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063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20.03.26 00:06
조회
411
추천
13
글자
12쪽

마왕 대항군

DUMMY

카앙!


검과 검이 부딪쳐 청명한 소리를 낸다.

유린의 검에서 튀어나온 불꽃이 커넥션의 갑옷에 옮겨붙었다.


“짧은 사이에 이렇게까지 강해질 수 있는가.”


커넥션이 감탄했다.


[빛의 이름으로]


성스러운 기운이 듀란달(빙의)를 감싼다.

목을 노리고 그어오는 검격.


화르륵!


커넥션이 허리를 꺾어 유린의 검을 피했다.

유린의 가슴에 감동이 차올랐다.


드디어 피하네! 개자식! 자존심 상해서 돌아가실 뻔했다!


달라진 건 유린의 검만이 아니었다.


크롸라라라라!


[산맥 무너뜨리기]


콰앙!


성룡(聖龍) 노랑이와의 호흡.


전에도 일반적인 말과 기사의 호흡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뛰어넘었다.

생각을 공유하는 수준의 상호작용은 0.1초가 목숨을 앗아가는 결투에서 절대적인 시너지를 일으킨다.


일 더하기 일은 백삼십일!


촤악!


유린에게 밀리기만 하는 커넥션을 보며 칸이 달려들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누님!”


-ㅋㅋㅋㅋ 누님이래. 양심 ㅇㄷ

-와꾸만 보면 저분이 존댓말 해야지.

-NPC들이 킹쁘긴 해~

-용 쌉간지;


[창룡격(蒼龍挌)]

[초절 받아치기]


-이쪽 용. 초~라

-ㅋㅋㅋ ㅜㅜ 용무룩..


콰앙.


두 기술이 상쇄된다.


그리고 드러나는 짧은 틈.

파케가 안경을 번쩍이며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데우스의 편린 – 동작 예측]

[아카드 식(式) 실전검 제 78식]


투웅.


파케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커넥션의 빈틈을 키워놓는다.


[산달폰의 철권]

[당혹스러운 속박]


“이런.”


커넥션이 유린의 콤보에 움직임을 강제당했다.


“으랴아아앗!”


화르르르륵.


크롸라라라라!


산달폰의 철권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노랑이와 유린이 커넥션의 양 측면을 내리꽂는다.


“두 번의 치욕은···.”

“지는 건 한 번으로 족해!”


커넥션의 귀화가 비장하게 타오른다.

성검이 빙의된 검에 당한 상처는 재생도 힘들게 분명했다.

마왕이 지근거리에 있어 부활을 맛볼 수 있었던 행운은 이제 없다.


스릉.


커넥션의 검이 검집에 들어갔다.

포기할 건 포기하고, 지킬 걸 지킨다.


우두두두둑.


커넥션이 검의 손잡이를 강하게 쥔다.

손잡이가 그의 악력을 힘겹게 버텨낸다.


[초절 발도(拔刀)]


궤도를 계산한다.


검은 성룡(聖龍)의 아가리를 찢어놓음과 동시에 유린의 검을 쳐낼 것이다.

산달폰의 철권은 그냥 맞는다.


적지 않은 피해지만, 회복할 수 있다.


그때, 파케가 웃었다.


[그리스(Grease)]


슈웅.


커넥션이 쥔 손잡이의 마찰 계수가 0이 되었다.


“!”


콰앙!


유린과 노랑이, 산달폰의 철권이 보유한 운동에너지가 한 점에서 터져나갔다.


--


크롸라라라라!


파케와 칸은 뻔뻔하게도 노랑이의 등에 올라타 유린을 쫓아왔다.

‘For Honor’ 유저들이라면 패시브로 가지고 있는 뻔뻔함이다.


“누님! 어디로 가시나요!”


전선이 밀리는 형편이라 백작을 맡은 두 인원 모두 유린을 따라오면 유지가 힘들다.

유린이 입을 열었다.


“한 분만 내려가서 전선을 좀 도와주시면.”

“파케야. 네가 가라.”

“어허!”

“어이 마룡 클랜장! 이렇게 책임감이 없어?”

“어차피 우리 클랜원들도 없어.”

“그건 나돈데.”

“아니 대장 잡았는데 왜 업적 안 주냐?”

“난 주던데?”

“진짜?”

“구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인성 자강두천

-절.대.안.가.지.

-ㅋㅋ 파케 저런 케릭터 아니었는데 칸 옆에만 붙으면 바로 예능캐되네

-우리 엄근진 파케 돌려조!

-쎈 NPC옆에 꼭 붙어있으면 업적 따라온다고~

-꿀빨러 on

-버스 on

-땡깡 on


유린이 내려가는 채팅창을 보며 남몰래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이들은 업적에만 관심이 있을 테니, 전선에 내려가도 성실하게 돕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러면, 서문 쪽으로 가보죠.”


서쪽을 맡고 있는 마왕군은 백작 리치, 논타였다.

마탑의 탑주 안토니우스와 엘로힘이 맡아 상대하고 있었다.


그때, 칸이 소리를 질렀다.


“어엇! 저거!”


칸의 손가락이 도시 밖을 가리켰다.


“이런.”

“야, 조졌다.”


어지간한 대군이 오는 건지, 엄청난 흙먼지가 사위를 가린다.


도시 내에서 그 광경을 본 몇몇 병력들은 전의를 잃고 검을 떨어뜨릴 지경이었다.


“지금 마법 도시로 들어올 지원군. 뭐 이런 거 없지?”

“올 사람들은 진작 왔지.”


파케가 안경을 추어올리며 대답했다.


“안 되겠어요! 한시라도 빨리 마왕을 잡아야!”


유린이 다급하게 외쳤다.


“잠깐, 잠깐, 잠깐, 저희 셋이요?”


칸이 팔을 붕붕 휘두르면서 만류한다.


“저희 셋이면 충분한 도움 전력이 될 수 있습니다. 1분 1초라도 빨리 마왕을 잡지 않으면 전황에 가망이···.”

“아니 체급이 달라요. 누나.”


-이쁜 누나 뇌절 왔다 ㅋㅋ

-마왕은 에바지 ㅋㅋ

-ㄹㅇㅋㅋ 백작급 잡는데 이렇게 피똥쌋는데.

-이거 기합 한 번 넣고 가면 모른다.

-흐에!

-흐에!

-이쁜 누나도 기합 한 번 넣어달라고 해봐 ㅋㅋ

-유린좌 기합 넣으면 아가리에 오백 바로 들어간다..

-한 끗에 오백을 태워?

-ㄴㅈ

-저분이 유린좌임?

-어, 용타고 다니는 거 보니까 맞네.

-앨런좌랑 같이 다니던 npc 유린좌?

-근데 앨런좌는 왜 없냐.


텍스트 메시지가 파르르 내려간다.


유린의 얼굴에 짜증이 서렸다.

이들은 지금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자기만 몸을 빼서 도망갈 수 있다고 여기겠지.

트롤 기수로 시작하는 마왕군 추격조의 무서움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 화가 나는 건 신성력을 풀풀 풍기는 노랑이와 유린은 사제들과 함께 그들의 1순위 타겟이 될 게 뻔하다는 점이다.


“안 갈 거면 내려요. 저라도 가야겠으니까.”

“아니, 잠깐만요.”


파케가 흙먼지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리고 이내 미소지었다.


“의외로, 긍정적인 변수가 있었네요.”


-긍정적인 변수

-변정적인 긍수

-킹정적인 킹수

-1절만 해

-Wls

-이게?


“뭔 소리야. 파케야, 나 지금 머리가 핑 돌고 입술이 바싹바싹 마른다.”


-머핑입바싹 ㅋㅋㅋㅋ

-머핑입바싹 ㄹㄱㄴㅋㅋㅋㅋ

-어휘 선택 미쳤냐고 ㅋㅋㅋㅋ


이내 먼지가 걷히고.


쿠르르르르릉!


“AT-96 대전차포 장전 완료.”

“MM 발칸포 탄창 이상 무.”

“AK-48 탄창 이상 무.”

“69 대공 연대 발포 준비 완료.”


장갑에 마왕군의 피가 잔뜩 묻은, 기신족 구원군이 등장했다.


--


마계, 수도, 마왕성 앞.


유신이 박살 났던 팔의 컨디션을 검사해보려는 듯, 손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게, 세피로트에서 준비해온 재생력 활성기가 어느 정도는 제 역할을 한 모양이었다.


“스승님. 진짜 괜찮으시겠어요? 힘드시면 인장 저 주시고 여기서 쉬고 계셔도 되는데.”


끄덕끄덕.

육극신도 동조하듯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인다.


“괜찮다고 여러 번 말하지 않느냐. 이 몸 상태여도 앨런 네 놈보다 나으니 걱정은 붙들어 매거라.”

“에헤이, 말을 또 왜 그렇게 안 예쁘게 하실까. 그럼 가죠.”


사실 예의상 물어본 질문이었다.

앨런이 태연하게 태도를 바꾸자 기분이 언짢아진 유신이 앨런의 뒤통수를 때렸다.


퍽!


“아! 왜 또 때려요!”

“눈빛이 불손하다.”


끄덕끄덕.


“아저씨는 뭘 안다고 끄덕끄덕이야!”


절레절레.


“으아!”


육극신 저 아저씨 얄미워 죽겠어!


어느새 친해진 앨런 일행은 조금 시끌벅적해졌다.

물론 대부분의 사운드는 앨런이 채웠다.


그들은 마왕성 주위를 돌며 경계가 약한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중이었다.

마왕은 칼마하트 공작과는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지, 성을 경계병들이 많고 잘 훈련되어 있었다.


강화되어있는 경계를 보자 앨런의 속이 슬쩍 다급해졌다.

걸리지 않게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부터는 속도도 생명이었다.

칼마하트 공작이 부고 소식을 들으면 난이도는 배로 어려워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한참 걷다가 앨런이 물었다.


“어디 경계가 조금 소홀해 보이는지 감이 좀 오세요, 스승님?”

“너는 어떤 것 같으냐.”


앨런이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저는 이런 일 있을 때 그냥 마음 편하게 공중으로 날아서 봤는데, 여긴 비행이 금지라니까..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한 차원의 왕이 사는 도시답게, 규율이 엄격했다.


“쯧쯧. 평소에 부스터에만 목을 매니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게다.”

“스승님은 뭘 좀 파악하셨어요?”

“아니.”

“...”


정말 어이가 없다.


퍽.


“아, 이번엔 또 왜요!”

“불손한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

“엥? 그걸 어떻게?”

“진짜 했구나.”


퍽!


“으악 진짜, 폭력 반대! 이러니까 제가 도망간 거 아니에요!”

“지금 그걸 자랑이라고.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팟.


그때, 한참이나 조용히 있던 육극신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스승님! 육극신 아저씨가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이내 칼집째로 모래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육극신.


슥삭 슥삭.


그가 그리는 건 마왕성 외부 도면이었다.


“와, 잘 그리신다. 설마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 이걸 다 파악하신 거예요?”


육극신의 칼집이 경쾌하게 글자를 써 내려갔다.


-ㅇㅇ


“그래서 우리가 어디로 들어가면 되는 거예요?”

“여기 아니겠느냐?”


유신이 동문과 서문 사이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들은 마왕성을 세바퀴 돌았는데 세 바퀴 중 두 바퀴 동안 경계병이 없었던 곳이었다.


육극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럼 어딘데요?”


휴.

육극신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은근히 좌우로 돌아가는 고개가 ‘이래서 멍청이들이란’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엄청난 표현력이다.


아니, 이거 기분 나쁜데.


앨런의 기분이 나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육극신이 칼집으로 그림의 한 지점을 콕 집었다.


“엥? 성문으로 입장하자구요?”


-성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타고 올라가자. 사람 없을 때.


“되겠어요? 저긴 경계병이 한 번도 바뀌지 않던데.”


성문 위에 있는 병사들은 세 번 마왕성을 돌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다 보니 더 열심히 경계를 서는 느낌이기도 했다.


-생명체인 이상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지. 로봇이 아닌 이상.


“그 말도 맞다.”


언데드라도 마찬가지다.

주의력 결핍은 생명체이나 생명체였던 것이 가지는 단점 중 하나다.


잠깐의 회의 끝에 육극신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설계도면을 파악한 그의 의견이 가장 설득력 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계 특유의 강렬한 태양이 지고, 있는지도 잘 구분이 안 되는 달이 떴다.

마계의 밤은 다른 차원보다 훨씬 어두운 감이 있었다.


“부스터는 사용하지 말거라.”


끄덕.


“네, 알아요.”


칠흑같이 어둡기에 아주 작은 불씨도 커 보인다.

앨런은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둘 때문에 약간 심통이 났지만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넘어가기로 했다.


타닥.

탁.


한 인간과 두 사이보그가 민첩하게 성벽을 오른다.


스윽.


선두로 올라가던 유신이 팔을 내밀어 수신호를 보냈다.


S,T,O,P


정지라는 뜻이다.


이내 그의 손에 회색빛의 무언가가 잡혔다.

아마도 칼마하트 공작의 인장인 모양이었다.


파앗.


유신에게서 약간의 파동이 느껴지고, 이내 그가 다시 움직였다.


그때,


화르륵.


성문 위에 있던 횃불에서 불똥이 튀었다.

하필 유신의 바로 옆으로.


“제발.”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생기는 법.

유신의 그림자가 쭈욱 늘어나 경계병들의 가시 영역에 닿고 말았다.


땡땡땡땡땡땡.


“침입자다! 침입자다! 찾아라!”


화륵! 화륵!


순식간에 장소까지 특정했는지, 경계병들이 그들이 오르던 성문 쪽에 횃불을 불쑥불쑥 들이댄다.


“에라이.”


상황이 망했음을 직감한 앨런이 깽판을 치려는 순간,


불쑥!


성벽 중간에서 한 검은 손이 나타났다.

손은 머리를 쥐고 있었다.


듀라한. 무명 씨였다.


“이쪽으로!”


작가의말

다음 파트가 마계 파트의 최종장이자 제가 구상했던 3/4에 도달하는 지점입니다.

연참은 한 번 더 할 것 같습니다. 부디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에필로그 +22 20.04.19 741 29 12쪽
100 마지막 날 +5 20.04.18 541 18 12쪽
99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7 437 12 14쪽
98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3 20.04.16 402 17 15쪽
97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5 388 18 13쪽
96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2 20.04.15 393 15 11쪽
95 단지 스킬 하나 얻기 위해서 +1 20.04.14 413 13 12쪽
94 어셈블(Assemble) +4 20.04.13 400 14 13쪽
93 어셈블(Assemble) +6 20.04.12 399 12 13쪽
92 강유진 +8 20.04.11 422 11 13쪽
91 십자회 +5 20.04.10 416 17 14쪽
90 십자회 +4 20.04.09 393 15 15쪽
89 십자회 +6 20.04.09 381 15 11쪽
88 십자회 +6 20.04.08 425 14 14쪽
87 십자회 +3 20.04.07 407 16 14쪽
86 SP 연합 +5 20.04.06 407 20 18쪽
85 SP 연합 +4 20.04.05 410 17 13쪽
84 SP 연합 +2 20.04.04 384 16 13쪽
83 SP 연합 +2 20.04.03 403 16 12쪽
82 귀환 +4 20.04.02 420 17 13쪽
81 귀환 +3 20.04.01 423 15 12쪽
80 vs 마왕 +5 20.03.31 395 15 12쪽
79 vs 마왕 +1 20.03.30 401 17 13쪽
78 vs 마왕 +4 20.03.30 423 14 13쪽
77 vs 마왕 +4 20.03.29 401 14 13쪽
76 vs 마왕 +2 20.03.28 404 16 12쪽
75 vs 마왕 +2 20.03.27 411 14 15쪽
» 마왕 대항군 +4 20.03.26 412 13 12쪽
73 마왕 대항군 20.03.25 413 14 14쪽
72 마왕 대항군 20.03.24 418 1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