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6.12 18:00
연재수 :
686 회
조회수 :
55,038
추천수 :
2,106
글자수 :
6,086,572

작성
22.03.31 08:13
조회
24
추천
2
글자
24쪽

제 339화 야수사냥의 밤.

DUMMY

꿈틀! 꿈틀!!


“제우스 녀석.. 의외로 도움이 될 때가 있군...”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의 손아귀에서 힘차게 꿈틀거리는 길고 끈적끈적한 생물을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다소 징그럽다는 감정이 묻어나오는 얼굴로 람히르가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죠? 네메시스님? 이 생물... 뱀인가요?”


제우스의 양동이에 담겨있던 것은 현재 네메시스의 손아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뱀과 같은 생물체였다.

온 몸에서 점액이 흘러나와 잡기 힘들 텐데도. 네메시스의 손아귀는 아랗고 하지 않고 붙잡고 있었고.

그의 반대 손에는 잘 갈아진 네메시스가 애용하는 식칼이 쥐어져있었다.


“장어야... 꽤나 귀한 식재료지... 으흐흐..!! 설마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어.”


제우스의 말로는 이것은 이 세계수의 영역 주위의 늪지대에 살고 있는 물고기로,

아무래도 천 년 전 전쟁 당시에 우연히 2세계에서 1세계로 넘어온 후.

이곳에서 독자적으로 늪지대에 적응한 종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엄청나게 음흉한 미소네요. 네메시스님.”


“이 생선은 상당히 맛이 좋거든. 본래 있는 산지인 2세계에선 환경파괴랑 너무 맛있어서 그곳에선 거의 멸종해버렸지만...

이것을 이곳에서 만날지 누가 알았겠어?”


“..이 생물의 피에는 독이 있다고 하던데요?”


네메시스는 상당히 익숙한 솜씨로 장어의 숨통을 끊고, 손질해가면서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응. 그 때문에 장어의 피는 꼭 제거해줘야 해.

그래서 제우스에게 듣기로는 이곳 주민들은 장어를 장어젤리라는 괴랄한 방식으로 먹는 것 같지만...”


네메시스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런 네메시스의 등 뒤로 흘려 나오는 검은 아우라는,

그가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장어젤리는 장어를 그저 푹 고았다가. 만드는 요리라서 말이지...

본래의 맛은 그대로 사라지고, 미끌미끌 거리는 식감밖에 남지 않아!!

그래! 그건 장어요리에 모독과도 같은 음식이야! 정말이지...

내가 2세계 산업혁명 때에 그곳에서 처음 먹었던 그 경험은....”


그 식감과 맛은 네메시스란 존재에게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끔찍했다. 그것과 비교할 만한 것이라면...

제우스가 여장을 한 상태로 스커트를 들어 올리는 정도겠지... 이에 네메시스는 애써 분노를 삼키며 몸을 떨더니 곧 자신의 손가락을 자해하여,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피로 장어의 뼈를 용해시켰다.

보통의 요리사가 조리한 장어는 뼈를 제거해도, 잔가시가 남거나 살이 뭉개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네메시스만의 손질법이었다.


“벨라의 요리를 처음 먹는 기분이었지...”


“...상상이 어느 정도 가네요.”


람히르도 벨라의 요리를 먹어본 만큼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나는 제대로 요리할 생각이니까.

음... 메뉴는 장어덮밥이랑 구이들, 장어 회 등을 하도록 할까?

내가 하는 장어 회는 검은 피로 독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으니, 꽤나 특별한 요리라고? 후후.”


일반적인 장어회가 피를 빼기 위해 살을 다져야만 하는 것을 생각하면 제대로 된 식감의 장어 회를 먹으려면 네메시스에게 찾아가는 것이 좋았고, 그가 장어 회를 써는 솜씨는 고블린킹이 자신이 낚은 장어들을 네메시스에게 찾아가 부탁할 정도였다.

네메시스는 구이용으로 썰어둔 장어들을 접시에 담더니 람히르에게 물었다.


“쌈용 채소랑 소스는?”


“네메시스님이 말한 배합대로 만들었어요.”


람히르는 그 말과 함께 고추장, 소금, 간장, 데리야끼 소스 등을 보여주었고 이에 네메시스의 입에 함박웃음이 걸렸다.


“훌륭해! 그럼 소스를 바른 후. 내가 만든 결계에서 급속 숙성을 시켜두고 장어 덮밥을 한 후.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도록 하자.”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의 시공간 속성으로 만든 큰 그릇만한 반구체 형태의 결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이에 람히르는 장어 특유의 점액질에 질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소스를 바른 후. 그 내부에 집어넣었다.

조그만한 결계 내부의 시간을 가속화시켜 둔 것을 보면. 소스가 금세 장어 내부로 스며들겠지.


“당연하죠. 그런데. 네메시스님.. 여기에서 굽지 않을 건가요?”


소스만 바르고 굽지 않고 정리해둔 장어들을 본 람히르는 고개를 갸우뚱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입 꼬리를 올렸다.


“아아. 나에겐 조금 특별한 물건이 있거든. 같이 먹으면서 구우면 돼.”


“......?”


잠시 뒤. 중앙에 불판이 있는 바비큐용 테이블에서 장어를 구우며 장어덮밥을 먹기 시작한 네메시스와 일행들은 신기한 듯이 그 테이블을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람히르의 눈은 놀라운 발견을 했다는 듯이 눈동자가 떨리고 있었다.


“고기를 굽는 즉시 그 자리에서 먹을 수가 있는 테이블이라... 이런 것은 상상조차 못했네요....

이것도 4세계의 물건인가요? 상당히 편리하네요!”


보통 고기를 굽는 곳과 먹는 곳은 달랐으며,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상당히 불편한 것을 생각하면 굽는 사람 입장에선 상당히 편한 테이블이었다.

게다가 굽는 즉시 먹을 수가 있으니, 옮기는 도중 고기가 식을 염려도 없었다.

그 질문에 네메시스도 람히르의 말에 동의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2세계에서 사온 거야. 이런 좋은 아이디어는 2세계에서만 나오니까 말이지. 후후.”


“한국의 고깃집 테이블이잖아... 이런 것도 아공간에 넣고 다닐 줄은 몰랐네. 네메시스...”


다른 국가들에선 찾기 힘든 워낙 특이한 형태의 테이블이기에 제우스는 해당 이름을 말하였고.

그 말에 네메시스는 익어가는 장어들을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내며 입을 열었다.


“편리하니까 말이지. 난 다른 것은 몰라도 가전제품과 조리제품은 유용하다고 싶으면 다 사들이는 편이야. 제우스.”


그 말과 함께 장어가 완전히 익은 것이 확인되자. 네메시스는 장어를 집은 후.

미리 준비해둔 쌈용 채소에 싸서 세레나에게 다가갔다.


“아~!”


“당신... 진짜... 주위에 다른 일행들도 있는데... 이럴 거야?”


세레나는 그렇게 부끄러워하며 시선을 피했지만, 곧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받아먹었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의 입에 함박웃음이 걸린 것은 덤이었다...

그렇게 즐거운 식사시간 후. 제우스는 식기들을 설거지하러 테이블을 청소한 후.

자리를 떠났고 이에 네메시스 일행들(얼마 전에 합류한 고아인 메테우스를 포함)은 테이블에 앉아.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니.. 오늘 저녁에 수틀리면 제우스를 미끼로 빠져나오는 것을 잊지 말고, 그럴 경우. 벨라와 람히르는 이곳의 길을 읽혔으니,

세레나를 데리고 그 골목을 경유해서 이 숙소로 돌아와서 나를 기다려줘.

난 금방 되돌아갈 테니까 말이지. 어차피 오늘은 흑막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 주목적이니까 말이야.

혹시 이번 일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사항이나, 질문 있어?”


이미 일행들이 알고 있는 사항을 다시 주의시키는 정도뿐이기에 벨라와 람히르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세레나는 조용히 손을 들었다.


“음? 무슨 질문이야?”


“이번 계획에 대해 불만은 없어. 다만... 다른 것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데.

내 질문에 대답해줄 수 있어?”


“물론이지. 난 세레나에게 숨기고 싶은 것은 없는 걸?”


네메시스는 개처럼 꼬리가 있었으면 좌우로 힘차게 움직일 것 같은 표정으로 세레나에게 싱글벙글 웃으며 그렇게 대답해주었고.

이에 세레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을 이었다.


“당신이 과거 ‘플로라’의 가능성을... 제한했다는 것은 정말이야?”


“.......!!!”


순식간에 굳어지는 네메시스의 얼굴에 세레나는 실눈을 뜨며 그를 노려보았고,

네메시스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네메시스?”


“저기. 세레나... 어디서 그런 말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음?”


그 순간. 네메시스의 그림자가 치솟아. 그의 귀에 가까워지더니, 곧 다시 되돌아갔고 이에 그의 시선이 람히르를 향했다.


“그래... 검은 피를 경유해서 그가 멋대로 입을 놀렸군... 골치 아프게 됐어.”


“당신의 검은 피에 용해되어있다는 비스트 2위 말이지?”


“.....그래.”


비스트의 존재에 대해서 순순히 인정하는 네메시스였다. 이에 네메시스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을 느끼고는 세레나와 눈을 마주했다.


“그 놈의 말은 사실이야. 과거의 나는.... 너의 힘을 억제시켰어.

하지만 그건....”


네메시스의 손이 뻗어져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언제까지나 너를 지키기 위해서였어... ‘그들’로부터 말이지...”


“‘그들’? 그들이 대체 누군데?”


“...이 이상은 말해줄 수가 없어. 내가 현재 말해줄 수 있는 건. 세레나가 ‘그들’을 알게 되는 순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된다는 사실뿐이야.”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말을 멈추더니, 세레나의 눈치를 보았고 이에 그녀의 표정이 구겨졌다.


“옛날의 당신도... 그렇게 진실을 숨겨오다가 플로라를 엿 먹였지...

그런데 ‘또’야? 현재의 당신이 변했다고 생각한 것은...

내 착각이었던 거야? 네메시스?”


과거의 네메시스는... 이런 식으로 플로라를 엿먹여왔고 그 기억이 있는 세레나의 표정이 일그러지다 못해 분노로 가득차자.

네메시스는 슬픈 눈으로 자신의 손을 걷어 들였다.


“아니야! 이번은 아니야.... 정말로...!!”


“그럼 그들이 누군데? 그건 말해줄 수가 있잖아!”


“말할 수 없어.... 세레나는 ‘그들’을 알면 결코 안 돼... 적어도 ‘준비’가 될 때까진..”


으드드득!


세레나의 이가 갈리는 소리에 네메시스는 두 손을 모와 사죄했다.


“세레나.... 지금 내가 너에게 말해줄 수 있는 건. 네가 완전히 ‘4세계 괴물’이 되지 않는 한.

난 너에게 그들에 대해 말해줄 수가 없다는 거야. 만약 세레나가 그들에 대해 알게 되면....”


네메시스의 눈동자에 동요가 새겨진다.


“넌.... 죽는 것보다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려... 그러니... 그때까진 날 믿어줘.

네가 완전해지면 그들에 대해 설명해줄 테니까..”


“마음 같아선 당신을 무조건 믿고 싶긴 한데...”


“그럼....?”


“플로라의 기억은 당신이 다시 날 속이려고 한다고 하네. 흥!”


세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몸을 홱! 돌리더니 씁쓸한 뒷말을 남기고는 그 방을 그대로 나가버렸다.


“세레나....”


차가운 세레나의 반응에 네메시스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리고는 고개를 숙여버렸고.

이에 벨라는 네메시스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그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대체 뭐길래...? 지금 세레나가 떠났으니까,

우리에게 만이라도 이야기해봐. 내 이름을 걸고 세레나에겐 말을 안 할 테니...”


“...말할 수 없어.”


“대체 왜!!!!!”


벨라의 외침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들었다.


“세레나에겐 ‘그들’은 ‘인식재해’야. 그들에 대해 정확히 인식해버리면... 아무리 나라도 그 다음을 막을 수가 없어...

그렇기에 세레나를 사랑하는 나라도 그녀에게 직접 알려줄 수 없는 거야.

현재의 세레나는.... 아직 ‘그들’의 권한에 속해있거든...”


“...우..우는 거야?”


눈시울이 빨개진 네메시스를 보며 벨라는 당황해하면서 외쳤고 이에 네메시스는 슬픈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세레나가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내가 현재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라는 사실이야..”


“....어째서?”


“그러면 세레나가 내 곁에서 사라져버리게 되거든...”


“????”


알 수가 없는 의미모를 대답이었다. 어째서 ‘그들’애 대해 알아버리는 것이 세레나가 사라진다는 것인가?

하지만 네메시스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자리에서 힘없이 일어났다.


“혹시... 이 일 때문에 세레나가 돌발행동을 하려고 하면...

너희가 그녀를 막아줘. 드루이드들의 도서관에 다녀오고 나서..

내가 그녀를 어떻게든 설득시켜 볼 테니까... 부탁이야...!!”


“...알겠어. 다만.. 언젠가 세레나에게 진실을 말해주는 거지?”


“...응.”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정문 쪽을 향해 좀비처럼 휘청거리며 걸어 나갔다.

그 만큼 그의 현재 마음 상태가 심란하다는 뜻이겠지. 이에 람히르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그를 배웅했다.


“다녀오세요... 네메시스님.”


“다녀올게... 모두들.”


그 말과 함께 네메시스는 힘없이 숙소에서 빠져나갔고, 네메시스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세레나는 팔짱을 낀 모습으로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누군가’도 말이다...


-------------------------------------------------------------


‘....토할 것 같군.’


사랑하는 이에게 모든 진실을 토해내지 못하는 상황에 네메시스는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며,

해발 수천 미터에 있는 세계수의 줄기로 올라왔다.

현재의 높이는 약 1100m. 세계수의 허리에 해당하는 높이로 산소가 꽤나 낮아진 상태였다.

그곳에서 네메시스는 눈앞에 보이는 낡은 건물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좋게 생각하자... 언젠간 내가 세레나에게 알려줘야만 하는 일이야... 그러니... 나의 계획이 조금 빨라졌다고 생각하자....’


“그러니 그때까지만 날 믿고 기다려줘.... 세레나.”


주위에 아무도 없는 데도 그렇게 중얼거린 네메시스는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고 곧 도서관 근처에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 것을 느꼈다.


“....역시나군.”


너무나 고요했다. 이에 네메시스는 세레나에 대한 생각을 털어내며 각오를 다졌다.

하늘 위로 보이는 보름달이 아름답게 주위를 비추고 있었다.


“.......”


주위를 살핀 네메시스는 아무도 없자. 도서관 내부로 들어갔고, 그러자 수많은 두루마리들이 빽빽하게 박혀진 내부가 보였다.

이에 네메시스는 입구에 붉은 빛이 반짝이는 기계장치를 부착하고는 그곳을 지나갔다.


“........”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 결계 같은 것이 쳐져있는 것도 아니었다.

현재의 상황은 명백히 이질적. 하지만 네메시스는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헤임달에게 들은 대로 마녀의 저주에 대한 자료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여기군.”


꽤나 많은 양의 두루마리들이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망설임 없이 그것들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본래 계획한 대로면 이곳에서 해석해야겠지만... 자신의 예상이 맞다면 ‘손님’들이 자신을 찾아오겠지.


삑! 삑!


“....”


네메시스의 손목에 있는 팔찌에서 알림음과 함께 빛이 나와. 네메시스의 손목에 터치스크린이 비추어졌다.

이에 네메시스는 익숙하다는 듯이 피부에 비추어진 터치스크린을 살폈다.


“동작감지기에 감지된 움직임들의 거리는 이곳에서 800m. 숫자가 좀 많군...

뭐. 상관없나? 애초에 이럴 계획이었으니...“


어차피 자료들은 전부 아공간에 챙겼다. 해석하는 것은 손님들을 맞이해준 뒤에 해도 괜찮겠지...

이에 네메시스는 도서관의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가 그곳애서 아래를 내려다보자...


“........”


저 멀리, 세계수의 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검은 무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환한 달빛에도 그렇게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본래 육체의 색이 그거겠지. 그것들의 양 팔은 녹색과 검붉은 색으로 물들여져 있었지만 모습은 각각 달랐다. 마치...


“흑막이 야수정령들을 오염시켰군... 언제부터 준비시켜온 건지 몰라도...

필요하다면 저들을 촉매로 써먹을 궁리를 했군... 꽤나 준비성이 대단한 걸? 하지만... 모두 쓰레기들이군.”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들이라고 네메시스는 중얼거리며 자신의 아공간에서 손을 집어넣더니.

곧 오메가의 레일건만한 총기를 그곳에서 빼내고는 익숙한 움직임으로 땅에 내려두었다.


“후읍...!!!”


[□□□□□□□□□□□□□■■■■■■■■■■■■■■■■■■■!!!!!!!!!!!!!!!!!!!!!!!!!!!!]


네메시스는 숨을 들이키는가 싶더니, 인간의 육성이라곤 결코 믿을 수 없는 굉음을 내뱉었다.

이에 퍼져나간 그의 울음소리는 이성 없는 존재들이라도 몸이 굳을 정도로 위협적이었으며 그러자 세계수의 줄기로부터 올라오고 있는 검은 무리들의 움직임이 300m 앞에서 멈추었다.

그러자 네메시스는 아래를 훑어보며 외쳤다.


“666의 괴물. 서열 1위 괴물. 탐식의 네메시스다! 내가 너희에게 경고하마!

그 이상 다가오는 모든 것들은 ‘적’으로 간주. 모조리 살육하겠다.

너희에게 이성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만.... 너희들을 이끄는 ‘흑막’은 나의 존재를 알고 있겠지? 안 그래?”


크르르릉....!!


오염된 야수정령들로부터 대답은 없었다. 그저 으르렁거릴 뿐. 하지만...

그들이 갑자기 좌우로 갈라지더니, 그곳에서 한 존재가 걸어 나왔다.


“‘오! 4세계 괴물들의 왕을 만나서 영광입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란 대답을 기대하신 겁니까? 네메시스님?”


그것은 녹색의 로브를 쓴 존재로 크기를 보면 인간. 하지만 네메시스는 실눈을 뜬 상태로 그것을 살폈다.


“넌 인간은 아니군... 하지만 나에게 익숙한 향기가 나고 있군. 넌.. 누구지?”


“그 대답을 듣고 싶으면....”


그 존재는 손을 들더니, 주위 오염된 야수정령들에게 눈짓하였고 이에 두려움이 풀린 듯.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한 오염된 야수정령들이었다. 그 모습에 로브를 쓴 존재는 외쳤다.


“힘으로 알아보시죠! 네메시스님!”


“하하하하핫!!!!!!!!!!!!!!”


그 외침과 함께 오염된 야수정령들을 내보내려는 그였지만, 곧 네메시스의 웃음소리에 움직임을 멈추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


“그딴 잡것들을 가져온다고 해서... 날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설마 진심이야? 응?”


“허세를... 당신이 현재 인간 육체수준으로 약해졌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현재 인간수준으로 육체가 나약해졌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미안하지만 틀렸어.”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품속에서 정육면체의 큐브를 꺼내었다.


“내가 아무리 육체적으로 약해져도. 그걸 보완할 수단은 차고 넘쳐. 그러니 너희들에게 보여줄게..”


네메시스는 큐브를 하늘로 내던진다. 그러자 큐브에서 빛이 나더니 그곳에서 은색의 액체들이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

약 4km의 거대한 돔을 형성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급속도록 주위를 포위하는 돔을 보며 그 존재는 당황했다.


“마법?! 이곳에서?!”


“이건 마법이 아니야. 미안하지만 이건... 순수 물리법칙으로 만든 거라서 말이지.

우리 666의 괴물들은 이것은 ‘맵’이라고 불러. 왜 이런 이름이라면....”


주위를 포위하는 돔이 형성되자. 내부로 은색의 액체가 뻗어 나와 지형을 형성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그 존재의 눈이 커져갔다.


“우리 666의 괴물들이 서로 싸울 때나 ‘도전’에서 사용하는 곳이거든. 본래 우리들끼리 육체적으로 놀 때. 콜로세움을 이용하지만... 그곳에서 싸우는 것이 재미없다고 하는 존재들이 많아서 말이지..

그걸 위한 지형생성기야. 본래는 ‘도전’이나 같은 ‘666의 괴물들과의 전투’를 제외하곤 사용해선 안 되지만....

내가 4세계의 왕인 이상은 그 사실은 상관없지. 안 그래? 그러니 오늘은 예외로 치자고. 후후...”


4세계의 나노 기술력이 집작된 간단히 말하면 ‘휴대용 666의 괴물들의 놀이터’였다.

수 백 개의 지형이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전투를 벌일 수가 있었고, 어떤 지형이 펼쳐질지는 무작위였다.

어느 한쪽이 패배를 인정하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지만...

처음으로 이곳에 갇힌 존재가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서로의 눈앞을 가리기 시작한 지형들의 틈바구니로 그 존재를 노려보았다.


“너는 아마도 ‘헤임달’에게서 내가 약해졌다는 사실과 약해진 내가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왔겠지...

안 그래? 네가 어떻게 공간의 주신인 말리고스를 제압했는지는 몰라도..”


“.......”


“미안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 이런 상황도 내가 계획했다는 것을? ‘흑막’씨.”


“................”


“나에게 직접적인 원한이 가진 존재라면 내가 이렇게 약해진 상태로 홀로 있으면 당연히 날 찾아와,

포위하여 죽일 거라곤 예상했다.

이 정보는 네가 헤임달의 기억으로 직접 봤으니, 아무런 의심 없이 날 찾아왔겠지.

이곳은 왜곡된 마나로 인해, 마법도 쓰기 힘든 곳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은빛 돔에 의해 흐릿해진 달빛 사이로 네메시스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넌... 내가 던진 미끼를 문 거야. 어리석은 물고기야... 후훗.”


으드드득!


“네 이놈!! 네메시스!!!!!!!!!!!!!!!”


네메시스에게 속았다. 그가 그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그곳에 갇힌 후였고 그러자 빛이 그곳을 가득 채우더니 곧 그의 눈을 믿지 못한 상황이 나타났다.

쇠와 기름의 냄새로 가득 차있는, 흡사 낡은 기계공장과도 같은 주위 풍경. 그곳은 아까 전만하더라도 세계수의 줄기라곤 믿을 수 없는 곳이었고, 인공적인 불빛과 사방이 철로 이루어진 벽으로 채워져 있었다.

여러 시설들이 주위에 널려있기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미로와 같은 구조. 천장도 그다지 높지 않게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여러 층으로 구성된 구조겠지. 이에 그는 주먹을 쥔 채로 부들부들 떨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좋아... 이제 단단히 각오를 해두는 것이 좋을 거야. 후후후...

이제 너랑 네가 데려온 모든 떨거지들은.... 이곳에서 죽을 테니까 말이지...]


“네 생각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네메시스!!!”


[그래? 그럼 두고 보면 알겠지.. 살기위한 발버둥을 열심히 해보라고?

내가 지금 기분이 안 좋아서... 아무래도 너희들로 해소해야할 것 같으니..]


치지지직!!!


음산한 말을 끝으로 방송이 끝나더니 불쾌한 노이즈 소리만이 주위를 채웠다.

이에 그는 로브 속에서 표정을 구기더니, 주위의 오염된 야수정령들에게 외쳤다.


“이 이상한 곳에서 네메시스를 찾아! 그리고 그를 죽여라!”


캬아아앗!!!!


그 명령에 오염된 야수정령들은 네메시스를 찾기 위해 사방으로 뛰쳐나갔고 그곳에서의 바로 곁의 벽 뒤.

자신의 총기를 살핀 네메시스는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이곳이 비교적 평지라서 다행이야. 도시내부라면 아무리 나라도 사용하지 못했을 것을...

불필요한 인간들도 알아서 상대가 치워둔 상태이니... 망설임 없이 모조리 죽여 버리면 되겠어...’


스스로의 몸을 미끼로 한 함정에 상대가 알아서 들어와 주자. 오히려 고마운 것이 네메시스였다. 도시 내부였다면 필멸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하지만.

이곳이라면 그럴 걱정은 없었다. 게다가 만들어진 이곳의 지형도 네메시스가 알고 있는 지형인 만큼. 네메시스는 자신만만했다.


‘4세계 괴물이 두 번째로 잘하는 것은 상대를 설득하는 ’대화‘라지만...

4세계 괴물들이 첫 번째로 잘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살육‘이니까 말이지...’


애초에 4세계 괴물들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기 위한 존재들. 그들에게 토론 문화가 생긴 것도, 언제까지나 상대가 언제라도 자신의 목을 잘라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기에 불필요한 전투를 피해서였으며,

그렇기에 만나는 존재마다 모조리 죽이면 되는 이곳은 4세계 괴물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가 있는 곳으로 운 좋게 가까이 다가온 오염된 야수정령을 보며 네메시스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사냥을... 시작한다!!!”


작가의말

세레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스스로를 미끼로 쓰는 네메시스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6 제 355화 괴물에게 사냥 당하는 종말. +1 22.05.04 31 3 31쪽
355 제 354화 각성. +1 22.05.04 37 2 31쪽
354 제 353화 플레이어와 사냥개. +1 22.04.21 29 3 29쪽
353 제 352화 전초전. +1 22.04.21 30 2 31쪽
352 제 351화 네메시스의 연구. +1 22.04.21 31 3 28쪽
351 제 350화 마리의 공개 수치플레이. +1 22.04.21 44 3 24쪽
350 제 349화 최악의 적의 등장. +1 22.04.21 30 2 22쪽
349 제 348화 분노한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4.08 32 3 41쪽
348 제 347화 기습의 묘미. +1 22.04.08 27 3 16쪽
347 제 346화 666의 괴물들이 걸어온 길. +1 22.04.08 29 2 21쪽
346 제 345화 악마는 선인의 탈을 뒤집어 쓴다. +1 22.04.08 24 2 24쪽
345 제 344화 퍼져나가는 역병. +1 22.04.08 27 3 29쪽
344 제 343화 666의 괴물을 만난 드래곤들. +2 22.03.31 52 2 27쪽
343 제 342화 그림자에 숨겨진 악몽. +1 22.03.31 37 2 30쪽
342 제 341화 낚시질에 걸린 물고기. +1 22.03.31 23 2 33쪽
341 제 340화 검은 피를 잇는 존재들. +1 22.03.31 29 3 34쪽
» 제 339화 야수사냥의 밤. +1 22.03.31 25 2 24쪽
339 제 338화 두리안을 선물해보았다. +2 22.03.23 30 3 18쪽
338 제 337화 마나의 의미. +1 22.03.23 24 3 21쪽
337 제 336화 수면 위로 올라오는 악. +1 22.03.10 33 3 24쪽
336 제 335화 악마들을 따르는 자들. +1 22.03.10 23 3 28쪽
335 제 334화 서리하는 엘프 +1 22.03.10 27 3 37쪽
334 제 333화 네메시스의 자식들. +1 22.03.10 30 2 29쪽
333 제 332화 용의 위로. +2 22.02.25 38 3 20쪽
332 제 331화 고통받는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2.25 40 3 26쪽
331 제 330화 네메시스의 준비. +1 22.02.25 32 2 32쪽
330 제 329화 세계수의 영역에 드리워진 그림자. +1 22.02.25 28 2 13쪽
329 제 328화 말리고스의 증오. +1 22.02.24 31 3 31쪽
328 제 327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8 +1 22.02.15 32 2 34쪽
327 제 326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7 +1 22.02.15 25 3 2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