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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숫자를 본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최근연재일 :
2019.11.19 21:00
연재수 :
183 회
조회수 :
152,548
추천수 :
3,311
글자수 :
1,250,240

작성
19.04.05 06:00
조회
1,839
추천
40
글자
16쪽

*6*

DUMMY

11.

*6*

*6*

어느 누군가에겐 소중한 것이, 어느 누군가에겐 끔찍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같은 행동을 해도, 같은 결과가 아닌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자신에게 좋았던 것을 권유할 수 있어도, 절대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온전히 자신의 판단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최소한 그 끝이 끔찍하지 않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나나 다른 사람이 그걸 배려할 정도로 착할까?

*6*

*6*

정말 보기 싫은 사람들 두 명을 만났다.

그것도 최악의 구도로.

나는 TV와 소파 두 개만 존재하는 거실에서 믿을 수 없는 말을 의원에게서 들었다.

“다시 받아주겠다고요?”

“그래.”

바람나서 칠 년을 방치한 여자를 다시 받아주겠다고?

“어째서요? 저년이-”

“년이 아니라 네 엄마야!”

“거기다 그 늙은이 씨를 받고-”

철썩.

눈앞이 번쩍였다.

“못난 놈.”

다른 사람들은 아버지에게 맞으면 눈물이 난다고 하던데...

의원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별로 슬프거나 속이 쓰리진 않았다. 그저 뺨이 아프고 그냥 내가 나가면 되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말을 가려서 할 줄 알아야지. 언제까지 어린애처럼 투정 부리면 살 거냐!”

“투정? 투정은 받아주기나 했나? 의원님은 맨날 바깥으로 나돌고, 안에 있는 어미라고는 돈 많은 놈에게 도망치고, 혼자 남은 제가 어디다 투정을 할 수 있는데!”

“지금 버르장머리 없이 아버지에게 대드는 거냐!”

“아버지? 할아버지로 호적 슬쩍 옮긴 사람이 내게 아버지?”

내 말에 의원과 그 뒤에 있는 비서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떻게 안 거냐. 혹시 기자가-”

“걱정 마세요. 누가 물어도 당신 자식이라는 말은 절대 안 할 테니까. 그리고 할아버지도 자신 모르게 호적 옮겼다고 실망 많이 하셨어요. 아마 의원님이 연락해도 당분간 받지 않을 거예요.”

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관자놀이를 주무르는 의원 대신, 작년에 새롭게 비서로 채용 된 서울대 출신 서른한 살 남성인 최건 이라는 사람이 나에게 달래듯이 말했다.

“그건 의원님이 지금 감사 때문에 한 치의 의혹이라도 없어야 하는 상황이라-”

“나보고 어른처럼 행동하라 해놓고, 저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 취급하시네요. 제가 당한 일이 드러나면 당신들 뒷배가 떠나버릴까 두려워서 그런 거잖아요.”

내 말에 착하게 생긴 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게 만들고, 그 잔혹한 입까지 막은 나는 잠시 내려놓았던 짐을 들고 몸을 돌렸다.

“일단 얘기는 나중에-”

“나중은 없어요. 호적에도 없는 저 끌어들이지 마시고, 두 분, 아니 세 분이 알아서 하세요. 저는 영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박수호!”

나는 몸을 돌리지 않고 나직하게 말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경찰서 가서 김명호에게 죽을 뻔했다고 할까요? 혹시 몰라서 제가 다친 부위랑 진단서 여러 장 찍어 놓은 게 있어서 잠재우는 데는 제법 시간 좀 걸릴 텐데요.”

“여보? 우리 수호가 죽을 뻔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여보? 수호야?”

침묵하는 의원과 비서를 뒤로한 채 나는 현관으로 걸어갔다.

“뭔 일이 있었는데, 우리 수호가 죽을 뻔했냐고!”

“입 다물어! 어디서 큰 소리를 내는 거야!”

“으아아아아. 엄마~”

아주 난리도 아니네.

나는 신발을 신고 문을 열었다.

천천히 닫히는 문 사이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열쇠를 집어 던졌다.

툭.

이거로 난 이곳과 완전히 바이바이다.

후련한 마음을 안고 엘리베이터를 탄 나는 일 층으로 나왔다.

휘이잉.

으... 춥네.

매서운 바람은 후련한 내 마음마저 날려 먹었고, 차가운 현실을 자각한 나는 오른쪽 주머니에 오른손을 넣었다.

우선 전화를 해서 할아버지에게...

“아. 휴대폰 부서졌지?”

돈이야 의원이 보내준 용돈을 모아놓은 통장과 할아버지가 준 현금까지 챙긴 상황이라서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갈 곳이 없네...

아침까지 버틸만한 곳이 있나.

피시방도 어른이 아니라서 불가능하고...

멀뚱히 서 있는 나였는데. 내 앞에 경찰차가 다가왔다.

순찰 도는

“어?”

고순경 아저씨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조수석에 앉아있던 이신후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내게 말했다.

“어이. 너 뭔데 이 시간에 나와 있어?”

“그러는 아저씨는 벌써 이곳으로 쫓겨나신 거예요.”

내 말에 이신후 아저씨는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 우리 관할이야. 그리고 뭘 쫓겨나. 내가 얼마나 질긴 놈인데.”

“그러면 다행이고요.”

“그런데 넌 왜 여기 있어? 혹시 집 비밀번호라도 잊어먹은 거야? 그럼 나한테 전화라도. 아. 너 휴대폰 없지?”

“어디 잠 잘만한데 없을까요?”

“잘데? 오~ 좋은데 내가 하나 알고 있지.”

“정말요?”

“뒤에 타. 그곳에 데려다 주마.”

“감사합니다.”

나는 재빨리 뒷좌석에 탑승했고 나를 태운 경찰차가 차가운 공기를 뚫고 다른 세상으로 움직였다.

*6*

*6*

“좋은 데가 여깁니까...”

내 말에 아저씨는 바닥에 있는 속옷을 발로 구석에 찬 다음 말했다.

“경찰 숙소라서 제일 안전하고, 저 안 쪽에 있는 라면도 배고프면 까먹을 수 있으며, 잠자리와 식사까지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곳이잖아. 게다가 무려 두 가지를 해결하는 데, 영, 원! 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냐.”

“아저씨는 장사하셨으면 성공했을 거예요.”

내 말에 그는 능글맞은 미소를 짓더니 내게 고개를 들어 밀고 속삭였다.

“내 아버지가 예전에 논산에서 제일가는 상점 주인이셨거든. 내가 그 피를 물려받은 거지. 하지만 정의에 불타는 나는 경찰에 온몸을 바치기로 결심해서-”

“저 피곤해요. 같이 쉬실 거 아니면 바깥으로 나가주시죠.”

“싸가지 없는 놈.”

“뭐라고요?”

내 날카로운 음성에 반사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난 그가 문고리를 붙잡고 말했다.

“난 아무말도 안 했다.”

“지금 방금-”

“애들한테 말해놓을 테니까, 푹 자고 일어나. 일어나면 나 꼭 찾고. 그럼 잘 자라.”

“고. 생. 하. 세요.”

“진짜 고생하라는 뜻 같긴 하지만. 굿 나잇.”

철컥.

문이 닫히자, 경찰복이 걸린 사물함과 주변이 검은 칠한 세상으로 바뀌었다.

자리에 누운 나는 조금씩 수줍은 아이마냥 모습을 드러내는 검은 세상을 바라보다가...

힘들다...

빨리 영동 가고 싶어.

미수에게 같이 놀자고 할까?

그러다가 그 애 아버지를 만나면 참지 못하고 터트릴지도 몰라.

그냥 혼자서 운동하자

그리고...

*6*

*6*

나는 내 가슴을 덮은 이름 모를 아저씨의 팔을 조심스레 옆으로 내려놓았다.

자고 있는 사람들은 총 넷.

“숫자는 없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벽에 걸린 시계를 발견한다.

“열두 시. 으하함. 많이 잤다.”

기지개를 피자, 전신에서 으드득 소리가 나면서 내 멍한 정신도 제자리를 되찾았다.

열차표가 있으려나.

오늘이 월요일이었으니까.

올라오는 사람은 있어도 내려가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

제발 있어라...

마음속으로 빌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구석에 놓인 짐을 꺼냈다.

자신을 찾으라는 이신후 아저씨의 말이 떠올랐지만 부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 때문에 계속 혼났을 텐데... 따도 심할 테고.

아저씨를 배려하지 않고 내 맘대로 일일구로 말한 게 많이 미안했다.

끼이익.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닫은 나는 눈앞에 보이는 계단으로 가 아래로 내려갔다.

일 층에 도착한 나는 시장처럼 시끄러웠던 곳과 정반대로 아주 조용해서 순간 내가 아는 곳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일어났구나!”

나를 보며 반가움을 표하는 이신후 아저씨와 그 뒤편에서 나를 째려보는 이영우를 보고 이곳이 용중지구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밥 먹으러 가야지. 내가 살 테니까. 네가 원하는 대로 골라봐라.”

“됐어요. 저는 그냥 기차역 가서 영동 가는 표부터 구하고 나서 간단히 먹을 생각이라서요.”

“어제 올라왔다며. 왜 내려가? 내려가서 묵을 곳은-”

“할아버지 집 그곳에 있어요.”

“서울에도 있잖아.”

“제게도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답니다.”

“흐음. 그럼 잠시만 기다려봐. 십. 구. 팔. 칠... 하나. 땡!”

갑자기 경찰 조끼를 벗는 그였다.

“뭐하시는 거예요.”

“근무 끝났거든. 나 옷 갈아입고 바로 나갈 테니까. 기다려봐라. 이경사님 그럼 수고 하십쇼.”

이경사에게 경례를 하자, 이영우 아저씨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말없이 손을 크게 휘저었다.

“꼭. 기다려!”

“저기...”

내 대답도 듣지도 않고 들어가 버리네...

잠시 기다리자, 이신후 아저씨가 갈색 코트만 걸치고는 뛰어나왔다.

“가자. 밥 먹으러~”

“기차표 끊어야 한다니까요.”

“아. 맞다. 먼저 그것부터 끊고. 이거는 내가 들어주마.”

내 옷가방을 빼앗아 든 그가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바깥으로 나갔고, 나는 이경사님에게 고개를 숙인 다음 바깥으로 나왔다.

“으으. 올해는 왜 이리 춥냐.”

종종걸음으로 서울역을 향해 움직이는 그를 따라붙은 나의 귓속으로 캐럴이 들려왔다.

어제는 들리지도 않던 게...

숫자에 정신이 팔려서 주변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붉게 치장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낮이지만 금토일월이 붙은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열차표... 못 구하는 건 아니겠지?

불안에 떠는 나에게 이신후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할아버지랑 싸운 거야?”

나는 무시하려다가 할아버지 호적에 올라있는 걸 떠올리며 말했다.

“제 형이랑 형수님하고 싸웠어요.”

“크리스마슨데 참지 그랬어.”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요를 하더라고요. 그게 싫어서 나왔어요.”

“돌아갔으면 한다는 내 말. 씨알도 안 먹히겠지?”

나는 대답대신 침묵했고, 그는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말이야. 자기가 좋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할 거라는 착각을 해. 그래서 네게 강요한 걸 거다.”

“그게 범죄라도요?”

내 말에 잠시 멈춰선 그가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모르는 걸 수도 있잖니.”

“아는데도 그러면요.”

“흐음... 어려운 문제구나. 혹시 중 범죄?”

“왜요? 덮쳐서 공 좀 세우려고요?”

“아니. 내가 미쳤다고 그러겠냐.”

“걱정하지 마세요. 남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거면 신고했을 거예요.”

피해자인 나만 고생하는 거니까...

그리고 신고해도 아저씨만 다치고...

내가 뒷말을 삼키고 침묵하자, 그는 기지개를 켰다.

“으갸갸. 하긴 네 성격이 그런 거 가만 놔두지는 않을 거 같긴 하다. 혹시 나중에 신고하려거든.”

“아저씨에게 할게요. 승진하면 저 잊지 마시고요.”

“하하. 너도 장사하면 성공하겠다.”

“그래요...”

“짜식이. 힘내!”

팍.

갑자기 그가 왼손으로 내 오른 어깨를 쳤다.

“윽. 아픈 곳을 왜 때려요!”

“응? 진짜 아파?”

날카로운 내 목소리라 눈이 동그라진 그가 내게 다가와 오른 어깨를 움켜잡았다.

“아프다고요!”

“언제 다친 거야! 혹시 어제 그 쌍놈들에게 맞은 거냐!”

“배트 휘두르는 놈에게 몸통 박치기 했다고 진술한 거 잊었어요?”

“아. 그랬나?”

멋쩍은 미소를 지은 그가 말했다.

“졸려서 까먹었네. 정말 미안하다. 아무튼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

“욱신거리기만 할 뿐이에요. 계속 아프면 대전 병원에 가면 돼요.”

“너 바보냐. 그거 지금 가야 나중에 병원비 돌려받을 수 있어. 그리고 생각 외로 큰 부상이면.”

갑자기 서울역이 아닌 길가로 방향을 튼 그가 말했다.

“안 되겠다. 병원부터 가고. 내일 내려가.”

“정말 괜찮다니까요.”

“잔말 말고 따라와.”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가는 그를 따라가지 않고 제자리에 멈췄다.

“됐어요. 그냥 저 혼자 갈 거예요.”

내 말에 그가 사악한 웃음과 함께 자신의 오른손에 들린 내 가방을 흔들었다.

“내가 네 짐 가지고 있다는 거 잊지 않았지. 안 따라오면 이거 사라진다. 택씨~ 택씨~”

저 속에 내 통장 있는데...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택시가 멈추자 그가 뒷좌석 문을 열고 짐을 흔들며 미소 지었다.

“그럼 나는 간다.”

“알았어요! 같이 가면 되잖아요!”

“그럼 뛰어 와~”

말을 마치고 안으로 쏙 들어간 그였다.

어쩔 수 없지, 병원 진찰만 받고 바로 기차역으로 간다.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한 나는 택시를 향해 뛰었다.

“기다려요!”

*6*

*6*

병원에서 진단 결과, 근육이 살짝 찢어졌고, 어깨뼈에 금까지 발견됐다.

경찰과 계약된 병원이라서 그런 가, 범죄자 잡다가 다쳤다는 나와 목격자들의 진술서 사본과 경찰인 아저씨의 보증까지 더해지자, 입원 치료비에 재활비까지 모두 경찰이 부담한다는 말을 들었다.

호전이 안 되면 수술까지 해야 한다고 의사가 진단을 내려서, 일주일 동안 육인용 병실에 입원하게 된 내게 이신후 아저씨가 으스댔다.

“봐봐. 내 말 무시했으면 네 어깨 아작 났지? 평생 은인으로 모셔라.”

“은인은 무슨, 아저씨 뒤통수 까지려는 거 핸드폰이랑 제 어깨로 막은 거 잊었어요? 아저씨야 말로 절 평생 은인으로 모셔요.”

“어허.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이거나 그거나 같은 겁니다.”

“좀 져주면 덧나냐!”

“아저씨가 어린놈 이겨 먹으려는 게 더 웃기지 않아요?”

내 말에 그는 헛기침하더니 넌지시 내게 묻는다.

“가족에게 정말 연락 안 해도 돼?”

그의 말에 내 머릿속에 의원이 떠올라서 고개를 저으려다가 할아버지가 맘에 걸렸다.

“저기 한 곳이 있어요.”

“그래? 여기 휴대폰 줄 테니까 전화해. 나는 나가서 남은 수속 좀 다 마치고 올게.”

“네.”

드르륵.

나는 아저씨가 나가고 닫힌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

수속은 무슨... 아까 다 마쳤다고 말해줬으면서...

나를 위해 자리를 피해줬다는 걸 안다.

고마워요 아저씨.

나는 휴대폰을 펼쳐서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려오자, 할아버지가 잘 못 듣는 걸 아는 나는 일부러 큰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저 수호에요.”

-오. 그래 서울은 잘 도착했고?-

“예.”

-그 못난 놈은 뭐라더냐.-

“대화도 제대로 안 했어요.”

-쯧쯧. 할애비가 정말 면목이 없다. 자식새끼 잘 못 키워서 우리 손주만 고생시키고.-

그의 목소리에 내 눈앞에 세상이 살짝 흐려진다.

슬쩍 손등을 이용해 흐려진 세상을 맑게 만든 나는 목소리를 더 높게 올렸다.

“저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지내세요. 혹시 아버지에게 연락 오면.”

-그냥 바로 끊어버릴 거니께. 화내지 말란 말은 마.-

“알았어요. 나중에 저 성질나면 할아버지 집에 머물러도 돼죠?”

내 말에 잠시 말이 없던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럼! 내 손주가 머물겠다는데 당연히 허락해야지. 언제든지 내려가고. 내려가면 꼭 전화 혀.-

“예. 그럼 할머니랑 좋은 추억 만드세요.”

-크흠. 끊는다.-

제일 큰 약점을 내가 꼬집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셨다.

“풋. 여전하시네.”

낯선 곳으로 가셔서 걱정했는데, 정정하신 거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통화를 끝내고 휴대폰을 덮은 나는 슬쩍 뒤로 누우려고 했다.

하지만.

“아저씨도 경찰이야?”

내 옆에 불쑥 나타난 어린 남자 아이의 모습에 잠시 멈칫한 나는 아이의 머리 위로 회색 숫자를 발견하게 된다.


1


맘 편히 쉬기 글렀구나...

나는 미소 지으며 물었다.

“이름이 뭐니?”


작가의말

환상일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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