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연재수 :
1,017 회
조회수 :
731,943
추천수 :
21,437
글자수 :
5,647,234

작성
21.01.14 19:11
조회
1,652
추천
45
글자
11쪽

어둠 속에 고요

DUMMY

에루빈이 말했다.


“난 눈 좀 붙일 테니까 이따 깨우라고.”


에루빈이 코를 골기 시작했다. 맥스가 무심코 담배를 입에 물었다가 생각했다.


‘에이 그래도 안에서 피우는건 위험하지..’


맥스는 조심스럽게 자주포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웠다. 혹시라도 야간에 담뱃불이 눈에 띌 까봐 조심스럽게 손으로 가리고 한 모금 피웠다.


‘하..역시 몰래 피는 담배가 꿀맛이야.’


맥스는 아까 술을 마셔서인지 오줌이 마려운 것을 느꼈다.


‘빨리 싸고 들어가서 몸 녹여야지.’


맥스는 조심스럽게 주변에 보이지 않게 담뱃불을 끄고는 덤불에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쉬이이이이


‘어흐 시원해’


맥스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쥐새끼 한 마리 안 보이는데 뭘 경계하라는 건지..나도 들어가서 5분만 자야지..’


미군 네 명이 가던 길에 7m 정도 앞에 맥스의 검은 형체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 검은 형체가 움직일 때마다 군화가 덤불을 밟는 소리가 났다.


사삭 사사삭


헨리는 총을 든 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어..어떻게 하지?’


순간, 검은 형체가 위로 올라가더니, 맥스의 군화가 자주포 장갑과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드와이트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려 놓은 상태로 2분 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찬 바람이 코와 손가락을 베어가는 것 같았다.


‘주..죽여?’


맥스가 자주포 안으로 들어가자 검은 형체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셜 하사는 그대로 꼼짝도 안하고 정지해 있었다. 마셜 하사는 바람이 불어오는 박자에 맞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사각 사각 사각


마셜 하사가 오른쪽 팔을 크게 휘두르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손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손을 펼쳐 그것을 만져 보았다. 금속 장갑이었다.


‘저···전차?’


그 때, 자주포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달그락


맥스가 혹시나 램프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위치를 옮기면서 나는 소리였다.


드르렁 드르렁


마셜 하사와 일행들은 이제 자주포 안에서 코를 고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에르빈은 잠을 자면서 술주정까지 했다.


“음냐음냐..포 발사···”


더글라스 상병이 마셜 하사가 어떤 명령을 내릴지 바라보았다. 마셜 하사는 팔을 움직여 수신호를 보냈다.


‘앞으로 전진한다! 놈들의 화력을 알아야 한다!’


헨리는 자신도 모르게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비..빌어먹을! 계속 정찰하는 거야?’


헨리는 자신의 총을 꼭 쥐고는 가급적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살금살금 앞으로 나아갔다. 병사들은 4m씩 산개한 상태로 마셜 하사를 따라, 서서히 앞으로 전진했다.


‘젠장! 앞이 안 보여!’


어느덧 헨리의 눈은 어두움에 익숙해졌다. 헨리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덤불에 숨겨져 있는 자주포의 후면 장갑을 볼 수 있었다.


‘저..저거 르노 아냐? 독일 새끼들이 노획했나?’


헨리는 눈, 코, 귀, 그리고 얼굴을 세차게 할퀴고 지나가는 바람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주변의 정보를 모았다. 앞서 가는 동료들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의 인기척은 아직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셜 하사가 팔을 휘두르고 다시 정지하라고 수신호를 보냈다. 헨리는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오른쪽 라인에는 시꺼먼 덤불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저 안에도 전차가 숨어있을까? 아니면 야포? 박격포? 그것도 아니면?’


시꺼먼 덤불은 박격포처럼 보이기도 하고 웅크려 앉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헨리는 오른쪽에 덤불로 슬쩍 손을 뻗어 보았다. 그냥 덤불이었다. 3분 뒤, 마셜 하사가 다시 손짓을 하고 조금씩 움직였다. 마셜 하사가 움직이자 앞에 있는 더글라스 상병과 드와이트의 시꺼먼 형체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보였다. 헨리도 뒤쳐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발을 움직였다.


이 순간, 에루빈의 자주포에서 2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박격포를 다루는 로빈과 세바스티안은 몇 개의 검은 형체가 잠시 움직였다가 다시 멈추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저게 뭐야 빌어먹을!’


‘이 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최소 3명은 된다고!’


사사삭


로빈 세바스티안은 추위 때문에 옷과 담요로 꽁꽁 싸매고 엎드려 있었다. 조금 있으면 교대할 포병들이 올 터였다.


‘젠장! 권터랑 미하엘은 맨날 늦게 기어들어오니까 괜찮을 거야! 제발 늦게 와라!’


하지만 하필 그 시간 권터랑 미하엘은 그 날 빨리 교대하러 오고 있었다. 아까 전에 사삭거리며 움직이던 검은 형체들이 멈추었다. 권터가 미하엘에게 말했다.


“와 빌어먹게도 춥네. 찬 바람 부는 것 봐.”


로빈이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저 멍청한 새끼!’


권터는 마셜 하사의 코 앞을 스쳐 지나갔다. 마셜 하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마셜 하사는 권총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마주칠 줄 알았다면 윈체스터 갖고 오는 거였는데!’


마셜 하사는 자신의 숨소리가 놈들한테 들릴까봐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 권터와 미하엘은 주변에 인기척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갔다. 미하엘이 말했다.


“여긴 꼭 유령이라도 있는 것 같아. 저 쪽에 바위 볼록 튀어나온 것들 보면 사람 같지 않아?”


권터가 로빈과 세바스티안이 둘둘 담요를 싸매고 있는 것을 찾아내서 발로 툭툭 건드렸다.


“뭐야 이 새끼들 잠 들었냐?”


미하엘이 말했다.


“잠 들었으면 얼어 뒤지잖아. 빨리 깨워!”


로빈과 세바스티안이 자고 있었던 시늉을 하며 일어났다.


“흐아암..한참 졸았네..”


“이 새끼들 우리 늦게 왔으면 어쩌려고. 야 일어나!”


로빈과 세바스티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바스티안이 소총을 손에 든 채로 속으로 생각했다.


‘이 멍청한 새끼들한테 어떻게 알리지!’


권터가 말했다.


“뭐하냐? 빨리 안 돌아가고?”


미하엘이 말했다.


“야 너 왜 소총 들고 있어?”


순간, 시꺼먼 형체 중에 가장 앞서 있던 것이 다시 사삭하고 움직였다. 세바스티안은 자신도 모르게 그 쪽을 향해 소총을 겨누고 쏘았다.


타앙!


세바스티안이 외쳤다.


“미군이다! 엎드려!”


권터, 미하엘, 로빈, 세바스티안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 그 다음 순간, 사삭거리던 소리가 들렸던 곳에서 불꽃이 보였다.


타앙! 탕!


권총 소리였다. 총알은 로빈의 위를 지나갔다. 세바스티안이 외쳤다.


“모두 엎드려서 움직여! 아까 총 쏴서 우리 위치를 알아! 빨리 굴러가!”


어둠 속에서 사삭거리던 형체들이 서너 개씩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로빈이 외쳤다.


“저 쪽으로 달아난다!”


권터가 외쳤다.


“정찰이다!!!미군 놈들이야!”


세바스티안이 외쳤다.


“놈들을 잡아야 해!”


하지만 로빈은 벌벌 떠느라 그대로 엎드려서 일어나지 않았다.


‘나..난 몰라···’


권터와 미하엘도 달려가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서 목청껏 소리를 칠 뿐이었다.


“저 쪽에 미국 놈들 도망간다!!”


세바스티안이 달려가며 외쳤다.


“빌어먹을 자식들아 따라오라고!”


미하엘이 외쳤다.


“놈들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는걸!”


그 때, 다른 곳에서 있던 독일군이 이 소리를 듣고 하늘을 향해 조명탄을 쏘았고 시꺼멓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길이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졌다. 마셜 하사가 외쳤다.


“엎드려!”


마셜 하사와 일행들은 재빨리 덤불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마셜 하사는 덤불 사이로 독일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제서야 길게 늘어선 덤불 사이로 박격포, 야포, 자주포의 포신이 빼곡히 나와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군 전차부대가 들어오는 것에 대비하여 독일군이 화려한 환영식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이다.


‘빌어먹을 이 쪽에 모든 포 병력을 쏟아부었군!’


한 독일 장교가 외쳤다.


“반드시 놈들을 잡아내!”


이 때, 자주포에서 에루빈과 맥스가 기어나왔다.


“뭐?지금 뭐 하는 거야?”


세바스티안이 외쳤다.


“미군 놈들이 정찰을 왔어! 최소 3명이야! 아마 네 다섯 명 정도 있는 것 같아!!”


에루빈과 맥스가 하얗게 질렸다.


“뭐..뭐라고?”


이 때, 로빈은 mp18 기관단총을 들고 벌벌 떨면서 세바스티안, 권터, 미하엘과 샅샅이 덤불 속을 수색하였다. 권터가 말했다.


“우리 좀 떨어져서 수색해야 하는 것 아냐?”


로빈이 생각했다.


‘지금 우리만 찾는 것이 아니니까···아마 다른 놈들이 찾겠지? 난 찾는 척만 해야겠다..’


로빈은 대충 수색하는 시늉만 하면서 동료들을 따라다녔다. 세바스티안이 말했다.


“로빈! 우리는 저 쪽에 먼저 가서 수색하자! 권터, 미하엘 너네는 이 쪽 뒤져보고!”


첫 번째 조명탄이 꺼져갈 즈음, 두 번째 조명탄, 세 번째 조명탄이 하늘 위로 치솟았다. 이 순간, 패튼은 망원경을 통해 이 상황을 보고 있었다. 윌리엄 중위가 말했다.


“놈들이 우리 정찰병들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패튼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망원경으로 이 상황을 관찰하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이 때, 마셜 하사는 부하들과 함께 덤불 속에 숨어 있었다. 마셜 하사는 조명탄과 권총을 번갈아 바라보며 고민했다. 독일군이 확성기로 외쳤다.


“항복하라!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준다!”


마셜 하사는 권총을 오른손에 쥔 상태로 부하들에게 말했다.


“덤불을 따라 쭉 달린다!”


그 때, 뒤에서 세바스티안이 외쳤다.


“저 쪽이다!”


로빈이 자신도 모르게 그 쪽을 향해서 비명을 지르며 MP18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으악!!!으아악!!”


츠킁 츠킁 츠킁


로빈은 순식간에 MP18의 탄창을 모두 다 비웠다. 총알이 다 떨어졌음에도 로빈은 계속해서 방아쇠를 눌렀다. 세바스티안이 외쳤다.


“멍청아! 보고 쏴야 할 거 아냐! 저 새끼들 도망간다! 저 쪽이다!”


로빈이 허둥대며 세바스티안을 따라 달려가며 말했다.


“총알이 떨어졌다···장전..장전..장전..”


독일 병사들이 우르르 달려갔다.


“그 새끼들 어디 있어!”


“네 명 정도입니다!”


“한 놈도 놓치지 말고 잡아!”


그 때, 마셜 하사가 독일군을 향해 밀즈 수류탄을 까 던졌다.


“젠장! 수류탄이다!”


쿠과광!콰광!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독일군은 수류탄을 보고 잠시 주춤했다. 그 틈을 타서 마셜 하사와 미군 병사들은 잽싸게 달아났다.


한창 독일군이 미군 정찰병들을 쫓고 있던 이 순간, 한스와 전차병들은 마을에서 이 광경을 쌍안경으로 보고 있었다.

1744971_1610805612.jpg


작가의말

삽화는 개인호 안에 들어가 포격에 공포스러워하는 병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4 야간에 백병전 +14 21.01.19 1,556 53 11쪽
133 한계 +8 21.01.19 1,484 56 11쪽
132 지옥 전투 +7 21.01.19 1,482 53 11쪽
131 전격전 +5 21.01.19 1,544 46 11쪽
130 다짐 +12 21.01.19 1,582 52 11쪽
129 한스, 위기의 순간 +11 21.01.18 1,641 52 11쪽
128 전차 대 격돌 +3 21.01.17 1,658 51 11쪽
127 생포 +3 21.01.17 1,589 46 11쪽
126 요제프 디트리히 +5 21.01.17 1,709 47 11쪽
125 한스, 중사로 진급하다 +15 21.01.17 1,852 54 11쪽
124 이동탄막사격 +9 21.01.16 1,744 50 11쪽
123 미치광이 +14 21.01.15 1,716 54 11쪽
122 +3 21.01.15 1,588 53 11쪽
121 참나무 +4 21.01.15 1,590 50 11쪽
120 버티기 작전 +6 21.01.15 1,589 44 11쪽
119 늦어지는 후퇴 +7 21.01.15 1,611 52 11쪽
118 연극 +6 21.01.14 1,703 53 11쪽
117 직감 +9 21.01.14 1,687 48 11쪽
116 어둠 속에 추격 +7 21.01.14 1,613 46 11쪽
» 어둠 속에 고요 +12 21.01.14 1,653 45 11쪽
114 야간 근무 +10 21.01.14 1,769 55 11쪽
113 추위 +14 21.01.13 1,768 59 11쪽
112 트랩 +12 21.01.12 1,790 59 11쪽
111 굴러다니는 통조림 +5 21.01.12 1,740 53 11쪽
110 정찰 +6 21.01.12 1,828 57 11쪽
109 헛짓거리 +6 21.01.12 1,740 55 11쪽
108 포위와 역포위 +6 21.01.12 1,761 60 11쪽
107 잡념 +15 21.01.11 1,841 59 11쪽
106 기만 작전 +8 21.01.11 1,766 56 11쪽
105 얼어붙은 마을 +8 21.01.11 1,776 5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