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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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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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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7,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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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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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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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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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7

DUMMY

D DAY + 57


쿠리바야시 장군은 최후의 공격을 하기 전, 대본영으로 결별 전보를 보냈다. 그리고 쿠리바야시 장군과 휘하 장성들은 자신의 계급을 나타내는 모든 것들, 암호문, 그 외 서류들을 소각했다. 아직까지 생존한 모든 병사들은 마지막으로 담배 한 개피와 함께 한 잔의 술을 하사 받았다. 야마모토 병장 또한 어둠 속에서 담배를 피웠다. 쿠리바야시 장군의 마지막 진언이 땅굴 속에서 스피커로 울려퍼졌다.


"제군들의 전투는 귀신이 곡할 정도였다."


한 고참 병사가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우리 정도면 세계대전때 독일군 기갑부대 만큼은 될까?"


야마모토가 말했다.


"이런 한심한! 독일군도 우리처럼은 못 싸웠지."


"그렇지! 한스 파이퍼도 쿠리바야시 장군만큼은 못 해!"


다른 고참 병사는 땅굴 안에 있는 시안화칼륨이 가득 들어있는 유리병을 바라보았다. 쿠리바야시 장군은 화학전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결국 화학전을 하지 않기로 명령을 내렸다.


소문에 의하면 쿠리바야시 장군은 이 영토가 미군의 손에 떨어져서 미군이 손쉽게 일본 본토를 폭격하여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대단히 우려했다. 그렇기에 쿠리바야시 장군은 D+DAY부터 옥쇄 돌격을 금지하고 각 장병당 미군 10명을 죽이기 전에 죽지 말라고 진언을 내렸던 것 이다.


야마모토는 땅굴 속에 울리는 쿠리바야시 장군의 진언에 집중했다. 여태까지 야마모토는 그 어떤 장성한테도 충성을 바치지 않았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쿠리바야시 장군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모조리 암기했다.


"귀관은 황국의 필승과 평원을 염원하며 이번 전투의 선두에 설 것 이다. 이번 전투의 생존자는 들판에서 풀을 뜯어먹고 흙을 먹는 한이 있어도 게릴라 전술로 끝까지 싸워라. 한 사람 당 백 명을 죽일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결사적으로 항전해야 한다."


쿠리바야시의 진언이 끝나고 모든 장병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야마모토 분대장은 자신의 M1 개런드 소총을 흡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다른 병사들은 이 총을 다루기 어려워했지만 야마모토 분대장은 이 총을 자신의 손처럼 쉽게 다루었다. 한 고참이 말했다.


"그거 장전할때 손가락 씹히던데."


"요령 없이 장전하니 그렇지."


"각하께서는 할복하지 않으시는건가."


보통 이런 작전에는 장성급은 미리 자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야마모토가 말했다.


"싸우지 않고 자폭하는 것은 비겁자나 하는 짓이지."


그 날 밤, 어두컴컴한 이오지마의 바위 위로 지카타비들이 소리없이 움직였다. 바로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동료의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야마모토는 심장이 쿵쿵거리며 아드레날린이 서서히 분비되는 것을 느꼈다.


'...'


야마모토 분대장은 조용히 동료들과 함께 미군의 비행전대 조종사들이 있는 천막으로 접근했다. 쿠리바야시 장군은 군도와 미군에게서 노획한 45구경 권총으로 무장한 채로 맨 선두에서 나아가고 있었다. 잠시 뒤, 미군의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퍼엉!!!


그걸 신호로 일본군은 미군의 비행전대 조종사들의 천막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탕!! 타앙! 탕!!


미군 또한 혹시나 기습을 받게 될 경우 바로 쓸 수 있도록 손에 닿는 곳에 자신들의 총을 놔둔 상태였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불꽃이 번쩍거리며 총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졌다. 야마모토는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들고 아군을 향해 긁고 있는 미 해병대원에게 소총을 발사했다.


텅!! 핑!!!


야마모토는 총알이 다 떨어진 M1 개런드를 버리고는 달려가서 잽싸게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주웠다. 그리고 미군 조종사들을 향해 걸어가면서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발사했다.


트트트틍 트트트틍 트트트틍 트트트틍


브라우닝 자동 소총의 우측으로 탄피가 뿌려졌다. 한 멍청한 미군 조종사는 천막 옆에 은폐하고 있었고 야마모토는 그 쪽으로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그냥 갈겼다.


트트틍 트트틍 트트트틍


그 때 야마모토는 한 장교가 군도를 들고 가다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것을 발견했다.


탕!!


군도를 갖고 있는 채로 전사하면 미군은 장교급 전사자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군도는 회수해야 했다. 야마모토는 미군이 있는 방향으로 수류탄을 냅다 던지고는 재빨리 그 쪽으로 달려갔다. 쿠리바야시 장군이였다. 쿠리바야시 장군이 야마모토에게 자신의 군도를 눈짓으로 가리켰고 야마모토는 재빨리 군도를 회수했다. 쿠리바야시는 계속해서 싸우라고 손짓했고 야마모토는 다시 전투 현장으로 달려갔다.


탕!!! 타앙!! 탕!!


트트틍 트틍 트트트틍


쿠리바야시는 마지막으로 한 알 남겨두었던 자폭용 수류탄의 핀을 뽑고는 자신의 헬멧에 쳤다.


탁!!


쿠과광!!!!


쿠리바야시의 군도를 들고 달려가던 야마모토는 수류탄 폭발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뒤돌아보지 않고 군도를 들고 앞으로 달렸다.


"흐아아앗!!!"


치열한 전투가 끝나고 야마모토는 브라우닝 자동 소총과 탄약, 식량을 노획해서 도망쳤다.


"헉...헉...허억..."


그리고 야마모토는 이오지마 섬 외각에 작은 땅굴로 들어갔다. 그런데 땅굴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


"으허...으허어..."


야마모토가 외쳤다.


"누구냐!!"


땅굴 속에서 발견된 것은 히카루였다.(예전에 수리바치 산에서 대전차 지뢰를 들고 자폭 공격을 하겠다고 깝치다가 생존하고 도망) 히카루는 거의 굶어 죽어가고 있었다. 야마모토가 히카루한테 음식을 나눠주었다. 히카루가 음식을 다 먹고 야마모토에게 물었다.


"지금 우리 부대는 어디 있습니까?"


"여기있다."


"잘못 들었습니다?"


"우리가 전부다."


야마모토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히카루에게 말했다.


"쿠리바야시 장군께서는 미군 백 명을 죽이라고 마지막 진언을 내리셨다. 앞으로 우리는 게릴라 전투를 통해서 미군이 이 비행장을 편히 쓰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워야 한다!!"


한편, 마일즈, 데이빗 등 해병대원들은 쿠리바야시의 최후의 공격을 받은 곳에서 부상자들을 이송하는 일을 돕고 있었다. 곳곳에 미군 일본군의 부상자가 널려 있었다. 한 일본군 부상병이 울부짓고 있었다.


"오카상!!! 오카상!!!"


마일즈는 "항복하라",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등의 기본적인 일본어는 배웠지만 오카상이 무엇을 뜻하는지 배운 적은 없었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그 일본군 부상병은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옆에 있던 데이빗 녀석은 일본군의 시신을 뒤적이며 금이빨을 모으고 있었다. 마일즈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일본군의 머리에 자신의 M1 소총을 겨누었다. 순간 일본군의 마일즈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마일즈의 손가락이 방아쇠울에 들어간채로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코 속에서 진동을 했다. 그 일본군 부상병의 목 속에서는 고통에 찬 신음이 계속되고 있었다. 결국 마일즈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며칠 뒤, 마일즈와 해병들은 드디어 이오지마 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현재 시각은 밤 8시였고, 다음 날 7시에 수송선에 승선할 예정이었다. 마일즈는 이오지마 섬에서 벗어나면 헌병에 자원하기로 했다. 짐도 다 챙기고 준비를 완료했는데, 한 고참 병사가 여분의 수통에 이오지마의 화산재를 담고 있었다. 그냥 갈까 하다가 마일즈 또한 자신의 수통에 약간의 화산재를 집어 넣었다.


여전히 조명탄들이 이오지마 하늘에서 작렬하고 있었다. 이 좆같은 조명탄 때문에 눈이 부셔서 마일즈는 이오지마 섬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숙면을 취해본 적이 없었다. 신경이 과민해지고 뇌가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녹초가 되었음에도 잠은 오지 않았다.


펑!! 퍼엉!!


대충 포병 녀석들도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어떤 것은 로켓탄이 한 줄씩 내려가면서 퍼엉 퍼엉 퍼엉 퍼엉 긴 불꽃 자국을 남기며 발사되는 것도 있었다. 마일즈는 그 로켓탄이 독소전때 강력했다던 스탈린 오르간이나 네벨베르퍼 다연장로켓처럼 막강한 화력일줄 알았다. 그 로켓탄이 작렬하면 천지가 뒤집히는 소리와 함께 반대편 능선이 모조리 뿌연 연기로 뒤덮혔다. 하지만 이 이오지마 섬에서 저 로켓탄은 그닥 쓸모가 없었다.


'내일이면 드디어 끝난다...'


이오지마 섬에 이 달걀 썩은 유황 냄새와 피 냄새가 폐 속 깊이 자리잡은 것 같았다. 포격이 터질 때마다 화산재가 코랑 입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폐 속에 화산재가 수북히 쌓여있을 것 이다. 여기서 벗어나기만 하면 폐 속에 공기가 말끔히 정화될 것 이었다. 그렇게 마일즈는 억지로 눈을 감았다. 간간히 조명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펑!! 퍼엉!


다음 날, 수송선에서 마일즈는 드디어 새로운 속옷과 양말로 갈아신을 수 있었다. 원래 신던 양말은 도저히 재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바닷물에 던져 버렸다. 동료들 또한 속옷과 양말을 던지는데 진짜 냄새가 고약했다. 전장에서는 toilet paper가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소변을 보고 제대로 뒤처리를 할 수 없었던 것 이다. 데이빗이 자신의 낡은 속옷과 양말을 바닷물에 던지며 말했다.


"물고기들 다 죽겠네!"


데이빗 녀석은 일본군에게서 빼낸 금이빨을 수통에 한 가득 담고 있었다. 데이빗은 자신의 기념품들을 흡족한 눈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난 이제 부자야!!"


한편, 종수, 영환, 영무, 와타루, 유이토는 포로로 잡혀서 [PRISONER OF WAR] 라고 쓰여진 문서에 서명을 하고는 수송선에 태워졌다. 영무가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포로가 이렇게 좋은 수송선을 타다니..."


며칠 뒤 종수와 친구들은 수송선에서 아이스크림까지 얻어먹었다.


"우물우물"


영환이 말했다.


"재네들 이런거 먹고 싸웠구나."


와타루는 여전히 미군을 증오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와타루 녀석도 유이토가 떠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우물우물"


며칠 뒤, 종수와 동료들은 포로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다. 포로 수용소에서 화투를 치기도 하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코쟁이 미군들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구경하다가 종수와 동료들에게 물어봤다.


"Where are you from?"


종수가 물었다.


"재네 뭐라는거냐?"


유이토가 대답했다.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데요?"


영환이 외쳤다.


"임팔!! 이오지마!!"


그 말에 코쟁이 미군이 되물었다.


"이오지마?"


"에스!! 이오지마!!"


갑자기 코쟁이 미군이 자세를 바로 잡았다. 와타루가 물었다.


"재네 왜 저러는거냐?"


포로 수용소에서 종수와 동료들은 팀을 짜서 배구도 하고 나름 재미있게 놀았다. 이렇게 한가롭게 놀아본 것이 얼마만인지 몰랐다. 한창 배구하고 쉬면서 종수와 동료들은 전선에서 싸웠던 이야기를 했다. 영환이 말했다.


"우리가 좀 빡세긴 했지만 뭐 전쟁터에서는 다 힘들었겠지!"


한 병사가 말했다.


"우린 항상 고구마만 캤는데?"


"맞아! 한 번도 안 싸우고 농사만 지었어! 고구마랑 사탕 수수는 질리게도 먹었지!"


"안 싸웠다고?"


"가끔 양키들이 농사지은 밭 다 폭격할때 빡치긴 했지!!"


정적이 흘렀다. 참다 못한 영환이 분노에 차서 수용소 철창에 머리를 박았다.


퍽! 퍽! 퍽! 퍽!!


"저 새끼 말려!!!"


종수와 동료들이 있던 부대는 전쟁 범죄 혐의도 없었기에 복잡한 전범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되는 일도 없이 무사히 조선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종수, 영환, 영무는 우연히도 같은 고향 출신이었기에 같이 돌아가게 되었다. 와타루, 유이토에게는 이후에 편지를 쓰기로 했다. 슈스케 중사가 꼭 전달해달라고 했던 전장 일지는 유이토 녀석이 가지고 갔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종수와 동료들은 번화가에서 하루를 묶기로 했다. 이 곳은 현재 소련군이 관리하는 구역과 미군이 관리하는 구역 둘로 나뉘어 있었다. 소련 여군들이 깃발을 들고 교통 정리를 하는 것을 보며 영환이 말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뀌는건가?"


종수, 영환, 영무는 미군 구역에서 뿌리는 신문을 꺼내어 읽었다. 맥아더 장군과 일본의 천황이 같이 촬영한 사진이 실려 있었다. 영무가 말했다.


"이...이게 그 천황이란 말입니까?"


"이게 천황이라고?"


소학교 시절부터 주구장창 세뇌되어 온 절대적인 존재가 이렇게 보잘것 없어 보인다는 것이 상당한 충격이었다. 아무턴 종수와 동료들은 저렴한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영무가 말했다.


"라바울에서는 농사 기술도 배우고 농기구도 챙겼다던데 우린 이게 뭡니까?"


그 때, 어디선가 키가 작은 소련 여군이 골목에서 뛰쳐나오더니 옆에 있던 커다란 항아리 안에 들어갔다. 종수, 영환, 영무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는데, 소련 여군이 입에 손가락을 갖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쉿!!"


잠시 뒤, 24사단 소속 헌병이 된 마일즈가 동료들과 함께 뛰쳐나와서는 종수 일행에게 물었다.


"여기서 도망가던 소련 여군 못 봤는가?"


하지만 종수 일행이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자 마일즈와 동료들은 그 소련 여군을 쫓아서 어딘가로 달려갔다. 잠시 뒤, 항아리 속에 있던 뭔가 얄밉게 생긴 소련 여군이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이제 어엿한 소대장이 된 소련 여군 나타샤였다. 나타샤는 항아리 위로 머리를 내밀고는 미군이 다 간 것을 확인하고는 종수 일행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Помоги мне!"


종수와 영환은 얼떨결에 나타샤를 항아리 밖으로 빼주었다. 나타샤는 군복을 탁탁 털고는 주머니 속에 있던 찹쌀떡을 먹으며 어딘가로 달려갔다. 영무가 말했다.


"저...저거 도둑질 아닙니까?"


"장교가 저래도 되는거냐?"


한편, 마일즈와 동료들은 이번에도 나타샤와 소련 여군 일행을 놓쳤다고 선임에게 존나 깨지고 있었다.


"그 망할 소련 기집애를 못 잡는다는게 말이 되냐!! 그 년들이 우리 구획에서 노획을 하면서 활개를 치고 있다! 반드시 잡는다!!"


다음 날, 마일즈를 포함한 미군 헌병들은 매일같이 미군 구역에서 노획질을 하는 나타샤를 네 방향에서 포위하는 작전으로 마침내 잡을 수 있었다. 나타샤는 왼쪽 팔을 마일즈한테 잡힌 상태로 입 안에 물고 있던 찹쌀떡을 꿀꺽 삼키고 외쳤다.


"놔!! 노라고!! 우린 노획을 안하면 굶어야 한단 말이야!! 그럼 우린 굶어 죽으란거야?"


"그건 너네 사정이지!!"


잠시 뒤 정치 장교 안토노프가 와서 나타샤는 마침내 풀려날 수 있었다. 결국 그 다음 날 나타샤의 소대원들은 길에서 교통 정리를 하는 임무를 해야 했다. 나타샤는 교통 정리를 하다가 어제 자신을 도와주었던 종수 일행을 발견하고 손짓했다.


"이봐!!"


나타샤는 어떻게던 손짓으로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려고 했다.


"잠시만 여기 봐주면 너네들한테도 식량 나눠줄...꺅!!!"


정치 장교가 나타나자 나타샤는 열심히 깃발을 들고 교통 정리하는 시늉을 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병태는 지루한 전범 재판에 증인으로 불려 나가는 등 고초를 치루고 있었다. 병태 또한 영자 신문에 실린 천황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병태는 어전 회의 때마다 위장이 뒤틀릴 정도로 긴장했었다. 하지만 병태는 종전 소식을 듣고 오랜 기간 동안 두뇌를 억눌러 온 긴장이 한 순간에 없어지고 머리가 명료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왜 어전 회의 때마다 그렇게 긴장했지?'


어린 시절부터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생각해보니 군사 학교 시절부터 늘 경직되어 있었다. 종전 발표가 나던 날, 다른 장성들은 천황의 목소리에 무릎을 꿇고 동요했으나 병태에게 그것은 구원이었다.


지루한 재판이 끝나고 병태는 드디어 아사코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혹시라도 늦을까봐 미친듯이 빠른 속도로 달렸다.


'!!!'


길가에는 등에 아이를 업고 있는 아사코가 병태를 보고 멍하니 서 있었다. 병태가 아사코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이제 다 끝났어."


아사코는 멍하니 병태의 얼굴을 만져보며 물었다.


"다 끝났어요?"


병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사코가 울먹이며 물었다.


"저...정말 다 끝난거에요?"


병태는 아사코를 품에 꼬옥 안았다. 아사코가 기어이 품 안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아사코 등에 업힌 아이가 웃으며 병태에게 손을 내밀었다. 예전에 병태가 휴가 나왔다가 생긴 이 아이를 병태는 다시 볼 수 없을거라 생각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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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1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3:52
    No. 1

    독자 여러분 질문잇습니다 인도차이나 전쟁때 외인부대인 종수와 친구들이 샤를 지휘 받을 수 있을까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血天狂魔
    작성일
    23.03.02 16:06
    No. 2

    나이30후반인데 힘들지않나?거의 전쟁광이나 조선못돌아가는애들이나 하는건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07
    No. 3

    아 하긴 이건 무리겠네요 30후반이면 ㄷㄷㄷ 그리고 살아돌아가기 힘들겠죠 의견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血天狂魔
    작성일
    23.03.02 16:07
    No. 4

    할려면야 할순있겠지만 동방에서 외인부대이야기들을순있을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07
    No. 5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3.03.02 16:08
    No. 6

    그러고보니 옷이 없으니 일본군복 입거나 죄수복 입고 있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08
    No. 7

    악 그렇네요 진짜 옷이 없네요 돌아가면 일단 군복 벗고 일상복부터 입고 싶겠죠 죄수복이면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08
    No. 8

    인도차이나 전쟁이 1946년부터니 그냥 20대 초중반에 몇 년 정도 구르다가 전황 악화되기 전에 돌아가는건 어떨까요
    아 그러고보니 종수와 동료들 말고 소련군 출신 전차병 표도르와 친구들이 외인부대 가는게 더 재미있을수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10
    No. 9

    외인부대 최소 계약 단위가 5년이면 좀 힘들긴 하겠네요 근데 당시로서 프랑스 대졸자보다 많이 돈 벌 수 있었기도 하고 그래서 동구권이나 아시아쪽에서 지원하는 사람 있었다고는 하는데...종수와 동료들은 생각해보니 임팔에 이오지마까지 굴렀는데 불쌍해서 외인부대까지 투입하는건 너무하네요 신캐 넣는게 좋을지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3.03.02 16:14
    No. 10

    그러나 전투경험 있는 엘리트이고 프랑스 본토 군대가 못오니 돈벌려고 하는것일지 모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15
    No. 11

    아 그럼 불가능하진 않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3.03.02 16:14
    No. 12

    만약 죄수복 입고 있다면 마일즈가 바로 체포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15
    No. 13

    그럼 일본 군복 입고 있었겠네요 미군이 DDT는 뿌려줬겠지만 이오지마 그 지옥에서 입었던 일본 군복을 그대로 입고 있는 ㅎ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14
    No. 14

    외인부대 관련 공부 중인데 아마 신캐 들어갈거 같습니다 프랑스 주요 도시에 외인부대 모병소 찾아가야하는데 종수와 친구들이 프랑스 여행갈 경비가 없을거 같기도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血天狂魔
    작성일
    23.03.02 16:17
    No. 15

    병태가 46,7년쯤 풀려나서 조선에 칩거하고있으면 조선인일본군들이 국군들어오라고 츄라이할거같긴한데 독립투사들이 콜할지가...ㅋ
    사실 한국군들어가면 잼인게 미군군정장교들 머리위에서 놀게뻔해서 고문관들 욕바가지로할거같...김석원장군한테 디스엄청넣었다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18
    No. 16

    아마 병태는 그 쯤 풀려나서 당분간 칩거하고 싶어할거고 아사코네 집안에서는 경영 배우라고 할거 같은데 조선인 일본군들이 국군 들어오라고 분명 하겠네요 확실히 재밌겠네요 ㄷㄷㄷ 이 부분은 근현대사 잘 모르지만 나중에 본편에서 쓰게되면 엄청 재밋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3.03.02 16:28
    No. 17

    마일즈 헌병 스토리도 조금더 연재되면 재밌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38
    No. 18

    헤헤 그럴거 같긴 하네여 근데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38
    No. 19

    종수와 친구들이 제2외인공수연대에서도 특공대 들어갈수도 ㅎㄷㄷㄷ 근데 일단 아이디어만 구상하는 중이라 어케될지는 모릅니다 제2외인공수연대에서는 고공 낙하 산악 훈련 시가전 기타 등등을 훈련한다고 하네요 대테러 작전에도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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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39
    No. 20

    헐 제2외인공수연대에 한국인 30명 정도 있었다고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40
    No. 21

    제세페(GCP)에 들어갈수도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3.03.02 16:48
    No. 22

    당분간은 나타샤가 활개치고 마일즈가 그거 잡으러 가는 스토리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51
    No. 23

    나타샤는 소대장으로서 소대원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계속 노획을 할 수 밖에 없었겟군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3.03.02 16:48
    No. 24

    그리고 해방기에 백색테러와 적색테러가 엄청났다고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6:52
    No. 25

    아 해방 이후에도 꽤나 혼란스러웠군요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n2******..
    작성일
    23.03.02 17:05
    No. 26

    그래도 소련이 독일 등에 원역사보다 더 큰 피해를 볼건데다기ㅣ 나라가 두쪽으로 쪼게질거라 북한이 생기기는 거녕, 만주땅도 미군이 군정으로 다스리고 있을거라 그런 혼란기가 빨리 끝날거예요.(또 그래서 미국이 굳이 친일파와 조선인 일본 부역자들을 쓰지 않을거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7:19
    No. 27

    네 소련의 피해가 원역사보다 크겠죠! 그럼 혼란기가 빨리 끝나겠네요! 이렇게 되면 정말 부역자를 안써도 되겠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n2******..
    작성일
    23.03.02 17:10
    No. 28

    소련이 한반도와 만주쪽에 힘을 못쓸거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친일을 했다는것에 대해 부끄러워 하며, 반성하는 친일파들과 친미파 독립운동가, 교육 및 포섭 등을 통해 생긴 지식인 등을 내세우는게 더 좋을거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7:20
    No. 29

    아 진짜 이렇겠네요 네 반성하는 친일파와 친미파 독립운동가, 교육 포섭을 통하여 지식인 내세우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3.03.02 17:18
    No. 30

    만주전략공세 당시 소련군은 보급이 열악해서 약탈을 자주 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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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7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4 23.02.17 68 2 16쪽
886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3 23.02.16 69 3 14쪽
885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2 +2 23.02.15 7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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