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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아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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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아라
작품등록일 :
2020.02.29 00:30
최근연재일 :
2020.04.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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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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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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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행운이 찾아올 거야

DUMMY

적막감이 감도는 객실은 오로지 시곗바늘 소리가 그 틈을 비집고 현의 귓가를 울렸다. 시간은 10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대체 몇 시야?”


안타깝게도 현은 바늘시계를 볼 줄 몰랐다. 그냥 숫자 10과 1에 바늘이 가리키고 있을 뿐 그 의미가 어떻게 되는지 몰랐다.


하지만 다른 루트를 통해 시간을 알 수 있었다. 침대협탁에 올려진 스마트폰을 통해서였다.


그 스마트폰은 윌리엄에게서 받은 선물이었다. 아마도 자신을 이곳까지 데려온 직원이 올려둔 것이리라 현은 짐작했다.


침대협탁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옆에 지폐 두 장과 카드가 놓여있었다. 현은 그 카드를 꺼내보았다.


시간 여행자 유현 배우님. 당신의 무사 도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율여행패키지를 택하신 고객님은 주어진 금액으로 이동수단 및 식사, 자율 관광을 하시고 정각 오후 10시까지 종로 1번지에 있는 △△카페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정확히 정각 오후 10시경 갈색 코트를 입은 남자직원이 유현배우님을 인도하러 △△카페에 나타날 것입니다. 그때까지 시간 여행자임을 내색하시면 절대 안 된다는 조항을 다시 한번 엄숙히 상기시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1구역 담당자


PS. 유현님의 손목에 채워진 팔찌는 ‘펠릭스’라는 팔찌로 어떠한 물리적인 힘을 가하더라도 절대 부서질 수도 없고 풀리지 않는 팔찌입니다. 그 팔찌는 시간 여행자의 징표이며 동시에 시간 여행자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과 동시에 시간의 역사를 방해하지 않는 기능이 작용합니다.


카드에 적힌 글을 다 읽은 현은 이제야 왼손의 감각을 느꼈다. 떠나기 전 직원이 채워준 팔찌.


보라색 구슬과 그보다 더 작은 블랙 악세서리가 교차하여 만들어진 이 팔찌는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어떤 재질로 만든 걸까. 햇빛에 비친 팔찌는 더 오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절대 풀 수 없다고?”


현은 있는 힘껏 잡아당겨 보았다. 말 그대로 팔찌는 전혀 풀릴 생각이 없었다. 이 정도로 잡아당겼다면 쉽사리 끊어졌을 텐데. 정말 안 끊어지네.


이번에 현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팔찌를 입 가까이 대 보았다.


“아아. 제 목소리 들리나요? 들린다면 대답 좀 해주세요.”


마이크 기능이 있나 시험해 본 것이었다.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팔찌를 귀에도 대보았다. 아무런 소리가 없었다.


“근데 너무 추상적인 거 아니야? 어떻게 지켜준다는 거야? 그리고 내가 언제 자유 여행패키지를 택했다고.”


팔찌의 기능을 간결하게 설명해 놓은 것 같기도 하고 자유여행이라는 생소하기만 했다.


“아! 망할. 혹시 그 서류에 자유여행 항목이 있었나?”


자세히 보지 않고 서명한 계약서가 마음에 걸렸다. 자유 여행패키지라는 명칭에서 아무래도 본인이 그런 상품 항목에 서명을 한 것 같았다.


역시 계약서라는 것은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건데. 입을 앙다물며 씁쓸한 마음을 되새긴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후회하면 뭐해. 이미 벌어진 일인데.


애써 마음을 다독인 현은 가방에 챙길 물건들을 넣고 미련 없이 객실 밖으로 나섰다.


***


호텔 로비를 벗어나 밖으로 나온 그녀는 눈에 비친 모든 세상이 그저 신기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어떻게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로 거리를 나설 수 있지? 이게 말이 돼? 그리고 하늘은 왜 이렇게 파란 거야?


그동안 봐왔던 잿빛 하늘은 온데간데없이 하늘은 청명하고 구름이 떠 있었다. 물론 자신의 시대에서 봤던 그 이상기온 현상의 하늘만큼은 아니었다.


처음에 봤던 그 하늘은 무척 깨끗하고 뭉게구름도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더 활 나위 없는 동화 같은 하늘이었다.


거리 사람들은 어디를 그리 바삐 가는지 모두 어딘가를 걷고 있었고 자동차들이 도로에 가득 있었다. 우와. 이 풍경도 되게 생소하다. 날아다니는 스카이카는 없을까? 굉장히 아날로그적이잖아!


현은 이 신기한 풍경을 넋 놓고 계속 쳐다보았다. 계속 한 곳만 서 있다가 이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일단은 발길 닿는 대로 걷고 또 걸었다. 아직 시간은 충분한 것 같으니까 그냥 이 시대의 거리를 걷고 싶을 뿐이었다.


정말 내가 시공간을 넘어서 이 시대로 무사히 도착한 것인가. 아직도 이 물음에 대해선 오리무중이었다.


뭐 어차피 직원 만나면 다 설명해 줄 텐데. 그저 맘 편히 걷기나 하자. 뭔가 공기도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곳 공기는 더 신선하게 느껴진달까. 지나다니는 사람들 옷 스타일도 제각각이었다.


내 시대의 사람들의 대부분은 저런 옷을 입으려면 포인트를 많이 지닌 부자계급만 입을 수 있는데. 신기해 역시. 현은 일단 사소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눈에 넣으려고 노력했다.


***


아트빵집의 문이 열리고 반가운 얼굴이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어머 재성이 왔구나.”


재성이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아트빵집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카운터에 있던 지완이 환하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온 재성을 반갑게 맞이했다.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빵 가게에 온 이유는 빵 사러 왔겠죠.”


“이크. 내가 당연한 걸 물었네.”


재성은 쟁반을 들고 종류별로 빵을 담고 있었다. 그때 출입문이 열리는 종소리가 들렸다.


“어? 서현아?”


지완이 막 들어온 방문자를 보며 말했다. 들어온 사람은 긴 검정 생머리에 가죽자켓을 입은 여자로 무심하게 재성을 쳐다보았다.


“하이. 너도 왔네?”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고 서현이 손을 올리며 인사했다.


“너도 빵 사러 왔어?”


“아니. 난 언니가 뭐 줄 거 있다고 해서.”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를 지닌 서현은 테이블 위에 가방을 올려두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잠깐 부엌으로 간 지완은 저번에 편의점으로 가지고 왔던 바구니를 들고 다가왔다.


“어? 이거 포춘쿠키 맞죠?”


서현이 포춘쿠키를 살펴보며 물었다.


“응 하나 골라봐.”


“음······.”


서현은 망설임 없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에이. 고민 좀 하고 뽑지.”


“나름 고민 한 건데.”


말과는 달리 전혀 1도 고민 없이 뽑아 든 서현 때문에 지완은 실망한 눈초리였다. 거침없이 포춘쿠키를 깬 서현의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슬픔의 가면을 잘 살펴보아라. 진실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진실은 용기로 볼 수 있다.


소리 내어 문구를 읽어본 서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뭔 말이야?”


서현이 재성을 향해 물었는데 재성은 모르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건 네가 찾아야지.”


지완은 마치 자상한 선생님이 학생에게 타이르듯 말했다.


“글쎄요.”


서현은 별 흥미가 없어 보였다. 그런 그녀 앞에 지완이 무언가를 테이블 위에 턱 놓아두었다. 쇼핑백 안엔 빵 꾸러미가 가득 담겨있었다.


“선물.”


“와. 이렇게나 많이요?”


“네가 미국에 있느라 계속 못 봤잖아. 한국에 돌아온 선물이지.”


“하하. 누가 들으면 몇십 년 살다 온 줄 알겠다. 고작 2년인데요.”


머쓱해 하는 서현에게 재성이 한마디 덧붙였다.


“2년이면 강산이 바뀌는 기간이지.”


“10년 아니야?.”


“요즘은 시대가 워낙 빠르게 바뀌어서.”


“아아···. 그러세요.”


재성의 농담에 서현은 떨떠름하게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맞아. 나 아까 좀 특이한 여자 봤거든.”


서현은 뭔가 생각났다는 듯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치며 말했다.


“뭐?”


재성이 물었다.


“아니 어떤 여자가 넓은 챙이 달린 검정색 모자에 지금 날씨에 입기엔 추워 보이는 검정 드레스를 입고 돌아다니는 거야. 옷은 비싸고 예뻐 보였어.”


“검정 드레스 입을 수 있지.”


지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일반인이 입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꼭 연예인들이나 파티장에서 입을법한 그런 느낌의 옷이었어. 모자도 범상치 않았고.”


“드라마 촬영 때문일 수도 있지.”


재성의 추측에 서현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냐. 드라마 촬영이면 주위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스태프만 해도 최소 몇 십명이야.”


서현의 일축에 재성과 지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어서 서현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나한테 다가와서 길을 물어보는데 알려줘도 모르길래 길찾기 어플을 알려줬거든. 근데 하나도 못 알아먹는 거야. 그냥 모른다는 느낌이 아니라 아예 생판 모르는 느낌이었어. 그리고 자기는 스마트폰이 있지만 어떻게 다룰지 모른다 하더라고.”


“스마트폰 말고 폴더폰이나 슬라이드폰 썼을 수도 있지. 우리 할머니가 스마트폰으로 바꾸기 싫으셔서 계속 안 바꾸고 버티시다가 최근에서야 바꾸었잖아.”


재성의 태연한 반응에 서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째려봤다.


“그건 어르신에 한한 거잖아. 요즘에 초딩도 아니고 유딩 꼬꼬마애들도 스마트폰 잘 다루는데 하물며 딱 우리 또래로 보이는 여자가 스마트폰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


“방송 깜짝 몰래카메라인가? 시민들 반응 테스트하려고.”


지완의 추측에 서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그냥 이상한 여자 같은데 왠지 제 생각엔 신종 사기꾼 같아요. 요즘 별의별 인간들 많잖아요. 하물며 그 여자 목적지가 여기 근처 카페던데 이런 데서 가까우니까 마주칠 수도 있잖아.”


서현의 말에 지완과 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지간히 이상해 보이는 여자였으면 이렇게 주의를 얘기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현의 폰에서 톡이 도착한 알림음이 들렸다. 폰을 들어서 누군지 확인한 서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니 저 가봐야겠어요. 엄마가 근처에 저 데려오라고 기사 아저씨 부르셨거든요.”


“더 있다 가지.”


지완이 아쉽게 말했다.


“그러고 싶은데 아시다시피 우리 엄마 성격 아시잖아요. 나갈게. 학교에서 보자.”


재성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 서현은 출입문을 나섰다. 지완은 그런 서현의 뒷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다 시야에서 그녀가 사라지자 입을 열었다.


“서현이 말이야 예전보다 더 예뻐지긴 했는데 왠지 모르게 더 슬퍼 보이고 외로워 보이네. 낙이 없어 보여.”


“그러게요.”


재성도 지완의 말에 동의했다.


“도혁이 그 녀석은 도대체 왜 그런다니? 아니 잘 사귀고 있는데 왜 그랬대? 뭐 어디 불치병에라도 걸린 거야?”


“아뇨. 그런 건 아니 구요.”


“뭐? 그런···건 아니 구요?”


아차. 재성이 잠깐 방심했다. 지완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재성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말려들면 안된다!


“그런 이유는 아닐 것 같다는 제 추측이죠.”


재성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했다.


“그래? 근데 나는 왠지 너가 다 알고 있는 것 같아. 도혁이가 왜 그랬는지.”


이 누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하···. 도혁이 이 자식은 사람들에게 말을 안해가지고 자꾸 난처하게 된다.


“추측이죠. 누나.”


“그래? 알겠어.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겠지.”


지완은 다 안다는 듯이 새초롬하게 말했다. 더 물어보기 전에 이 자리를 뜨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재성이 빵들을 계산하고 가려는데 지완이 잠깐 있어 보라고 했다.


“커피 서비스로 줄겡.”


그녀가 부엌으로 들어간 사이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40대 후반 가량을 보이는 남자였다. 쟁반을 들고 빵을 고른 남자는 손으로 코를 문지르며 헛기침을 했다. 빵을 다 골랐는 지 카운터 선반에 쟁반을 올려두고 지갑을 꺼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캐리어에 담아서 부엌에서 빠져나온 지완은 남자를 보고 얼굴이 사색으로 변하더니 캐리어를 놓치고 말았다. 그로 인해 바닥은 얼음과 아메리카노로 엉망이 되었고 재성의 옷에도 튀고 말았다.


“어떡해 재성아 미안해.”


“괜찮아요 누나.”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지완은 급하게 손수건으로 재성의 옷을 닦았다. 하지만 커피라서 손수건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어차피 세탁할 거였어요. 진짜 괜찮아요. 누나.”


재성은 별일 아니라는 듯 안심시켜도 지완은 어딘가 불안정해 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주먹을 입가에 대고 킥킥대며 웃어댔다.


“아이씨. 여기 맛집이라고 해서 왔는데 떡하니 네가 있어서 놀랬다? 야 가수고 뭐고 이제 완전히 때려치운 거야? 하긴 나이가 이제 30이 넘어간 것 같은데 가수는 무슨. 현실을 직시할 때도 됐지?”


지완을 무척 깔보며 조소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남자. 재성은 눈앞에 있는 남자가 지완과 대체 어떤 관계인지 의문이었다. 확실한 건 정말 재수가 없었다.


“반가워.”


이죽거리며 웃는 남자는 굉장히 깝죽거렸다.


“나가주세요.”


지완이 차갑게 말했다.


“뭐? 손님한테 이래도 돼?”


“귀 썩었나요? 나가라고!”


지완은 그 남자를 손으로 밀어내며 출입문 쪽으로 몰았다. 기세에 눌린 남자는 당황하며 그대로 가게 밖으로 쫓겨났다. 다시 안으로 들어온 지완은 많이 흥분해 보였다.


“저 누나···. 괜찮으세요?”


“아···. 괜찮아. 이런 꼴 보게 해서 미안하다 재성아.”


“아니에요. 그것보다 저 남자 누구예요?”


“나 연습생 시절 때 돈 먹고 튄 사기꾼 새끼. 데뷔시켜준다고 거액을 제시한 놈이었어.”


“저 사람이에요? 와 엄청 뻔뻔하네.”


“원래 나쁜 놈들은 어딜 가나 뻔뻔해.”


“누나 저 사람 분명 벌 받을 거예요.”


재성의 한 마디에 지완이 빙긋 웃었다.


“고마워 재성아. 너같이 좋은 애한텐 분명 행운이 찾아올 거야.”


****


“가고 있어. 형.”


「야. 진짜 미안하다 재성아. 아니 갑자기 다른 지점 알바 빵꾸 나서 메꿀 사람이 없네. 너가 원래 알바 했던 편의점으로 가주면 돼.」


“됐어. 나중에 맛있는 거 사줘.”


「벼룩에 간을 빼먹어라.」


“그럼 나 안 해.”


「알았어. 알았어. 사줄 게 임마.」


“고마워 형.”


「이럴 때만 고맙지. 가고는 있냐?」


“응. 근데 들릴 때가 있어.”


「어디?」


“카페. 밤새야 하니까 커피 수혈해야지.”


「안 그래도 낮에 일, 지완이 한테서 들었어. 지완이가 미안해하더라.」


“누나도 참. 별거 아닌데.”


「나중에 보면 세탁비 주겠다는데?」


“아우 됐어. 집에 들러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고 옷 상태는 괜찮아.”


「내가 그랬으면 봐주는 거 없이 세탁비 바로 뜯어냈을 텐데. 이 자식.」


“형이랑 누나랑 같나? 형은 나한테 신세 진 거 많잖아.”


재성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가 전화를 받으며 2층 카페로 들어섰다.


「그러긴 해서 뭐 반박할 게 없다.」


수화기 너머로 씁쓸한 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큰 배우 돼서 갚으면 되지. 뭔 걱정이야?”


재성은 카운터에 가까이 다가갔다. 카운터의 직원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손님 저희 마감 시간이라 지금은 테이크 아웃만 할 수 있어요.”


“아. 테이크 아웃 하려고 왔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재성의 주문이 이 카페의 마지막 주문인 듯싶었다.


「아메리카노는 대체 뭔 맛으로 먹냐? 그냥 쓴맛이던데? 돈 주고 쓰디쓴 한약 사 먹는 것 같아.」


주문사항을 들었는지 준석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취향이지.”


「난 절대 아메리카노와 친해질 수 없는 입맛인 것 같아. 개 맛없어.」


“그건 아메리카노도 마찬가지일걸. 형하고 안 친해지고 싶을 거야.”


「참나. 아메리카노 살아 있는 줄.」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직원이 친절하게 말했다. 주문 한 음료를 받아든 재성은 카페를 빠져나왔다.


「아. 오늘 말이야. 새로 면접 본 야간 알바생이 갈 거야. 여자 알바생 인데 너가 알바 교육도 좀 시켜 주면 안 될까?」


“알겠어.”


전화를 받으며 걸어가던 재성은 알지 못했다. 뒤에서 한 여자가 미친 듯이 그를 쫓아가고 있었음을.


한 번도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재성을 원망하며 검은 모자를 쓰고 고급스러운 블랙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추위에 몹시 지쳐 보였다.


작가의말

수요일날 올리지 못해서 곧 15화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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