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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너에게로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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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곰아인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0.05.20 07:00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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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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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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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양장(良將) 사다함의 비밀


구냥 가실거 아니죵~♩
독자님 추천은 오디가써요? ~♪
선작 꾸욱! 댓글도 뿅뿅이요~♥




DUMMY

5화 - 양장(良將) 사다함의 비밀



별채 안, 백대는 경대를 비춰보며 가제수건에 물을 묻혀 얼굴을 닦는다.


광녀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무엇보다 얼굴에 묻은 이 진흙부터 어찌해야 할 판인데, 목욕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그냥 지우자니 여러 차례 닦아도 오랜 시간 굳은 황토는 선뜻 지워지지도 않는다.


“후ㅡ우, 아씨 아직이셔요? 이러다 세자 저하 가시겠습니다!”


주인어른 사랑채에 건너가 동태를 살피고 돌아온 오월은 금방이라도 세자가 나올까 별채 바깥을 지키며 백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지워지지가 않는다구!”


멀쩡한 모습으로 배웅이라도 해야 광녀의 오명은 벗을 수 있을 것인데, 그것마저도 쉽지가 않으니 백대는 모든 것이 다 짜증스러웠다.


밖에서 기다리다 못해 답답한 마음에 별채로 들어오는 오월. 새 가제수건에 따듯한 물을 흠뻑 묻혀 덜 지워진 백대의 이마 부분에 잠시 덧대 진흙을 녹여낸다.


“아이고, 아씨! 너무 벅벅 문질러 얼굴이 많이 상했습니다. 분이라도 조금 바르고 가는 편이 낫겠습니다. 그러게 어쩌려고 기절 흉내를 내어서는······.”

“너도 그 상황을 맞닥뜨려 보거라. 얼굴에 진흙은 한 짐인데 저하께서는 바로 내 앞에 계시고, 거기다 문턱에 걸려 그 앞에서 창피스럽게 고꾸라지기까지. 처참한 몰골은 자꾸 떠올라 모골이 송연한데 거기서 내가 무슨 정신으로 더 버틸 수 있겠니?”


백대는 아까의 상황을 돌이키며 질색을 했다.


“얼굴은 벌겋게 뿔이 났는데 그래도 우리 아씨 예쁜 건 어디 안가네요. 어찌 이리 곱누.”

“지금 그런 농이 나오는 게야? 너도 참.”

“그럼 고운 걸 곱다 해야지 뭐라 더 표현하나요? 세자 저하께서 우리 아씨 얼굴 보시고 뭇 사내들처럼 매양 이곳을 찾진 않을까 저는 그게 걱정입니다.”

“별 걱정도 다하고 산다. 오월아.”


오월은 분첩을 꺼내들어 발그레해진 백대의 피부 표면을 메꾸어 내다 말곤 고개를 갸우뚱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아니지. 아니지. 우리 아씨께서 세자 저하의 짝지가 된다면 아씨는 세자빈이 되고. 그럼 이 오월이는 아씨의 처소나인이 될 것 아닙니까?”

“······뭐?”

“그리고 저하께서 훗날 장성하시어 상감마마가 되시면 아씨는 중전마마가 될 테고. 그렇게 된다면 이 오월인 사, 상궁! 상궁 마마가 되는 것 아닙니까?!”

“정말이지 네 상상은 가끔 내 상식을 뛰어넘어 어처구니가 없기도 해. 어디 가서 그런 말도 안되는 말 꺼내지도 말어! 진짜 큰일 난다 오월이 너!”

“피. 혼자 상상도 못하나요.”

“진짜 못 말려.”


입바람을 피 불던 오월은 얼굴은 금세 시무룩이었다.



****



“밤이 늦었으니 이제 그만 환궁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닦달하진 마세요. 스승님과 보내는 시간도 뜻깊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달큼한 오미자차로 목을 축이는 홍위.


“이렇듯 밤늦도록 외출하시면 전하께서는 온종일 잠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아버지의 당부를 듣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오미자차가 꽤나 입맛에 맞는지 금세 잔을 다 비운 홍위.


“스승님의 말대로 이만 환궁하겠습니다.”

“예, 저하.”


사랑채 밖으로 나오는 홍위를 본 도내관은 댓돌 앞으로 달려와 정성스레 신을 신겨준다.


홍위의 뒤를 따라 나오는 유성원. 때마침 사랑채 밖에는 백대와 그의 부인 미치도 배웅을 위해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어? 진흙 광녀?!”


신을 마저 신고 댓돌을 내려오던 홍위는 무언가 발견한 눈초리로 백대의 곁으로 거침없이 다가오는데······. 백대는 여간 민망한지 고개를 옆으로 반쯤 꺾고 말았다.


“지, 진흙 광녀?”


신을 신고 내려온 유성원도 광녀라는 말에 당혹스러운 안색으로 홍위가 뱉은 말을 그대로 읍소 했다.


이내 그의 부인 미치를 무언가 추궁하듯 바라보지만 미치 역시 엉뚱한 곳을 바라보며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낭자. 괜찮은 것이오? 안색을 살피려 하니 얼굴을 좀······.”


백대 목에 묻은 황토를 발견한 홍위는 대뜸 그것을 손가락으로 짚어내며 백대의 얼굴을 살피기 위해 애써보지만 쉽지 않다. 백대가 고개를 요리조리 꺾어 모든 시선을 회피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마침내 얼굴을 확인하고 마는데······.


‘지리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도 이보다 아름다울까? 월출산에 떠오른 달도 이보다 밝을 수 있을까······.’


오월의 말대로 백대의 아름다운 용모에 홍위는 넋을 잃고 말았다.


“크ㅡ으음.”


난처하다는 듯 헛기침을 해보는 백대의 어미 미치.


“저어하.”


도내관은 정신을 내팽개쳐버리고만 홍위의 옆구리를 툭 치며 눈치를 준다.


“아, 아. 낭자의 안위가 걱정되어 결례를 범하였습니다.”

“괜찮습니다······.”


콩닥콩닥 튀어 오르는 심장에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답을 하는 백대.


“참, 부인의 오미자차를 담가 낸 솜씨가 대단했습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궁에는 더 맛 좋은 차가 많을 텐데요. 과찬의 말씀을 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맛본 오미자차 중 으뜸이었습니다. 종종 생각나면 놀러 와도 될까요?”

“어머, 세자 저하도 참. 호호! 항상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스승님. 평안한 밤 되시길.”


홍위는 어색한 몸짓으로 애써 무안한 기색을 감추려 백대의 어미 미치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


“이제 나는 어쩌면 좋단 말이냐 신주야.”


[진흥왕의 충신이자 양장(良將)인 사다함을 데려오라]

의동의 쪽지를 한참 보던 신주는 쪽지를 접어 다시금 의동에게 건네며 입을 연다.


“의동이 네가 오줌 세레와 똥 세례를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무슨 말이냐?”

“양장이라 함은 재주와 지략이 풍부한 장수를 일컫는 말이다. 삼국사기에 보면 화랑에 대한 내용으로 충신이 이로부터 솟아나고 재주와 꾀 많은 장군. 그리고 용감한 군사가 여기로부터 나온다 했다. 그러니 재주와 꾀 많은 양장 사다함은 화랑이니 화랑을 데려가면 될 일이다.”


신주가 의동의 과제를 아주 손쉽게 풀어내자 성맹첨은 어이가 없다는 듯 신주를 보며 딴지를 건다.


“아니 그러니까. 지금은 조선시대라고. 옛 신라시대 화랑인 사다함을 무슨 수로 데려오겠느냔 말이다! 무덤을 파헤쳐 데려오기라도 하겠다는 말이냐?”

“맹첨이 너는 식견이 그리 짧아 장원은 어찌했을까?”

“지금 뭐라 했느냐······?”


기분이 상한 듯 미간에 주름을 잡고 신주를 노려보는 맹첨.


“생각을 좀 돌려 보거라. 이 접방례라는 것이 고참들이 신참들을 골려먹는 수작질일 텐데 정녕 진짜 사다함을 데려오라 했을까?”

“그럼 뭘 더 가져 오란 소리냐? 뜸 들이지 말고 소상히 말해보란 말이다!”

“의동이 화랑처럼 분장을 해 계집 행세를 하란 소리겠지.”


생각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의외로 타산적인 신주의 말을 들으니 그 말에 또 혹한 의동의 눈이 초롱초롱 반짝인다.


“와. 신주야! 맞는 것 같아! 역시 이래서 우리 엄니가 똑똑한 동무를 사귀라 잔소리를 늘어놓으셨나 보다.”

“그 깟거 한번 맞췄다고 똑똑은 무슨.”

“생진사시 1등했다 자랑만 늘어놓은 너도 못 맞춘 것 아니냐? 그걸 신주가 맞춘 거면 똑똑한 거지.”

“크ㅡ음. 운이 좋았을 뿐이겠지. 나도 대충은 느낌이 있었느니라.”

“느낌 좋아하네. 개코가 느낌이다. 개뿔도 없는 게 쥐뿔 있는 척은!”

“진짜 있었다니까!!”


저가 맞추지는 못해놓고 답은 듣고 아는 척을 하는 맹첨이 얄미워 신란하게 비난하는 의동과 못난 자존심을 지키려 애쓰는 맹첨.


“또 시작이군.”


그리고 한심하게 둘을 바라보는 신주.


“한데, 사람이 뒷간에 갈 때 생각과 나올 때 생각이 다른 말이 맞긴 맞나 보다. 신주 네가 내 과제를 풀어주어 고맙긴 하다만, 과제를 풀고 보니 더 맥이 빠지는구나. 계집 분장이라니······.”

“그러게. 네 얼굴에 계집 분장을 하면 얼마나 더 처참할까······.”


의동을 골릴 지점을 찾은 맹첨은 홀로 키득키득 웃어대며 말했다.


“참. 신주 너는 그래서 과제는 풀었느냐?”

“내 건 생각보다 어렵구나.”

“뭔데 그러느냐?”


참을성이란 곧 죽어도 없던 맹첨은 신주의 손에 있던 쪽지를 날렵하게 낚아채 읽어내는데····.


[유수(柳星)에 오랜 세월 펼쳐진 광화(光華)의 별을 찾아라]


“뭐냐 이거. 이거 필시 과제가 잘못 나온 모양인데?”

“무슨 말이냐?”


맹첨은 눈을 고쳐뜨며 다시금 쪽지에 쓰인 내용을 확인한다.


“신주 네 것과 내 쪽지의 내용이 똑같지 않느냐?”

“뭐?”


신주의 것과 저의 쪽지를 대조하여 살피던 맹첨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이거 진짜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데?”


맹첨의 곁에서 함께 확인한 의동도 놀랍다는 듯한 반응.


‘같은 과제를 똑같이 내준다는 것은 필시 경쟁을 해서 그중 한 명이 쟁취해 오라는 것인데····. 결국 다른 한 명은 과제를 못 푼다는 소리인가····?’


쪽지의 내용이 같음을 확인한 신주는 경쟁 과제임을 직감하고 그 내용을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떠올린다. 그러고 보니 유수라고 쓰인 한자 옆에 부수적으로 달린 한자가 유성으로 쓰여 있지 않은가.


‘유수는 남북에 있는 별자리를 스물여덟 개로 구분하여 지어 넣은 스물넷째 별자리의 이름이다. 유수의 별자리를 유성이라 부르기도 하니····. 광화의 별은 오랜 세월 빛나는 별이라는 뜻이고 결국 하늘에 떠 있는 스물네 번째 별을 따오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럴 리는 없고····. 버들 유에 별 성이면 이름이나 지명 같은 것인가? 일단 아버지를 뵙고 물어봐야겠군.’


“이거 필시 과제가 잘못 나온 게 아니겠느냐?”


문제를 못 풀어낼까 초조해진 맹첨은 신주를 일러보며 재차 묻고 있었다.


“내가 실마리를 하나 풀어 주자면 말이다. 너와 내 과제가 같다는 것은 암묵적인 경쟁 과제란 소리다. 그러니 이 문제는 너 혼자 풀어내야 한다는 소리와 같지. 그러니 내가 네 답을 알려줄 거란 기대는 하지 말란 소리다.”


신주는 보란 듯이 혀를 쑥 빼어 내밀며 맹첨의 약을 올리곤 도망쳤다.


“저, 저! 저! 저런 싹수없는 놈을 봤나! 못돼 처먹은 놈! 야 이 천박하고 못된 종이 돼도 모자랄 놈아!”


무언가 당했다는 생각에 울컥 부아가 치민 성맹첨이 고래고래 악을 쓰며 분풀이를 해대자 옆에 있던 의동은 천연덕스레 웃는다.


“낄ㅡ낄낄.”

“너는 뭐가 그리 재밌다고 웃고 있느냐? 계집 행새나 하고 있거라. 내 스스로 풀어 볼 테니. 내가 괜한 장원은 아니라는 것을 분수도 모르고 덤비는 저 천박하고 못된 종놈에게 반드시 보여주고 말 테다!”





구냥 가실거 아니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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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닿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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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망하다. 20.05.20 39 0 11쪽
8 몸종 오월 20.05.17 37 0 13쪽
7 유수(柳星)에 펼쳐진 광화(光華)의 ★ 20.05.14 51 1 10쪽
» 양장(良將) 사다함의 비밀 20.05.14 63 1 11쪽
5 이 집 아씨는 광녀? 20.05.13 50 0 12쪽
4 세자 저하 납시오! 20.05.12 65 1 15쪽
3 성균관에선 엽전 판치기 불가! 20.05.11 65 1 15쪽
2 장원급제가 아니라서 20.05.11 65 2 13쪽
1 서(序) 20.05.11 94 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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