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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너에게로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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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곰아인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0.05.20 0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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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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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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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다.


구냥 가실거 아니죵~♩
독자님 추천은 오디가써요? ~♪
선작 꾸욱! 댓글도 뿅뿅이요~♥




DUMMY

8화 - 망하다.



“찰싸ㅡ닥!”


뺨을 얻어맞고 당황한 낯빛으로 백대를 또다시 올려다보는 신주.


미인의 조건이라 일컫는 투명한 피부와 큰 눈망울. 도독이 부푼 입술에 작은 얼굴. 그저 곱고 예쁜 정도의 범위를 한참 지나쳐버린 수려한 이목구비.


마치 날개옷이 망가져 어쩔 수 없이 이곳에 불시착한 선녀처럼 숨 멎는 아름다운을 지닌 여인. 꿈처럼 아득하기만 한 신비로운 그 순간. 신주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으니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이런 망측한! 밖에 오, 오월이······.”


놀란 백대가 오월을 부르기 위해 큰 소리를 내지르려 하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신주가 백대의 입가에 손을 올려 입막음을 했다.


입막음을 당한 백대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기에······.


가녀린 주먹이 인정사정없이 신주의 몸 곳곳으로 분주하게 날아든다. 조막만 한 손에 물기가 가득하니 절묘하게 맞부딪힌 자리마다 찹쌀떡을 찧는 마냥 경쾌하고 흥겹다.


그 작은 주먹이 무지 매웠던 신주는 입막음을 했던 저의 손도 놓치고 얻어맞으며 백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나, 낭자! 내가 미안하오! 내가 미안하니 일단 내 말을 좀 들어 주시오. 낭자!”

“퍽. 퍽.”


신주의 말에 오롯이 대답하는 것은 찹쌀떡처럼 끈끈히 달라붙는 요란한 소리뿐.


“낭, 낭자······! 이런다고 내가 낭자의 헐벗은 몸을 안 본 게 아니잖소! 그러니 진정을······.”

“이, 이런 천하에 추악하고 몹쓸 사내를 보다니!”

“낭, 낭자!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 소문이나 곤란해지는 건 내가 아니라 낭자가 될 것이오!”

“밖에 오월이 없느냐! 오월아!”

“소문을 무마시키기 위해서라도 나와 혼인을 해야 할 것인데, 낭자께서는 정녕 외간 사내와 얼결에 혼인을 해야겠소?”

“호, 혼인?”


혼인이란 말에 서서히 잦아드는 백대의 주먹질. 그때다 싶어 말을 거드는 신주.


“그렇소, 혼인. 나는 차림새를 보다시피 성균관 유생이오. 접방례 과제를 위해 백대라는 낭자를 찾고 있소. 내 오늘 그 낭자를 성균관으로 데려가지 못하면 유생으로 인정받을 수가 없소. 보기엔 낭자께서 내가 찾던 백대 낭자 같소만······. 혹 맞소?”


뜬 눈으로 어떠한 부끄러움의 내색조차 없이 자신의 외관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신주를 경멸하듯 바라보던 백대가 신경질적으로 목간통에서 일어나 몸을 닦으려 준비해 두었던 천으로 순식간에 제 몸을 감싼다.


“참으로 무엄한 *유자(儒者)가 아닌가요? 시집도 가지 않은 여인을 이런 식으로 희롱하시곤 과제 핑계를 대다니요? 설사 과제라 하더라도 제가 외간 사내가 들끓는 성균관까지 유자를 따라나설 것이라 생각하시어 이곳까지 오셨습니까? 네, 유자는 거기서부터 틀렸습니다. 이제 그만 나가 주시겠습니까?”

 

*유자(儒者): 유생(유학을 공부하는 선비)을 뜻함


신주는 미쳐 생각해내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 말았다.


‘망. 했. 다······!’


“아씨 말린 자정향 잎을 가지고······ 에, 에구머니나!”


때마침 들어온 오월은 목간통에 빠진 외간 사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손에 든 바구니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순식간에 상황 파악을 하던 오월의 눈썹이 빳빳하게 하늘로 치켜 오르더니 이윽고 떨어뜨린 바구니를 집어 신주를 향해 저돌적으로 뛰어드는데······.


“아, 아니 이런 미친놈이 예가 어디라고 우리 아씨에게 감히······!”


오월이 바구니를 들어 신주의 얼굴 앞에 들이밀던 그 찰나. 등을 돌고 섰던 백대가 먼저 입을 뗀다.


“소란 떨지 말고 그 자를 내보내거라.”

“아, 아씨?”


별안간 대체 이게 무슨 소리냐는 듯 추궁하는 눈초리로 백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오월.


“이, 이런 놈을 그냥 보내 주자고요?! 정말이십니까. 아씨······?”

“여기서 큰 소리를 내어 내가 좋을 것이 대체 무엇이냐? 소란 떨어 될 일이 아니라는 소리다. 눈에 띄지 않게 그 자를 보내 주거라.”


천으로 몸을 감싼 채 몸을 돌려 서있던 백대의 목소리는 가라앉은 듯 작지만 침착한 단호함이 서려있었다.


“오늘은 아씨의 말대로 하는 게 좋겠소.”


착잡한 마음으로 목간통을 나오던 신주가 백대의 당부대로 오월을 설득했다.


“길을 안내하면 따르겠소.”

“따르셔요.”


백대의 말을 알아들은 오월이 한풀 꺾인 목소리로 답했다.


“내 의도가 어떻든 오늘의 행동은 나로써도 한스럽고, 낭자 앞에서도 진정으로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오. 늦은 밤중 예기치 않게 빗어진 나의 무례를 부디 용서하시오.”


돌아가기 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었던 신주. 하나 그 진심이 함께 등진 백대에겐 가닿지 않은 모양인지 끝내 그녀는 아무 말도 없었다.


****


성맹첨은 신주의 집이 있는 북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제힘으로는 도저히 과제를 풀지 못할 심산이니 아버지의 발대로 선수라도 쳐야 할 판이었다.


“어—휴.”


고민이 첩첩이 쌓인 얼굴로 한숨을 거하게 내뱉던 맹첨. 마침내 낯익은 얼굴을 만나 금세 그의 얼굴에 벤 구김이 일변한다.


“응복아~!”


해맑게 응복을 부르는 맹첨.


“맹첨이 도련님께서 이짝에는 웬일이어라?”

“응복아. 신주는 집에 있느냐?”

“저희 집 도련님께서는 백대 낭자를 찾으러 가셨는 댑쇼?”

"백, 백대 낭자······?”


하늘이 준 기회였다. 필시 그 낭자에겐 물음 쪽지에 얽힌 과제의 단서가 있을 터.


맹첨의 얼굴이 서서히 환해지더니 급기야 응복을 껴안고 기특해 서슴없이 뽀뽀를 선물한다.


“역시 우리 응복이가 제 주인보다는 낫구나! 그래 응복아. 백대 낭자의 집이 어딘진 알고 있느냐?”

“갑자기 저희 집 도련님은 우짤라고 찾으시는 댑쇼?”


강제로 뽀뽀를 당한 응복이 뭘 잘못 처먹었나 싶은 표정으로 맹첨을 바라보며 묻는다.


“아ㅡ 아! 나도 이제 접방례를 과제를 다 마치고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 신주와 성균관에 함께 들어가려고 그런다!”

“야, 그럼 제가 길을 안내 할게유. 이짝으로 가시죠.”


응복은 일말의 의심 없이 맹첨을 백대의 집으로 안내하는데······.


“응복아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아직 멀었느냐?”


성균관 복귀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각.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 서둘러야 했던 맹첨은 초조한 기색으로 응복에게 묻는다.


“여가 백대 낭자의 집이어라.”


응복은 어느새 도착한 백대의 집 대문을 가리키며 답했다.


“고맙다 응복아! 내 성균관에 휴일을 받으면 꼭 네 주인집에 들러 맛있는 것을 사 가마!”

“야, 저는 쌀엿이 좋더라구유. 그럼 소인은 이만 돌아가 볼게유.”

“오냐!”


응복이 구체적인 식성을 언급하며 몸을 돌리던 사이 싱글벙글한 웃음이 입가에 깃든 맹첨은 과제를 풀 수 있다는 부푼 마음을 안고 백대의 집 대문을 거침없이 두드린다.


“쾅—쾅—꽝!”

“어서 이리 오지 못할까!”


대문을 두드리는 떠들썩한 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맹첨을 돌아보는 응복.


“우리 도련님이 이리 오너라 하지 말랬는데······.”


걱정스러운 낯빛으로 맹첨을 바라보는 응복.


“에라 모르것다. 나는 내 갈 길 가고, 도련님 친구도 갈 길 가것구먼. 집이나 가서 잠이나 자야제. 으ㅡ미, 등짝 뼈빠지는 거.”


응복은 별다른 생각 없이 등짝을 어루만지며 집으로 향한다.


“나리는 뉘십니까?”


험악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잽싸게 나온 사내종이 대문을 열며 물었다.


“나는 낙산골 사는 성맹첨이라한다. 백대 낭자를 잠시 만나러 왔는데 안에 있느냐?”

“에, 나으리. 잠시만 예서 기다리십시오.”

“오냐. 크—음.”


‘오호. 있어! 있어!’


백대 낭자가 집에 있다는 말에 맹첨의 얼굴빛이 춤을 추듯 신이 난다.


“아부지 말이 일리가 있었구먼. 으ㅡ히히힛.”


그 순간 맹첨은 신주를 이겨야겠다는 집념 밖에는 없는 듯 보였다.


“왜 이리 늦느냐!”


한참을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어째 집안에 사람 하나 나와 보질 않으니······. 대문 앞에서 서성이던 맹첨이 조급한 마음에 안으로 들어가려 발을 옮기려던 찰나였다.


“악귀는 물렀거라! 악귀는 물렀거라!”


사내종이 부엌에서 소금을 가지고 나와 모지락스럽게 퍼부어댄다.


“뭐······, 뭐라? 이! 이! 이런! 개 같은 놈을 봤나! 네가 지금 양반의 몸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냐?”

“쉬이 물렀거라! 악귀는 썩 물렀거라!”


맹첨의 호통에도 쉼 없이 거칠게 소금을 끼얹는 사내종. 이에 잔뜩 화가 난 맹첨이 본때를 보여 주려는 듯 팔을 걷어붙이려던 찰나 하인이 뿌린 소금이 맹첨의 눈 안에 들어박힌다.


“아, 아ㅡ앗! 따거!”


소금을 얻어맞은 눈이 쓰라려 눈가를 붙잡는 맹첨. 사내종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소금을 뿌려댄다. 이에 맹첨이 뒷걸음질 치며 대문 밖으로 물러나는데······. 그 꼴을 우스운 듯 보고 있던 사내종이 방긋이 웃던 입을 연다.


“저희 주인 나리께서 사내가 야밤에 문을 두드릴 때엔 꼭 소금을 뿌리라 명하셨으니, 절 원망치는 마셔요. 그럼 살펴 가십시오. 도련니ㅡ임!”


사내종이 얌체를 떨며 대문을 걸어 잠근다.


“따ㅡ흐흑. 저, 저! 저! 저런! 발칙한 놈을 봤나!”

“푸웁.”


그 집 후문으로 나온 신주가 소금을 뒤집어쓴 맹첨을 보곤 웃을 터트린다.


“풰ㅡ에풰풰. 넌 뭘 좋다고 웃는 게냐?”


맹첨이 입에 들어간 소금을 뱉어내며 물었다.


“과제를 풀긴 풀었나본데. 무슨 자신감으로 대문을 두드렸느냐? 필시 네가 스스로 문제를 풀었다면 대문을 두드릴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네, 네 꼴이나 추스르거라!”


신주의 예리함에 댄 통 찔린 맹첨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신주를 흘겨보며 예민한 짜증을 낸다. 그제야 흠뻑 젖은 도포 자락을 털어내는 신주.


“네 꼴을 보아하니 너 또한 과제는 못 푼 게로군.”

“풀긴 풀었지. 너 따위도 풀었는데 나라고 못 풀었겠느냐? 백대 낭자 아니냐.”


맹첨이 또 잘난 채를 할까 싶어 발끈하는 신주. 그 덕에 과제의 답을 알게 된 맹첨이 소금을 얻어맞아 우는 눈을 하곤 표정 간수도 하지 못한 채 슬며시 히죽인다.


“소금만 얻어맞고 빈손으로 돌아가면서 뭐가 그리 좋다고 울면서 웃는 게냐.”


그 내막을 알 리 없는 신주가 맹첨의 낯빛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신경 쓸 것 없느니라! 너는 저 집에 들어간 모양인데 어찌 되었느냐?”


슬며시 신주를 떠보는 맹첨.


“뻔한 걸 도대체 왜 묻는 게냐.”

“혹 증표라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나 해서.”

“그러니까 물을 뒤집어썼는데 증표가 있겠느냔 말이다. 너도 매한가지 아니냐?”

“그······, 그건 그렇지. 과제의 답은 일단 풀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겠느냐? 일단 돌아가자.”


우연히 응복을 만나 과제를 풀게 된 성맹첨은 속으로 깔깔대며 웃는 통에 낯빛이 환하게 빛났다. 이제 과제를 못 풀었다 놀림감이 될 리도 없고, 증표를 못 가져왔다고 설사 혼이 난다 하더라도 같이 혼날 벗까지 있으니 내심 안심이 된 모양이었다.





구냥 가실거 아니죵~♩
독자님 추천은 오디가써요? ~♪
선작 꾸욱! 댓글도 뿅뿅이요~♥


작가의말

알러지가 심해서 한동안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알러지약이 무지하게 졸립네요.

퍼질러 자느라 따흐흑 ㅠ.ㅠ 늦었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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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하다. 20.05.20 40 0 11쪽
8 몸종 오월 20.05.17 38 0 13쪽
7 유수(柳星)에 펼쳐진 광화(光華)의 ★ 20.05.14 52 1 10쪽
6 양장(良將) 사다함의 비밀 20.05.14 63 1 11쪽
5 이 집 아씨는 광녀? 20.05.13 51 0 12쪽
4 세자 저하 납시오! 20.05.12 65 1 15쪽
3 성균관에선 엽전 판치기 불가! 20.05.11 66 1 15쪽
2 장원급제가 아니라서 20.05.11 66 2 13쪽
1 서(序) 20.05.11 95 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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