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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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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062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20.03.24 00:07
조회
417
추천
15
글자
13쪽

마왕 대항군

DUMMY

[업적! 칼마하트 처형자!]

[아주 오랜 시간 마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해온 칼마하트 공작이 쓰러졌습니다. 강함의 척도가 곧 권력 구도를 형성하는 마계에서 공작의 계급을 쟁취한 칼마하트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칼마하트의 처형 소식에 많은 마계인들이 경악하고, 당신들을 궁금해할 것입니다!]


하, 나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업적이 뜬다.

오직 유신의 일행이라는 사실 만으로 업적이 될 정도의 일이라는 뜻이다.


철컥, ‘나락으로’를 다시 등에 걸친다.

기뻤지만, 동시에 지금 중요한 건 업적이 아니었다.


“설명해라 앨런.”


얼마나 열이 올랐는지, 유신의 얼굴이 시뻘겋다.


“내가 네놈을 쳐 죽이지 않을 이유를 대란 말이야!”


육극신은 진작에 저 멀리 떨어져 바위에 몸을 숨긴 채 구경하고 있다.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들린다.

여기서 전력이 이탈하면, 정작 마왕을 잡으러 갈 때는 어떻게 할거냐 정도의 식상한 소리로는 저 화를 풀 수 없을 게 분명했다.


이윽고 앨런이 입을 열었다.


“본다. 피할 수 있을지 없을지.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얘랑 싸우면 질지 이길지. 죽을지 살지.”


크흠. 앨런이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먼저 보라고 하셨죠. 그리고 죽을 것 같으면 덤비지 말라고도 하셨고요.”


과거, 심옥에서 양손이 묶인 유신이 앨런을 가르치며 처음으로 했던 말이었다.


그리고 앨런은 왜요? 하고 반항적으로 물었었다.

이기는 게 더 위대한 것 아니냐고.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승리라고.


그리고 유신은 고개를 저었지.


“스승님. 그때 대답 기억하세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었다.


앨런이 기억하는 유신과 앞에 서 있는 유신의 입이 동시에 열렸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느니라.”


이내 유신의 눈에서 분노가 스러진다.


“네 말이 옳구나, 앨런.”


무인의 자존심이 목숨보다 중요할 순 없다.

목숨만큼 중요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그리고 앨런을 이렇게 가르친 건 유신 자신이다.


짝, 짝, 짝, 짝, 짝.


육극신이 터질 것 같은 눈망울을 한 채 그들에게 다가왔다.


초 강자와의 혈투! 마지막의 마지막에 펼친 동귀어진의 수!

목숨을 걸고 신성한 결투에 난입한 제자와 그런 제자를 용서하는 스승.


육극신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였다.


이내 양팔을 벌리며 그들을 감싸려 했지만,


“껴안으면 죽어요.”

“그쯤이면 되었다.”


우뚝.


육극신의 몸이 돌처럼 굳었다.

이들은 피도 눈물도 감동도 없단 말인가?


앨런과 유신이 그런 그를 내버려 둔 채 걸어갔다.


“공작급 인장, 얻으셨어요?”

“음, 느껴진다.”

“그럼 이제 마왕이나 잡으러 가죠.”

“마왕성에 있는 공작과 부딪칠 일이 있다면, 네가 맡아봐라.”

“에엑? 왜요?”

“그게 다 공부다 이놈아.”

“싫은데요. 저는 마왕 막타 칠 건데요.”

“쓰읍.”


따악!


“아얏! 그만 좀 때리시라니까! 어? 스승님?”


털썩.


유신이 쓰러졌다.


--


차원 칸테라, 마법 도시.


전투는 마탑에서 시작했지만, 전장은 황폐화된 마법 도시 전체로 넓어졌다.

마탑이 그렇게 안배한 탓이다.


“들어갑니다!”

“확인!”

“확인!”


[건조 기후 조성]

[옥수수 분진]

[플레임 스트라이크(Flame Strike)]

[화염 증폭 V.2]

[에어 실드(Air Shield)]


쿠구구구궁!


한 번 무너졌던 마법 도시의 시청이 다시 무너지며 스켈레톤을 쓸어 담는 무덤이 되었다.


마법사 계 인원들이 활약했으니, 다음은 직접 전투 계 인원들의 차례다.


콜로세움 아틀라타 출신의 일류 검투사, 늑대 무리의 철랑(鐵狼), 혈랑(血狼), 십자회의 제2 성기사단이 각각 대형을 이루어 맹진한다.


작지 않은 규모의 손실을 본 마왕군 역시 전혀 기죽지 않고 마주 달려든다.


“죽여!”

“모두 베어 넘겨!”

“빛의 이름으로!”

“캬하하하하! 피 냄새가 상큼하구나!”

“크르르릉!”


[그림자 베기]

[히포넬 식(式) 상단 에둘러 베기]

[빛의 이름으로]


‘For Honor’의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의 전력이 마계의 병사들을 도륙하지만.


[트롤의 재생력]

[물어 뜯기]

[3년 숙성된 시독(屍毒)]

[가시 뼈 방패]


괴수들은 도륙당하면서도 재생해 맞서고, 깡으로 맞섰다.

내 목과 네 손목을 교환하자는 식이다.


“이 녀석들, 목숨이 안중에도 없어!”

“젠장! 피해를 감수해!”

“물리면 팔 전체가 썩어들어가는데 어떻게! 큿, 크아아아악!”


순식간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후방에 위치한 사제연합의 손이 기하급수적으로 바빠졌다.


“나 리로드야! 리로드 출신이라고! 나 먼저!”

“지금 소속 계급 따질 참이야? 난 부러진 팔만 고쳐주면 바로 다시 뛰어 들어갈 수 있다고!”

“자자, 진정들 하시고.”


[전투 치유]


상상 이상으로 부상자가 속출하는 바람에 부상으로 후송된 성기사들 마저 전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응급치료를 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도출됐다.


“고마워 성기사 양반! 그런데 자넨 복귀 안 해?”


타닥.


리로드 출신의 용병이 성기사의 어깨를 툭 치고 전장으로 복귀한다.


“젠장, 오늘이 죽는 날이겠군.”


성기사의 응급처치로 뼈를 맞춘 검투사도 용병을 따라 뛰어간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차원의 명운을 어깨에 지고 전장에 참여한 병력들이다.

이 전투가 패배하면 살아남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사실 정도는 모두가 알았다.


“후우.”


단시간에 너무 많은 기운을 소모해 마나 탈력 현상에 빠진 성기사가 털썩 주저앉았다.


“오, 주여.”


그리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짚고 다시 일어났다.

새로운 환자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후퇴하라! 다음 지역으로 가서 막는다!”

“그쪽도 이미 뚫렸을 겁니다!”

“그럼 그다음 지역으로 넘어가!”

“B섹터는 처음부터 날아갔잖습니까!”

“젠장! 버텨! 지원 부를게!”


마탑의 주도 아래, 기세 좋게 시작하기는 했지만, 상황은 그렇게 만만히 돌아가지 않았다.


혈랑(血狼)단의 대장, 하시연이 바닥에 침을 찍 뱉었다.


지형 탓이다.

이미 얼마 전에 한바탕 쑥대밭이 되었던 지역이라 여기저기에 썩은 시체가 즐비했다.


리치를 비롯한 마왕군의 마법사 계 전투 인력들이 날뛰기 좋은 상태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는 뜻이다.

확인 사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언데드 계열 사령체들이 갑자기 달려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쯧, 예상대로인가.”

“요점은 대가리를 빨리 잡아야 한다는 거였지?”

“그래. 그리고 그게 우리 일이지. 어이 앤드류! 아직도 준비 덜 됐어?”

“후우. 됐다.”


흉터투성이의 거대한 남자가 묵직한 담배 연기를 뱉어낸다.


토레스의 부관이었던 흉터투성이 남자, 앤드류다.

이제는 그가 강철 늑대, 철랑(鐵狼)단의 대장이었다.


붉은 머리칼의 사나운 미녀, 혈랑(血狼)단 대장 하시연에 앤드류의 어깨를 툭 친다.


“저기, 저거 보이지? 날뛰는 늑대 인간.”


그녀가 늑대 인간 백작, 도토리스를 가리켰다.

앤드류가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주먹부터 뻗는다.


[운권(雲拳)]


하늘의 구름에서 주먹이 뻗어 나와 도토리스를 강타했다.


꾸웅.


“크와아앙!”


야성적인 몸놀림의 도토리스가 몸을 날려 피하고 단숨에 앤드류를 돌아본다.

놀랍도록 날카로운 짐승적 감각이다.


“야, 말을 하면 끝까지 듣고.”

“시간 없지 않습니까. 빨리 끝내고 대장이나 도우러 가죠.”

“칫, 알겠어.”


[피투성이 춤사위(Bloody Dancing)]

[화이트 익스프레스(White Express)]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하시연이 연기로 된 관문으로 뛰어든다.


투웅.


그녀가 핏빛 화살이 되어 늑대 인간에게 쏘아졌다.


“크아앙! 어림없는 짓!”


백작 도토리스가 핏빛 화살을 향해 발톱을 휘둘렀다.


--


“네놈들이 짐의 상대냐.”


빅토리 루마니의 몸을 한 마왕 아르페지오가 그 앞에 서 있는 세 남자를 보며 나른하게 웃었다.


간단하지만 나쁘지 않은 책략이다.


네 백작은 이미 두셋으로 짝지어진 상대측의 최정예에게 마크당했다.

나름 계산을 한 건지 아슬아슬하지만 한 조 한 조가 모두 백작급 이상의 무력이다.

자신을 상대로 버티면서 그들의 원조를 받겠다는 심산이겠지.


“허나 시간이나 끌어보겠다는 한심한 정신상태라면 무척이나 실망이다.”

“하! 누가 시간이나 끈다고 하더냐? 새파랗게 젊은 녀석들이 왔을 땐 이미 네 이빨을 모두 뽑고도 남아.”


마탑주 브레히트가 꼬장꼬장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그의 옆에 서 있던 남자도 칼을 뽑았다.


스릉.


“브레히트, 당신과 같은 전장에 서는 건 참으로 오랜만이군요.”


안대로 눈을 가린 검사, 늑대 무리의 수장 코우다.


“피부 좀 쭈글쭈글해졌다고 나이 먹은 티를 내는데, 내 눈엔 네 녀석도 새파란 애송이다. 늑돌이 녀석아.”


초대 흡혈귀, 브리틴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늙을수록 말이 많아진다고 하더니. 정말로 꼴불견이군요. 조심해야겠어요.”


마왕 아르페지오가 브리틴을 보며 눈을 빛낸다.


“오호라. 노스페라투와 어깨를 견줄만한 흡혈귀라.”

“노스페라투? 모르는 이름이군요.”

“마계에선 꽤 유명한 녀석인데 들어보지 못했나 보군.”

“글쎄, 제가 얼마 전까지 잠을 좀 깊게 잤었거든요. 깊고, 길게. 혹시 요즘 친구인가요?”

“요즘이라. 마계 흡혈귀 계의 시조(始祖)라고들 하던데. 아무래도 옛날 친구 아니겠나?”

“오, 관심이 좀 가네요. 저도 비슷한 처지라.”

“그런가.”


마왕이 발을 구른다.


쿠웅.


사방이 마기로 잠식된다.


“여흥으로 즐기기 충분하겠구나.”


파앗.


동시에 브레히트의 등 뒤에 마도서가 펼쳐지고, 브리틴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고, 코우가 뛰어들었다.


--


기이잉.


관측계 사이보그가 상공에서 마법 도시를 관찰한다.


세피로트 차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데우스가 잔을 탁하고 내려놓는다.


“앨런 일행은 아직인가요.”


모든 사이보그의 감각을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그녀지만, 마계 정도의 거리는 상정 밖이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최정예를 선별해 백작급 이상의 전력으로 확실하게 인원 배분을 맡는다.

마왕에게 가장 강한 전력 셋이 붙어서 마크한다.


마왕의 전력이 얼마나 강할지는 미지수이기에 장담할 순 없지만, 여기까진 좋아 보인다.


하지만 남은 병력에게 마왕군의 기본 병력 모두를 맡기는 건 명백하게 악수(惡手)다.

지금은 6:4 정도로 밀리는 수준이지만, 마왕군의 유지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사령체는 체력이 무한하고, 시간이 갈수록 시체는 자꾸 일어날 게 분명했다.

리치들이 펼칠 네크로멘시(Necromancy)는 치열한 전장일수록 파괴력이 더해지는 마법이다.

반면, 원정대는 일반적인 생명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마왕군이 아직 모두 집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마탑 측도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이렇게 되면 시간은 명백하게 마왕군의 편이 된다.


데우스가 차분히 계산했다.


앨런 일행이 언제 마왕 암살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들이 성공한다는 가정하에, 초장기적인 국면으로 상황을 이끌면 시간은 데우스의 편이 된다.


하지만 마탑을 시간 벌이용 방패막이로 삼기엔 너무 빨리 전면전이 일어나 버렸다.

그것도 마왕군이 유리한 상황으로.


이대로라면 남은 마왕군이 회전에 참여하는 즉시 결딴이 나버린다.


데우스의 고운 손이 테이블을 툭툭 두드렸다.


“생각을 뒤집어야겠어요.”


예상은 예상일 뿐, 변수가 창출되면 이미 세운 계획은 효용성을 잃는다.

그렇다면, 변수를 포함한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데우스가 새로 염두에 두고 있는 수는 한가지였다.


세피로트 차원에 꽁꽁 쟁여둔 병력을 마법 도시로 보내는 것.


브레히트와 그들이 모은 인재가 마왕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세피로트 차원의 지원군을 보내면 승산이 생긴다.

문제는 그들이 마왕을 이길 수 있느냐다.

그럴 수만 있다면 마왕을 마계로 역소환 시켜낸 후에, 차원을 닫을 궁리를 하면 된다.


“5할 정도.”


남은 마왕군보다 지원군이 먼저 마법 도시에 도착하면 5할이다.


높다면 높지만, 데우스가 정성껏 가꾼 차원 세피로트를 걸고 하기엔 너무 큰 도박이다.


툭툭. 툭툭.


데우스의 생각이 깊어지고, 카페엔 간헐적인 소음만 울려 퍼졌다.


작가의말

길어질수록 느끼는건데, 유료에서 2300편씩 연재하는 거 엄청 대단한 거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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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에필로그 +22 20.04.19 741 29 12쪽
100 마지막 날 +5 20.04.18 541 18 12쪽
99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7 437 12 14쪽
98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6 402 17 15쪽
97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5 388 18 13쪽
96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2 20.04.15 393 15 11쪽
95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4 413 13 12쪽
94 어셈블(Assemble) +4 20.04.13 400 14 13쪽
93 어셈블(Assemble) +6 20.04.12 399 12 13쪽
92 강유진 +8 20.04.11 422 11 13쪽
91 십자회 +5 20.04.10 416 17 14쪽
90 십자회 +4 20.04.09 393 15 15쪽
89 십자회 +6 20.04.09 381 15 11쪽
88 십자회 +6 20.04.08 425 14 14쪽
87 십자회 +3 20.04.07 407 16 14쪽
86 SP 연합 +5 20.04.06 407 20 18쪽
85 SP 연합 +4 20.04.05 410 17 13쪽
84 SP 연합 +2 20.04.04 384 16 13쪽
83 SP 연합 +2 20.04.03 403 16 12쪽
82 귀환 +4 20.04.02 420 17 13쪽
81 귀환 +3 20.04.01 423 15 12쪽
80 vs 마왕 +5 20.03.31 395 15 12쪽
79 vs 마왕 +1 20.03.30 401 17 13쪽
78 vs 마왕 +4 20.03.30 423 14 13쪽
77 vs 마왕 +4 20.03.29 401 14 13쪽
76 vs 마왕 +2 20.03.28 404 16 12쪽
75 vs 마왕 +2 20.03.27 411 14 15쪽
74 마왕 대항군 +4 20.03.26 411 13 12쪽
73 마왕 대항군 20.03.25 413 14 14쪽
» 마왕 대항군 20.03.24 417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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