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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小月) 님의 서재입니다.

학사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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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小月)
작품등록일 :
2014.01.06 17:12
최근연재일 :
2014.02.09 10:48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520,766
추천수 :
19,837
글자수 :
39,576

작성
14.01.25 12:05
조회
18,910
추천
671
글자
8쪽

8장 : 반격 (1)

DUMMY

제팔장

반격



서윤이 단순히 해보자는 마음만으로 나선 것은 아니었다.

그의 행동엔 나름대로의 계산이 깔려 있었다.

우선은 기척.

선천적으로 하단전과 중단전을 잇는 기맥이 끊겨 있었던 서윤이었다. 무학사가 된 것도 모두 그런 장애 때문.

다시 말해 내력을 거의 쌓지 못했다는 뜻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최소한의 선천진기를 제외한다면, 어떤 내력도 지니지 못하는 게 서윤의 몸이었다.

바깥으로 새는 기운 역시 극히 미미한 수준.

이를 무인 특유의 기감으로 감지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닐 터였다.

결국 저들이 서윤을 찾아내려면 시각을 비롯한 오감에 의지해야 한다는 뜻. 그렇게 되면 서윤의 기감 쪽 탐지 범위가 더 넓어진다.

주의하기만 하면 저들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

해가 지고 있다는 점도 이점이었다.

어두우면 시계가 좁아진다.

훈련을 받은 무인이라 해도 이를 완전히 극복할 순 없다. 인외존재라 일컬어지는 초절정, 혹은 그 이상의 고수라면 모를까.

반면 서윤의 초감각은 어둡든 밝든 상관이 없었다. 이로써 저들보다 몇 발짝은 앞서 나가는 셈이었다.

또 한 가지가 있긴 했다.

서윤이 지금 저들의 심리적 허점을 찌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쯤이면 월영촌 쪽 정리가 끝났을 것이다. 이는 저들이 서윤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살아남은 이는 아마도 없을 터.

이제 많아야 한 자릿수가 남은 시점인데, 설마 이 숫자의 광인들이 공세를 취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리라. 그것도 이렇게 체계적인 습격이라면 더더욱.

저들에게 있어 학사 따위는 예측 내에 있지도 않을 터. 그 생각의 사각을 찌르는 것이 요체였다.

서윤은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식량을 보관할 만한 곳이라면 어디가 있을까?’

단순히 보관만 할 게 아니라 배급에도 용이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식량 외에도 보관해둘 물품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장소를 아무렇게나 정했을 리는 없다.

주변에 동굴이나 땅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태우지 않고 남겨 놓은 집이 있을 거다.’

서윤은 서두르지 않았다.

천천히,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마을 어귀를 빙 돌았다.

기감 내에 움직이는 게 들어오기만 해도 재빨리 바깥으로 빠졌다. 조바심을 갖지 않고 차근차근 마을 곳곳을 살폈다.

그러던 와중, 돌연 서윤의 두 눈이 빛을 토했다.

‘찾았다.’

그러는 것만으로도 두 시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 해는 완전히 져서 어둠이 짙게 깔렸다.

과연 마을 구석에 자그만 누옥 한 채가 남아 있었다. 노인이 살던 초옥까지 태운 놈들이 그곳을 남겨놨다는 건 뻔한 의미였다.

‘그곳에 식량이 있다.’

누옥을 지키고 있는 흑령대원은 둘.

서윤은 지체 없이 두 자루의 비도를 뽑아들었다.

곧장 공격해 들어가진 않았다. 우선은 자연력을 펼쳐 두 자루 비도를 허공에 뜨게 했다.

각각의 비도를 따로 움직여 보았다.

하나는 위아래로, 다른 하나는 좌우로 반복 운동시켰다.

확실히 하나만 다루는 것보단 까다로웠다. 익숙해지는 데에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도 초조해하진 않기로 했다.

‘주변 환경은 내 편이다.’

어두운 환경에선 밝을 때보다 청각이 발달한다. 마찬가지로 서윤의 초감각 역시 아까보다 한층 강해져 있었다.

기감에 따로 잡히는 것은 없었다.

서윤은 일다경쯤 시간을 들인 뒤에 일어났다.

누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면서 최대한 정신을 집중시켰다.

누옥을 지키던 이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들도 상당한 훈련을 받은 흑령대의 무인들. 서윤이 조심했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가까워지니 기척을 느꼈다.

“뭐지?”

“왜 그래?”

“뭔가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산짐승인가?”

눈치를 챈 것 치고는 제법 한가한 대화였다. 그럴 만도 한 게, 저들 입장에선 설마 서윤 쪽에서 공격해 올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할 수 없었으리라.

남은 거리는 대략 이십 장.

서윤은 땅을 박차고 있는 힘껏 달렸다.

“뭐야?”

“뭔가가 온다!”

그제야 흑령대원들의 얼굴도 굳어졌다. 달려드는 인영은 분명 인간이었다.

서윤은 두 팔을 뻗었다.

어차피 비도를 움직이는 건 정신력. 손을 뻗는 건 결국 불필요한 동작이었지만, 이렇게 몸짓을 하는 편이 집중하는 데 있어 약간은 도움이 됐다.

쐐액!

두 줄기 섬광이 번뜩였다.

장검이나 자갈보다 작은 비도였기에 흑령대원들이 알아채는 것도 늦었다.

“이런!”

“큭!”

흑령대원들은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방어를 했다. 본디 심장을 노렸던 비도들이 각각 팔뚝과 손목에 박혔다.

서윤은 지체하지 않고 장검을 날렸다.

무학사라고는 해도 전투 경험이 적은 서윤이다. 때문에 어설프게 검식을 펼치는 건 안 하느니만 못했다.

때문에 속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속도는 곧 파괴력. 압도적인 힘은 만 가지 계책을 능가하는 법이었다.

최대한 집중하여 날린 장검은 화살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들었다. 흑령대원들이 대처할 만한 속도가 아니었다.

푸욱!

칼날이 흑령대원의 흉부를 비집고 들어갔다. 검이 날아든 관성에 의해 흑령대원의 몸이 족히 삼 장은 날아갔다.

“커억!”

외마디 비명에 이은 절명.

“이런 개 같은!”

축 늘어지는 동료를 본 나머지 흑령대원이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삐이익―!

‘호각!’

서윤은 아차 싶었다.

저들의 허를 찌른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 때문에 평소라면 떠올릴 수 있는 것도 떠올리지 못했다. 연락 수단에 대해 미리 생각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래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제 와서 후회하느니 조금이라도 빨리 끝장을 내는 게 나았다.

서윤은 뒤로 물러났다.

암만 상처를 입혔대도 무위의 차이는 절대적이다. 심검의 주인이니 뭐니 해도 서윤의 육체는 일개 학사의 그것이었다.

“이 새끼!”

다치지 않은 팔로 검을 고쳐 쥔 흑령대원이 냅다 달려들었다.

서윤은 비도를 날리려 했다. 그 순간 흑령대원이 입을 우물거리는 게 느껴졌다.

초감각이 비명을 질렀다.

‘암기!’

과연 흑령대원이 물고 있던 무언가를 팩 뱉었다.

이쑤시개만 한 단침(短針)이 서윤의 미간을 노리고 쏘아졌다.

“윽!”

서윤은 최대한 몸을 틀어 땅을 굴렀다. 뇌려타곤이나 다름없는 짓. 우스꽝스런 모습이었지만 그런 것 따질 겨를이 없었다.

단침은 아슬아슬하게 서윤을 비켜갔다.

흑령대원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암기는 미끼일 뿐. 회피하는 놈의 멱을 단도로 쑤시는 것이 진짜였다.

그 순간 그의 뒤통수에 묵직한 무언가가 박혔다.

퍼억!

“끄……으으으.”

흑령대원의 몸이 무너졌다.

뒤통수에 박힌 것은 비도. 서윤이 몸을 굴림과 동시에 우측으로 날렸던 것이다.

“어, 어떻게…….”

최후의 한마디를 토한 흑령대원의 몸이 축 늘어졌다.

시야 바깥으로 빙 돌아 흑령대원의 사각(死角)으로 날아든 것이었다. 이 어둠 속에서라면 어지간한 일류 고수도 눈치채지 못할 수법이었다.

“후우.”

서윤은 일어나서 몸을 살폈다.

운 좋게 단침을 피했지만 땅을 구르다가 팔꿈치가 까졌다. 피가 약간 나는 정도였지만 일단은 금창약을 발랐다.

서윤은 이번에도 흑령대원들의 시체를 수색했다. 단침을 찾아보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아까 날린 하나가 전부였던 모양이다.

적당히 수색을 끝내고 누옥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상당한 양의 식량이 쌓여 있었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한 건지 제법 든든하게 모아 둔 듯했다.

마을에서 버티기보단 무림맹으로 돌아갈 때의 일을 가정한 건지, 식량은 모두 여행 때 챙기기 용이한 건량과 건육이었다.

‘여기서 먹을 만큼 챙겨야 할 텐데…….’

건량과 건육이라 해도 그 무게는 무시할 바가 못 된다.

너무 많이 들고 갔다간 체력적으로도 무리가 오고 기동성도 떨어진다.

서윤은 고민하다가 닷새 분량의 건량과 건육을 챙겼다. 아껴 먹는다면 열흘까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터. 그 동안 다른 식량을 찾을 수도 있으리라.

누옥에서 나오는데 피부를 찌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놈들이 온다!’

아직까진 꽤 거리가 있다. 그러나 금세 접근할 것이다.

서윤의 머릿속이 급해졌다.


작가의말

이번 파트를 쓰는 도중에 군대에서 FM으로 준비태세 하던 게 생각나더군요. 하... 그놈의 전투 식량은 왜 이리 부피도 크고 무게도 무겁던지.-______-;;; 분대 것만 3일치 챙기는데도 팔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것도 병장 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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