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청월 도서 목록

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330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4.01.29 20:22
조회
22
추천
3
글자
12쪽

3부 79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5)

DUMMY

[3부: 위대한 가문 편]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5)]



'뇌신'의 힘을 머금은 마츠의 검이 5m까지 자라나 민주희의 빛에 맞섰다. 빛과 빛이 작렬하며 둥지 한쪽을 밝혀 다른 이들에게 자신들의 전투 상황을 상세히 보고했다.


빛이 사그라드는 쪽이 패배한 것이라고.



"느긋하게 놀고 싶지만 그럴 수 없겠구나!"


"내가 아가리 여물라고 하지 않았었나, 덩어리?"


"아쉬워 마라! 우리에겐 다음이 있을 테니까!!"



['마츠'가 스킬, [마츠류 초월기] [靂]

[총뢰범참[塚雷汎斬](Lv124)]을 사용합니다.]


거대한 검이 산을 가르듯 상하로 쏟아졌다. 검이 지면에 닿자 땅이 폭발하며 천둥소리를 내었고, 소리가 연이어 터지며 민주희에게 전방으로 떨어졌다.


낙뢰가 달려오는 흉측한 광경에도 민주희는 태연자약했다.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손으로 수백 개의 작은 화살을 만들어 위로 흩뿌리듯 던졌다. 그러자 화살들이 좌우로 일정하게 흩어지며 거대한 두 개의 화살로 합쳐졌다.


화살촉에 불이 붙자 민주희가 빠르게 시위를 당기고 바로 손을 놓았다.



['민주희'가 스킬, [민주희류 초월기] [海|赫]

[쌍월성경[雙月星鯨](Lv115(+19))]을 사용합니다.]


화살은 거대한 고래의 형상을 띠었고, 낙뢰를 맨몸으로 들이박았다.


콰앙!! 콰광!!!


부서지고 터지는 소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들렸다.



"멈추지 마라!!"



스킬이 얽히고설킨 탓에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마츠의 위치가 가늠이 되지 않았는데, 마츠가 일부러 크게 소리를 내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마츠'가 스킬, [마츠류 각성기] [靂]

[수격일곡참[獸激溢曲斬](Lv136)]을 사용합니다.]


미간을 찡그린 것도 잠시. 소리가 들린 우측에서 백 개는 우습게 넘길 듯한 양의 참격이 쇄도했다.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마츠는 생각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옳은 것인가'.


답지 않게 싸움 중 생각에 잠긴 마츠가 슈릴레인으로 오기 6일 전 일을 떠올렸다.




*

[슈릴레인 침습 6일 전, 화낭월(카이르의 처소)]


"거절한다!!"



카이르의 처소 안에는 마츠의 단호하고 간결한 거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리에 앉아 있는 카이르와 그의 앞에 서 있는 마츠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마츠는 팔짱을 낀 채 단호히 콧김을 뿜었고, 카이르는 책상 위에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할 말을 정리했다.



"단장이 분명 말했을 텐데. 흑월유랑에 남겠다고 한 이상 너는 무조건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나도 분명히 말했다! '웬만한' 것은 잠자코 다 들어주겠다고!"


"이건 네가 말하는 '웬만한' 것에 포함되지 않은 건가?"


"당연한 말을!"



카이르가 마츠에게 내린 명령은 6일 후 있을 슈릴레인의 습격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실 명령을 내린 건 한 달도 더 전이었지만, 완곡한 마츠의 고집에 임무 시작이 늦춰지고 있었다.


결국 한숨을 내쉰 카이르가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다리를 꼬았다.



"네가 거절하더라도 임무는 시작될 거야. 그리고 너는 후회하겠지."


"내가 너희 쪽에 남겠다고 한 이유를 잘 생각해라, 카이르!"


"알고 있어. '붉은 머리의 여인의 복수' 때문이었지?"



마츠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굳은 얼굴이 대답을 대신해 주었고, 카이르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흑월유랑의 정보력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런데 왜 자꾸 귀찮게 일을 만드는 거지?"


"너희가 내게 내린 명령이, 또 다른 복수를 낳는 거니까."


"....."



그보다 더 명확한 이유는 없었다. 복수를 원하는 자에게 또 다른 복수를 만드는 일을 시킨다면 누가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전혀 연관이 없는 이들까지 묶인다면 더더욱 없을 것이다. 소수의 누군가는 그럴지 몰라도 마츠는 아니었다.



"복수를 원하는 놈에게 복수의 대상이 돼라 명령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대답해라, 카이르."


".. 그런 건 모르겠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네게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건 내일 까지라는 거야."


"다시 말하지만 거절한다."


"명령불복종의 대가는 단장에게 직접 치르게 될 거야."


"얼마든지."



자신만만한 태도에 카이르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라, 마츠."


"....."


"붉은 머리 여인의 가족은 살아있다고 하던-"



콰앙!!


마츠가 주먹으로 카이르의 책상을 내려쳤다. 그러나 책상은 부서지기는커녕 아무런 흠집도 나지 않았다.


내려친 주먹을 거두며 마츠가 살기를 드러냈다.



"나까지 애송이들 쪽으로 돌리려는 게 아니라면 뇌를 거치고 내뱉는 게 좋을 거다, 카이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지금의 단장은 많이 불안정하니까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아."


".. 임무는 검토해 보겠다. 내일 중으로 답해주지."



'손에 넣지 못할 바엔 세상에서 지워버리겠다는 게 네 바람이더냐, 흑량.'


흑월유랑에 자주 들렀던 이유는 천문과의 대련 때문이었던지라 흑량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더 많았다.


하지만 외부인인 자신을 별다른 제재 없이 늘 화낭월에 들여보내줬고, 흑월유랑이라는 이름 아래 생활하는 이들의 의식주를 모두 책임지는 면모를 엿보았다.


때문에 흑량에 대한 평가가 후했던 마츠였지만, 칠가문의 침공 이후 그의 대한 평가가 흔들렸다.


과연, 그 흑량이 자신이 본 전부였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맞더라도 극히 일부의 모습이었으리라.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그때 내가 봤던 너는 어디로 갔냐는 말이다!!'


미친 짓이라는 걸 알면서 마츠는 임무에 따라왔다. 사람이라면 하면 안 될 짓인 걸 알면서도.


그래도 마츠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내려온 명령은 슈릴레인에 쳐들어가 현자들을 몰살시키는 것. 여기까지가 마츠가 받은 명령이다.


어디에도 임무를 성공하란 말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궤변과 무논리로 마츠는 방패를 만들었다.


참격을 날릴 때 민주희의 몸을 스칠 수 있을 정도로 틀어 치명상은 피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괜찮았고, 막으려고 스킬을 쓰면 더욱 괜찮았다.


그런데.



"계집?"



민주희가 정신을 놓은 듯 활을 든 팔을 떨구고 일부러 많은 참격 쪽으로 몸을 날렸다.



"계집!!"



놀란 마츠가 소리쳤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살이 찢기고 터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마츠는 걸음을 멈췄다. '뇌신'의 힘을 품은 각성기에 뛰어든 이상, 최상위랭커가 아닌 이상 죽는다.


'뇌신'을 해제하지 않은 상태로 마츠는 생각했다. 어째서, 민주희가 쇄도하는 참격으로 뛰어들었을까.


민주희는 멍청하지 않다. 마츠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 대체 왜?


민주희는 멍청하지 않다. 그렇다면 여기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사람은?


'위인가!'


동물적 감각으로 고개를 들어 올리자 정확히 마츠의 머리로 떨어지고 있는 젓가락 크기의 화살 한 촉이 보였다.


저 작은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민주희가 의도적으로 공격을 허용한 이유가 있을 거란 판단이 섰다.


검을 든 오른팔로 몸을 감싸듯 검을 왼쪽 옆구리 쪽으로 밀어 넣고 순간의 출력으로 하늘을 베었다.



['마츠'가 스킬, [마츠류 초월기] [靂]

[총뢰범참[塚雷汎斬](Lv124)]을 사용합니다.]


판단과 공격까지 단 3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빠른 판단력과 행동력이 마츠의 최대 강점이자,



['민주희'가 스킬, [海|赫]

[날월보름[捺月報凜](Lv129(+19))]을 사용합니다.]


단점이다.


콰직!


떨어지는 화살 옆으로 더욱 작은 화살 하나가 쏜살같이 튀어나와 마츠의 오른쪽 팔목을 꿰뚫었다.


명중률 100%의 화살에 마츠가 검을 놓치자 '총뢰범참'이 바람에 흩어져 사라졌다.


앞으로 20m. 맨손이라 하더라도 마츠의 능력이라면 저 화살 하나쯤 어떻게든 방어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는 대신 마츠는 양팔에 힘을 푸는 것을 택했다. 저기 저 하늘 위에서 밝게 빛나는 은총이, 자신이 받을 벌이라는 듯이.



['민주희'가 스킬, [海|赫]

[역월보름[易月保凜](Lv133(+19))]을 사용합니다.]


'역월보름'. 민주희가 받은 모든 대미지를 화살촉에 응축시키는 스킬로, 외상을 모두 치유하는 효과도 겸비하고 있다.


작은 화살촉 안에 오늘 하루 민주희가 받은 모든 대미지가 축척되어 있다. 마츠와의 싸움보다 전에 있던 싸움에서 쌓인 대미지까지 전부.


어느덧 화살과의 거리가 5m까지 줄어들었을 때, 마츠는 눈을 감았다.


쿠웅-


'.. '휴즈'.'


콰아아앙!!!!!!


최선의 '천궁혈옥'과 엇비슷한 파괴력이 마츠의 몸을 꿰뚫었다. 민주희의 변덕인지, 마츠의 반사적인 움직임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화살은 머리가 아닌 왼쪽 어깨를 터트리고 지나갔다.



"....."



마력으로 만든 활을 해제시킨 민주희가 화난 발걸음으로 쓰러진 마츠에게 다가갔다.


내려다본 마츠의 몰골은 생각보다 멀쩡했다. 왼팔이 날아갔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주변을 살피자 팔목까지만 남아 있는 왼손이 보였다. 손으로 걸어간 민주희가 팔을 마츠 쪽으로 거칠게 찼다.


의식이 있던 마츠가 날아오는 팔을 오른손으로 잡고는-


콰득!


움켜쥐어 으스러트렸다.



"흑량은.. 요정왕을 죽일 거다."


"팔이 없으니 손도 필요 없다는 거냐? 덩치에 맞게 단순하네."


"속죄다. 나 혼자 하는 의미 없는 속죄."



정말 의미가 없었다.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스스로의 속죄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민주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어쩌면 앞으로도 이해할 수 없을 행동에 마츠는 실소를 터트렸다.



"날 죽이지 않을 생각이라면 다른 녀석들을 도우러 가는 게 좋을 거다. 천문과 싸우는 계집 둘.. 높은 확률로 죽겠지."


"내가 왜 가야 하지? 난 내 일을 끝마쳤어. 이제 돌아가서 씻고 잘 거야."


"뭐라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들어 민주희에게 한바탕 호통을 치려던 마츠가 입을 도로 다물고 엎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희의 얼굴에는 조금의 걱정과 불안도 담겨 있지 않았다. 믿음 역시 아니지만, 뭐랄까.


'신뢰인가.'


입구로 걸어가던 민주희가 우뚝 멈춰 서더니 나지막하게 속삭이듯 말했다.



"너, 거기 계속 누워 있으면 뒤진다?"


"너희 대장 걱정이나 해라."


"그 새끼 걱정할 바에 올가미에 목매달고 뒤지지."



이렇게 마츠와 민주희의 싸움은 사뭇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마무리가 되었다.


'짜증 나. 씻고 카페라도 가야겠어.'


상당히 낙천적인 그녀였다.




*

[천문 Vs 서율&이혜민 사이드]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시냇물이 있는 한가한 길거리. 그곳에 청색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과 어린 소녀 두 명이 대치하고 있었다.


청년의 양쪽 허리에 잠들어 있는 두 자루의 검이 작게 진동하는 것을 서율은 놓치지 않았다.


창천의 검사, '천문'이 허리에 찬 검에 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 뭐요?"


".. 미안하다."



계속되는 이유 모를 사과에 서율이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미안하시면 그냥 돌아가시죠?"


"나는 단장에게 목숨을 구원받았다. 그런 내가 단장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것밖에 없어."


"우릴 몰살시키려는 이유 치고는 성의가 없네요."



고통에 찬 얼굴을 한 천문이 두 자루의 검, '청류검[靑流劍]'과 '청오검[靑晤劍]'이 새파란 검귀를 드러내며 울었다.



"날 원망해. 제 몸 하나 지킬 수 없는 나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4 3부 99화) Episode42. 행동 개시(5) [完] 24.03.08 16 2 13쪽
283 3부 98화) Episode42. 행동 개시(4) 24.03.07 18 2 13쪽
282 3부 97화) Episode42. 행동 개시(3) 24.03.04 21 2 13쪽
281 3부 96화) Episode42. 행동 개시(2) 24.03.01 20 2 13쪽
280 3부 95화) Episode42. 행동 개시(1) 24.02.28 17 2 13쪽
279 3부 94화) Episode41. 잊힌 자들의 낙원(6) [完] 24.02.26 16 2 14쪽
278 3부 93화) Episode41. 잊힌 자들의 낙원(5) 24.02.24 15 2 13쪽
277 3부 92화) Episode41. 잊힌 자들의 낙원(4) 24.02.23 14 2 13쪽
276 3부 91화) Episode41. 잊힌 자들의 낙원(3) 24.02.23 15 2 13쪽
275 3부 90화) Episode41. 잊힌 자들의 낙원(2) 24.02.21 15 2 13쪽
274 3부 89화) Episode41. 잊힌 자들의 낙원(1) 24.02.19 18 2 14쪽
273 3부 88화) Episode40. 질투의 몰락(5) [完] 24.02.17 21 2 14쪽
272 3부 87화) Episode40. 질투의 몰락(4) 24.02.16 20 2 13쪽
271 3부 86화) Episode40. 질투의 몰락(3) 24.02.14 16 2 13쪽
270 3부 85화) Episode40. 질투의 몰락(2) 24.02.12 19 2 13쪽
269 3부 84화) Episode40. 질투의 몰락(1) 24.02.09 24 2 13쪽
268 3부 83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9) [完] 24.02.07 21 3 12쪽
267 3부 82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8) 24.02.05 19 2 13쪽
266 3부 81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7) 24.02.02 21 2 14쪽
265 3부 80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6) 24.01.31 23 2 13쪽
» 3부 79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5) 24.01.29 23 3 12쪽
263 3부 78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4) 24.01.27 22 2 14쪽
262 3부 77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3) 24.01.24 21 2 12쪽
261 3부 76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2) 24.01.19 22 2 13쪽
260 3부 75화) Episode39. 깨져버린 믿음(1) 24.01.16 23 3 12쪽
259 3부 74화) Episode38. 진심(6) [完] 24.01.13 23 2 13쪽
258 3부 73화) Episode38. 진심(5) 24.01.08 21 2 12쪽
257 3부 72화) Episode38. 진심(4) 24.01.06 23 2 13쪽
256 3부 71화) Episode38. 진심(3) 24.01.04 21 2 13쪽
255 3부 70화) Episode38. 진심(2) 23.12.30 25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