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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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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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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7쪽

제 334화 서리하는 엘프

DUMMY

“그러니까... 이 두리안들을 먹고 싶다는 말이죠?”


수레 위에 걸쳐 앉은 은발의 엘프는 아직은 겁에 질려있는 듯한 표정으로,

제정신으로 돌아온 네메시스 일행들을 보며 그렇게 물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응! 정확히는 몇 개만 가져가고 싶어.”


“흐음...”


네메시스를 천천히 훑어보는 그녀의 모습. 그녀는 곧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두리안들이 최고급품이긴 하지만... 커피 향을 제외하고는 일반 두리안과 맛의 차이는 없어요.

그런데 굳이 이 두리안들을 찾는다면... 혹시.. 선물용?”


“응! 바로 그거야!”


“...당신의 여자 친구에게 줄 것인가요?”


네메시스의 적극적인 모습에 그녀는 다소 흥미가 생긴 듯이 물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아니라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정확히는 결혼할 예정인 연인에게♡ 아니. 서류상 이미 부부관계지만!!”


“.....”


그 모습에 못 말리겠다는 듯이 이마를 짚는 벨라와 람히르였고, 그 둘은 동시에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런 네메시스 일행들의 모습에 그녀는 후후. 하고 작게 웃더니, 자신의 뺨에 손을 댔다.


“꽤나 재미있는 분들이네요. 사정은 알겠어요.”


“아! 그렇다면...”


“하지만 이것들을 줄 순 없겠군요. 애초에 여러분에게 팔 생각도 없으니까요.”


그 대답에 순식간에 풀이 죽는 네메시스였고, 그 모습이 꽤나 귀여운지. 은발의 엘프는 웃음을 이어나갔다.


“대신에....”


“대신에?”


“제가 이 과일들을 딴 장소로 안내해드릴게요.”


그 말과 함께 수레에서 내린 은발의 엘프는 네메시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제 이름은 ‘플로’라고 해요.”


“...!!!!”


그 말에 순식간에 굳어지는 네메시스 일행들이었고 이에 그녀는 그러한 반응을 이해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이었다.


“혹시 저의 이름이 천 년 전 전쟁을 종결시켰던 녹색의 성녀와 이름이 같아서.

그런 반응을 보이시는 건가요? 기대에 어긋나서 죄송하지만. 저는 녹색의 성녀가 아니랍니다.

저의 이름은... 과거 ‘그녀’를 직접 보았던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저에게 지어준 이름일 뿐입니다.”


그리고는 싱긋 웃는 플로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내밀어진 그녀의 손과 악수를 하였다.


“...응. 상당히 특이한 이름이네. 미안해. 설마 그 이름을 여기서 듣게 될 줄은 몰랐어.”


“이곳은... 녹색의 성녀가 남긴 성유물이 있는 세계수의 영역이니까요. 그런 반응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네메시스는 잠시 고민하는 듯이 턱을 짚더니, 곧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순순히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내 이름은 네메시스야.”


“네메시스라... 좋은 이름이로군요.”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방긋 웃고는 몸을 돌렸다.


“저를 따라오세요. 인간인 여러분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속도를 맞추어드릴 테니까요.”


플로는 네메시스 일행들의 앞에 천천히 걸어 나갔고 이에 네메시스 일행들은 그 뒤를 따라갔다.

그녀가 가는 길은 주위에 마음대로 자란 이름 없는 식물들 탓인지. 숲의 엘프가 아니면 지나갈 길을 찾기 힘든 산길이나 다름없었다.


“근데....”


“?”


그녀는 앞서가면서도 이상한 듯이 귀를 까닥이더니, 네메시스 일행들을 돌아보았다.


“여러분은 엘프가 낯설지 않나 보군요? 대부분의 인간들은 엘프를 처음 만난 순간.

다소 경외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말이죠.”


“우리들의 일행 중에 엘프가 있거든.”


“...? 그럴 리가...? 푸른 달이 아니면 엘프를 직접적으로 만나기는 힘들 텐데...

만약에 당신들이 억지로 구속하고 있는 거라면...”


그녀는 슬며시 자신의 단검을 보여주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실버게이트에서 만난 일행이야. 그리고... 지금 두리안을 선물해줄 존재이기도 하고.”


“......”


네메시스의 대답에 상당히 재미있는 말을 들은 듯이 그녀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헤에? 당신의 연인관계인가요? 흐음.. 한 번 보고 싶군요..”


“하하. 내 연예문제는 그만두자고. 나도 너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니까.”


곁눈질하는 그녀의 모습에 네메시스는 그 상황을 웃어넘기며 역으로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야 말로 너에게 묻고 싶은 걸? 푸른 달에만 살아가는 엘프가 이곳에는 무슨 일이야?

이곳은 푸른 달과는 거리가 먼 곳인데?”


“저희 푸른 달의 엘프들은 오랜 과거부터 이곳의 드루이드들과 교류를 해왔습니다.

이곳의 드루이드들은 다른 인간들과는 달리 야수정령과 함께 지낼 정도로 자연친화적인 존재들이니까요.

저는 플로의 축제를 기념하는 푸른 달의 사절단의 한 명으로서, 이곳에 30년 전부터 계속 방문해오고 있는 엘프입니다.”


그녀는 그 말과 함께 네메시스 일행이 온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플로의 활의 선택을 지속적으로 받아. 축제의 퍼레이드에서 ‘플로’의 역할을 지금까지 해왔답니다.

이곳에서 절 만난 것은 여러분에게 행운이라고요? 후후.”


“플로의 활의 선택?”


“네.”


네메시스의 의문어린 말에 그녀는 조잘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저녁.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불꽃놀이로서, 이곳의 대드루이드이신 로키님께서 녹색의 성녀가 남기고 간 성유물인 활로 화살을 하늘로 쏘아 올리면,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신선한 녹색의 빛이 주위 존재들 중 그 해 축제의 ‘플로’를 결정한답니다.

로키님의 말 대로면 가장 ‘플로’와 비슷한 존재가 그 선택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플로로 선택된 존재는 퍼레이드의 주인공으로서 미리 준비되어 있는 거대한 마차에 올라. 이곳 거리를 행진한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축제의 열기가 거리를 가득 메우죠~. 인간들의 축제치고는 상당히 볼만하다고요? 후후.”


“흐음... 그러면 그 활은?”


“축제가 시작되면 드루이드들이 지키고 있는 신전의 중앙에 배치되어, 민간에서도 구경할 수 있도록 해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는 거죠?”


“나에겐 흥미가 있는 물건이라서.”


네메시스의 대답에 그녀는 실눈을 뜬 얼굴로 네메시스를 힐끔 보았다.


“만약 훔칠 생각이면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이에요. 그것은 먼 과거에 세상을 지켜낸 녹색의 성녀의 것이지.

당신들의 것이 아니에요. 게다가 그곳을 지키는 드루이드들은 보통 강한 것이 아니라고요!”


“만약 본인이 찾으러 온다면?”


네메시스는 장난기어린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고 이에 플로는 멈추더니, 곰곰이 생각하며 머리를 굴렸다.


“음.... 이곳의 드루이드들은 언제까지나 세상을 지킨 플로에 대한 예의로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니...

본인이 돌아온다면 돌려 줘야겠.... 가! 아니잖아!

애초에 녹색의 성녀는 세상을 지킨 이후. 죽었다고요! 이곳의 드루이드들은 언젠가 플로가 부활해서 돌아온 거라 믿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럴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죽은 것이 부활하다니. 무슨 어린아이의 생떼도 아니고!”


“........”


그 말에 네메시스의 일행들 사이로 침묵이 감돌더니, 네메시스에게 시선이 집중되었고 그 분위기에 그는 식은땀을 흘렸다.


“어린아이의 생떼를 부려서. 미안해! 그러니 그런 시선으로 나를 보지 말아줘. 벨라! 람히르!”


“?????”


플로라가 4세계 괴물들 중 예외적으로 부활한 것은 죽었던 당시에 곁에 모든 주신들이 있는 것도 컸지만...

가장 큰 원인은 플로라의 죽음으로 폭주하기 직전인 네메시스였고,

이에 네메시스를 막기 위해, 빛의 주신 켈렌트는 플로라의 부활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플로라의 부활은 네메시스의 생떼가 맞긴 했다.

문제는 그 생떼의 담보가.... 모든 ‘세계’들이라서 문제지.

만약 빛의 주신 켈렌트가 플로라의 부활이란 조건을 꺼내지 않았으면, 그 담보는...

네메시스의 검은 피에 물들여져서, 모두 사라졌을 것이다...

영.원.히.


“아무튼! 만약에 본인이 찾아간다고 할 때. 소유권은 문제가 없겠네?”


이미 헤임달과 상의한 사항이었지만, 네메시스는 혹시 몰라서 질문을 하였고, 이에 플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당연하겠죠?”


“그럼 됐어. 후후. 이거면 세레나도 안심하겠네.”


“????”


그 말에 플로는 의아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곧 도착한 듯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바로 여기에요.”


“....!”


투명한 얇은 막을 통과하자. 보이는 광경은 수많은 과일들이 열려있는 과수원이었고.

여러 종류의 과일들의 향들이 그곳 안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코에 느껴졌다.


“여긴...”


“드루이드들의 과수원이에요. 이곳의 결계는 병충해를 막기 위함이고요.”


그 말과 함께 태연하게 과일을 따서, 입으로 가져가는 플로의 모습이었고 이에 네메시스 일행은 식은땀을 흘렸다.


“잠깐! 그럼 이곳 과일들의 소유는...”


“드루이드들 것이냐고요? 그 질문은... 틀렸어요. 이곳은 그 분의 ‘양보’로 인해 생겨난 곳이에요.

다만 드루이드들이 멋대로 결계를 쳐서, 다른 이들의 눈을 가렸을 뿐이죠.”


플로는 그 말과 함께 세계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현재의 계절은 초겨울. 본래라면 과일이 열려선 안 되는 시기이죠. 하지만 이곳 세계수의 영역은 달라요.

이 시기야 말로 식물들이 수많은 과실들을 맺기 시작하죠. 그 이유가 왜일 것 같아요? 그것의 정답이 바로 저분이세요.”


그녀는 그 말과 함께 또 다른 과일 하나를 따서 입에 물었다.


“세계수님은.. 이 세계수의 영역을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존재죠. 그분께선 거대하기 짝이 없는 가지들을 하늘 위로 뻗어.

이곳에 내리는 대부분의 햇빛을 흡수하고, 지하로 뻗어있는 수천의 뿌리들은 지상의 모든 양분을 흡수하죠.

그 결과. 세계수를 제외한 다른 식물들은 이 영역에서는 생존하기 힘든 조건이에요. 대부분의 양분을 세계수님이 먹어치우니까요. 그러니 본래라면 이곳의 식물들은 세계수를 제외하고는 전부 말라붙는 것이 정상이에요.

하지만.. 여러분이 보는 것처럼 이곳의 숲은 울창해요. 그 이유가 왜 그럴 것 같아요?”


“세계수가... 양분을 나눠주었다?”


네메시스의 대답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고 있던 과육을 삼키고는 대답했다.


“정답이에요. 이곳에 숲이 무성한 이유는 단 하나 뿐. 세계수가 자신이 얻은 영양분의 일부를 주위에 나눠주기 때문이에요.

특히 겨울이 다가오기 직전. 바로 오늘과 같은 초겨울에는 세계수가 다른 식물들이 겨울에 고사하지 않도록 영양분을 주위에 가장 많이 나눠주는 시기에요.

그 결과.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처럼 이곳의 식물들은 그 시기에 과육을 맺도록 발전해왔어요. 정말이지. 쓸 때 없이 착한 분이시죠.

식물의 사회는 우리 동물들의 사회보다 냉혹하고 차가운 곳인데도. 홀로 남을 돕는 관대함을 보이는 분이니까요.”


“....무슨 말이야?”


벨라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플로에게 되물었고 이에 그녀는 주위 식물들의 줄기를 어루만졌다.


“식물은 우리와는 달리.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평생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들이에요. 그렇기에 그들은 주위 경쟁자들을 제거해오면서 냉혹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에요.

주위 환경이 나빠지면 우리들은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들은... 그들과의 경쟁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죽어버리니까요.

그렇기에 그들은 태어나면서 계속 전쟁을 벌여오고 있어요. 다만... 천천히 주위 경쟁자들을 죽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눈에 띄지 않을 뿐이지만요...

그렇기에 제가 세계수님이 관대하다고 한 것이에요. 그분은 무언가 약이라도 잘못 집어먹었는지. 몇 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다른 존재들을 도와주는 특이한 존재니까요.

그렇기에 이 세계수의 영역이 세계수의 자비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에요. 그가 마음만 먹은 다면...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말라 죽여 버릴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러니...”


그녀는 과실의 심까지 모두 먹어치우고는 배를 문지르더니 말을 끝내었다.


“이 세계수의 영역의 모든 것들의 소유는 세계수님의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리죠. 다만 인간들이 멋대로 가치를 매겨서, 자기 것이라 우기는 것뿐.

이 과수원만 하더라도 세계수님의 양분이 나눠졌기 때문에 생겨난 곳 일뿐. 드루이드들이 멋대로 자기들의 수익원으로 써먹고 있죠. 정말이지. 세계수님이 보면 한탄할 모습이에요. 흥!

그러니 제가 몰래 여기서 집어먹어도 문제는 없다고요? 이건 세계수의 자비니까요.”


그리고는 또 다른 과일을 서리하는 그녀의 모습이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주위를 둘려보았다.


“네 말 대로면 이곳의 모든 것들은 빛의 주신의 소유겠군. 세계수가 받아먹는 양분이 온 곳은 빛 때문이니까 말이지. 그러니 빛의 주신의 허락이나 받지 그래?”


“....”


네메시스의 말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현재 드림랜드에는 빛의 주신 켈렌트가 창조했다고 필멸자들에게 알려져 있었고,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녀의 논리대로면... 빛의 주신 켈렌트에게 가장 먼저 허락을 구해야겠지.

좋든 싫든. 1세계를 돌아가게 하는 에너지원은 빛의 주신과 어둠의 주신이었으니 말이다.


“그냥 서리라고 하면 될 것을...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기 좋지 않아. 친구.”


“누...누가 합리화라고 했나요! 단지 세계수의 자비를 빌린 것뿐이라고요!”


“애초에 드루이드들은 세계수를 보호하고 지키는 임무를 지니고 있는 존재들이니, 이곳은 세계수가 그들에게 내리는 봉급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 아무리 드루이드라도 풀만 뜯어먹곤 살 순 없잖아? 그러니 너의 생각은 어때?”


“그.. 그렇다면 드루이드들이 멋대로 이곳을 독점해도 괜찮다는 건가요? 당신은?!”


“세계수가 직접 금지한다는 말은 안했잖아? 내가 아는 그녀라면 자신이 금지한 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는 너그럽게 넘어가는 편이야.”


“그녀?”


“왜?”


네메시스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한 플로였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 또한 이질감을 느꼈다.

무언가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수랑 다른 듯한...


“세계수님이 여성이셨나요?! 게다가 말이라니요? 마치 세계수가 말하는 것을 직접 보신 것처럼..”


‘.....뭐?’


네메시스의 기억과는 다른 부분이 감지되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오히려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필멸자들에게 세계수가 직접 말을 건 적이 없어? 정말로?! 그 수다쟁이가?!!!”


“식물이 어떻게 말을 합니까!!! 당신이야 말로 무슨 소리를...”


“그녀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단 말이야! 보통 자기 의견을 말할 때. 자신의 아바타로 입을 계속 놀리는 성격이거든.

정말 직접 말한 적이 없어? 내가 알기로는... 그녀는 이렇게 말하거든.

‘있지! 있지! 오늘 나의 가지에 둥지를 튼 새들의 숫자가....’

‘있지! 있지! 오늘은 날씨가 정말 맑아~. 나랑 주위 경관이나 보러 놀려가자~.’

이런 말들을 자신의 아바타로 드루이드들에게 한 적이 없다고?

내가 아는 세계수라면 이렇게 끝없이 주둥이를 나불대고,

신자들인 드루이드들이 피곤할 정도로 그들을 끌고 다니는 성격이란 말이야!!!

그것도 밤새도록!!!”


“수다쟁이라니... 당신이야 말로 이상합니다!! 전설 속의 고귀한 존재가 어떻게 그런 말투를....”


‘전설이라... 우리들의 곁에는 이미 전설적인 존재가 있는데 말이지...’


그녀의 반응에 벨라랑 람히르는 조용히 그 생각을 하고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그녀들과 함께 다니는 네메시스나 제우스, 말리고스만 하더라도 주신과 4세계 괴물들이라는 전설 속에서나 볼 법한 존재들이었고, 그들의 성격은.... 고귀함과는 백 광년 쯤 떨어진 존재들이었다. 네메시스만 하더라도 푼수기가 하늘을 찌르니...

애초에 전설이란 것은 그다지 믿을 것이 못되는 것들이었다.


“세계수는 정말 그런 성격이었다고! 그녀의 취미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아바타가 입고 있는 스커트를 자신의 손으로 들어올려,

자기 팬티를 남에게 보여주기일 정도라고!!

그 때문에 과거의 드루이드들이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런 그녀가 과묵해졌다고? 농담이지?!

말괄량이도 그런 말괄량이가 없는데?!!!”


세계수의 성격이 고스란히 네메시스의 입에 의해 폭로되기 시작한다. 이에 플로의 입이 벌어지더니,

곧 기괴한 생물체라도 보는 듯한 시선으로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우...웃기는 소리를 하지 마세요. 세계수님이 그럴 리가... 당신이 거짓말을 하는 거겠죠!”


‘네메시스는 4세계 괴물이라 거짓말을 못 하는데... 저건 순수 경험담일 걸....?’


그녀의 현실부정 하는 모습에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벨라와 람히르였다.


“애초에 당신이 세계수를 직접 만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것을 아는 건가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인간!!!”


‘내가 직접 만났어... 그것도 천 년 전에...’


그녀의 반응에 조용히 뒷말을 삼키는 네메시스의 일행들이었다. 하긴야. 겉모습은 젊은 인간으로 보이는 네메시스가 천 년 전에 세계수랑 만났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밖에 듣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이 사실에 네메시스도 입을 다물었고 그 모습에 그녀는 흥! 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하여간 인간들이란!!! 항상 거짓말을!!!”


“휴우... 그럼 내가 거짓말을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세계수는 어떻게 자기의견을 전달하는데?”


“오직 대드루이드 로키님을 통해서 의견을 전달하십니다만?”


“그렇다면....”


“드디어 찾았다! 역시나 이곳에 있었군요! 플로님!!!!!”


네메시스는 현 세계수의 상태에 대해 묻기 위해 더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 전에 드루이드들과 엘프들이 섞인 무리들이 그녀를 보며 소리쳤고, 이에 놀란 듯이 그녀의 귀가 뾰족하게 세워졌다.


“윽! 어떻게 나를 찾은 거야?!”


“갑자기 사라졌기에 보나마나 이곳에 과일들을 서리하러 올 줄 알았습니다! 당신이 한두 번 서리하십니까?! 네에?!!!!”


이에 급히 도망가려는 그녀였지만, 야수정령을 강신하고 달려든 드루이드들을 피할 수가 없었고,

곧 드루이드들에게 포위된 그녀는 항복이라는 듯이 양 손을 조용히 올렸다.


“하여간! 오늘 축제의 주인공이 되실 분이 서리라니요! 세계수님도 이 사실을 알면 통탈할 겁니다!”


“....세계수는 이 정도는 쉽게 용서하는 말괄량이라고 하던데.”


그렇게 변명하면서 네메시스 일행을 힐끔! 보는 그녀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 외부인들은 또 누구입니까?! 설마... 플로님을 유혹해서, 과일들을 서리하게 만든 것이 당신들입니까?!!!!”


드루이드들의 잔소리에 그녀는 위축되었고 할 말이 없는 듯이 손을 모와, 자신의 검지들을 맞부딪히고 있을 뿐이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그들의 앞으로 걸어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드루이드 헤임달님의 부탁이 있어서 말이죠. 드루이드들을 만나면 이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와 함께 네메시스는 드루이드들의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 헤임달에게 받아둔 신분증을 꺼냈고, 그것을 확인한 드루이드들은 공손하게 몸을 숙였다.


“확실히 헤임달님의 신분증이군요... 그럼 이곳에 무슨 볼 일로...?”


“과일 좀 몇 개 따가고자 합니다. 우연히 만난 이 엘프분께선 길을 모르는 저희들을 여기까지 안내해주시느라. 같이 왔고요. 아무래도 헤임달님은 바빠서 말이죠.”


태연한 네메시스의 대응에 벨라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네메시스를 보았다.


[우와! 네메시스! 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은 아니야. 헤임달의 부탁으로 이 신분증을 받은 것은 진실이고, 우리들이 이곳에 과일을 따러 온 것도 진실이잖아? 다만 개별 진실일 뿐. 둘이 같은 것은 아니지. 저들이 멋대로 오해한 것뿐이야. 그리고 저 엘프가 이곳까지 길을 안내한 것도 진실이니. 문제없어. 후후후.]


거짓말은 안했다. 그저 상대가 오해할 정도로 약간의 진실을 숨겼을 뿐. 눈앞의 드루이드들을 속이는 데에는 그거면 충분했다.

그가 받은 헤임달의 신분증이 드루이드들 사이에서도 꽤나 신뢰성이 높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 덕에 네메시스 일행들을 본 드루이드들은 헤임달의 심부름으로 왔다고 생각하겠지.


“사...사실이에요! 이분들께서 심부름 가는 길을 모르기에, 전 안내를 해준 것뿐이라고요!!!”


서로 이 전개를 짠 것마냥. 호흡이 착착 맞기 시작한 네메시스와 플로. 플로의 입장에선 드루이드들에게 쓴 소리를 듣기 싫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네메시스에겐 그런 편이 이익이었다.

그 둘의 합작에 드루이드들과 엘프들은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그런 여유로 두리안을 몇 개 따고자 합니다. 괜찮은가요?”


“물론입니다. 다만... 너무 많이 따 가시면 곤란...”


“많아봤자. 4개 정도입니다.”


“그럼 알겠습니다. 헤임달님에게 안부를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저희들을 도와주신 드루이드들에 대해서 헤임달님에게 잘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메시스의 말에 그들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플로는 손을 들었다.


“그... 그러니! 저도 이분들을 마저 안내한 다음에 플로의 신전으로 돌아갈게요. 드루이드분들.”


“.......”


과거에 얼마나 서리를 했는지. 불신이 어린 시선들이 그녀에게 꽂혔고 이에 네메시스는 그녀를 감싸주었다.


“만약 여러분이 생각하는 일이 벌여지면, 헤임달님에게 직접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그녀가 과일 서리를 하면 헤임달 보고 직접 혼나게 하겠다는 듯한 말. 이에 드루이드들은 속이 시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알기로는 헤임달은 상당히 엄한 드루이드로, 평소에는 다른 드루이드들에게 온화하나 도의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불같이 성을 내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헤임달이 혼내준다는 말에 그들은 알겠다는 듯이 돌아갔고 이에 네메시스는 미소 지었다.


“드루이드들이 ‘생각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나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지.”


“...치사해요. 네메시스님.”


그런 음흉한 모습에 람히르조차 네메시스에게 쓴 소리를 하였고 플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그렇게 잠시 후. 람히르와 네메시스는 과수원 곳곳을 다니면서 두리안들을 골랐고, 곧 독특한 커피향기가 흘러나오는 두리안 4개를 집어왔다.


“이 과수원에서 가장 최고급 두리안들이야. 내 코랑 람히르의 코로 확인했으니. 확실해.”


그 말과 함께 벨라와 플로에게 하나씩 던지는 네메시스였고 그것들을 받은 플로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이곳까지 안내해준 보답. 네가 수레에 숨겨둔 것들보다 맛있는 것이니. 확인해봐.”


“하! 전 엘프라고요! 당신들이 저보다 더 좋은 것을 고를 리가....”


그러면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단검으로 두리안의 옆을 정확하게 찔러, 반으로 가르고 있는 플로였고.

곧 내용물을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향기.... 모카향도 섞여 있잖아.. 나도 이런 특급은 별로 못 봤는데...?”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내부 과육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였고, 벨라는 철퇴 같은 모양의 두리안을 어떻게 깔지 모르겠다는 듯이 두리안의 꼭지만을 잡고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도와줄게.”


그 말과 함께 벨라의 등 뒤로 가서. 그녀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리는 네메시스였고.

그는 벨라의 손을 살짝 움직여. 두리안의 겉에 희미하게 있는 선을 가리켰다.


“꽤 튼튼한 두리안이지만, 일단 이것도 과일인 만큼. 내부가 열리도록 되어있어.

여기 희미한 선이 보이지? 이곳에 날카로운 물체를 집어넣으면 쉽게 깔 수 있어.”


“....!!!”


벨라는 자신의 손과 등 뒤로 느껴지는 네메시스의 체온에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그래? 얼굴이 빨개지고?”


“아...아무것도 아니야! 네메시스!”


이에 네메시스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어리둥절하면서도 그녀가 먹을 수 있도록 두리안의 껍데기를 깐 후.

근처 바위에 올려두었고 곧 스푼을 꺼내며 말을 이었다.


“내부가 상당히 부드러우니까. 이것으로 떠먹으면 될 거야. 그러니...”


두리안의 바나나 같은 부드러운 속살이 네메시스가 들고 있는 스푼에 손쉽게 퍼지더니,

그는 그것을 벨라의 입에 가져가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아~. 해봐! 벨라는 이 과일이 처음이니. 먹기 힘들 테니까. 떠먹여줄게.”


“!!!!!!!!”


벨라의 얼굴에 경악이란 단어와 함께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곧 그녀는 콧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리며 손부채질을 했다.


“흐...흥! 이....이번만 특별히 먹... 먹어주는 거야!”


“......”


그러한 모습을 각자의 두리안을 먹으면서 지켜보고 있던 플로와 람히르였고 이에 플로는 람히르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물었다.


[벨라라는 인간은 아무리보아도 엘프로 보이지 않는데. 설마.... 둘이 불륜관계인가요?]


[아뇨. 네메시스님의 생각회로가 평범한 저희들과는 너무 달라서 하는 일일걸요?

네메시스님은 별 의미 없이 남을 배려한다고 저러는 것이에요]


그 말과 함께 람히르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고 이에 플로는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남자... 상당히 피곤한 성격이네요. 저런 성격이면 주위에 여러 날파리가 몰려들겠어요...

저 인간과 연인이신 분의 마음고생이 심할 것 같네요. 저런 인물이면 무의식적으로 주위에 호감을 사고 마는 타입이니...]


[........]


그녀의 말에 람히르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 체. 자신의 몫의 두리안을 조용히 삼켰을 뿐이었다.


[설마... 당신도?]


[...네. 바보 같은 일이지만 말이죠.]


[.....]


람히르의 반응에 플로의 시선이 벨라를 떠먹여주는 네메시스를 향했고 그녀는 곧 다시 람히르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 상황을 모르는 건가요? 저 인간은?]


[네... 네메시스님은 정말 우리들의 마음을 모르실 걸요? 이런 부분은 둔한 분이라...]


[정말로?!! 네메시스란 저 인간... 엄청 나쁜 자식이네요... 정말...]


플로는 조용히 이마를 손으로 짚었고 람히르는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래도... 미워할 수는 없는 분이에요. 오랜 과거부터... 오직 자신의 연인만 바라봐온 존재라서..

스스로 가능성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이 마음을 품게 되더라고요...]


네메시스는 오직 플로라만을 바라봐온 괴물이었다. 그것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모든 세상을 불태우는 한이 있더라도, 플로라를 지키려고 하는 괴물이었다.

그는 실제로 그 일을 행할 뻔했으며, 그가 걸어온 길은 한 점의 흐트러짐이 없는 일직선의 길.

그런 존재에게 멋대로 마음은 품은 것은 자신들이었다. 정말... 바보 같은 일이었다.

네메시스와 언제까지나 일행일 수는 없었다. 언젠가 그는 세레나와 함께 4세계로 돌아갈 것이고...

람히르와 벨라는 네메시스와 헤어져 각자가 있어야하는 곳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정리해야하는 마음... 하지만...


[이 마음을... 잊고 싶어도 잊어지지 않더라고요.

버리고 싶어도... 버려지지 않고...

전 언제라도 그의 곁에 있고 싶어요.]


그 말과 함께 람히르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그녀의 심장박동이 피부 밑으로 느껴졌다.


‘.......’


아주 약간... 그곳에서 느껴지는 검은 피의 기척. 그리고 그것을 억제하고 있는 술식이 느껴졌다.

그것은 네메시스에 의한 것. 이 술식이 끊어진다면 자신은.... 네메시스의 곁에 있어도 되지 않을까....?


‘윽!!!’


수면 아래의 욕망이 증폭된다. 이에 람히르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머리를 부여잡았고.

그러자 멈추어진 람히르의 시간 속에서 그녀의 머릿속으로 속삭임이 들려왔다.


[그럼.... 네 것으로 하면 되잖아? 람.히.르.]


‘비스트 2위...!!!!’


살인귀에게 당한 피해를 모두 회복한 것인가? 언제 들어도 불쾌한 울림이었다. 네메시스와의 연결을 통해 그녀에게 접촉하는 간교하기 짝이 없는 악성의 목소리.

그것은 네메시스의 검은 피를 받아들인 존재들 중. 오직 람히르에게만 접촉이 가능한 비스트 2위의 목소리였다.


[왜 그렇게 놀래? 난 그저 너에게 조언만 해주려는 것뿐이야.]


‘당신의 조언은 필요 없어요. 당장 사라져요!’


[서열 1위 괴물.. 그래.. 스스로를 네메시스라 자칭하는 저 악마를 곁에 영원히 두고 싶지 않아? 응?]


으드득!


‘닥쳐요. 다시 말하지만 필요 없어요!’


[지금의 네메시스는 너보다 약한 상태야... 육체가 없는 나는 아무런 행동을 못하지만...

너는 다르지... 넌 현재 네메시스보다 강해... 안 그래? 그러니 네메시스가 약해지는 이 영역에서...]


‘닥치라니까요!!!!!!’


[네메시스의 날개를 계승하면 돼.]


‘?’


문뜩 들려온 그 말에 람히르는 이상함을 느꼈다. 저 존재는 분명 자신으로 하여금 네메시스를 해하려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녀의 흥미가 돋는 단어가 있었다.


‘계승?’


[오! 드디어 내 제안이 흥미가 돋나보군. 그래. 너는 네메시스의 검은 피를 받은 존재잖아?

그래서 그의 혈족으로서 취급되지. 안 그래?]


‘....그렇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한다. 이에 람히르는 맞장구를 쳐주었고 그 반응에 비스트 2위는 말을 이었다.


[그의 검은 피를 받은 존재면... 그의 모든 날개를 계승하는 것이 가능해.]


‘....무슨 말이죠?’


[검은 피란 물질들은 그것들을 통솔한 우두머리적인 존재가 필요해.

현재는 그 우두머리가 네메시스이고, 그의 날개는 검은 피의 일부가 속성으로 변환되어 나타난 것이야.

겉으로는 화려한 날개지만.. 내부로는 추악하기 짝이 없는 날개이지...

즉! 그의 검은 피 제어권을 네가 얻으면, 네 스스로가 ‘네메시스’가 될 수 있다는 소리지.

그리고 이 제어권을 얻을 조건은 간단해! 네메시스란 존재가 소멸하면 그 다음 혈족에게 그의 제어권한과 날개들이 이전되는 거야. 헤카테라는 귀찮은 것이 있지만...

너에게 잠재된 힘은 그녀보다 강력하니. 그녀 또한 죽여 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겠지.

게다가 과거의 네메시스의 날개라면 그의 날개를 계승하는 즉시. 정신오염이 시작되겠지만. 그가 조화의 날개를 가지게 된 현재라면... 네가 그의 날개들을 계승해도 조화의 날개가 지속적으로 정화하는 이상은 정신에 아무런 영향이 없어!]


‘조화의 날개가 없으면...?’


[조화의 날개가 없으면 네메시스의 정신도 서서히 악성을 띄기 시작해. 본래의 그라면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현재의 그는 ‘플로라’란 ‘백신’에 감염되어버렸거든.

네메시스가 예전처럼 인간성을 버리면, 검은 피가 그에게 영향을 못 끼치겠지만..

그게 말처럼 쉬울 리가 없잖아? 그 놈이 그토록 원하는 ‘사랑’이란 감정도 잊어버리게 될 텐데.

그것이 아까워서라도 네메시스는 그런 짓을 못해. 그리고 그것이.. 무적의 괴물인 네메시스를 죽게 만드는 거지.]


‘죽게 만든다고요?’


[네메시스가 비록 조화의 날개를 사용하긴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좀 먹는 독이기도 해.

평소의 그라면 재생력이 그 피해를 상회하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이 없겠지만.. 지금 네메시스의 꼴을 봐! 놈의 육체가 약해지면서, 조화의 독이 그를 서서히 죽여가고 있어.

현재 그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사라진다면 금방 재생하겠지만... 이 만큼 네메시스가 약해지는 순간은 보기 힘들어.

네메시스를 죽이려면 지금이야 말로 유일한 기회일 걸?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의 10번째 날개는 다시 태동하기 시작하였고. 만약에 그가 10번째 날개를 다시 펼치게 되면...

그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네메시스는 정말로 답이 없어져!]


‘정말 지식이 많군요. 비스트 2위. 당신은 네메시스의 10번째 날개의 속성도 아신가 보네요?’


람히르는 비스트의 기분을 맞추어주더니, 구슬리면서 물었고 이에 비스트 2위는 기분이 좋은 듯이 나불되기 시작했다.


[그거야 물론이지! 그건 이 엿 같은 ’검은 피‘에서도 빛나는 속성인 걸? 과거의 네메시스는 그걸 다루기도 했다고!

....뭐. 네메시스 본인이 한 번 사용한 뒤. 속성이 보충되지 않고 그대로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말이지.]


‘네메시스님이 10번째 속성을 사용하셨다고요? 하지만...’


[사용된 적이 없다고? 너희가 알기에는 그렇지. 하지만 난 이 내부에서 똑똑히 봤어.

그는.... 이상한 동굴에서 검은 피들의 위로 떠오르는 반짝반짝 빛나는 구체를 주워왔어.

그건 ‘검은 피’의 핵심적인 결정체이자. 진정한 본질이기도 해! 그 속성은 모든 속성들 중 가장 강하고...

필멸자들의 근원인 속성이야. 그리고 그곳에서 검은 피가 처음으로 태어났지.

요컨대... ‘검은 피’랑 ‘필멸자’는 서로 뗄 수 없는 형제와 같은 존재야.

그런 면에선 10번째 속성은 그의 9번째 날개이자 플로라의 속성인 조화랑 비슷한 개념이랄까?

조화는 ‘그들’이 생산하는 속성이니까 말이야... 그러니 ‘조화 속성’과 ‘10번째 속성’은 불멸자들의 근원과는 다른 ‘무한의 가능성’이 될 수 있는 거야. 필멸이... 무한에 도달하는, 혹은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으로!

그런 면에선 네메시스나 플로라나 꼴통이나 다름없어. 스스로가 자신들의 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놈들이니까 말이지.

플로라는 ‘그들’의 계획대로면 그러한 무한에 도달했어야하는데... 네메시스가 일찌감치 그 가능성을 차단해버렸지.

하여간 그런 부분의 눈치는 더럽게 좋은 놈이라니까.

자기를 죽일지도 모르니. 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버리는 것을 보면....]


‘잠깐?! 뭐라고요?!’


[뭐. 사소한 것은 넘어가자고. 람히르. 아무튼! 그는 10번째 속성을 과거에 사용했어. 그것도...]


비스트 2위는 뒷말을 끌더니, 네메시스가 바보 같다는 듯이 빈정거렸다.


[‘세피로트’ 혹은 ‘네메시스의 결계’라는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데에 말이지...

그러니 어떤 4세계 괴물들도 네메시스의 허락 없이는 그 결계를 뚫을 수 없어. 정말 바보 같은 일이야.

그렇게나 강력한 속성을 가지고 사용한다는 것이... 결계를 펼치는 데에 전부 사용하다니 말이야....

그것이 사용된 순간. 모두가 잊어버렸어. 네메시스도, 주위에 있던 666의 괴물들이란 멍청이들도, 그리고 4세계 본인마저도..!

그 덕에 네메시스의 검은 피에 살고 있는 나만이 그 모습을 기억할 수 있었지.

네메시스 본인도 그 결계를 어쩌다보니 완성했다고 생각할 뿐...

아무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그리고 아무도 의심하지 못하지. 서열 1위의 괴물이 펼친 것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

그 결계의 속성을 읽으려고 하지 않아! 읽은 후. 생소한 속성이 감지되어도 그저 검은 피에 의한 오류라고 치부해.

그러니 네메시스의 10번째 속성이 위험하다는 거야. 그것은 ‘인식재해’에 가까워!

네메시스가 그 속성으로 ‘세계’를 변화시켜도. 아무도 그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고 변해버린 세상을 당연하다고 여기게 될 거야.. 괴물도... 주신도... 심지어 창조주마저 속여 넘기겠지. 그 만큼 위험해!

그러니 네가 네메시스를 죽이고. 그의 날개들을 계승하면 그 힘이 너에게 들어오는 거야!

그걸로 네메시스를 부활시킨 후. 너의 곁에 두면 네가 원하는 욕망을 실현시킬 수가 있어! 그러니... 윽!!!!]


람히르는 자신의 시간이 다시 흘러가는 것을 느끼며, 발밑에 서늘한 감각이 느껴지자. 아래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뭐야... 이거?’


네메시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 람히르의 발밑에 도달해있었다. 그러자 람히르의 귓속으로 비명이 들려왔다.


[썩을!!! 너!!! 왜 거기 있어...?!! 으아아아악!!!!!!!]


뚝!


네메시스의 그림자는 순식간에 본래의 장소로 되돌아갔고, 그 직후. 비스트 2위는 침묵하였다.


‘비스트 2위? 대답 좀...’


[......]


하지만 비스트 2위는 람히르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고, 그 반응에 람히르는 네메시스의 그림자를 수상한다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그의 그림자는 이곳의 식사가 끝나는 동안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에 람히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대체 뭐하는 괴물인 걸까요? 비스트 2위라는 괴물은....’


목소리는 상당히 기분 나쁜 괴물이지만...

왠지 나타날 때마다 람히르에게 도움이 되는 괴물이라고 람히르에에게 기억되는 순간이었다.


‘네메시스님이... 세레나님의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말은... 무슨 말인 걸까요... 좀 더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비스트 2위는 람히르에게 많은 의문만을 남겼을 뿐이었고.

그 시각. 그들과 떨어진 곳에 있는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검은색 까마귀는 소리 없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작가의말

네메시스가 플로라의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떡밥은 이번 세계수의 편에서 설명될 예정입니다.

조화를 만든 존재들인 '그들'에 대한 떡밥도 말이죠...

그리고 10번째 속성은... 아쉽게도 1부에서는 볼 수가 없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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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 제 347화 기습의 묘미. +1 22.04.08 27 3 16쪽
347 제 346화 666의 괴물들이 걸어온 길. +1 22.04.08 29 2 21쪽
346 제 345화 악마는 선인의 탈을 뒤집어 쓴다. +1 22.04.08 24 2 24쪽
345 제 344화 퍼져나가는 역병. +1 22.04.08 27 3 29쪽
344 제 343화 666의 괴물을 만난 드래곤들. +2 22.03.31 51 2 27쪽
343 제 342화 그림자에 숨겨진 악몽. +1 22.03.31 36 2 30쪽
342 제 341화 낚시질에 걸린 물고기. +1 22.03.31 23 2 33쪽
341 제 340화 검은 피를 잇는 존재들. +1 22.03.31 28 3 34쪽
340 제 339화 야수사냥의 밤. +1 22.03.31 24 2 24쪽
339 제 338화 두리안을 선물해보았다. +2 22.03.23 30 3 18쪽
338 제 337화 마나의 의미. +1 22.03.23 24 3 21쪽
337 제 336화 수면 위로 올라오는 악. +1 22.03.10 33 3 24쪽
336 제 335화 악마들을 따르는 자들. +1 22.03.10 23 3 28쪽
» 제 334화 서리하는 엘프 +1 22.03.10 27 3 37쪽
334 제 333화 네메시스의 자식들. +1 22.03.10 30 2 29쪽
333 제 332화 용의 위로. +2 22.02.25 38 3 20쪽
332 제 331화 고통받는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2.25 40 3 26쪽
331 제 330화 네메시스의 준비. +1 22.02.25 32 2 32쪽
330 제 329화 세계수의 영역에 드리워진 그림자. +1 22.02.25 28 2 13쪽
329 제 328화 말리고스의 증오. +1 22.02.24 31 3 31쪽
328 제 327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8 +1 22.02.15 32 2 34쪽
327 제 326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7 +1 22.02.15 25 3 27쪽
326 제 325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6 +1 22.02.15 29 2 32쪽
325 제 324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5 +2 22.02.10 28 3 14쪽
324 제 323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4 +1 22.02.10 26 3 17쪽
323 제 322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3 +1 22.02.10 27 3 36쪽
322 제 321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2 +1 22.02.10 29 3 22쪽
321 제 320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1 +1 22.02.03 41 3 34쪽
320 제 319화 모든 세계를 비추는 녹색의 광채. +1 22.02.03 29 2 40쪽
319 제 318화 괴물은 어둠 속에서 기다린다. +1 22.02.03 29 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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