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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숫자를 본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최근연재일 :
2019.11.19 21:00
연재수 :
183 회
조회수 :
152,555
추천수 :
3,311
글자수 :
1,250,240

작성
19.04.13 18:00
조회
1,216
추천
24
글자
11쪽

*11*

DUMMY

23.

*11*

*11*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좋았을 텐데...

*11*

*11*

학교로 찾아온 부모님 얘기를 들어보니, 하필이면 선애가 대전 외곽 소재 고등학교 육상부 아이들이 영동 운동장에서 연습할 때 조언을 얻기 위해서 간 날이 어제였다.

선애가 운동장에 도착한 건 확인 되었고, 갑자기 사이드 라이트 등이 꺼지면서, 예상보다 일찍 연습 시간이 끝나 헤어졌다고 한다.

원래라면 일정 시간 흘러야 했지만, 연쇄 살인범이 연달아 체포되면서 경각심이 극에 달한 시기라 그런지, 하루도 안 되어서 수색 작업이 시작되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물론이고, 대전에 있는 경찰 아저씨들과 군인 아저씨들까지 동원해, 운동장과 도로를 중심으로 반경 일 킬로를 수색하고, 주변과 지나가는 차들을 잡아 탐문 수사했다.

그래서 희망을 가졌지만, 선애는 발견되지 않았다.

“실종된 지 하루고,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여러분은 걱정하지 말고 학업에 집중하도록 해요.”

우리 반 담임인 나희미 선생님이 아이들을 안심시키려고 한 말이 많이 떨리고 있었다.

“반장.”

“차려. 인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담임이 나가자, 이만인과 민지가 어두운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수호야 우리라도 찾으러 다니자.”

“나는 찬성이야.”

두 사람의 이야기에 아이들도 찾으러 가자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수색하는 내내 자책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던 나도 바로 찬성하려고 했다.

이때 품에서 휴대폰 진동이 울려왔다.

-이신후-

아저씨가 웬일이지?

“나 잠시 전화 좀 받아야 해서, 너희들은 아이들이랑 얘기 좀 해 봐.”

“응.”

“알았어.”

의욕적으로 변한 두 아이와 친구들을 뒤로 한 채 나는 교실에서 나와 한적한 계단으로 이동했다.

“여보세요.”

-늦게 받아서 걱정했잖아!-

나는 수화기를 땠다가 다시 붙였다.

“갑자기 소리 지르시면 어떡합니까!”

-그러면 빨리 받던가.-

“그런데 왜 걱정을 해요.”

-그럼 그곳 고등학생이 실종 됐다고 뉴스에 떴는데 걱정이 안 되냐! 네가 오지랖 떠는 놈이잖아. 혹시 싶었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가 실종 될 놈이에요. 오히려 납치범을 잡았겠죠.”

-헛소리! 무서운 놈들이 얼마나 많은 데!-

“저 안전한 거 아셨으면 저는 이만. 잠깐만요. 아저씨.”

-왜.-

“실종 된 사람 찾을 때 가장 중요한 게 뭐예요.”

-아무래도 목격자나 씨씨티비지.-

“그게 없으면요?”

-없다는 최악의 가정보다는 있다는 희망 하에 현수막도 붙이고, 직접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다니고, 전단지도 붙여. 아마 실종 상태가 길어지면 그애 부모님이랑 경찰에서-

“그런 건 최대한 빠르게 조치하면 좋은 거잖아요.”

-그렇긴 한데, 경찰은 매뉴얼대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야 한다고 알고 있어.-

“혹시 일반인 활동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나요?”

-통상 협박 전화나 편지가 오는 경우에는 제한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아무렇게나 해도-

“고마워요 아저씨. 제가 지금 급해서 그런데 나중에 전화할게요.”

-어? 알았-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곧바로 선애 부모님이 있는 교장실로 뛰어갔다.

다행히 문이 열려 있었고, 그 안에서 우울한 얼굴로 앉아있는 두 부모님에게 나는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두 부모님은 운동으로 날씬한 선애와 다르게 몸집이 후덕하셨는데, 오늘 맘고생이 심하셨는지 얼굴은 홀쭉해 보였다.

두 분 중 내 인사를 받아주신 분은 아버님이셨다.

“수호구나. 여긴 웬일이니.”

“저기 혹시 협박 전화나 편지가 왔나 해서요.”

“그건 아니다. 혹시 무언가 짚이는 거라도 있는 거니?”

“그게 아니라... 현수막이랑 전단을 돌려보고 싶어서요.”

내 말에 아버님이 고민에 빠지셨는데,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경찰이 나를 타박했다.

“고작 하루 지난 거 가지고, 그렇게 설레발 칠 거 없다.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이곳 주변과 전체에 설치하려면 천은 넘게 깨져. 그리고 설치했다가 범인이 압박감이라도 느껴서 살인이라도 하면 더 위험해. 지금은 탐문 수사만-”

“그건 탐문 수사도 똑같지 않아요? 차라리 미국에서 아동이 사라졌을 경우, 같은 지역 사람들에게 문자가 가는 것처럼, 우리도 널리 알리는 게 더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잠시 말을 못하던 경찰이 인상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내 가슴을 밀쳤다.

“괜한 헛소리로 사람 맘 흔들지 말고 꺼져! 경찰도 아닌 어린 놈이 어디서 그딴 듣도 보도 못한 걸 보고 와서 헛소리야! 당장 안 나가!”

그가 아닌 부모님을 바라봤지만, 두 분 모두 입을 다물고는 말씀이 없었다.

급한 마음에 나는 아버님을 바라보며 외쳤다.

“제가 해도 되죠!”

“네가?”

“친구들도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허락만 해주시면 할 테니까!”

드르륵. 탁.

문이 닫혔다.

그리고 원하는 답이 듣지 못했다.

결국 이대로 끝인 건가.

나는 답답함을 날려버리려 긴 숨을 내쉬었지만,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일단 친구들이랑 주변을 돌아다녀.

우웅.

휴대폰 진동에 나는 주머니에서 꺼냈다.

-선애 아비입니다. 돈은 제가 나중에 드릴 테니까. 부탁합니다. 사진도 보냅니다.-

문자를 보는 순간, 나는 휴대폰 액정에 비친 내 머리 위에 숫자가 하나 뜬 걸 확인했다.


1


이 말이 뜻하는 건 단 하나.

선애 혹은 한 생명과 관련된 일에 내가 연루되었다는 뜻이었다.

아버님, 감사합니다.

“꼭. 살릴게요.”

나는 곧바로 교무실로 뛰어갔다.

인준 선생님이 없네. 임수아 선생님도 없어.

친한 두 선생님이 없어 멈칫한 내 시선과 붉게 물든 눈가에 휴지를 훔치고 있던 나희미 선생님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담임도 차가 있었나?

일단 오늘 해가 지기 전에 구할 수 있으면 구해야 해.

나는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혹시 차 있으세요?”

“차?”

“조금 전에 선애 부모님이...”

*11*

*11*

나희미 선생님의 차는 픽업트럭이었다.

육중한 엔진음이 울리는 차를 운전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매우 능숙해 보였는데, 내부는 투박한 외부와는 어울리지 않은 유명 만화 캐릭터 스티커가 이곳저곳에 붙어 있었다.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조합에 내가 들어가는 걸 머뭇거리자, 운전석에서 앉아 계신 선생님이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아버지가 바다를 좋아하시는데 민지네 아버지처럼 다리가 불편하셔. 그래서 텐트장까지 걸어가는 것도 힘드시고, 주변 시선도 불편해 사셔서 트레일러를 끌고 다니려면 이게 필요하더라고.”

“아...”

효녀 중의 효녀시네.

어쩌면 아직 결혼 못하신 이유가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부양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서 타.”

“네.”

안으로 들어오자, 상큼한 레몬향이 진하게 내 콧속을 파고들어왔다.

문을 닫자마자, 선생님은 출발했다.

“안전벨트.”

“했어요.”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우리가 향한 곳은 군청 근처에 있는 현수막 업체였다.

“인준 선생님에게 우리 수호가 똑똑하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니 대단해.”

“최대한 빠른 게 좋은 거 같아서요. 물론, 혹시 진짜 자극해서 해코지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긴 해요.”

“애초에 그랬다면 뉴스도 못나오게 경찰에서 막았을 거야.”

그러고 보니 라디오에서도 말했잖아.

“그럼 왜 경찰이 저보고 나가라고 했을까요?”

“걱정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흠...”

걱정보다는 내가 자꾸 말대답해서 그런 반응을 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내가 더 말을 공손이 했다면 도와주었을까?

내 말투가 낯선 이에게는 싸가지 없게 들린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임수아 선생님 덕분에 친구들이나 내 또래 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어느 정도 부드럽게 말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낯선 이나 낯선 상황에서는 제대로 신경을 쓰고 말할 여유가 없어서, 무심코 딱딱한 말투가 튀어나올 때가 잦았다.

조금의 시간도 아까운 이런 경우가 내 인생에 많을 것이고, 그때마다 내 말투로 인해 시간이 낭비된다면, 그로 인해 주변에 피해를 줄까봐 두려웠다.

좀 더 노력해보자.

“다행히 불 켜져 있어.”

가까운 만큼 금방 도착했고, 선생님이 주차하자마자, 나는 차에서 내려서 목적한 곳으로 뛰어갔다.

딸랑.

“어라? 너는 수호 아니냐?”

“어?”

나는 식료품 아저씨에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그래. 그런데 여긴 웬일이냐.”

“현수막이랑 전단을 만들려고 왔어요.”

“이번에도 대회 우승한 거니?”

그의 물음에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게 다 극성맞은 할아버지 때문이야...

“그게 아니라, 선애 때문에요.”

“선애? 선애가 왜?”

“선애가 실종된 거 모르셨어요?”

내 말에 아저씨의 얼굴이 굳어졌다.

“설마 뉴스에 나온 실종 학생이-”

“예. 선애에요.”

“어허. 그런 일이 있을 줄을 몰랐구나. 내가 어제까지 몸이 좋지 않아서 집에서 쉬고 있었거든.”

“아...”

“그래서 현수막이랑 전단 돌리려고?”

“예.”

“나는 나중에 해도 되니까, 어서 하려무나.”

자신의 차례를 양보하는 아저씨의 모습에, 원래라면 한두 번 거절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지금은 급한 만큼 나는 곧바로 사장님에게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현수막 만들려고 하는데요.”

“내가 다른 예약 다 미루고 먼저 만들어 줄 테니까. 적을 내용을 여기다 적어라.”

“감사합니다.”

나는 사장님이 내민 종이를 받아 펜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딸랑.

“먼저 들어가면- 안녕하세요.”

“어이구 선생님도 오셨구려.”

“네. 현수막 제작 때문에요.”

“수호에게 이야기 들었습니다. 어서 가보세요.”

딸랑.

적을 내용은 이미 생각해 둔 게 있어서 다 적고 이제는 연락처를 적고 있는데, 옆에서 온 선생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번호는 네 전화번호잖아.”

“네. 선애 부모님은 혹시 범인 연락이 올지 몰라서, 안 돼서요.”

“그럼 선생님 전화번호로 해.”

나는 선생님에게 고개를 틀었다.

“선생님 전화번... 호요?”

“그래.”


2


아까전까지만해도 없었던 선생님의 머리 위로 숫자가 나타나더니, 숫자 밑으로 검은색 빛이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다.

설마... 선생님은 아니겠지?

“수호 학생, 이 여성분 말대로 하는 게 옳아 보여요.”


2


선생님과 똑같이 검게 물들어가고 있는 숫자가 머리 위에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식료품아저씨...

둘 중 하나?

아니면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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