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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外客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집 쌍둥이가 야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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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外客
작품등록일 :
2022.10.26 10:41
최근연재일 :
2023.02.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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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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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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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제 37 회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DUMMY

37









2021년 6월 3일 목요일 오후 1시.


잠실야구장 홈팀 더그아웃 앞에 서서 그라운드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던 로얄 카이저스 조기환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왕태양과 이태혁의 라이브 배팅 대결을 앞두고 투수인 호세 크루즈가 연습 투구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나오는 건 한숨뿐이었다.


‘이게 맞는 건가?’


라는 생각이 지금도 들었지만, 이미 승부를 허락한 이상, 이제는 그저 지켜보는 것 외에 도리가 없었다.


조기환의 옆에는 왕태산이 서 있었는데, 그 역시 넋이 나가있긴 마찬가지였는데, 그러면서도 그는 동생 왕태양을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빌어먹을 놈. 어쩐지 불안하더라니 기어이 이런 사단을 터뜨리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감독님. 죄송합니다. 제 동생 놈이 팀에 민폐만 끼치네요.”


사장이자 구단주 대행인 왕태산은 팀의 감독인 조기환의 직장 상사였지만, 조기환의 나이가 왕태산보다 무려 아홉 살이나 더 많았고, 절친한 선후배 사이였기에 왕태산은 조기환을 존중하고 예우했다.


물론 조기환도 아무리 후배라 하여도 왕태산이 직장 상사였기에 감히 그에게 말을 놓지는 못했고, 공적인 자리에서나 사적인 자리에서나 서로 존대를 하게 된 것이었다.


조기환은 왕태양과 크루즈, 이태혁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왕태산의 말에 대답했다.


“크루즈가 저리 강력하게 원하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지원이 말을 들어보니, 태양이만 탓할 문제만도 아니더군요. 태혁이에 대한 실망이 정말 큽니다.”


“누가 아니랍니까. 태혁이를 영입한 건 아무래도 제 실수 같습니다. 어쩐지 두성에서 선뜻 포기한 이유가 다 있었어요.”


왕태산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팀과 팀원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던 이태혁의 망발은 주장인 노지원을 통해 왕태산과 조기환에게 그대로 보고되었고, 그들은 그 망발을 직접 듣지 않고, 단지 전해만 들었음에도 크게 분노하였다.


“그렇다고 들어간 돈이 있는데,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제가 잘 다독이고, 타일러서 사람 만들어 봐야죠.”


“그게 되면, 두성이 그리 쉽게 포기하진 않았겠죠.”


왕태산의 말에 조기환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그건 그래. 태경이 형도 포기한 놈인데, 나라고 뭐 별수 있겠어?’


두성 판다스의 현 감독인 김태경 감독은 야구판에서도 소문난 강성이었고, 제아무리 사고뭉치 망나니라도 그의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김태경조차 포기했을 정도로 답이 없는 말종이 바로 이태혁이었던 것이었다.


“어쨌건 일단 태혁이한테는 제가 주의를 단단히 줄 거고, 감독님은 오늘 일이 외부로 새어나가는 일이 없도록 선수들 입단속이나 단단히 시켜주세요.”


만일 이태혁의 오늘 주옥같은 망언들을 팬들이 알게 된다면, 이태혁만 팬들에게 욕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이태혁의 영입을 주도한 왕태산 역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특히 왕태산이 가장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는 이태혁의 언행을 그의 부친이 알게 되었을 때였다.


여러 사람 죽어나갈 그 분노와 후폭풍을 어찌 감당한단 말인가.


그렇기에 그는 조기환에게 노지원, 김연수, 이형준, 최금성, 크루즈의 입단속을 시킬 것을 지시한 것이었다.


물론 그가 굳이 그런 지시를 안 해도, 조기환 역시 바보는 아니기에 알아서 선수들 입단속을 시킬 것이었고, 또 노지원, 김연수, 이형준, 최금성은 팀 내부의 일을 외부에 함부로 발설하고 다닐 정도로 입이 가벼운 선수들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장님도 아시겠지만, 지원이나 연수나 형준이나 금성이, 태양이, 태성이 모두 생각이 있는 친구들이니 잘 알아서 할 겁니다.”


조기환은 현역 시절 김재전의 뒤를 잇는 카이저스의 명유격수 출신이었고, 왕태양과 왕태성이 어렸을 때 그들에게 수비 개인교습을 해줬으므로 왕태양과 왕태성을 어린 시절부터 봐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왕태양과 왕태성에 대해서도 이미 파악할 대로 파악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들을 믿는 것이었다.


그러는 한편 로얄 카이저스의 이명규 타격코치는 왕태양과 이태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방식은 사전에 합의한 대로 두 사람 중 많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이기는 거다.”


본래는 홈런을 많이 치는 사람이 이기는 거로 합의되었었지만, 지금으로부터 30분 전에 이명규의 제안으로 룰을 살짝 바꿔서 다시 합의를 본 것이었다.


그 바뀐 룰이란 방금 이명규가 말했던 것처럼 볼넷, 안타, 홈런 등의 방식으로 점수를 많이 내는 사람이 이기는 건데, 물론 수비하는 야수나 주자는 없지만, 타구의 질이나 코스로 타구를 판정하는 거였다.


이 방식 역시 오히려 이태혁에게 더욱 유리한 방식이었지만, 왕태양은 그에 개의치 않고 동의하였다.


이명규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크루즈는 준비가 끝났고, 그럼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선공을 할 거지?”


선공을 하는 것과 후공을 하는 것은 둘 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었으니,


만일 후공을 하게 된다면, 투수의 공을 충분히 보고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 투수의 힘이 조금 빠진 상태라는 것 역시 장점이 되지만, 반대로 만일 선공을 한 상대방이 높은 점수를 올리게 된다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남자는 역시 선빵이지.’


‘매도 먼저 맞는 쪽이 낫다고 했고, 선빵은 필승이라는 말도 있지.“


왕태양과 이태혁 두 사람은 서로 똑같은 생각을 하였고, 이명규의 말에 바로 손을 들었다.


이명규는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선공은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거로 하지.”


그 말에 두 사람은 가위바위보를 하였고, 결과는 왕태양이 주먹, 이태혁이 가위를 내며 왕태양의 승리였다.


“태양이가 이겼으니 태양이가 선공이다.”


이명규의 말에 왕태양이 무덤덤하였지만, 이태혁의 표정은 한껏 구겨졌지만, 그렇다고 그가 딴죽을 걸 수는 없었다.


인제 와서 삼세판을 외치며 다시 하자고 한들 상대방이 받아들일 일도 없으며 그의 꼴만 우스워지는 것이었다.


왕태양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지금 포수 마스크를 쓴 채 앉아있는 선수도 그가 익히 아는 선수였다.


로얄 카이저스의 안방마님 류강북을 어찌 모르겠는가.


왕태양은 류강북을 보며 인사를 건넸다.


“강북 삼촌, 날도 더운데, 고생하시네요.”


그 고생을 만든 것이 본인이었다는 사실은 그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다.


‘원래 남자는 그런 사소한 일에 연연하지 않는 법이지.’


그는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였다.


류강북은 그런 그를 바라보더니 툭 한 마디 던졌다.


“조심해라. 우리 크루즈 공, 진짜 좋다. 어제 110개 던졌다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야.”


“그럼 초구는 한복판에 포심 패스트볼이나 줘 봐요. 얼마나 좋은가 구경 좀 하게.”


“그래?”


왕태양의 말에 류강북은 솔깃해했고, 바로 크루즈에게 몸쪽 코스의 포심 패스트볼 사인을 내었다.


크루즈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와인드업을 마친 크루즈의 손에서 빠져나온 포심 패스트볼이 18.44m를 날아와서


‘퍼엉’


하는 묵직한 굉음과 함께 포수의 미트 속에 빨려 들어갔다.


포수는 몸쪽 코스를 요구했지만, 다소 한복판에 몰렸고, 그 구속은 무려 158㎞가 나왔는데,


이 구속은 그의 전성기라 할 수 있었던 2017~18시즌 당시의 구속이었다.


그때의 크루즈는 최고 162㎞, 평속 155㎞의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하여 여기에 최고 152㎞의 커터와 평속 145㎞의 고속 슬라이더, 그리고 여기에 서클 체인지업 까지 섞어 던지며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였다.


그의 위력적인 구위를 보고 팬이나 전문가들, 그리고 현장에서는 그가 장차 사이 영 상 수상을 다툴 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찬사와 기대를 보냈었지만,


결국 KBO리그로 올 정도로 폭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원인을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구속 저하였다.


2017~18시즌에 최고 162㎞, 평속 155㎞는 2019시즌에는 최고 156㎞, 평속 150㎞로 현저히 감소하였고, 여기에 심지어 입스, 그러니까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 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그 제구 난조가 심각했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 시즌 반등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일단 리그의 수준 차이도 차이지만, 난조를 보이던 제구가 어느정도 다시 잡힌데다 구속도 전성기 시절은 아니더라도 KBO리그에서 통할 정도로 어느 정도 올라왔기 때문이었는데,


이번 시즌 현재까지 그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2.6㎞로 2019시즌과 비교하여 2.6㎞가 상승하였다.


그렇다 해도 지금 그가 기록한 이 158㎞라는 구속은 이번 시즌 그가 기록한 최고의 구속이었기에 랩소도에 찍힌 그의 구속을 본 조기환과 왕태산, 그리고 로얄 카이저스의 투수 코치 정현호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특히 투수코치인 정현호는 우려가 가득한 시선으로 크루즈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요? 지금이라도 당장 중지시켜야 합니다.”


“일단 두고 보자고.”


조기환은 정현호를 진정시켰지만, 본인 역시 근심이 가득하긴 마찬가지였다.


어쨌건 한복판에 들어온 공임에도 왕태양은 그 공을 그냥 지켜봤고, 볼 카운트는 0-1이 되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가 올라가는 순간 이테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꼼짝도 못하는군. 하긴 지금의 공은 나였어도 건드리기 힘든 공이었는데, 일개 고교 레벨 타자 따위가 건드릴 수 있는 공이 아니지.’


선민의식에 쩌들은 이태혁은 왕태양을 한껏 비웃었지만, 왕태양은 여유로운 웃음을 띠고 있었다.


‘좋은 공이야. 어쩌면 내년에 MLB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그러나 그도 내심 크루즈의 방금 초구에 감탄했다.


지금 공은 구속도 구속이지만, 랩소도에 찍힌 그 회전수는 2,419rpm으로 그 구위 자체가 대단히 좋았다.


이어서 2구는 커터가 구속 149㎞가 찍혔는데,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면서 볼이 되었고, 이어서 3구는 156㎞의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깊게 들어오면서 볼 카운트는 2-1이 되었다.


크루즈는 깊게 한 번 심호흡을 한 후 와인드업을 하였고, 이어서 그의 손에서 4구가 빠져나왔다.


‘따악.’


하는 경쾌한 타구음이 들리며 이 타구가 멀리 뻗어 나가는 순간 크루즈와 이태혁의 표정이 변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이 공은 폴대를 벗어나며 파울 홈런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 타구가 폴대를 벗어나는 것을 본 순간 왕태양은 아쉬움에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타이밍이 살짝 늦었어.’


서클체인지업에 제대로 공략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타이밍이 살짝 늦었던 데다가 배트 중심에 맞추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제 볼 카운트는 2-2였고, 크루즈는 다시 길게 심호흡을 하였다.


‘여기가 승부구다.’


라는 생각을 하며 있는 힘껏 공을 던졌는데, 왕태양은 한복판에 실투로 들어온 이 157㎞의 포심 패스트볼을 강하게 풀스윙을 하며 잡아당겼고,


이번에도


‘따악.’


하는 경쾌한 타구음이 들리며 이 타구는 우중간으로 멀리멀리 날아갔고, 결국 그대로 담장을 넘겨버리고야 말았다.


홈런을 허용하고서 기분이 좋을 투수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하물며 그 타자가 프로 선수도 아닌 고교 선수가 아니던가.


크루즈 역시 지금의 홈런이 별로 유쾌하진 않았지만, 그는 표정을 관리한 채 담담 하려 애썼다.


‘지금은 홈런을 맞아도 할 말이 없는 실투였어. 그렇다고 해도 저걸 저렇게 풀스윙으로 잡아당겨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추다니. 어린 녀석이 보통이 아니군.’


크루즈는 지금 이 순간 왕태양이 다시 보였고, 그러자 갑자기 전에 없던 압박감이 그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MLB 복귀를 꿈꾸는 이 내가 마크 크라웃이나 브루스 카퍼도 아니고 고작 한국의 고교 타자를 상대로 이런 압박과 공포를 느낀다고?’


마크 크라웃과 브루스 카퍼는 현재 MLB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로 특히 크라웃은 현재 이견의 여지가 없는 MLB 최고의 타자이자 이미 HOF를 예약해 놓은 리빙 레전드였다.


그런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느껴야 하는 그 압박감과 공포를 왕태양을 상대로 느끼고 있으니 크루즈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니 당혹스럽다기보다는 어처구니가 없다 해야 더 정확할지 몰랐다.


어쨌건 중요한 건 그의 신경은 저 왕태양이라는 어린 타자를 마치 크라웃이나 카퍼 대하듯 상대하라 경고하고 있었다.


물론 앞의 공들에서도 그가 집중을 안 했던 건 아니었지만, 지금 이 두 번째 타석의 초구를 던지는데 그는 한껏 집중하였고, 144㎞의 고속 슬라이더가 종으로 떨어졌는데, 초구부터 과감하게 풀스윙을 하였던 왕태양은 그만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아이고 시원해라. 시원한 선풍기 바람이 여기까지 날아오네.”


그 헛스윙에 이태혁은 위와 같이 조소했지만, 사실 그는 속으로는 내심 조금 전의 홈런에 크게 당황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냥 우연이었겠지.’


라며 정신승리를 해보려 해도 쫄리는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한복판에 몰렸다고 해도 그 구속이 무려 157㎞이었고, 그 회전수가 2,511rpm이었는데, 그로서는 그 공을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맞춰서 담장을 넘긴다고 자신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는 내심 초조해지려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표정을 관찰하며 노지원과 이형준, 최금성은 고소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들 역시 조금 전의 왕태양의 홈런에 감탄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크루즈가 이번 시즌 직구로 맞은 홈런이 있었던가?”


최금성은 이런 의문이 들었는데, 이번 시즌 현재까지 크루즈는 일곱 개의 피홈런이 있었지만, 그 일곱 개의 피홈런은 모두 서클 체인지업을 던졌다 맞은 것이었고,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맞은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다시 말해 KBO리그의 난다 긴다 하는 타자들도 못한 일을 고교생 왕태양이 해낸 것이었다.


아무튼 볼 카운트는 어느덧 3-2 풀 카운트가 되었고, 6구였다.


공이 손에서 빠져나간 순간 실투임을 직감한 크루즈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한복판에 몰린 155㎞의 포심 패스트볼을 왕태양은 강하게 풀스윙하며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이번엔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겨버리고 말았다.


이 백투백 홈런에 분위기는 고요해지고 말았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제각각이었다.


충격, 공포, 당황, 어느 쪽의 감정을 느끼건 그건 그들의 의지이고 자유였지만, 특히 고교 1학년 만 16세의 어린 타자에게 후드려 맞고 있는 투수 본인이나 포수 류강북은 유독 더 큰 충격과 혼란을 느끼고 있었고, 특히 류강북은 거의 혼이 나갈 지경이었다.


‘이거 실화냐?’


그로서는 지금의 이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번 시즌 내내 크루즈와 같이 배터리를 이루며 그의 공을 받아 왔던 그가 느끼기에 현재 크루즈가 왕태양을 상대로 던진 공들은 크루즈가 이번 시즌 던졌던 공들 중에서도 제일 그 구위가 뛰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홈런을 허용한 157㎞, 155㎞의 이 두 포심 패스트볼은 현 KBO리그 최고의 타자라 할 수 있는 이태혁이나 이종후 같은 타자라 하여도 그것을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춘다고 장담하기 힘든데, 뜻밖에도 이제 고작 16세, 고교 1학년의 어린 타자가 그것을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춰 담장을 넘긴 것이다.


류강북 역시 왕태양과 왕태성이 초등학생 시절일 때부터 그들을 봐왔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왕태양이 새롭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크루즈는 온몸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단지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런 감정을 느껴본 건 한국에 온 뒤로 처음인가?’


크루즈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타자가 고교야구에 존재하는 것을 보면 그래도 한국 야구가 내가 생각하던 것처럼 마냥 수준이 낮은 건 아니었군.’


물론 초반에는 몸 상태도 아직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던 데다가 리그에 적응도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크루즈가 이 KBO리그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건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5월이 되면서 점차 몸 상태가 올라오고, 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그는 KBO리그를 압도하기 시작하였고,


그러다 보니 이 KBO리그가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수준이 더 낮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 그가 한국행을 택했던 건 KBO리그를 거쳐 다시 MLB에 복귀하여 훌륭한 활약을 이어가는 선수들을 참고했기 때문이었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서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야구를, 미지의 동양 야구를 접해보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직접 와서 경험한 한국 야구는 그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수준이 더 낮았기에 그는 내심 실망과 염증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물론 그가 이태혁처럼 대놓고 선민의식을 느끼며 그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고, 한국 야구를 깔보지는 않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내심 한국 야구는 수준이 낮다는 것이 편견으로 자리 잡혀가던 찰나에 뜻밖에도 오늘 왕태양이라는 이 만 16세의 어린 타자에게 혼이 나고 있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내심 수준이 낮다고 깔봐왔던 한국 야구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된 것이었고, 또 이 왕태양이라는 어린 타자와의 승부가 더 재미있게 된 것이었다.


‘지금껏 내가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지금부터 나는 더욱 힘을 낼 거다. 그러니 보스의 동생, 각오 단단히 하라고.’


그 각오와 함께 그는 다시 공을 던졌다.




본 소설은 픽션이며, 본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기관명, 인명, 상호 등과 그에 대한 묘사는 실제 현실과 전혀 무관한 철저한 허구이고, 만일 실제 현실과 같거나 비슷할 수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작가의말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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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제 91 회 +1 23.01.20 82 2 18쪽
90 제 90 회 +1 23.01.19 82 2 19쪽
89 제 89 회 +1 23.01.18 78 2 16쪽
88 제 88 회 +1 23.01.17 85 2 18쪽
87 제 87 회 +1 23.01.15 83 2 17쪽
86 제 86 회 +1 23.01.14 81 2 18쪽
85 제 85 회 +2 23.01.13 87 2 17쪽
84 제 84 회 +1 23.01.11 90 2 17쪽
83 제 83 회 +1 23.01.10 91 2 17쪽
82 제 82 회 +1 23.01.09 82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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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 80 회 +1 23.01.06 108 2 18쪽
79 제 79 회 +1 23.01.05 94 2 17쪽
78 제 78 회 +1 23.01.04 98 2 17쪽
77 제 77 회 +1 23.01.02 105 2 17쪽
76 제 76 회 +1 23.01.01 102 2 17쪽
75 제 75 회 +1 22.12.31 109 2 19쪽
74 제 74 회 +1 22.12.30 101 2 17쪽
73 제 73 회 +1 22.12.29 109 2 18쪽
72 제 72 회 +2 22.12.28 113 3 17쪽
71 제 71 회 +1 22.12.27 112 2 17쪽
70 제 70 회 +1 22.12.26 116 2 17쪽
69 제 69 회 +1 22.12.24 114 2 17쪽
68 제 68 회 +1 22.12.23 123 2 18쪽
67 제 67 회 +1 22.12.22 111 2 16쪽
66 제 66 회 +1 22.12.21 123 2 19쪽
65 제 65 회 +1 22.12.19 129 2 17쪽
64 제 64 회 +1 22.12.18 132 3 17쪽
63 제 63 회 +1 22.12.17 131 3 17쪽
62 제 62 회 +1 22.12.16 127 2 16쪽
61 제 61 회 +1 22.12.15 121 2 16쪽
60 제 60 회 +1 22.12.14 124 3 16쪽
59 제 59 회 +1 22.12.13 125 2 17쪽
58 제 58 회 +2 22.12.12 129 2 17쪽
57 제 57 회 +1 22.12.11 124 2 17쪽
56 제 56 회 +1 22.12.10 129 2 19쪽
55 제 55 회 +1 22.12.09 135 2 17쪽
54 제 54 회 +1 22.12.08 134 2 17쪽
53 제 53 회 +1 22.12.07 138 2 16쪽
52 제 52 회 +1 22.12.06 139 3 18쪽
51 제 51 회 +1 22.12.05 135 3 18쪽
50 제 50 회 +1 22.12.04 143 2 17쪽
49 제 49 회 +1 22.12.03 139 2 16쪽
48 제 48 회 (2022-12-03 17:43 수정) +1 22.12.02 144 2 17쪽
47 제 47 회 +1 22.12.01 149 2 17쪽
46 제 46 회 +1 22.11.30 146 2 17쪽
45 제 45 회 +1 22.11.29 150 2 17쪽
44 제 44 회 +1 22.11.28 147 2 16쪽
43 제 43 회 +1 22.11.27 167 2 17쪽
42 제 42 회 +1 22.11.26 152 2 17쪽
41 제 41 회 (2022-11-27 20:59 수정) +1 22.11.25 161 2 17쪽
40 제 40 회 +1 22.11.24 174 2 16쪽
39 제 39 회 +1 22.11.23 163 3 17쪽
38 제 38 회 +1 22.11.22 164 1 16쪽
» 제 37 회 +1 22.11.21 170 1 18쪽
36 제 36 회 +1 22.11.20 164 4 18쪽
35 제 35 회 +1 22.11.19 163 2 17쪽
34 제 34 회 +1 22.11.18 160 4 16쪽
33 제 33 회 +1 22.11.17 173 3 20쪽
32 제 32 회 +1 22.11.16 171 5 20쪽
31 제 31 회 +3 22.11.15 182 4 19쪽
30 제 30 회 +3 22.11.14 196 6 17쪽
29 제 29 회 +1 22.11.13 193 5 18쪽
28 제 28 회 +2 22.11.13 196 7 18쪽
27 제 27 회 +1 22.11.12 207 8 17쪽
26 제 26 회 +1 22.11.12 216 8 17쪽
25 제 25 회 +1 22.11.11 224 9 17쪽
24 제 24 회 +1 22.11.11 227 10 17쪽
23 제 23 회 +3 22.11.10 252 9 18쪽
22 제 22 회 +2 22.11.10 261 10 20쪽
21 제 21 회 +1 22.11.09 254 12 16쪽
20 제 20 회 +1 22.11.09 275 11 21쪽
19 제 19 회 +1 22.11.08 270 12 17쪽
18 제 18 회 +1 22.11.08 292 12 17쪽
17 제 17 회 +1 22.11.07 303 13 18쪽
16 제 16 회 +2 22.11.07 332 15 19쪽
15 제 15 회 +1 22.11.06 364 13 18쪽
14 제 14 회 +1 22.11.06 368 12 17쪽
13 제 13 회 +1 22.11.05 454 9 25쪽
12 제 12 회 +1 22.11.05 488 9 26쪽
11 제 11 회 +1 22.11.04 522 10 19쪽
10 제 10 회 +2 22.11.04 562 13 21쪽
9 제 9 회 +2 22.11.04 580 14 19쪽
8 제 8 회 +1 22.11.03 638 15 20쪽
7 제 7 회 +3 22.11.03 694 15 21쪽
6 제 6 회 +1 22.11.03 729 17 21쪽
5 제 5 회 +3 22.11.02 791 17 18쪽
4 제 4 회 +2 22.11.02 962 23 21쪽
3 제 3 회 +1 22.11.02 1,154 40 18쪽
2 제 2 회 +2 22.11.01 1,474 37 16쪽
1 제 1 회 +4 22.11.01 2,149 6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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