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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X98의 모든 것.

더 혼 : 8가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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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X98
그림/삽화
루니X98
작품등록일 :
2021.06.09 16:44
최근연재일 :
2022.08.08 00:24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013
추천수 :
8
글자수 :
66,139

작성
22.07.29 22:52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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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2쪽

​(11)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3

*무서운 거 싫으신 분은 끝까지 보지 마세요. 점점 무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작품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즉 퇴고 작업 중,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하겠습니다.




DUMMY

자동차 경보음과 개 짖는 소리에 뒤척였다. 다시 코를 고르며 잤다. 아이들이 키드득 웃으며 뛰어가는 소리에 또 뒤척였다. 다시 코를 고르며 잤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애라, 모르겠다.’ 벌떡 일어나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이불을 발로 차서 침대에서 내렸다.

하품을 하면서 방에서 나왔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거울을 쳐다봤다. 내 머리카락은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붕 떠 있었고 입가에는 하얀 침이 묻어 있었다. 세수를 대충하고서 오줌을 싸고 나왔다. 냉장고를 열어 어제 먹다 남은 삼겹살을 꺼내놓고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밥그릇에 흰쌀밥을 반절 퍼서 담았다.



전자레인지에서 ‘띵’ 소리가 나자 서둘러 전자레인지를 열고 뜨겁게 데워진 삼겹살을 바닥에 내려놓고 앉았다. 삼겹살에서 고소한 돼지기름냄새가 났다. 이 냄새는 정말 중독성이 강한 고기냄새다. 계속 먹고 나면 질겨서 먹기 싫어지지만 또 먹고 싶어진다. 나무젓가락을 뜯어서 삼겹살을 흰쌀밥에 올려놓으며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아들, 엄마 왔다.”

화들짝 놀라 사례 걸려 기침을 해댔다. 한참 ‘으흠’ 소리를 내어 목과 폐를 진정시키고서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에게 화냈다.

“엄마, 인기척 좀 하고 들어오세요. 제 집에 갑자기 막 들어와도 되요?”

“우리 아들 집에 들어오는 데 뭐 어때서 그래.” 엄마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냥 꾹 참았다.

“그래도, 깜짝 놀랐잖아요.”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엄마는 눈을 감고 듣기 싫은지 오히려 언성 높여댔다.

“근데 저건 뭐에요?” 나는 검정 비닐봉투를 보며 물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반찬하고 오징어채, 열무김치 가지고 왔지.” 엄마는 검정봉투를 바닥에 놓으며 말했다. 엄마는 항상 잘만 먹으면 좋아하는 줄 안다.

“안 가져오셔도 되는데······,”

“아까 보니까 달랑 삼겹살에 밥만 놓고 먹었잖아.”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엄마는 휴대폰 시계를 보며 황급하게 나갔다. 엄마는 오늘 따라 바쁘신지 모르겠다. 아참! 오늘 취직했다고 하셨지? 술 때문에 깜박 잊고 있었다. 엄마가 두고간 검정봉투를 열어봤다. 검정봉투에는 플라스틱 반찬통 4개가 들어가 있었다.

반찬종류는 4가지다. 제육볶음, 오징어채, 열무김치, 장조림이다. 엄마가 만드신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고서 숙취해소제를 마셨다. 아무리 숙취해소제를 마셔도 속이 쓰리고 울렁거리고 토할 거 같다. 뒷목이 당기는 느낌이 든다.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이런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거다. 하품을 하면서 눈을 비볐다.



[똑똑똑]


나는 서둘러 냉장고 문을 쾅 닫았다. 다시 한 번 노크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달려가 현관문을 열어줬다. 승현이 형과 동민이는 신발을 벗으며 집에 들어왔고 이찬기는 박카스 박스를 들고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들어왔다. 허지우와 하지연은 비몽사몽 상태로 들어왔다. 바닥을 밟을 대로 다 밟아놓고 뒤늦게서야 신발을 벗어서 현관에 던졌다. 차문을 닫는 소리가 들리더니 종현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니들끼리 상의하고 있어.”

나는 창문 앞에 서서 몸을 숙여 올려다봤다. 종현이의 얇고 긴 다리와 승합차 바퀴만 보였다.

“제일 무서운 곳이 영덕대학교인데, 최근에 폐교했데.”

나는 뒤돌아봤다. 승현이 형은 나를 보며 말했다. 이찬기는 모두에게 박카스를 나눠주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내게 나눠줬다. 나는 박카스를 받고서 뚜껑을 열었다; 벌컥벌컥 마시고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영덕대학교요?”

승현이 형은 빈 박카스 병을 종이상자에 담아놓고서 휴대폰 속 사진을 내게 보여줬다. 나는 휴대폰을 봤다. 폐교를 넘어서 너무 음산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다. 저 사진 속에서도 뭔가 튀어나올 듯한, 기분이 들었다. 허지우는 중간에 끼어들어 말했다.

“저기, 그 대학교가 처음에는 영경대학교로 운영되다가 부도나고 서명대학교가 인수해서 운영하다가 문근실업에게 인수되었는데 문근실업 사장이 갑자기 자살하는 바람에 결국에는 영덕재단이 인수하면서 영덕대학교가 되었잖아요. 근데 얼마 못가 바로 폐교 했던데.......,” 나와 하지연, 이찬기는 쳐다봤다. 동민이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승현이 형은 누군가랑 문자를 하며 그의 말에 집중했다.




“꼭 그런 곳으로 가서 찍어야 하나요?” 이찬기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승현이 형은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찬기를 쳐다봤다. 나는 싱크대로 걸어가서 설거지를 하며 이찬기에게 말했다.

“찬기야, 그런 거 가지고 겁먹을 거 하나도 없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돈 버는 거잖아.”

“그래도.......,” 이찬기는 쓰레기를 밟으며 말꼬리를 흐려갔다.

“인마, 생각해봐. 너와 동민이는 어머니 치료비 보태야 하고, 승현이 형은 알바하면서 집 대출금을 갚아야 하지, 종현이는 대학등록비 벌어야 하고, 난 자취하면서 밀린 월세를 내야 하잖아. 서로 이렇게 힘든데......., 넌 이러기야? 우리 지우, 지연이도 각자 사정이 있어.”

“승혁이 말이 맞아. 얼핏 보면 무서워 보이지만 각자 개인 사정이 있잖아. 그걸 해결하려고 방송 하는 거고. 그래야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지.” 승현이 형은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며 말했다.

“아, 알았어.” 이찬기는 쓰레기를 주어서 종량제 봉투에 담으며 말했다.




이찬기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려고 하다니......,

“그래서 모두 하기로 했지?”

“네.” 나는 대답했다.

“촬영 형식은 간단해. 귀신은 내가 섭외했고 편집은 나와 종현이가 담당할 게, 연출은 이찬기가, 계획은 내가하자. 분장은 우리 모두 잘 하니까 상관없지.”

“암튼 빨리 출발하게요.”



승현이 형은 박카스 박스를 들고 나갔고, 이찬기는 가죽시계를 보며 나갔다. 동민이는 화장실에서 나왔다. 대충 상황을 파악하더니 서둘러 나갔다. 허지우와 하지연은 둘이 손을 꽉 잡고 나갔다. 왠지 오늘도 두 커플의 닭살을 오래 볼 것 같다. 혹시 몰라 구토를 담을 검은 봉투를 챙겼다. 나는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서 메탈 시계를 찼다. 침대 위에 올려둔 휴대폰과 충전기, 이어폰을 주머니에 넣고서 현관문을 잠그고 나왔다. 계단을 밟고 지상으로 올라갔다.



추리니를 입은 50대 아저씨는 목줄을 꽉 잡고 푸들 두 마리랑 뛰어지나갔다. 배달통을 뒤에 실은 오토바이는 엔진소리를 내며 오르막길을 올랐다. 자동차 경적이 울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쳐다봤다. 승합차에서 경적소리가 들린거다. 승현이 형은 내게 손짓을 해댔다.



나는 서둘러 뛰어갔다. 미닫이문을 열고서 빈 자리에 앉았다. 동민이는 문을 쾅 닫았다. 건물들과 맨션, 빌라가 점점 빠르게 지나갔다. 좁은 골목에서 나와서 우회전을 했다. 내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나는 주머니를 열어봤다.



엄마에게 문자가 도착해있었다.

‘아들, 엄마 회사 잘렸다.’

나는 어머니에게 답장을 보냈다.

‘왜요?’

5초 후 어머니에게 답장이 도착했다.

‘엄마가 일을 너무 잘한다고.......,’

2초 후 나는 어머니에게 답장을 보냈다.

‘엄마, 또 장난치죠?’

2분 뒤 어머니에게 답장이 왔다.

‘ㅋㅋ 미안하다. 우리 아들 어제 술 먹었어?’



경적 누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승현이 형은 자다 말고 잠에서 깼고 동민이는 눈을 비비고서 쳐다봤다. 종현이는 창문을 내리고서 듣기에 민망할 욕을 해댔다. 기아차를 탄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계속 허리숙여 사죄했다.



“운전할 때 욕 좀 줄여라.”

승현이 형은 창문에 팔을 걸치고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애들 욕 다 배우겠어.” 승현이 형은 눈살을 찌푸리며 종현이에게 말했다.

“형, 어차피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배웠어요.” 동민이는 하품을 하며 말했다.

“언제 도착해요?” 나는 승현이 형에게 물었다.

“몰라, 내비에게 물어봐라. 그녀가 가르쳐줄테니까.” 승현이 형은 하품을 하며 말하고서 다시 잠을 잤다.



나는 떨어진 휴대폰을 다시 줍고서 게임을 켰다. RPG 게임이다. 난 고작 64레벨 밖에 안 됐다. 물론 다른 사람들 중에서도 레벨이 많은 거다. 미션이 시작됐다. 고스트를 해치우고 스포맨을 죽이라는 거다. 스포맨은 버섯괴물이다. 난이도는 높고 더 많은 체력물약과 마나물약을 필요로 한다.




상점에서 체력 물약과 마나물약을 모두 구매하고서 대장장에게 달려가서 무기와 보호구 등을 수리했다. 펫의 레벨을 많이 올리고서 던전으로 뛰어갔다. 던전인 사악한 숲에 들어서자 나무 몬스터들이 우르르 덤볐고 스포맨과 허니벌까지 우르르 몰렸다.



긴 장검으로 베고 또 베어도 몬스터의 체력은 달지 않았고 내가 받는 데미지는 장난 아니게 높다. 겨우 스포맨 4마리를 해치웠고 나무 몬스터 5마리를 모두 죽였다. 이제 고스트 죽이러 가야겠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숲의 묘지가 나온다. 그 후에는 음산한 묘지다.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여긴 낮선 고속도로다. 단 한 번도 들어가보지 않는 도로여서 너무 어리중절하다. 나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에 이어폰을 꽂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모아둔 보관함에 들어가 음악을 재생하고 눈을 감았다.




갑자기 급정거를 하면서 의자에 이마를 쪘다. 나는 하품을 하면서 눈을 떴다. 승현이 형은 잠에서 깨어났고 기지개를 폈다. 동민이는 차에서 내렸고 이찬기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대학가 주변에는 방치된 상가와 건물들이 많았다. 화창한 아침인데도 너무 으스스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승현이 형, 잠은 어디서 잘 거야?” 나는 승현이 형에게 물었다.

“아직 몰라.” 승현이 형은 하품을 하며 말하고는 눈꼽을 떼서 바닥에 버렸다.

“어? 형 저것 좀 봐.” 허지우는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와 승현이 형은 허지우가 가리키는 곳을 쳐다봤다.


빈 집과 흉직하게 들어서 있는 빌딩 근처에 한 가정집이 있었다. 가정집 간판에는 여인숙이라고 적혀 있었다. 으스스하지만 잘 곳이 저기 밖에 없다. 나와 승현이 형은 여인숙으로 걸어갔다. 대문을 두들겼다.


{쾅! 쾅! 쾅!}

“계세요?”

{쾅! 쾅! 쾅!}


다섯여섯 번 노크를 해도 문이 열리지 않아 뒤돌아서려는데 드디어 대문이 열렸다.

“젊은이들 여기서 숙박하려고?”

“네.” 나와 승현이 형은 동시에 말했다.

“하루 10만 원이야. 식사는 1인당 만 원 추가로 내야 되.”

“저희 이미 여기서 먹을 음식 싸왔습니다.”

“그래? 밥하기 귀찮았는데 다행이구나. 암튼 어서 들어와. 방은 따뜻하게 데워 놓았어.”



승현이 형은 해맑게 웃으며 들어갔다. 나는 뒤따라들어갔다. 여인숙이라기보다는 바람이라도 불면 갑판이 떨어질 것처럼 낡은 흉가 같은 집이다. 저 끝에서 가볍게 쇠줄을 끄시는 소리가 들리더니 몇 개월도 안 된 진돗개 두 마리가 달려왔다. 나와 승현이 형의 신발냄새를 맡으며 꼬리를 세게 흔들어댔다.




-12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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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4 22.08.08 23 0 13쪽
» ​(11)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3 22.07.29 27 0 12쪽
10 (10)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part 2 22.07.27 26 0 12쪽
9 (9) 두 번째 이야기 : 크리에이터의 최후 22.07.27 29 0 12쪽
8 (8)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7 21.07.31 92 1 11쪽
7 (7)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6 21.07.25 74 1 12쪽
6 (6)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5 21.07.19 74 1 12쪽
5 (5)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4 +2 21.07.18 83 1 14쪽
4 (4)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3 21.07.03 102 1 13쪽
3 (3)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2 21.06.30 127 1 12쪽
2 (2) 첫 번째 이야기 : 위험한 골동품 part 1 21.06.23 141 1 11쪽
1 (1) 무서운 이야기로 밥값 내기 21.06.09 21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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