-1을 대표하는 라이트급 낙무아이로 J-1 경량급의 최강 파이터였다.


“저 새끼···. 시리카오한테 배워 왔어···?”


칠수가 임희민에게 배웠지만, 시리카오는 임희민보다 최소 두 단계는 위였다. 임희민이 시리카오에 두 번이나 도전했지만, 무참히 패배했다.


“뭘 준비했을까요, 관장님?”


칠수가 후지카와와 눈이 마주쳤다.


<판정 가면 넌 진다.>


당연한 생각을 하는 후지카와였다.


“낙무아이한테 훈련받았으니까···. 당연히 킥일 거야. 킥 파워가 전보다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돼”


킥을 장착한 레슬러.


킥을 장착한 ‘파워 파이터’


노리모토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에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칠수였다.


코너에 오른 노리모토의 몽콘을 시리카오가 뺐다.


시리카오가 노리모토의 머리를 붙잡고 무어라 속삭였다.


“새끼, 제대로 준비했나 보네···. 칠수 전략 다시 한 번 읊어봐”


“존나게 때려 부수고, 완전 KO로 이긴다!!”


“좋아, 시발. 존나게 때려 부수자!!!”


링 중앙에 선 칠수가 노리모토와 주먹을 맞댔다.


“굿 파이트”


노리모토가 격려했다.


“굿 파이트”


주먹을 맞댄 칠수가 오른쪽을 돌아봤다.


후지카와의 옆엔 가무잡잡한 피부의 일본인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

.

.

.

.

<판정 가면 노리모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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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천재 DJ켄 20.01.26 502 8 8쪽
47 스타의 일상 20.01.24 516 9 10쪽
46 도신 조칠수 20.01.23 502 9 11쪽
45 300만불의 사나이 20.01.22 517 9 8쪽
44 식당에서의 일전 20.01.21 500 8 10쪽
43 야쿠자 콧털을 건드리다 20.01.20 502 8 8쪽
42 승부조작엔 이게 특효약 20.01.19 496 8 9쪽
41 수성의 노리모토 20.01.18 506 8 8쪽
» 후지카와의 음모 20.01.17 523 8 8쪽
39 크라이드의 자객 20.01.16 560 8 9쪽
38 판정의 배후 20.01.15 561 7 11쪽
37 디아즈의 도발 20.01.14 544 8 9쪽
36 로킥에 집중 20.01.13 572 8 9쪽
35 입식 최강자의 가르침 20.01.12 603 10 10쪽
34 도장 깨기 20.01.11 602 9 10쪽
33 챔피언의 특권 20.01.10 644 10 12쪽
32 두 번의 고고플라타 20.01.09 626 8 13쪽
31 타이밍 태클 20.01.08 636 10 7쪽
30 UFL의 관심 +2 20.01.07 665 12 8쪽
29 카포에이라의 습격 20.01.06 688 9 9쪽
28 일본 손님 20.01.05 715 11 8쪽
27 챔프의 일상 20.01.04 711 10 10쪽
26 새로운 챔피언 20.01.03 703 10 9쪽
25 결승은 힘들어 20.01.02 706 10 9쪽
24 오마에와 오토코다 +1 20.01.01 741 12 7쪽
23 예상은 빗나가고 19.12.31 752 12 9쪽
22 4강자의 자격 19.12.30 758 10 11쪽
21 고구라의 약점 +2 19.12.29 781 13 9쪽
20 그래플링 바보 +1 19.12.28 804 11 9쪽
19 나오키 신야 19.12.27 825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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