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0,911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20.03.31 00:08
조회
394
추천
15
글자
12쪽

vs 마왕

DUMMY

“쯧.”


작게 혀를 찬 유신이 마왕에게 달려들었다.


제이미가 리타이어하면서 불리하고, 이기기 힘들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망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도망칠 수 없는 환경이냐는 둘째 치고, 마왕은 유신이 앞으로 살면서 또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강력한 상대다.


얼마 전에 목숨이 먼저라는 앨런의 말을 듣고 감화된 게 바로 얼마 전인 게 우습다.

‘강함’은 그 자체로 무인의 원동력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유신이 탄생했고, 그런 유신이기에 마왕에게 덤빌 수밖에 없다.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 6결, 모으기. 7결, 되돌리기.


유신이 마왕이 던진 창을 붙잡고, 이내 되 던진다.


쳐내는 수준을 넘어섰다.

유신은 재능있는 싸움꾼이었다.

1분 전의 자신을 끊임없이 능가하는 괴물이기도 했다.


빠직.


하지만 최소한의 피해는 여전히 어쩔 수 없다.

신체가 삐걱거린다.

인간의 신체가, 유신이 가진 천고의 재능을 받쳐주지 못한다.


꽈릉!


“그것까지 나인 것을 인정해야지.”


유신이 바람같이 쏘아진다.


투웅.


마왕이 거리를 벌린다.

유신이 계속 달린다.


빠직.

콰릉!


마왕이 던진 번개가 오히려 마왕의 방패를 때린다.


“대단한 재능이로다.”

“어디 가서 빠질 재능은 아니지.”

“저 철제 인형만큼이나 대단한 전력이구나.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꺾기 힘들겠어.”


유신이 지친 것은 분명하나, 그 내부 사정을 마왕이 면밀히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

마왕 또한 유신만큼이나 지쳤고, 계속된 전투에 피로를 느꼈다.


투웅.


마왕이 방패를 내려놓았다.


“인정하마. 피를 보지 않고는, 이길 수 없겠구나.”


이에 마왕이 스탠스를 바꿨다.


[천뢰(天雷)]


마왕이 캐스팅에 들어가자, 유신이 지체없이 뛰어들었다.


이미 적지 않게 피해를 보았기에, 더 이상의 피해를 지양하고 싶었다.

호쾌한 마왕답지 않게 입을 놀려 제이미를 리타이어 시킨 것도, 쥐새끼처럼 도망 다니며 번개를 날려댄 것도, 그 마음가짐에서 나온 행동의 일환이었다.


마왕은 인정했다.

아까의 대사처럼.

피를 보지 않고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쿠르르릉.


뻐억!


마왕의 복부에 유신의 주먹이 꽂혔다.

육극신이 남긴 상반신의 상처가 다시금 벌어지고, 내장이 진탕된다.


주륵.


그러면서 캐스팅이 완료된다.


빠직.

빠직.

빠지지지지직!


다시 한번, 번개의 소나기가 내렸다.


범위는, 마왕과 유신이 서 있는 바로 그 공간이다.


유신이 벼락같이 소리를 질렀다.


“보아라! 앨런!”


처음으로 떨어지는 번개를 그러모아, 마왕에게 날린다.


빠지직!


“크흑.”


마왕이 버텨내며, 유신에게 근접전을 시도한다.


“이것이 내 전부다!”


번개의 비가 떨어지는 와중에, 마왕과 주먹을 치고 받는다.


아무것도 없는 근접전이었다면, 유신이 우위를 점할 수도 있었다.

이미 축적된 데미지가 없었다면, 유신이 우위를 점할 수도 있었다.

공작 칼마하트를 상대하고 오지 않았더라면, 네르세우스를 상대하고 오지 않았더라면, 아니, 직전의 천뢰를 깨끗하게 피해낼 수 있었더라면, 유신이 우위를 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과 상황이 겹쳐, 지금이 되었다.


쓰러져있는 앨런의 두 눈에 힘이 들어간다.

유신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유신이 마왕을 상대한다.

뻗어오는 주먹을 보고, 피한다.

1결과 2결이다.

아니, 9결과 10결이다.


떨어지는 번개를 슬쩍 흘린다.

흘리기. 11결.


마왕이 발을 차올린다.


유신의 발이 미리 가서 궤도를 틀어막는다.

그리고 그 힘을 받아 오히려 차올린다.

되치기. 12결.


균형을 잃은 마왕의 쇄골에 유신의 주먹이 틀어박힌다.

우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멀리 떨어진 앨런에게까지 들려온다.

때리기의 정수. 13결.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모든 것.

당연하게도 무의 경지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초절정의, 비견할 수 없어 보이는 경천동지의 무공도 다음 단계가 있다.

유신의 무공도 그러했다.


유신이 위로 손을 뻗는다.

번개를 그러모은다.


앨런의 눈이 부릅떠진다.


모으기의 정수. 14결.


유신의 손이 마왕을 향한다.

모은 번개가 뻗어 나간다.

되돌리기의 정수. 15결.


“크하악!”


생에 처음으로, 마왕이 자신이 발출한 번개에 감전당했다.

몸이 뻣뻣하게 굳고, 아무 행동도 할 수 없다.


우드득.


유신의 주먹에서 뼛소리가 난다.

어깨에서 손가락 끝까지, 가용 가능한 근육이 모조리 곤두선다.

유신의 신체가 수양 이상의 출력을 낸다.


그의 정신에는 구현되어 있으나, 몸에 담아낼 깨달음이 없어 이제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기술.


부수기.

제 16결.


감전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마왕의 눈동자가 급격히 확장된다.

사르르르.

떨어뜨렸던 묵빛 방패가 검은 운무로 화해 마왕의 몸을 가린다.

그건 말하자면 마왕의 생존본능이었다.


유신이 흔들림 없는 눈으로 최적의 타격점을 찾는다.

그리고,


꾸웅.


빠지직.


운무가 깨지고, 마왕의 눈이 돌아간다.


콰아아아아앙!


그 뒤로 퍼져나간 충격파가 마왕성의 절반을 지워냈다.


--


주먹을 뻗은 자세 그대로 서 있다.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주륵.


입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죽은 검붉은 피가 아닌, 선홍빛의 피.

태초의 생명력, 진원진기(眞元眞期)를 상징하는 피다.


이 피가 뜻하는 바는, 죽음이다.

극한으로 축적된 데미지에, 적법한 깨달음도 없이 신체의 한계를 넘은 것도 모자라 그 위에서 탭댄스를 춰댔으니, 당연한 결과.


“스승님!”


앨런이 유신을 부른다.

굳어있는 유신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그래도, 죽기 전에 제자를 만들어 놓아서 다행이다.

보여줄 건 모두 보여줬다.


유신이 보기에 앨런은 천방지축에 제멋대로만 하고, 무공에 대한 이해도 아직 부족하고, 싸가지도 없었다.

그렇지만, 유신이 가진 것에 비견되는, 혹은 그 이상의 재능이 있었다.

신체의 완벽한 통제, 한 번 본 기술은 잊지 않는 오성, 전투에 대한 본능적인 센스, 투쟁심, 향상심.


그의 무공을 내려받기 더할 나위 없는 인재다.


[신체의 잔열이 모두 내렸습니다. 과열 상태가 해제됩니다.]


앨런이 유신에게로 뛰어온다.


움찔, 움찔.


유신의 입이 자잘하게 떨린다.


움직여라. 제발 좀.

갈 땐 가더라도, 제자에게 한 마디 남기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


유신의 의지가 결국 입술과 혀, 성대를 움직이는 데 성공한다.


앨런이 유신의 앞에 섰다.

유신의 입이 달싹인다.


“네가 이어라.”


나의 무공.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


“예?”


앨런이 반문한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상태창이 떠올랐다.


[업적! 유신문주(流信門主)!]

[유신문(流信門)은 세간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칸테라, 데이아, 세피로트의 세 차원에 이어져 내려오는 전체 무공 문파 중 상위 1퍼센트의 강력한 문파입니다. 당신은 개파 종사 유신의 유지를 이었습니다.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전승을 잇는 일은 알아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충분히 위대한 일입니다!]


[27번째 업적! 스킬 무도(武道)의 추가적인 효과가 해금됩니다.]

[스킬 : 무도(武道)]

[무인의 길. 전투 시 플레이어의 전투 지능을 보조하고, 감각이 더 예리해진다. 육체를 단련하면 단련할수록 능력치 보정 수치가 커진다.]

[업적 스킬 –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모든 결과에 상향 보정이 들어간다.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보정 수치가 커진다.]

+[체득한 무공의 이해도가 올라간다.]


“어, 어라?”


유신의 죽음.

앨런의 머리가 차마 현실을 따라잡기도 전에 상태창이 우후죽순 나타났다.


멍하니 서 있던 앨런의 눈이 삽시간에 반개(半開)한다.

무도(武道)의 추가적인 효과는 강제적인 깨달음이다.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1결부터 12결. 진정한 후반부라고 볼 수 있는 16결까지, 유신의 정수가 앨런의 머리에 그대로 때려 박힌다.


짧지만 긴 시간이 지나가고, 앨런의 동공이 제자리를 찾는다.


털썩.


앨런이 굳건히 서 있는 유신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가 NPC라는 사실이 지금만큼은 상관없었다.


그는 존경할만한 무인이었고,


“죽어서까지 아낌없이 퍼주는 유신, 당신은 도대체..”


앨런의 스승이자, ‘For Honor’ 버전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다.


절 한 번 정도, 때려줄 용의가 충분했다.

아, 시체니까 두 번.


--


번뜩.


쓰러져 있던 마왕, 아르페지오 눈을 떴다.

경악스럽게도, 유신이 뻗어낸 최후의 일격을 맞고서도 살아남은 것이다.


“크으윽.”


물론,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대충 어림잡기로도 100년은 요양해야, 제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의 몸 상태.


마왕의 신체가 비척비척 움직여 결국 일어난다.


“크흐흐.”


마왕이 웃는다.

여파만으로 마왕성의 절반을 날려버린 일격을 맞고서도 버텨냈다.


스읍.


숨을 들이쉰다.

쿵쿵 뛰는 심장이 마왕의 손끝, 발끝까지 산소를 운반한다.


마왕은 살아있었다.


살아남은 자가 이긴 것이고, 강한 것이다.


“크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왕의 폐부에 승자의 포효가 가득 찬다.

살아만 남으면, 어떤 짓이든 다시 할 수 있다.

중간계 침공, 마계 일통. 그 이하의 일이든, 이상의 일이든.


결국, 마지막에 서 있는 남자는 마왕이었다!


물론 마왕이 그렇게 웃을 수 있었던 건, 앨런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절을 끝마치고 일어난 앨런이 마왕을 보며 고개를 삐뚤게 꺾었다.


“...”

“크하하하하하!”


마왕이 앨런의 시선을 느꼈다.


“크하하하하하. 하하. 하. 하.”

“...”

“하···.”

“...”

“...”


앨런이 짐짓 불량스러운 얼굴로 바닥에 침을 찍 뱉었다.

앨런의 몸 상태는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전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쁘지도 않았다.

오버클럭도, 자율기동도 쓸 수 있는 상태.


“야.”


마왕이 입을 꾹 다문다.

찢어지다시피 한 상반신이 걸레짝처럼 너덜거렸다.


“웃어?”


부웅.


앨런의 부스터가 점멸했다.


“이 바퀴벌레 같은 새끼가.”


--


앨런의 머릿속에 유신이 펼쳤던 무위가 스쳐 지나갔다.


“13결 때리기!”


퍼억!


“케헥!”

“이게 아니야!”


퍼억!


“그에에엑!”


유신이 남긴 은하수로결(銀河水輅結)의 정수는 깨달음이 정신에 박혔다고 해서 바로 펼쳐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연습이 필요하다.


후웅.


마왕의 주먹이 날카롭게 반격한다.

앨런이 고개를 톡 꺾어 피했다.


그리고 주먹을 내뻗는다.


“18결! 부수기!”

“크에에엑!”

“이게 아니야!”

“끼에에에에엑!”


유신의 일격에 신체 구조가 무너져 내리는 수준까지 처박혀버린 마왕은 깨달음으로 강해지기까지 한 앨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왜!”


뻐억.


“잘살고 있는!”


뻐억!


“중간계를!”


뻐억!


“침략할!”


뻐버벅!


“생각을!”


뻐억!


“하냐고오오오오오!”


빠악.


기어코, 앨런의 주먹이 마왕의 골통을 부쉈다.


털썩.


“다시는 개짓거리로 나를 귀찮게 하지 마라.”


마왕의 신형이 마계의 대지에 쓰러졌다.

머리가 박살 난 채로.


[업적! 마왕 살해자!]

[‘For Honor’의 세계에서 가장 강한 생명체 중 하나인 마왕을 쓰러뜨렸습니다. 마왕은 중간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중간계 주민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요인이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모두 당신의 덕분입니다. 개발진 일동이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마왕의 인장이 당신의 영혼에 귀속됩니다.]


작가의말

길고 길었네요.

마왕 파트는 제가 구상했던 스토리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긴 이야기 묶음이었습니다.

절반에 다다랐다고 열심히하겠다고 적어냈던 때가 바로 얼마전인데, 또 여기까지 왔습니다. ㅎㅎ.

이제 4분의 3까지 왔습니다! 짝짝짝.


다음 편부터 새로운 파트인데, 소제목이 여섯번? 혹은 일곱 번 바뀌고 나면 완결일 겁니다.

 이제까지 읽어주셨다면, 마지막까지도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ㅎㅎ. 물론 그건 제가 글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렸겠지만요.

 다음 파트는 약간 시간이 지나있습니다.


 오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내일도 기대해주세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에필로그 +21 20.04.19 739 29 12쪽
100 마지막 날 +5 20.04.18 539 18 12쪽
99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7 437 12 14쪽
98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6 402 17 15쪽
97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5 387 18 13쪽
96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2 20.04.15 393 15 11쪽
95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4 412 13 12쪽
94 어셈블(Assemble) +4 20.04.13 400 14 13쪽
93 어셈블(Assemble) +6 20.04.12 399 12 13쪽
92 강유진 +8 20.04.11 421 11 13쪽
91 십자회 +5 20.04.10 414 17 14쪽
90 십자회 +4 20.04.09 392 15 15쪽
89 십자회 +6 20.04.09 379 15 11쪽
88 십자회 +6 20.04.08 425 14 14쪽
87 십자회 +3 20.04.07 407 16 14쪽
86 SP 연합 +5 20.04.06 406 20 18쪽
85 SP 연합 +4 20.04.05 409 17 13쪽
84 SP 연합 +2 20.04.04 382 16 13쪽
83 SP 연합 +2 20.04.03 402 16 12쪽
82 귀환 +4 20.04.02 419 17 13쪽
81 귀환 +3 20.04.01 422 15 12쪽
» vs 마왕 +5 20.03.31 395 15 12쪽
79 vs 마왕 +1 20.03.30 401 17 13쪽
78 vs 마왕 +4 20.03.30 423 14 13쪽
77 vs 마왕 +4 20.03.29 401 14 13쪽
76 vs 마왕 +2 20.03.28 403 16 12쪽
75 vs 마왕 +2 20.03.27 410 14 15쪽
74 마왕 대항군 +4 20.03.26 411 13 12쪽
73 마왕 대항군 20.03.25 412 14 14쪽
72 마왕 대항군 20.03.24 415 1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