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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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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797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1.14 16:35
조회
544
추천
8
글자
9쪽

디아즈의 도발

DUMMY

첫 챔프 방어전의 계체는 인내와의 싸움이었다.


디아즈 형제가 쉴 새 없이 도발했기 때문이다.


칠수가 계체 무대 계단을 오르는데 반대편에서 디아즈가 양손 가운뎃손가락을 세우고 있었다.


입으로도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f**k you’인 것 같았다.


칠수가 문제가 아니었다.


뒤쪽에 있는 코치진이 더 화났다.


“미친놈 아냐? 뭐? 훡유? 니 애미 10창이다 개새야”


그런 가운데에도 계체는 무사히 끝났다.


디아즈는 69.8kg. 칠수는 70.0kg였다.


계체를 마치고 체중계 앞에 선 채 파이트 포즈를 취했다.


기다렸다는 듯 디아즈가 양손으로 엿을 먹였다.


칠수도 이에 같은 손가락으로 대응했다.


그동안 디아즈는 쉴 새 없이 영어로 무어라 말했다.


사실 계체에 오르기 전 나카타가 한 이야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너희 계체에서 무언가 터지길 기대하고 있다.”


계체도 기자와 팬들에게 보이는 ‘쇼’이니만큼 강력한 한 방을 원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준비하고 온 칠수에게 디아즈가 입으로 계속 시부렁거리고 있었다.


자제력에 한계가 온 칠수가 디아즈의 가슴을 힘껏 밀쳤다.


“어디 개 꼬봉같이 생긴 게 욕질이야, 약쟁이 새x야!”


칠수의 거친 모습에 동생 제이크 디아즈와 코치진들이 못 참겠다는 듯 달려들었다.


“미친 또라이 새끼들이...”


정 관장 쪽도 마찬가지였다.


나카타와 제이슨이 중재하려 했으나 이미 붙은 불을 꺼뜨리긴 힘들었다.


정 관장이 바로 동생 디아즈를 테이크다운 시키고 심동연과 이언규가 다른 코치들에게 달려들었다. 칠수는 당연히 니키 디아즈와 뒹굴었다.


그날 밤 샤워를 하려고 보니 목에 빨간 자국이 생겼다. 디아즈가 목을 조른 흔적이다.


“너 디아즈한테 초크 걸렸냐?”


심동연이 웃었다. 그런 심동연 또한 어깨 쪽에 멍이 들었다.


“어···. 거의 서브미션처럼 들어갔어”


덕분에 당시의 기억이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 칠수였다.


하지만 디아즈 쪽의 피해도 있었다.


다음날 스치며 니키 디아즈를 보니 눈 아래 커다란 멍이 남아 있었다.


열심히 달걀로 상처 부위를 문지르는 디아즈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날리고 냅다 튀었다.


가까이서 보니 상처가 더욱 가관이었다.


링 중앙에서 디아즈를 보는데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웃네, 10새끼가>


디아즈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코너 쪽을 보니 동생 디아즈의 생각도 들렸다.


<존나 패주고 싶네>


“노 엘보, 노 버팅, 노 로블로”


이어 심판이 칠수에게 한마디를 더 보탰다.


“노 래프, 플리즈”


웃지 말라는 뜻이었다.


‘땡땡땡!’


공이 울리자마자 디아즈가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맷집과 타격이 모두 뛰어난 선수이기에 물러설 이유가 없다.


칠수도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쫙 펼친 디아즈의 손에 ‘보리쌀 게임’을 하듯 주먹을 댔다 뗐다 반복하며 링 주위를 돌았다.


20초 정도 그렇게 흐르자 역시나 야유가 튀어나왔다.


“우우우우우우!”


디아즈는 계속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Come here, boy!!”


아주 소리까지 치며 들어오길 갈구했다.


정 관장과 약속한 시각은 30초였다.


“칠수야, 이제 해봐!!”


30초가 되고 정 관장이 신호를 보냈다.


도망만 다니던 칠수가 가드를 좀 더 바싹 조였다.


<원투쓰리 간다!!>


첫 두 방의 펀치를 피하고 세 번째 바디 블로를 팔로 막았다. 공격이 완벽하게 봉쇄당하자 디아즈가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다.


<투투 쓰리!!>


오른손 두 방과 왼손 훅이 날아왔으나 그 또한 모두 위빙으로 피했다.


칠수의 전략은 피하는 게 아니었다. 공격이 끝난 타이밍에 로킥을 넣는 것이다.


처음에 넣은 로킥은 디아즈의 왼발 종아리.


콤비네이션 끝나는 타이밍에 들어가는 로킥은 아무리 임희민이라도 쉽게 막기 힘든 전략이다.


‘쩍’ 소리가 날 정도로 강력한 로킥이었다.


“오오오오오!!”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잠시 주춤했던 디아즈가 다시 들어왔다.


<원투쓰리포파이브식스...>


디아즈의 연타가 시작됐다.


사실 타격이라는 건 모두 위빙과 더킹 등 상체 움직임으로 피할 수 있다. 상대가 이미 타격 지점을 노리고 들어오기 때문에, 앞이건 뒤건 옆이건 움직이기만 하면 타점을 흐트러뜨리게 된다.


거의 여덟 번의 공격이 막히자 디아즈가 양손을 높이 들며 황당하다는 제스추어를 취했다.


칠수가 준비한 건 바로 그런 타이밍이다.


이번엔 조금 전과 같은 부위를 다른 발로 안쪽에서 후려갈겼다.


이번에도 ‘쩍’ 소리가 울렸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디아즈는 이미 칠수의 전략을 눈치채고 있었다.


<로킥 전략이구나, 10새끼>


특이하게 생각에서도 쉬지 않고 욕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디아즈가 특이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뒤로 벌러덩 누운 것이다.


그래플링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C’mon boy~ C’mon”


디아즈가 아이 어르듯 칠수에게 손짓했다.


“우우우우우!”


기다렸다는 듯 야유가 터져 나왔다.


칠수가 주위를 돌며 상황을 보고 있는데 이번엔 디아즈가 자기 가랑이를 가리켰다.


“절대 들어가면 안 돼!!”


정 관장이 소리쳤다.


너무 빤한 함정이지만 가끔 말리는 선수도 있었다.


상위 포지션이기에 해볼 만하다고 보통 계산을 한다.


하지만 미키 디아즈는 서브미션의 달인. 특히 그의 서브미션은 하위 포지션에서 더 많이 튀어나온다.


칠수는 누워 있는 디아즈에게 로킥 세례를 퍼부었다.


‘1번, 5번, 16번, 8번’


인계석과 연습한 것처럼 다양한 번호를 섞어 가며 디아즈의 다리를 두들겼다.


누운 상대에게 로킥을 하는 건 서 있는 것보다 어려운 기술, 그러나 연습량은 허투루 쌓은 게 아니었다.


쉴 새 없이 다리를 두드려 맞은 디아즈가 잠시 후 스스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와하하하하하하하!!!”


관중석에서 폭소가 튀어나왔다.


가뜩이나 스텝이 없는 디아즈. 로킥을 맞은 후 그의 발이 눈에 띌 정도로 느려졌다.


“Come on, man”


입과 손가락으로 쉬지 않고 도발했으나 칠수는 말리지 않았다.


급기야 디아즈는 손을 양손으로 벌리고 턱을 올리며 때려 보라고 신호했다.


<들어오면 피하고 테이크다운>


하지만 뻔히 속이 보이는 전략이었다. 칠수는 그런 가운데에도 링 주위를 돌며 로킥 포인트를 쌓았다.


‘땡땡땡’


“야, 너 설마 한 방도 안 맞았냐?”


정 관장이 물었다.


“음, 아마도요?”


“얘 한 방도 안 맞았어요”


오히려 멍이 든 건 다리 쪽이었다. 두들기다 생긴 상처였다.


“다리 아픈 곳은 없고?”


“네, 괜찮아요”


“2라운드에선 이제 디아즈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할 거야.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절대 같이 섞이지 말고 무조건 탈출”


“오케이, 그대로만 하라고”


2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예상대로 디아즈가 달려들었다.


하체 쪽으로 넘어지다시피 달려들자 칠수가 뒤로 점프하듯 피했다.


몇 번을 더 피하자 이번엔 아예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전략은 나오키와의 경기에서 이미 준비했던 부분.


허리를 숙인 채 기어오는 디아즈의 안면에 펀치를 꽂아 넣었다.


제대로 들어간 펀치 한 방에 코피가 터졌다.


피를 본 디아즈의 분노가 한계에 이르렀다.


<잡히기만 해 봐!>


이어 디아즈가 덤블링을 하며 칠수를 쫓았다.


그러다 디아즈의 손에 칠수의 발목이 걸렸다.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잡히자마자 코너 쪽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칠수가 달라붙은 벌레를 떼어 내듯 오두방정을 하며 반대편으로 달아났다.


경기가 일방적으로 흘러가자 디아즈가 꼼수를 썼다.


자기 코너 쪽을 지나가다 갑자기 마우스피스를 뱉어버렸다.


“Hey, My mouse piece!!”


심판에게 마우스피스를 가리키며 코치와 대화를 나눴다.


디아즈는 심판이 마우스피스를 주우러 간 사이 전략 논의를 하고 있었다.


칠수는 건너편에 상대 대화에 집중했다.


대화를 들을 순 없었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생각 읽기는 가능했다. 먼 거리였지만 연습을 통한 결과다.


<오케이, 펀치 페이크 하다가 로킥을 붙잡아 버리라는 거구나>


마우스피스를 심판이 가져다주고 다시 경기가 시작됐다.


일어선 디아즈가 상체를 움직이며 천천히 걸어왔다.


<로킥 해! 로킥 해!>


디아즈가 로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칠수가 그렇게 빤한 대응을 할 이유는 없었다.


로킥을 할 것처럼 페이크를 주던 칠수가 강한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퍽!!’

.

.

.

.

.

이번엔 진짜로 마우스피스가 하늘 높이 솟구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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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크라이드의 자객 20.01.16 560 8 9쪽
38 판정의 배후 20.01.15 561 7 11쪽
» 디아즈의 도발 20.01.14 545 8 9쪽
36 로킥에 집중 20.01.13 572 8 9쪽
35 입식 최강자의 가르침 20.01.12 603 10 10쪽
34 도장 깨기 20.01.11 602 9 10쪽
33 챔피언의 특권 20.01.10 644 10 12쪽
32 두 번의 고고플라타 20.01.09 626 8 13쪽
31 타이밍 태클 20.01.08 636 10 7쪽
30 UFL의 관심 +2 20.01.07 665 12 8쪽
29 카포에이라의 습격 20.01.06 688 9 9쪽
28 일본 손님 20.01.05 715 11 8쪽
27 챔프의 일상 20.01.04 711 10 10쪽
26 새로운 챔피언 20.01.03 703 10 9쪽
25 결승은 힘들어 20.01.02 706 10 9쪽
24 오마에와 오토코다 +1 20.01.01 741 12 7쪽
23 예상은 빗나가고 19.12.31 752 12 9쪽
22 4강자의 자격 19.12.30 758 10 11쪽
21 고구라의 약점 +2 19.12.29 781 13 9쪽
20 그래플링 바보 +1 19.12.28 804 11 9쪽
19 나오키 신야 19.12.27 825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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