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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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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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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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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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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십자회

DUMMY

마히르는 중태에 빠졌다.

과다 치유로 인한 세포 괴사가 그 원인이었다.

교황 피에르는 크게 분노했다.

표면적으로는.


이 사건은 교황 피에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건덕지’였다.


--


데이아, 유적 도시, 십자회 본단.


유린 앞에, 대주교 오르페우스가 서 있다.

대주교.

오르페우스는 아포른과 더불어 십자회 사제 전력을 양분하는, 대주교가 되었다.


그의 뒤로 주교들이 도열 해 있었다.

공식적인 자리라는 뜻이다.


“유린 경.”

“예.”

“이번 사안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유린이 눈을 질끈 감았다.


교황 아들을 때려 패는 장면을 교황에게 다이렉트로 목격당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번 사제 회의에서 유린 경의 성령 기사단장 해임 건이 올라왔습니다.”

“해임이라니요. 너무 과한 처사가 아닙니까?”


유린이 반박한다.

몇몇 주교들도 유린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인다.

실수라지만, 대련의 틀 안에서 일어난 일이고 그 어떤 위법적인 일도 없었다.

공식적으로 걸고넘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는 유린의 과한 손속 정도.


“교황님의 직접 지시입니다.”


오르페우스의 말에 횃불 출신의 몇몇이 낮게 탄식했다.

교황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신의 뜻을 전하더라도 개체 자체는 인간이다.

당연히 인간의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밖에.


유린이 민감하게 뒤의 여론을 판단한다.

아쉽지만, 막을 수 없다는 기조다.


“그, 그렇지만, 해임은 너무 심한 처사가.”

“해임으로 끝이 아닙니다.”


오르페우스가 뒤의 주교들을 슬쩍 보았다.

몇몇은 내용을 아는지 침중한 표정이고, 대부분은 모르는 것 같았다.

침중한 표정의 주교들은 횃불 출신의 친 십자회파 인사들.

그들에게도 이번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해임 및 파문. 그것이 교황님의 명령입니다.”

“그, 그런!”

“너무 심합니다!‘


주교들이 먼저 반발한다.

오르페우스가 유린을 주시했다.


성령 기사단.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조직이었다.

십자회의 의견에 사사건건 훼방을 놓던 녀석들.

이번 기회에 그 머리를 십자회의 것으로 갈아치우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유린이 고개를 들어 오르페우스를 본다.

그녀의 눈에서 불꽃이 튀기는 것 같았다.


”교황님이 저를 파문하라고 하셨다고요?“

”바로 들으셨습니다.“

”하, 십자회의 이름으로 처리한 일이 몇 갠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 여기에 저보다 강한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오르페우스가 건조한 말을 내뱉는다.


“세 명 정도 있습니다. 구도자 아질리, 성자님. 그리고 교황님.”


교황 피에르

횃불의 성자 데사이.

평등의 아질리.

그리고 성룡의 유린.


현 교단의 4대 전력이자, 상징들.


유린이 거칠게 말을 받는다.


“그래요. 그 세 명이 있죠. 그래서 그 사람들 지금 뭐 하고 있는데요? 교황님은 차원의 균열을 메우느라 묶이셨고. 아질리 아저씨는 골방에 처박혀서 몇 년짜리 기도라고 했죠? 2년? 3년? 성자님은 빈민가에서 한창 봉사활동 중이시죠. 자 묻겠습니다. 제가 나가면, 십자회의 무력은 누가 책임집니까? 마히르? 미안한 얘기지만, 못할걸요.”

“유린 경, 무언가 착각하시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만. 무력을 책임질 사람은 필요 없습니다.”


사실, 파문은 임팩트있게 위협하기 위한 교황의 수였다.

말을 조금 더 잘 듣게 만들기 위한 수.


오르페우스가 맡은 역할은 유린의 기를 확실히 꺾어놓는 것이다.


“마왕이 다시 돌아올 일도 없는 지금, 십자회에 필요한 건 무력이 아니라 집단을 이끌기 위한 실무 능력입니다. 그 점에서 경은 확실히 부족하지요.”


유린이 슬그머니 입술을 깨문다.


실무 능력. 정치적 능력. 인맥.

부족할 수밖에.


애초에 십자회 내에서 활동보다 바깥을 겉도는 일이 많고, 그나마 쌓아왔던 입지도 성령 기사단이 전멸하면서 촛불처럼 꺼져버렸다.


“거기에 더해. 현재 사이보그 앨런이 다시 공적으로 지정되었는데, 유린 경은 그를 잡는 데에도 일절 협조가 없지 않습니까.”


절대 안 될 일이다.

유린도 앨런이 OVER 길드장 칸을 단순에 쳐 죽이는 동영상을 보았다.

방심이니 어쩌니 하지만, 그건 앨런의 미칠듯한 기량이다.

그런 유저를 쫓아가라고?

차라리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밀고 말지.


유린의 여전히 굳은 표정에 오르페우스가 그녀를 타일렀다.


“근래에도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셨으니 이제 잠시 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세요. 파문은 제가 교황님께 말씀드려 어떻게든 잘 막아보겠습니다.”


선심을 써주는 척하는 모욕.


유린이 주먹을 쥐었다.


대련 손속이 과하다고 파문?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

명백히 부당하다.


오르페우스가 비웃음을 숨기지 않으며 말을 이어간다.


“우선 성령 기사단장의 자격부터 적절한 후계에게 인계하시고, 아, 성룡(聖龍)의 거취도 저희가 잠시 맡아두겠습니다. 이제 명실상부 십자회의 ’상징‘이 된 수호룡인데, 파문당한 전 기사단장에게 맡겨둘 순 없지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라도‘ 파문령이 취소되면, 다시 데려갈 수 있을 테니까요.”


이어지는 말에 유린은 머릿속의 끈이 끊어지는 걸 느꼈다.


성령 기사단장 자리? 그래. 뭐. 그럴 수 있다고 쳐.

나를 못살게 구는 것도. 내가 횃불 출신이라고 치자고.


그런데, 노랑이를 데려간다고?


이건 선 넘었지.

노랑이. 성룡은 십자회에서 구한 것도 아니고, 횃불의 유산도 아니다.

유린이 앨런의 도움을 통해 구한, 그리고 대가를 지불한 개인의 재산이다.


“보자보자하니까, 못하는 말이 없네?”


얼마나 화가 났는지, 생각이 필터도 거치지 않고 입 밖으로 튀어나간다.

생각 이상으로 날 것같은 유린의 반응에 오르페우스가 당황해서 입술을 떨었다.


“지금, 무어라고.”

“무어는 무슨 무어. 돼지 같은 게.”


뒤에서 듣던 주교들이 당황해서 유린을 말린다.


“유린 경. 지금 언행은 매우 부적절한···.”

“지닌 책무에 맞는 언행을 하세요, 유린 경! 대주교님에게 이 무슨 망발입니까!”

“허어. 종교인으로서 최소한의 교양을 가지셔야겠습니다.”

“빨리 사과하십시오.”


친 횃불파의 인사든, 십자회파의 인사든, 지금 만큼은 같은 반응이었다.

유린에 대한 걱정인지, 공격인지. 목적은 달랐지만.


물론 화가 이미 잔뜩 나버린 유린에게는 다 똑같이 들렸다.


“야. 다 필요 없어. 십자회 때려쳐. 씨발.”


꽈릉.


따끔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욕을 내뱉고 싶은 기분이었다.


쿠웅.


유린의 몸에서 퍼져나온 신성력이 주교들을 짓눌렀다.


전쟁터를 제집처럼 드나드는 유린의 거센 기에 평화에 찌든 주교들의 얼굴이 찌그러진다.

그나마 버티는 건 신성력이 풍부하고 전장 경험 또한 있는 대주교 오르페우스.


“지금, 무슨 짓이냐.”

“무슨 짓? 내가 당신들에게 무슨 짓 했어?”

“이 기운!”


유린이 고개를 살풋 꺾는다.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이 기운? 무슨 기운? 아, 퇴물 기사단장이 살살살 털어내는 기운? 왜? ’현역‘ 대주교님께서는 퇴물 기사단장이 뿜어내는 기운이 버거우신가?”


유린의 몸에서 뻗어나가는 기운이 더 강맹해졌다.

오르페우스의 얼굴도 점점 구겨진다.


“헐. 설마 진짜로? 어머나, 이거 어떡해. 아저씨도 이제 은퇴하셔야겠네.”


강력한 기운의 발출에, 십자회 본단에 대기하던 기사들이 모여들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현재 십자회의 제1 기사단장을 맡은 시셸이 대표로 물었다.

유린이 대충 팔을 휘두르며 대꾸했다.


“아, 잠깐 의견의 충돌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1기사단장.”

“전투 직종도 아닌 사제들 앞에서 그런 투기라니,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네, 뭐. 그닥 부끄럽지도 않네요. 왜요. 문제 있습니까?”


촤앙!


시셸이 검을 뽑아 들었다.

그에 기사들이 따라 검을 뽑아 들었다.


“직접 검을 휘두르는 것만이 폭력이 아닙니다. 수양을 쌓을수록 거동을 신중해야 하는 법. 기운을 가라앉히시죠. 성령 기사단장.”

“뭐야. 지금 나랑 해보자고요?”


유린이 오히려 강렬하게 기운을 뽑아냈다.

시셸의 검 끝이 살짝 흔들린다.


유린이 피식 웃었다.


“싸울 생각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요.”


[성룡 소환]


크롸라라라라라!


게이트가 생기고, 성룡(聖龍) 노랑이가 튀어나왔다.


쿠웅.


이제 어지간한 건물만큼 커다랗게 자란 노랑이가 유린의 옆에 내려앉자, 주변 사람들이 주춤거리며 물러난다.


비빌 수 없는 체급, 범접하기 힘든 분위기.

날 때부터 최상위 포식자로 태어난 용의 위엄이 순식간에 주위를 잠식했다.


“너밖에 없구나, 노랑아.”


크롹.


유린이 노랑이의 목을 매만지며 교감한다.

호박빛깔의 눈동자는 여전히 선명했다.


“나, 십자회를 떠나려고.”


응. 이해해. 나는 네가 어딜 가더라도 따라갈 거야.


“어, 어.”

“저거, 저렇게 가시면.”

“파문? 하라고 하세요.”


더러워서 내가 나간다. 진짜.


펄럭.


노랑이가 유린을 태우고 날아올랐다.


--


데이아, 유적 도시, 십자회 본단.


콰앙!


십자회 본단의 정문이 앨런의 주먹에 말 그대로 터져나갔다.


정말 여러 번 생각했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건지.

살다 보면 몇 번 마주칠 수도 있는 거지.


뭐? 공적?


앨런이 스산하게 웃었다


그의 몸에서 서늘한 마기가 퍼져나갔다.

안토니우스가 느꼈던, 마왕급의 마기.


마기를 느낀 십자회의 병력들이 속속들이 앨런의 앞에 집결한다.

꼭 어디에 모여있었던 것 같이 신속하다.


십자회 제1 기사단장 시셸과, 얼마 전에 부임한 제2 기사단장 밀튼이 앨런에게 칼을 겨누었다.


“누구냐!”


제2 기사단장 밀튼이 외쳤다.


“저, 저!”


뒤늦게 알아본 오르페우스가 앨런에게 손가락질했다.

시셸 역시 뒤늦게 공적 사이보그를 알아보았다.


“처음 보는 얼굴이네.”


밀튼은 곧 더 물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에서 풍기는 마기가 앨런이 어떤 존재인지 이미 설명하고 있었다.


“잠깐!”


시셸이 말려보지만,


타앗.


밀튼은 이미 튀어 나간 뒤.


[파리스식(式) 돌풍검]


앨런이 살짝 고개를 틀었다.


종이 한 장의 차이로 밀튼의 검이 비껴간다.

검을 찔러내며 드러난 가슴 부위.


더 볼 것도 없다.


퍼억.


앨런의 주먹이 밀튼의 심장부를 꿰뚫었다.

피가 튀고, 주먹에 꿰뚫린 밀튼이 파드득 경련하다가 멈췄다.


절명.


앨런이 주먹을 빼내자, 밀튼의 몸이 힘없이 허물어진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련의 과정에서 십자회의 인원들은 굳어있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비할 바 없이 압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그들이 뒤늦게 경악하기 전에, 앨런이 타이밍을 뺏으며 입을 열었다.


“여기, 박살 내러 왔는데.”


쿠웅!


진각에 대리석으로 장식된 본단 입구의 바닥이 죄다 뒤집어진다.


“내가 그러지 않아야 하는 이유. 너희들이 한번 말해봐.”


작가의말

앨런 등장!

죄송합니다. ㅜㅜ 실수입니다.

28쪽 분량이 어떻게 나오냐고 ㅜㅜㅜㅜ

사죄의 의미로 내일 낮에 연참 한 번 하겠습니다. 용서해주십쇼! (그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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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vs 마왕 +4 20.03.29 401 14 13쪽
76 vs 마왕 +2 20.03.28 404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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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마왕 대항군 20.03.25 413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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