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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外客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집 쌍둥이가 야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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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外客
작품등록일 :
2022.10.26 10:41
최근연재일 :
2023.02.12 16:57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24,810
추천수 :
629
글자수 :
869,684

작성
22.11.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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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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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9쪽

제 11 회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DUMMY

11









왕태양과 왕태성이 평창동 본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었고, 그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정리된 후였다.


언제 그런 끔찍한 참변과 패륜이 있었느냐는 듯이 집안에는 다시 고요와 평화가 찾아왔다.


그리고 한수철을 구타하느라 기력을 소진한 왕천일은 침실의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고, 왕하윤이 그의 손과 발을 주무르며 안마를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시원하시죠?”


“오냐, 우리 공주님 손이 약손이구나.”


사실 왕하윤은 전문 마사지사로 나서도 될 정도로 안마에 소질이 있었고, 그렇기에 더욱 왕천일의 점수를 딸 수 있었다.


“하여튼 우리 공주님 또 괴롭히는 놈만 있으면, 얼마든지 말만 해. 이 할아비가 어떤 놈이든 그냥 아주 다 죽여 버릴 테니까.”


위풍당당하게 말하는 왕천일의 그 두 눈에선 이 문제아 손녀에 대한 사랑이 절로 묻어나오고 있었다.


한수철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이 대한민국 땅에서 왕하윤을 건드리고도 무사할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할아버지, 하윤이 귀엽고 사랑스럽죠?”


왕하윤이 갑자기 어울리지도 않게 혀 짧은소리를 내었다.


“그래. 우리 공주님, 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구나.”


말을 하면서 왕천일은 연신 왕하윤의 뺨을 쓰다듬었다.


왕천일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다정한 사람이었던가?


“그럼 하윤이 상 주세요.”


여기서 잠시 국어사전에 등재된 상이라는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를 제대로 알아보고 넘어가자.


‘뛰어난 업적이나 잘한 행위를 칭찬하기 위하여 주는 증서나 돈이나 값어치 있는 물건.’


국어사전에는 상이라는 단어의 뜻이 분명히 이렇게 적혀있다.


그렇다면, 이 뽕쟁이가 과연 뛰어난 업적을 남겼거나 잘한 행위를 한 것이 있을까?


물론 그러한 것이 당연히 없다는 것은 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알 것이다.


그럼에도 당당히 스스로 상을 요구하니 그 뻔뻔함이 실로 대단한 수준이었다.


“오냐. 이 할아비가 상을 주마.”


말과 동시에 왕천일은 왕하윤의 뺨에 뽀뽀를 하려 했다.


정말 실로 가관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어이가 없는 행동이 아닌가.


아무리 손녀가 귀엽고 예쁘더라도 다 큰 손녀를 앉혀두고 어울리지도 않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설마하니 이 자가 노망이라도 난 것이더란 말인가?


물론 그 뽀뽀를 당해야 하는 왕하윤도 속으로는 내심 질색했지만, 그 감정을 숨긴 채 다시 한껏 애교를 떨며 말했다.


“그 상도 좋지만, 다른 상이요.”


“그래. 우리 공주님, 어떤 상을 원하지? 어떤 상이든 원하는 것은 이 할아비가 다 주마.”


“그 신논현역 2번 출구에 있는 그 빌딩 있잖아요. 그거 저 주세요.”


순간 왕천일의 뇌가 정지되었다.


왕하윤이 말한 신논현역 2번 출구에 있는 대지 303평, 건평 3075평의 그 초대형 빌딩은 현재 그 매매가만 무려 1,5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현재 보증금이 50억 원, 월세만 무려 4억 원이 나오는 건물로 왕천일이 소유한 그 수많은 건물 중 알짜 건물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큰 건물을 대뜸 달라니, 어린 소녀가 겁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이 아닌가.


만일 왕천일의 다른 자녀나 손자 손녀가 대뜸 그 건물을 달라 그랬으면 먼저 재떨이부터 날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제일 사랑하는 손녀의 부탁인지라 왕천일은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 그 건물은······”


왕천일은 말을 흐렸다.


“어떤 상이든 원하는 것은 무조건 다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왕하윤의 애교와 투정이 이어졌다.


사실 왕하윤이 이미 이런 식으로 왕천일을 졸라서 증여받은 건물이 무려 여덟 채였다.


그 여덟 채의 건물 가치만으로도 이미 수천억 원이었고, 그 한 달 월세 수익을 다 합치면 무려 25억 원이었으니, 아무 일도 안 하고 평생 놀고먹어도 아무 걱정 없건만, 그럼에도 무려 15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건물을 또 욕심내니 그 욕심이 정말로 끝이 없었다.


게다가 왕천일이 자녀들 외의 손자 손녀들에게 따로 건물을 증여한 것은 왕하윤이 유일했으니 왕천일이 아무리 왕하윤을 편애한다 하더라도 이는 분명히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었고,


또 감히 겉으로 내색은 못 해도 왕천일의 이런 불공평한 처사에 내심 불만을 품는 손자 손녀도 있었다.


“어차피 저 아니면 태양이 삼촌이나 태성이 삼촌 주실 거잖아요.”


마치 건물을 맡겨놓았다는 듯이 너무나도 당당한 말투였지만, 실제로 왕천일은 그 건물을 왕태양이나 왕태성, 왕하윤 중 한 명에게 증여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왕천일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우리 공주님은 이미 많이 가져갔잖느냐. 이번엔 삼촌들한테 양보하려무나.”


그가 생각해도 이미 왕하윤에게는 과분하게 많이 물려주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든 것이다.


그러나 왕하윤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애교를 부리며 계속 졸랐다.


“그렇게 따지면, 삼촌들도 많이 받았잖아요. 이번엔 저 주세요.”


사실 그 말도 맞는 것이 왕태양과 왕태성이 이미 그 어린 나이에 증여받은 건물들만 해도 역시 각각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다른 자녀들이 겨우(?) 수백억 원 상당의 건물을 증여받았거나 심지어 왕태범처럼 아예 못 받은 자녀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너무 지나친 편애였다.


“생각 좀 해보마. 뭐 그게 그렇게 급한 일도 아니잖니.”


물론 왕천일이 아무리 생각을 해봤자, 어차피 그 건물은 왕태양이나 왕태성, 왕하윤 중 한 사람의 차지가 될 것이다.


왕하윤도 이를 잘 알았기에 더는 조르지 않았다.


사실 이렇게 미리 운을 띄워놓은 것만으로도 그녀는 자기가 왕태양이나 왕태성보다 유리해졌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자상한 호구 할아버지는 돌연 전혀 뜻밖의 말로 그녀를 기겁하게 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네 태라 고모랑 태린이 고모도 시집가는데, 그 아이들도 무언가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왕태라와 왕태린은 이미 5월로 결혼 날짜를 잡아놓은 상태였는데, 날짜를 잡아놓긴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식이 연기될 수도 있었다.


왕태라의 예비 시댁은 그 시아버지가 검찰 총장과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을 지낸 법조계의 명문 집안으로 현재도 그 시아버지는 법무법인 거성이라는 거대 로펌의 상임고문으로 법조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었으며 왕태라의 예비 남편 역시 법무법인 거성 소속의 변호사였다.


그리고 왕태린의 예비 시댁도 왕태라의 예비 시댁과 비교해도 꿀리지가 않는데, 그 시할아버지가 8선 국회의원이었고, 시아버지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후 6선 국회의원으로 대단한 명문 집안이었다.


왕하윤은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자칫 잘못하면, 본인이 점찍어둔 건물을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그리고 뜬금없이 등장한 새로운 경쟁자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느껴진 것이다.


그녀는 서둘러서 말을 돌렸다.


“고모들이 부러워요. 저도 얼른 시집가고 싶은데······”


왕태라의 나이는 왕하윤과 동갑이었고, 왕태린은 왕하윤보다 두 살 아래였다.


비록 항렬은 고모와 조카지만, 동년배로 함께 커온 친구, 자매나 마찬가지인 사이였기에 왕하윤은 왕태라와 왕태린의 결혼에 부러우면서도 쓸쓸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 우리 공주님도 이제 시집가야지. 이 할아비가······”


왕천일은 말하다 말고 말꼬리를 흐렸다.


본래는 “이 할아비가 최고의 혼처를 찾아주마.” 라는 말을 하려 했지만,


그가 생각해도 그것은 100% 불가능한 미션이었기 때문이다.


마약 전과만 무려 3범인 뽕쟁이 왕하윤의 악명은 대한민국 정·재계의 내놓으라 하는 명문 집안에 이미 쫙 퍼진 상태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대한민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집안이 뽕쟁이를 며느리로 데려갈 리가 없지 않은가.


그것은 명문가가 아니라 일반 가정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그 집안에 돈이 많다 해도, 재벌 집안 딸이라 해도 어떻게 뽕쟁이를 아내로, 며느리로 맞이할 수 있겠는가.


설령 뽕이라도 끊었으면 모를까 심지어 그녀는 지금도 여전히 뽕을 계속하고 있었다.


왕천일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우리 공주님이 아무리 내 눈에 사랑스럽고 예쁘더라도 아닌 건 아닌 거지. 나라도 그런 며느리 절대로 못 받아들이지.’


그는 본디 대단히 냉철하고 객관적인 사람이었다.


아무리 이 뽕쟁이 손녀가 자기 눈에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쁘더라도 아닌 건 아닌 거였다.


물론 왕하윤 본인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자기가 정상적인 집안에 제대로 시집을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혹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갑자기 우울해졌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 그냥 하루오 오빠한테 시집이나 갈까 봐요.”


여기서 그녀가 말하는 하루오 오빠란 202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재계서열 5위에 올라 있는 샤르그룹의 회장 신종진(시게미츠 마사오)의 3남인 시게미츠 하루오를 말한다.


로얄가의 최대 문제아가 왕태범과 왕하윤이라면, 샤르가의 최대 문제아는 시게미츠 하루오였다.


그는 왕하윤과 같이 히로뽕을 하며 뒹군 사이로 일본 국적이었기에 현재는 한국에서 강제 추방된 상태였다.


로얄가는 왕하윤을 사랑으로 품었지만, 샤르가에서 시게미츠 하루오는 완전히 내놓은 자식이었다.


왕하윤의 말에 왕천일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확실히 시게미츠 하루오는 어쩌면 왕하윤이 명문가로 시집을 갈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일 수도 있었다.


왕하윤의 악명이 대한민국 온 정·재계의 명문가에 퍼져 있듯이 시게미츠 하루오의 악명 역시 대한민국과 일본의 온 정·재계의 명문가에 퍼져 있기에 그 역시 명문가의 규수와 혼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블랙리스트로 찍힌 두 당사자가 결합하는 것이 어쩌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두 연놈······ 아니 두 남녀는 이미 살을 섞은 사이가 아니었던가.


다만, 문제는 시게미츠 하루오 역시 심각한 중증 뽕쟁이라는 점이었다.


뽕쟁이와 뽕쟁이가 서로 결혼을 하게 된다면, 두 사람은 절대로 뽕을 끊을 수 없고, 영원한 뽕쟁이가 되는 것이다.


왕천일은 사랑하는 손녀가 언젠가는 뽕을 반드시 끊고 새사람이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하긴, 그런 근거 없는 믿음이 아니더라도, 세상에 어떤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손녀딸이 영원히 뽕쟁이로 살기를 원하겠는가.


“그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안 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절대로 안 돼.”


그는 돌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이 사랑스러운 뽕쟁이 손녀에게 평생 큰소리 한 번 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다급한 나머지 그만 버럭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사실 왕천일로서는 시게미츠 하루오에게 더 학을 떼고, 이를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시게미츠 하루오는 왕하윤과의 섹스 동영상을 찍어 이를 인터넷에 유포하기 까지 했던 위인이었다.


시게미츠 하루오의 부친인 시게미츠 마사오가 와서 도게자를 박지만 않았어도 왕천일은 시게미츠 하루오를 죽여 놓았을 것이다.


“그냥, 농담 한 번 해본 거예요. 하지만, 하루오 오빠가 아니면, 누가 나 같은 애를 데려가겠느냐는 생각이 드네요.”


씁쓸함이 제대로 묻어나오는 왕하윤의 이 말은 이 뽕쟁이 손녀를 정말 끔찍이도 예뻐하고 위하는 팔불출 할아버지의 동정을 샀고,


또 그 팔불출 할아버지는 갑자기 불가능한 미션을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근거 없는 오기가 치밀어 올랐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할아비가 우리 공주님 혼처는 최고의 혼처로 찾아주마. 그러니 공주님은 이제 나쁜 건 다 정리하고, 조신하게 신부수업만 받으면 돼요.”


물론 이렇게 말을 해도 그 사랑하는 공주님이 뽕이라는 것을 끊을 리가 절대로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았다.


그는 다시 긴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지금이야 내가 굳건하지만, 만일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겨서 내가 쓰러지거나 죽으면, 이 가여운 아이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는 100세 이상을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지만, 사람 앞일은 한 치 앞도 모른다고, 그가 정말로 100세 이상을 살게 될지는 당연히 장담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는 한국 나이로 올해 77세로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이었고, 그의 동갑 친구, 혹은 그보다 어린 동생 중에서도 이미 세상을 떠난 이가 많았다.


만일 갑자기 자기가 죽고 없어진다면, 사랑하는 손녀가 한순간에 왕미연과 같은 취급을 당하며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역시 그 건물은 이 아이에게 주는 것이 좋겠어.’


지금 이 순간 그는 그 논현동의 1,500억 원 건물을 이 뽕쟁이 손녀에게 증여할 것을 확실히 결심했다.


자기가 죽고 나면 사랑하는 손녀가 집안의 천덕꾸러기가 될 수도 있다 -> 그러니 사랑하는 손녀에게 건물을 하나 더 증여한다.


이게 대체 무슨 근본 없는 의식의 흐름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자기가 굳건히 버티고 있을 때 사랑하는 손녀에게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은 것이 이 팔불출 할아버지의 심정이었다.


뭐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고, 시계는 어느덧 오후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나 왕씨 집안의 모든 식구가 다 모였지만, 왕태범만은 아직도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태범이는 역시 안 올 모양인데, 그냥 진행하시죠. 아버지.”


왕태욱의 말에 왕천일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제사가 다 끝나고, 제사 후의 식사까지 마치고 왕태양과 왕태성이 집에 돌아오니 시간은 어느덧 벌써 자정이었다.


왕태양과 왕태성의 일과는 보통 새벽 6시에 기상하여 달걀과 토스트, 과일주스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후 6시 30분까지 학교 훈련장에 가서 90분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이나 파워 트레이닝을 한 후 씻고 9시까지 등교를 한다.


그리고 학교 수업을 다 듣고 팀 훈련까지 마치면 오후 8시인데, 보통 저녁식사 후에 다시 10시 30분까지 보강 훈련을 하지만, 월요일과 금요일은 보강 훈련이 아닌 필라테스를 한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면 보통 11시이고, 씻고 잠시 개인 시간을 가진 후에 자정에 취침하는 고등학교 입학 후의 새로운 루틴이 확립되어 가고 있었다.


물론 오늘처럼 집안의 제사나 가족 모임 같은 특별한 일이 있을 시 어쩔 수 없이 이 루틴을 지키지 못할 때도 있지만,


어쨌건 다음 날을 위해서라도 두 사람은 이제 반드시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왕태양은 오늘 밤만은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대로라면 밤새워 뒤척이다 끝내 잠을 못 이룰 수도 있었다.


그는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따서 마시려는데, 이때 역시 잠을 이루지 못했던 왕태성이 나오는 것이었다.


“너도 잠 안 오냐?”


왕태성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본인도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땄다.


일단 미성년자 두 명이 사는 집의 냉장고에 어째서 맥주가 보관되어 있는지, 또 미성년자가 술을 마셔도 되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


“뭐 먹을 것 없냐?”


왕태성은 냉장고를 계속 뒤졌으나 딱히 맥주 안주로 먹을 만한 거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치킨이나 시켜먹자.”


“이미 맥주 땄잖아.”


“이건 그냥 먹고, 치킨 오면 또 따면 되잖아.”


그야말로 기적의 논리였다.


“난, 곱창이 좋을 것 같은데.”


“그래? 그럼 곱창으로 하자.”


결국에는 왕태성의 의견대로 야식으로 곱창을 시켜먹는 것에 합의한 두 사람은 바로 배달 앱을 통해 한우 모둠 곱창을 무려 8,000g이나 주문했다.


그렇게 배달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왕태양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발신자 번호를 보니 20살 차이가 나는 형인 왕태훈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는 전화를 받았다.


“자냐?”


“아니요. 태성이랑 야식 좀 먹고 자려고요.”


“형, 지금 태건이랑 셋째 매형, 큰 매제랑 같이 모여서 한잔하고 있는데, 너희도 생각 있으면 넘어와라.”


여기서 왕태훈이 말하는 셋째 매형이란 왕천일의 8남 7녀 중의 일곱째인 왕태미의 남편 김성혁을 말하고, 큰 매제는 왕천일의 8남 7녀 중의 아홉째인 왕태리의 남편 김주호를 말한다.


왕태양, 왕태성과는 23살 차이가 나는 누나인 왕태미는 두 살 연하의 매형 김성혁과의 사이에서 시연과 시후, 시아라는 세 조카를 낳았다.


그리고 왕태양, 왕태성과는 열여덟 살 차이가 나는 누나인 왕태리는 매형 김주호와의 사이에서 서아와 서준이라는 두 조카를 낳았다.


“혹시 여자 있는 술집 아니죠?”


왕태양의 말로 볼 때 왕태훈은 미성년자인 동생들을 룸살롱 같은 곳에 데려가 본적이 이미 한두 번이 아닌 듯했다.


“그런 곳은 아니고, 여기는 그냥 건전하게 노는 가라오케다.”


왕태훈은 굳이 ‘건전하게 노는’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고 새벽까지 영업하는 업소가 과연 건전한 업소일까?


“아. 그래요?”


왕태양의 말투에는 믿음의 기색이라고는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었다.


“미친놈아. 매형하고 매제도 있는데, 아무렴 내가 매형, 매제를 여자 있는 술집에 데려가겠냐? 누나랑 태리한테 맞아 죽을 일 있냐.”


“하긴. 그것도 그러네요. 형은 못 믿어도 매형들은 믿죠.”


왕태훈의 말은 분명히 믿음이 별로 안 갔지만, 왕태양이 알기에는 두 매형은 확실한 공처가였다.


그는 공처가인 매형들이 감히 겁도 없이 여자가 있는 술집에 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넘어올 거냐?”


“나가기 귀찮은데 그냥 형들이 오시면 안 돼요?”


왕태양의 말에는 귀차니즘이 절로 묻어나오고 있었는데, 동생이 20살 차이 나는 아버지뻘 형한테 하는 말치고는 대단히 싸가지가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정작 상대방은 그에 전혀 개의치 않은 듯 했다.


“그래? 뭐 사가면 되겠냐?”


“곱창 시켜놓았으니까 그냥 오세요.”


“알았다. 금방 가니까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전화는 끊어졌다.


“뭐야? 태훈이 형 온대?”


그렇게 묻는 왕태성의 말에는 짜증이 절로 묻어 있었다.


“나가기 귀찮아서 오라고 했어. 태건이 형이랑 매형 둘이랑 같이 해서 떼거지로 몰려온다는데?”


“오늘 잠자기는 틀렸네.”


왕태성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는 동안에 왕태양은 배달앱을 통해 한우 모듬 곱창을 4,000g이나 추가로 다시 주문했다.


참고로 왕태양과 왕태성이 배달을 시킨 식당에서는 한우 모듬 곱창을 400g을 5만 원에 파는데, 그걸 무려 12,000g이나 시켰으니 한 끼 야식에 무려 150만원을 태운 셈이었다.




본 소설은 픽션이며, 본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기관명, 인명, 상호 등과 그에 대한 묘사는 실제 현실과 전혀 무관한 철저한 허구이고, 만일 실제 현실과 같거나 비슷할 수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작가의말

내일 12시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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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제 94 회 +1 23.01.25 82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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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제 91 회 +1 23.01.20 82 2 18쪽
90 제 90 회 +1 23.01.19 82 2 19쪽
89 제 89 회 +1 23.01.18 78 2 16쪽
88 제 88 회 +1 23.01.17 85 2 18쪽
87 제 87 회 +1 23.01.15 83 2 17쪽
86 제 86 회 +1 23.01.14 80 2 18쪽
85 제 85 회 +2 23.01.13 86 2 17쪽
84 제 84 회 +1 23.01.11 90 2 17쪽
83 제 83 회 +1 23.01.10 91 2 17쪽
82 제 82 회 +1 23.01.09 82 2 17쪽
81 제 81 회 +1 23.01.08 90 2 17쪽
80 제 80 회 +1 23.01.06 108 2 18쪽
79 제 79 회 +1 23.01.05 94 2 17쪽
78 제 78 회 +1 23.01.04 98 2 17쪽
77 제 77 회 +1 23.01.02 105 2 17쪽
76 제 76 회 +1 23.01.01 102 2 17쪽
75 제 75 회 +1 22.12.31 109 2 19쪽
74 제 74 회 +1 22.12.30 101 2 17쪽
73 제 73 회 +1 22.12.29 109 2 18쪽
72 제 72 회 +2 22.12.28 113 3 17쪽
71 제 71 회 +1 22.12.27 112 2 17쪽
70 제 70 회 +1 22.12.26 116 2 17쪽
69 제 69 회 +1 22.12.24 114 2 17쪽
68 제 68 회 +1 22.12.23 123 2 18쪽
67 제 67 회 +1 22.12.22 111 2 16쪽
66 제 66 회 +1 22.12.21 123 2 19쪽
65 제 65 회 +1 22.12.19 129 2 17쪽
64 제 64 회 +1 22.12.18 132 3 17쪽
63 제 63 회 +1 22.12.17 131 3 17쪽
62 제 62 회 +1 22.12.16 127 2 16쪽
61 제 61 회 +1 22.12.15 121 2 16쪽
60 제 60 회 +1 22.12.14 124 3 16쪽
59 제 59 회 +1 22.12.13 125 2 17쪽
58 제 58 회 +2 22.12.12 129 2 17쪽
57 제 57 회 +1 22.12.11 124 2 17쪽
56 제 56 회 +1 22.12.10 129 2 19쪽
55 제 55 회 +1 22.12.09 135 2 17쪽
54 제 54 회 +1 22.12.08 134 2 17쪽
53 제 53 회 +1 22.12.07 138 2 16쪽
52 제 52 회 +1 22.12.06 139 3 18쪽
51 제 51 회 +1 22.12.05 135 3 18쪽
50 제 50 회 +1 22.12.04 143 2 17쪽
49 제 49 회 +1 22.12.03 138 2 16쪽
48 제 48 회 (2022-12-03 17:43 수정) +1 22.12.02 144 2 17쪽
47 제 47 회 +1 22.12.01 149 2 17쪽
46 제 46 회 +1 22.11.30 146 2 17쪽
45 제 45 회 +1 22.11.29 150 2 17쪽
44 제 44 회 +1 22.11.28 147 2 16쪽
43 제 43 회 +1 22.11.27 167 2 17쪽
42 제 42 회 +1 22.11.26 152 2 17쪽
41 제 41 회 (2022-11-27 20:59 수정) +1 22.11.25 161 2 17쪽
40 제 40 회 +1 22.11.24 174 2 16쪽
39 제 39 회 +1 22.11.23 163 3 17쪽
38 제 38 회 +1 22.11.22 164 1 16쪽
37 제 37 회 +1 22.11.21 169 1 18쪽
36 제 36 회 +1 22.11.20 164 4 18쪽
35 제 35 회 +1 22.11.19 163 2 17쪽
34 제 34 회 +1 22.11.18 160 4 16쪽
33 제 33 회 +1 22.11.17 173 3 20쪽
32 제 32 회 +1 22.11.16 171 5 20쪽
31 제 31 회 +3 22.11.15 182 4 19쪽
30 제 30 회 +3 22.11.14 196 6 17쪽
29 제 29 회 +1 22.11.13 193 5 18쪽
28 제 28 회 +2 22.11.13 196 7 18쪽
27 제 27 회 +1 22.11.12 207 8 17쪽
26 제 26 회 +1 22.11.12 216 8 17쪽
25 제 25 회 +1 22.11.11 224 9 17쪽
24 제 24 회 +1 22.11.11 226 10 17쪽
23 제 23 회 +3 22.11.10 252 9 18쪽
22 제 22 회 +2 22.11.10 261 10 20쪽
21 제 21 회 +1 22.11.09 254 12 16쪽
20 제 20 회 +1 22.11.09 275 11 21쪽
19 제 19 회 +1 22.11.08 270 12 17쪽
18 제 18 회 +1 22.11.08 292 12 17쪽
17 제 17 회 +1 22.11.07 303 13 18쪽
16 제 16 회 +2 22.11.07 332 15 19쪽
15 제 15 회 +1 22.11.06 364 13 18쪽
14 제 14 회 +1 22.11.06 368 12 17쪽
13 제 13 회 +1 22.11.05 454 9 25쪽
12 제 12 회 +1 22.11.05 488 9 26쪽
» 제 11 회 +1 22.11.04 522 10 19쪽
10 제 10 회 +2 22.11.04 562 13 21쪽
9 제 9 회 +2 22.11.04 580 14 19쪽
8 제 8 회 +1 22.11.03 638 15 20쪽
7 제 7 회 +3 22.11.03 694 15 21쪽
6 제 6 회 +1 22.11.03 729 17 21쪽
5 제 5 회 +3 22.11.02 791 17 18쪽
4 제 4 회 +2 22.11.02 962 23 21쪽
3 제 3 회 +1 22.11.02 1,154 40 18쪽
2 제 2 회 +2 22.11.01 1,474 37 16쪽
1 제 1 회 +4 22.11.01 2,149 6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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