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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X98의 모든 것.

더 혼 : 8가지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루니X98
그림/삽화
루니X98
작품등록일 :
2021.06.09 16:44
최근연재일 :
2022.08.08 00:24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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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8
글자수 :
66,139

작성
22.08.0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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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2)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4

*무서운 거 싫으신 분은 끝까지 보지 마세요. 점점 무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작품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즉 퇴고 작업 중,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하겠습니다.




DUMMY

여인숙 마당은 6평 정도 넒어보이고 여인숙 주인집은 세련된 인테리어로 되어 있었다. 사람이 묵는 방은 두 칸이다. 주인집과 숙소 사이엔 부엌이 있었고 숙소를 지나면 옛날 뒷간처럼 생긴 화장실이 있었다. 한 가운데에는 평상이 2개나 있다. 나는 승현이 형에게 물으려 옆을 쳐다봤는데 승현이 형이 보이지 않았다.



“빨리 들어와라.”

승현이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문이 열리더니 승현이 형이 들어왔다. 여인숙 주인은 우리가 묵을 1번 방을 가리켰다. 승현이 형은 여인숙 주인에게 현금을 줬다. 바퀴구르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그들이 도착했다. 종현이는 무거운 아이스박스 3개와 종이박스 2개를 마당으로 옮겼고 이찬기는 케리어 3개와 빨간가방, 검정가방을 들고 들어왔다. 동민이는 술병이 든 비닐봉투를 들고 들어왔다.




“형 설마 또 술 먹으려고요?”

“바캉스 할 겸 돈도 벌 겸!” 승현이 형은 방안을 보며 강조하는 어조로 말했다.

“이번 코스는 공포코스인데요.” 나는 마루에 앉아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네가 제안했잖아. 암튼 우리 이걸로 대박나면 네가 도와줬으니까 너에게 16%는 줄게.” 승현이 형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네? 그렇게 많이요?” 나는 놀란 목소리로 묻자 종현이와 이찬기는 짐을 옮기며 쳐다봤다.

“그러니까 우리 잘 해보자고.” 승현이 형은 내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서 방에 들어갔다.




방은 넓어 15명이 자도 남을 정도다. 인테리어는 겉모습과 다르게 세련되어 있었다. 바닥은 포근했다. 종현이와 이찬기, 허지우, 하지연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우와, 엄청 좋다.” “우리 여기서 자는 거야?” “완전 바캉스인데”



​“야! 넌 안 도와주냐? 아까부터 왜 놀고 있어!”

승현이 형은 내게 버럭 화를 냈다. 동민이랑 종현이는 화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서둘러 방에서 나가서 무거운 짐들을 옮겼다. 방에 들어서자 이찬기는 노트북과 분장도구를 꺼내며 준비하고 있었고, 승혁이 형은 미닫이 문을 닫고서 케리어 옆에 앉아 짐들을 정리했다. 노트북을 전기코드에 충전했다. 동민이는 바닥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고 허지우와 하지연 저것들은 벌써부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종현이는 팔팔 끓어넘치는 냄비 손잡이를 수건으로 잡으며 들어왔다. 컵라면 7개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승현이 형은 나무젓가락을 뜯고서 컵라면 7개 위에 올려놓았다. 동민이와 이찬기, 지연이, 지우는 모여 앉았다.



나는 승현이 형 옆에 앉았고 종현이는 다리를 쭉 뻣고 앉았다. 종현이는 아직 다 불지도 않는 라면을 젓가락으로 대충 휘젓고서 바쁘지도 않는데 급하게 면을 후루룩 삼켰다. 기침을 하면서 얼음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면을 후루룩 삼켰다.




종현이가 성격이 급한 건 알겠는데 지금 이건 굶어서 먹을 때 적절하게 표현되는 ‘게걸스럽게 먹는다’는 상황을 능가해버렸다. 그는 벌써 면을 다 먹어치우고 뜨거운 국물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저번에 의사가 너무 급하게 먹지도 말고,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식도가 상한다고 하셨는데 아직도 저렇게 급하게 먹어댄다.




나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벌써 3분을 훌쩍 넘겨버려 5분이나 지났다. 나는 나무젓가락을 들고 컵라면 뚜껑을 열었다. 라면 냄새를 풍기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왔다. 나무젓가락으로 면을 집고서 입에 넣었다. 면을 씹으며 고개를 들었다.




승현이 형은 컵라면을 들고 먹고 있었고, 식탐이 많은 허지우와 하지연은 서로 등돌려서 후루룩 삼켰다. 동민이와 이찬기는 휴대폰을 보면서 천천히 라면을 먹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박승혁.”

“네?”

나는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승현이 형은 면을 씹으며 나를 쳐다봤다.

“넌 왜 안 먹어?”

허지우와 하지연은 국물을 마시며 나를 쳐다봤다. 이찬기는 라면을 먹다 말고 쳐다봤다. 동민이는 물을 마시며 쳐다봤다.

“그냥, 이런 저런 생각하느라요.”



나는 새빨간 국물을 후루룩 마시고서 ‘크아아’ 아저씨마냥 소리내어 웃었다. 종현이는 국물을 마시다 말고 쿨럭쿨럭 기침을 해댔다.

“아휴, 그러니까 뭘 급하게 먹어. 누가 네꺼 뺏어 먹어?” 승현이 형은 라면을 먹다 말고 종현이 허리를 두들겨주며 말했다.

나는 다시 컵라면을 들고 국물을 후루룩 마시고서 면을 후루룩 삼켰다. 국물과 면은 점점 식어갔다.



“다들, 저녁 먹고 8시에 가서 촬영하자.”

“네.” 종현이는 ‘으흐흠’ 기침을 하며 말했다.

“생중계 방송인가요? 아님 미리 찍어놓고 편집할 건가요?” 나는 라면을 씹으며 물었다.

승현이 형은 국물을 다 마시고서 쓰레기봉투에 버리며 말했다. ‘생방송.’

“아하, 그래요?”




나는 컵라면 용기를 쓰레기 봉투에 버리고서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2시 29분.

오늘 따라 시간이 참 느리게 흘러간다. 어차피 딱히 많이 준비할 것도 없는 이번 촬영은 그냥 가서 공포영상만 찍는 거여서 분명 시간이 많게 느껴질 뿐이다. 나는 하품을 하면서 일어섰다. 기지개를 펴고서 이불 쪽으로 걸어갔다. 이불은 딱 5명이 덮고 깔고 잘 수 있다.



배게를 바닥에 던지고서 얉은 이불을 깔고 누웠다. 바닥에 눕자마자 술 먹은 것처럼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몰려왔다.



“얌마, 그만 자고 일어나봐.”

나는 실낱같이 눈살을 찌푸리며 실눈 떴다. 주변을 두리번 댔다. 내 앞에 하얀 종현이의 긴다리가 보였다. 종현이가 날 깨운거다.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4시간 30분이나 잤다. 잠깐 잔거 같은데······,

“여기가 어디지?”

“장난하냐? 오늘 네가 제안해서 찍기로 했잖아.” 종현이는 말했다.

“아, 그랬었나?” 나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 승현이 형은 방에 들어왔다. 나를 쳐다봤다.

“넌 제발 술 좀 그만 먹어.”

“어제 죽이려고 작정하고 다 먹여놓고는.......,” 나는 하품을 하면서 말하고서 머리 맡에 있는 휴대폰을 들었다. 종현이는 나를 강제로 앉히며 말했다.

“반지하에 사는 네가 불쌍해서 많이 줬지.”

“넌 2평짜리 고시원에서 살잖아.”

“······”



종현이는 입을 꽉 다물고 돌아섰다.

“어헛!”

나는 뒤돌아봤다. 승현이 형은 맥주와 소주, 삼겹살을 챙기며 말을 이었다.

“사는 집 가지고 싸우면 못써! 빨리 저녁 먹는 거 도와줘봐.”

“형, 또 삼겹살 먹게요?”

“왜 질려서 못 먹겠어?”

“아뇨, 그냥······,”

“암튼 빨리 저녁 준비하자.”

“네.”

나는 기지개를 펴며 말하고서 일어났다.





휴대폰을 호주머니에 넣고서 아이스박스를 들고 방에서 나갔다. 밖에 나가자마자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뒷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주인집 방에선 TV소리가 들리며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불빛이 번쩍였다.




“여기다 놔.”

나는 하품을 하면서 편상 쪽으로 달려갔다. 편상 밑에 아이스박스를 내려놓고서 편상에 앉았다. 평상 위에는 소주, 맥주에 종이컵들로 준비되어 있었고 상추에 깻잎이 있었다.

“신발은?”

고개를 숙여보니 신발을 안 신고 나와버렸다. 나는 잽싸게 달려가서 신발을 꾸겨 신고 편상으로 걸어갔다. 편상에 앉고서 휴대폰을 꺼냈다. 승현이 형은 휴대용 가스레인지 불을 켜고서 위에 불판을 올려놓았다.





이찬기는 삼겹살을 불판에 올려놓았다. 삼겹살은 하얀 연기를 품어내며 고소한 돼지기름냄새를 풍겼다. 진돗개 두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다. 냄새를 킁킁 맡으며 엎드려 나를 쳐다봤다. 종현이는 내 옆에 앉아서 아직 익지도 않는 삼겹살을 상추에 싸먹었다.




나는 맥주병 뚜껑을 열고서 종이컵에 맥주를 따랐다. 이찬기는 나무젓가락으로 삼겹살을 뒤집었다. 쌈장 냄새, 마늘 냄새, 돼지기름 냄새로 뒤섞인 밤하늘은 야영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야, 조금 있다가 촬영 해야 하니까, 니들 술 적당히 마셔라.”

승현이 형은 맥주병 5병을 따면서 말했다.

“네.”




삼겹살은 거의 노릿노릿하게 익어갔다. 이찬기는 다 익은 삼겹살을 알루미늄 접시에 담았다. 나는 나무젓가락으로 삼겹살을 집어서 상추에 올려놓고 쌈장을 발랐다. 상추 한 장 더 올리고서 입에 꾸겨 넣었다. 오물오물 씹었다. 고기는 잘강잘강 씹혔다.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서 다시 종이컵에 맥주를 채웠다.




상추에 삽겹살을 올려놓고서 쌈장을 발랐다. 노릿하게 익은 마늘과 팽이버섯을 올려놓았다. 쌈을 싸서 입에 쑤셔 넣었다. 오물오물 잘강잘강 씹었다. 종이컵에 입을 대고 맥주를 마셨고 또 맥주를 채웠다.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젊은이들 삼겹살을 김치 없이 먹냐? 내가 담아놓은 김치가 있는데 한 번 먹어봐.”

하숙집 주인은 부엌에서 말했다.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우리 집 김치가 썩어가니까 주는 거지.” 주인집 아줌마는 항아리를 열고서 김치통에 김치를 담고서 김치통을 들고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감사합니다. 근데 혹시 같이 드실레요?”

“옆에 앉아서 같이 드세요.”

“됐어. 난 그런 거 안 먹어.”




승현이 형과 이찬기는 벌떡 일어나 하숙집 주인을 웃으며 강제로 앉히고서 나무젓가락을 건넸다. “안 먹는 다니까, 그럼 성의를 봐서 조금만 먹고 갈게.” 하숙집 주인은 나무젓가락을 들고 삼겹살을 집어서 먹었다.





“근데 무슨 일로 여길 왔어?”

여인숙 주인은 고기를 씹으며 물었다.

나는 하숙집 주인을 쳐다봤다.

“사실 저희는 방송인인데 폐교된 대학교에서 공포영상 하나 찍으려고요.”

나는 승현이 형을 쳐다봤다. 다시 하숙집 주인을 쳐다봤다. 하숙집 주인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긴장되는 목소리로

“뭐, 뭐?”

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모두 삼겹살 먹다 말고 쳐다봤다.

“왜 갑자기 정색을 하시고 그러세요?” 승현이 형은 쌈싸먹으며 물었다.

“딴 곳은 되는 데 저기는 절대 안 된다.”

“왜죠?”

“어른이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도대체 뭐가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 왜 그렇게 정색을 하는지......, 하지만 보통 공포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누군가가 가지 말라고 한 곳을 가면 무슨 일이 일어난다. 분명 가지 말라고 한 폐 대학교에 들어가면 귀신이라도 찍힐 거 같고 수입도 짭짭해질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하숙집 주인은 “이제 가봐야겠다. 본방 사수.” 혼잣말을 하며 집에 들어갔다. 나는 밥그릇을 삵삵 긁으며 멀뚱히 밑바닥만 쳐다봤다.

“승혁아, 빨리 먹고 촬영 하러 가게.”

“저 이미 다 먹었습니다.”

“지우와 지연이 밥그릇 비워지고 삼겹살 다 먹으면 가자.”

“네.”

나는 종이컵에 맥주를 따랐다. 이찬기는 겁에 질린 얼굴로 삽겹살도 없는 불판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다 먹었으면 같이 치우자.”

나는 이찬기에게 말을 걸었다.

“.......”

이찬기는 아무런 말 없이 아직도 불판을 보고 앉았다. 그는 계속 중얼중걸 거렸다.

“야!”

나는 버럭 소리쳤다. 승현이 형과 허지우, 하지연, 종현이는 나를 쳐다봤다.

“어, 어?” 이찬기는 이제서야!!! 정신이 들어 나를 쳐다봤다.

“너 또 무서워서 그렇지?”

“주인집 아주머니도 그렇고 내 꿈에서 할머니도 가지 말라는데 꼭 가야되겠어?”

“인마, 소문이 많이 나고 문제가 많은 흉가일수록 방송에 도움이 되 인마.”

“그러다가 모두 잘 못되면 어떻게?”

“잘못 되기는 커녕, 우린 모두 부자 되겠다!”





나는 바지를 털며 일어났다. 종이로 만든 밥그릇과 종이그릇, 나무젓가락, 알루미늄 호일과 종이호일을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플라스틱 숟가락도 담았고 화장지도 담았다. 승현이 형은 방에 들어가서 촬영할 장비와 도구들을 가지고 나왔다.



이제 드디어 더디고 기다려왔던 촬영이 시작한다. 이것만 잘 되면 돈이 엄청 벌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만큼 벌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다. 기대에 비하면 실망이 크다는 게 실제다.

{킥킥킥}

누군가 히죽거리며 나를 쳐다보자 굳은 얼굴로 아무도 없는 대문을 쳐다봤다.



-13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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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4 22.08.08 23 0 13쪽
11 ​(11)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3 22.07.29 26 0 12쪽
10 (10)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2 22.07.27 25 0 12쪽
9 (9)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22.07.27 28 0 12쪽
8 (8)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7 21.07.31 91 1 11쪽
7 (7)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6 21.07.25 73 1 12쪽
6 (6)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5 21.07.19 73 1 12쪽
5 (5)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4 +2 21.07.18 83 1 14쪽
4 (4)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3 21.07.03 102 1 13쪽
3 (3)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2 21.06.30 127 1 12쪽
2 (2)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1 21.06.23 141 1 11쪽
1 (1) 무서운 이야기로 밥값 내기 21.06.09 21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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