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066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20.04.03 00:05
조회
403
추천
16
글자
12쪽

SP 연합

DUMMY

옼타이거의 방송은 ‘For Honor’의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앨런 자신은 실감하지 못했지만, 그는 ‘For Honor’의 팬들 사이에선 항상 화젯거리였다.

종족 값이 사이보그인 주제에 이례적으로 세피로트가 아닌 다른 차원에서 활동하는 NPC로, 수려한 외모와 우아하면서도 호쾌한 전투로, 사고뭉치로, 콜로세움의 정점에 올라선 다음 리버스 마운틴의 주인, 화이트 드래곤 운타라를 잡아내는 극적인 스토리로.


이내 유저라고 밝혀지기까지 했다.

거기에 더해 실체가 안단테의 회장 아들이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었으니, 화제가 되지 않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다.


칸과 파케를 비교했던 방송 내용도 화젯거리 중 하나였다.

혹자는 왕년의 확고부동했던 일인자 앨런이 다시 서열을 정리할 거라고 떠들어댔고, 다른 누군가는 그의 공백 기간이 너무 길었고, 그가 마계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는 모르지만 현 ‘For Honor’의 유저들이 보낸 알찬 시간에 비하면 손색이 있을 거라고 반박했다.


반박과 반박의 반박, 뇌피셜과 오피셜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확인되지 않은 서열 논란은 고대로부터 인정받아온 즐거운 이야깃거리다.

논란은 거세졌고, ‘For Honor’ 게시판은 터질 듯이 불탔다.


평소엔 관심이 없던 메이저 언론에서도 이번 화제에 관심을 보였다.

초능력자 육성 프로그램으로서 ‘For Honor’의 수확기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현시점 ‘For Honor’의 랭커는 곧 유망한 헌터 지망생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앨런이 중간계에 귀환했다는 사실은 ‘For Honor’의 관련자와 헌터 직종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물론, 앨런 자신은 로그아웃도 잘 하지 않고 ‘For Honor’에 빠져있기에 직접 체감하지는 못했다.


--


데이아, 사령 도시.


채점 결과, 현시점의 중간계에서 가장 핫 플레이스는 마법 도시가 맞았다.

앨런은 마법 도시로 떠나기로 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안토니우스와 한 계약, 명령 3회를 모두 이행하지 못했을 때 혹시라도 반동으로 대가를 치를 가능성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고, 현재 마법 도시가 유저 연합인 SP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앨런은 전부터 유저 수를 줄여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게다가 이길 자신도 있었다.


마계로 가기 전에도 어지간한 NPC는 기량으로 찍어누르던 앨런이다.

하물며, 마계에서 한 단계 이상 성장해서 왔다. 타 유저들의 성장이 어찌 됐든 자신이 있을 수밖에.


앨런은 옼타이거와 같이 떠나기 위해 서문으로 나왔다.


“오! 안녕하세요!!”


-앨하~(앨런 하이라는 뜻)

-ㅇㅎㅇㅎ~

-??? : 합방 개이득 ㅎㅎ

-앨하!

ID:미션충님이 30,000원 후원!

ID:미션충 : 아 이걸 나오시네.

-차도남 앨런아니였나구우~

-갑자기 쉬워진 남자 앨런.

-ㅎㅎ 옼타형이 재밌긴 해~


머리에 채팅창을 띄운 옼타이거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앨런이 장난스럽게 주먹을 내밀었다.


“정산, 안 했죠?”


물론 했다.

하지만 1류 스트리머 옼타이거는 개떡같은 장난도 찰떡같이 받아내는 재주가 있는 남자였다.


“히에에엑! 깜빡했다.”

“내가 정산 안 하면 뭐라고 했죠?”


-ㅋㅋㅋㅋㅋㅋㅋ 수금하러 나온 거였네

-아, 300이 눈 앞에서 터졌는데 못 받으면 나올만하지

-옼타 고단수네 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소환 아니냐

-ㅋㅋㅋㅋ 이제 끝판이라고 목숨 걸고 방송하시네.


“아니 제가 어제 했는데! 진짜 했는데! 계좌번호 헷갈렸나 봐요.”

“그럼 죽어야죠, 뭐.”

“으아아아아악! 지금 입금하고 오겠습니다!”


-ㅋㅋㅋㅋㅋ 헐레벌떡 뛰어가는 거 봐라.

-살고 싶은 남자 옼타이거.avi

-클립각 씨게 잡네 ㅋㅋㅋㅋㅋ


잠깐 소란을 넘기고, 앨런과 옼타이거는 사실 필요 없지만, 표면적으로 화해했다.


“출발할까요?”

“좋습니다!”


그렇게 출발하려는 찰나.


파앗.


서문에서 한 줄기 섬광이 나타났다.


[계약]

[사용 : 에제키엘 식(式) 장거리 텔레포트 게이트 1/3]


어제, 옼타이거의 방송 덕분에 앨런의 귀환 소식을 접한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였다.


“어라? 다이크?”


앨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이크는 한창 전투 중이었는지, 평소답지 않은 거친 행색이었다.


“와!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님? 저희 한 번 본 적 있죠?”

“죄송해요. 제가 일이 바빠서.”


다이크가 달라붙는 옼타이거를 대충 손으로 밀어내며 앨런에게 다가왔다.


“안토니우스 아저씨에게 빚 하나 남았지? 나랑 같이 좀 가줘야겠다.”

“마법 도시로?”

“어.”


앨런이 당황한 얼굴로 옼타이거를 슬쩍 봤다.

옼타이거가 슬쩍 손을 들며 물었다.


“혹시, 저도 같이 갈 수 있을까요?”

“아뇨. 게이트가 2인용이라.”


다이크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절했다.

장거리 텔레포트는 마나 부담이 심한 마법이었다.

마나 한 톨도 아껴야 할 시점에 옼타이거와 같은 비전투 인원에게 마나를 소비할 순 없었다.


“그럼, 앨런 님! 먼저 가 있으세요. 곧 따라가겠습니다!”

“아, 예. 뭐. 천천히 오세요.”

“아뇨! 바로 따라가겠습니다!”


옼타이거가 각 잡힌 경례 자세를 취한다.

앨런이 픽 웃었다.

이내, 미형의 사이보그는 약속의 마도사와 같이 텔레포트 게이트로 걸어 들어갔다.


“뭐야, 다이크. 안토니우스 아저씨 따까리 다 됐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이러고 있는 거지. 휴. 지금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다.”

“많이 심각해?”

“엄청.”


후웅.


이내 게이트가 닫히고, 옼타이거만 혼자 황량한 서문 앞에 남았다.


-ㅋㅋㅋㅋ 낙동강 오리 알 됐네.

-아이고~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니,

-ㅋㅋㅋㅋㅋㅋㅋㅋ 택시 승차 거부 에반데.

-승차 거부 ㅋㅋㅋㅋ 신고 좀요.

-??? : 아 타지역은 안 넘어가도 돼요~

-아깝다. 상황 보니까 꿀잼 각 씨게 잡히는데.


꿀잼각.

옼타이거의 판단도 채팅과 같았다.


이내 옼타이거가 결연한 표정으로 한 스크롤을 꺼내 들었다.

한 번 죽으면 영원히 로그아웃 당하는 ‘For Honor’의 세계에서, 목숨은 귀했다.

방송으로 생활 밑천을 마련하는 스트리머에게는 더더욱.


그렇기에, 옼타이거는 마탑에서 거금을 들여 ‘귀환’ 마법 스크롤을 구했었다.

떴다 하면 가격이 천장을 뚫기로 유명한, 유저들 사이에서 ‘여벌 목숨’으로 불리는 스크롤이었다.


“저도, 바로 갑니다.”


옼타이거의 떨리는 손이 스크롤을 찢었다.

귀환지는 당연히 마법 도시다.


--


칸테라, 마법 도시, 마탑.


마탑의 내부, 마법사들이 정신없이 움직인다.

마왕이 침공해 대책을 세울 때만큼, 판단 여하에 따라서는 그 이상으로 바빠 보이는 풍경이었다.


그만큼 마법 도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더 정확히는 마탑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마탑은 마왕 대항군 소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집단이었고, 실제로 최후의 전장도 마법 도시였다.

마왕군이 세계를 반파시키는 동안, 온갖 자원을 소모해가며 세계를 지탱하는 인재를 찾아내고, 설득하고, 때로는 경제적인 출혈을 감수하며 영입했으며, 그 모두를 한 공간에 소환, 집결시킨 집단이 마탑이었다.


침공당한 세계의 모든 존재, 집단이 그렇듯이 마탑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망해버린 마법 도시를 홀로 부흥시키느라 마탑에게 가해진 압박은 컸다.


SP 연합이 도시를 적대적으로 인수, 병합하고 마탑 소속의 마법사들을 무력적으로 노리기까지 할 수 있는 이유는 SP 연합의 부흥도 있었지만, 마탑의 전력이 일정 부분 퇴보한 뒷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보고를 맡은 마법사가 630층. 마탑의 회의실로 들어왔다.


“탑주님, 정기 보고입니다.”


마법 도시의 절반이 SP 연합의 자본에 잠식당하고, 나머지 시민들도 SP 연합에 호의적이라는 정세, 마탑 소속의 마법사들이 또 SP 연합의 습격을 당해 피해를 봤다는 내용들.

그 뒤로 이어진 보고에도 마탑에 긍정적인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다.


탑주, 에제키엘이 탁자를 내려쳤다.


“빌어먹을 자식들! 브레히트 탑주님이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애쓰고 있는지도 모르고!”


진탑주,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차원의 균열을 메우는 데 집중하느라 작금의 상황도 신경 쓰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재 마탑이 밀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균열을 메우는 작업은 전 차원을 통틀어 데우스와 브레히트 정도의 강력한 힘과 고도의 지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작업이다.

앨런이 마왕을 죽였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없는 NPC들 입장에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마법 도시의 주민들이 마탑을 신뢰하지 못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마왕이 강림해 침공했을 때, 마탑이 펼쳤던 대처 때문이다.

아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도시의 중추 전력인 마탑이 도시를 ‘손절’한 그림이다.


한 번 일어났던 일은 두 번, 세 번도 일어날 수 있는 법.

그들의 공로와 위대한 정신은 주민들의 신뢰까지 얻어내지는 못했다.


세련된 신사, 탑주 안토니우스도 침중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굉장히 깔끔하고 파격적인 전략이야. 대체 누가 이런 발상을 한 거지?”


오직 무력으로 밀어 들어왔던 첫 번째 유저 파동은 도시의 주민들과 결집해 어떻게든 막아냈지만, SP 연합의 경제적인 잠식은 마법사들이 겪어보지 못한 방식이라 대처가 쉽지 않았다.


SP 연합은 영리하게도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낸 다음, 마탑의 마법사들만 한정으로 야금야금 전력을 이탈시켰다.

준비 시간이 길고 피해 범위가 큰 마법사에게는 불리한 시가전, 국지전 형식으로.


이제는 마법 도시 내부에 SP 연합의 전력들이 공공연히 돌아다녀도 주민들이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가 되었으니, 사태는 그야말로 심각 그 자체다.


그때, 한 마법사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의복이 거칠게 찢어진 게 굉장히 심각해 보였다.


탑주들의 시선이 모인다.

그들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미 심각할 대로 심각한데, 더 좋지 않은 보고가 있을까 싶었다.


“마법 도시 동부, 에드거 시약 상점에 SP 연합이 쳐들어왔습니다!”

“뭐라!”


있었다.


놀란 탑주들이 탁자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탑이 그나마 꽉 잡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이 동부다.

에드거 시약 상점은 마법 도시가 전폭적으로 후원하는 상점으로, 사실상 그들의 전초기지나 다름없는 곳.


SP 연합의 뜻은 명확했다.

에드거 시약 상점마저 밀어버리고, 동부도 자신들이 장악하겠다는 거다.


“엘로힘! 에드거 시약 상점은 엘로힘이 맡고 있지 않나?”

“그렇습니다! 현재 항전 중입니다. 하지만 도시 내부라···.”


마법사는 말을 흐렸지만 탑주들은 모두 알아들었다.

엘로힘은 폭발 마법의 전문가. 사람이 밀집된 도시 내부에서 제 전력을 모두 발휘하기 힘들다.

마왕군 침공 이전의 유저들이었다면 격감된 전력으로도 충분했겠지만, 작금의 유저들은 만만치 않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내가 가지.”


안토니우스가 나섰다.

나머지 탑주들이 동의를 표했다.

그들도 도우러 나서고 싶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 탑주 한 명을 더 비우는 것도 마탑으로서는 부담스러운 투자였다.


휘하 마법사들이 곧 안토니우스에게 모여들었다.

워낙 인력이 부족해, 휘하 마법사라고 해봐야 고작 3명이다.


안토니우스가 곧 준비를 마치고 마법사들과 함께 마탑을 나서려는 순간.


콰앙.


마탑의 정문이 시원하게 열렸다.

다이크와 앨런이었다.


앨런이 씨익 웃으면서 다가왔다.


“아저씨. 빚 갚으러 왔는데, 혹시 내 도움 필요해?”


작가의말

전 화에 옼타이거 채팅의 반응에서 마왕을 죽였는지 진실여부에 갈리는 반응을 삽입하였습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못난 작가는 피드백을 먹고 자라납니다. ㅎㅎ.
 오늘도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구 자꾸 숨참지 마세요.
 연참해야 될 것 같잖아요..ㅜㅜ 개학해서 지금 비축분도 유지하기 벅찬 실정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에필로그 +22 20.04.19 741 29 12쪽
100 마지막 날 +5 20.04.18 541 18 12쪽
99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7 437 12 14쪽
98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6 402 17 15쪽
97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5 388 18 13쪽
96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2 20.04.15 393 15 11쪽
95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4 413 13 12쪽
94 어셈블(Assemble) +4 20.04.13 401 14 13쪽
93 어셈블(Assemble) +6 20.04.12 399 12 13쪽
92 강유진 +8 20.04.11 422 11 13쪽
91 십자회 +5 20.04.10 416 17 14쪽
90 십자회 +4 20.04.09 393 15 15쪽
89 십자회 +6 20.04.09 381 15 11쪽
88 십자회 +6 20.04.08 425 14 14쪽
87 십자회 +3 20.04.07 407 16 14쪽
86 SP 연합 +5 20.04.06 407 20 18쪽
85 SP 연합 +4 20.04.05 410 17 13쪽
84 SP 연합 +2 20.04.04 385 16 13쪽
» SP 연합 +2 20.04.03 404 16 12쪽
82 귀환 +4 20.04.02 420 17 13쪽
81 귀환 +3 20.04.01 423 15 12쪽
80 vs 마왕 +5 20.03.31 395 15 12쪽
79 vs 마왕 +1 20.03.30 401 17 13쪽
78 vs 마왕 +4 20.03.30 423 14 13쪽
77 vs 마왕 +4 20.03.29 401 14 13쪽
76 vs 마왕 +2 20.03.28 404 16 12쪽
75 vs 마왕 +2 20.03.27 411 14 15쪽
74 마왕 대항군 +4 20.03.26 412 13 12쪽
73 마왕 대항군 20.03.25 413 14 14쪽
72 마왕 대항군 20.03.24 418 1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