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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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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3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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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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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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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40쪽

제 319화 모든 세계를 비추는 녹색의 광채.

DUMMY

“넌... 뭐야?”


어둠 속을 내질러진 섬광. 하지만 그 섬광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로 그대로 멈추었고.

이에 세레나는 자신의 공격을 가로막은 눈앞의 존재의 손의 모습에 그렇게 밖에 말할 수가 없었다.


“.......”


고양이과 맹수의 앞발. 그것은 세레나와 동일한 형태로서 그녀의 공격을 막아냈고.

그러자 세레나는 반대 손도 야수화하여 내질렀지만, 그 또한 눈앞의 존재에게 막혀 어둠 속에서 서로가 힘겨루기를 시작하였다.

현재의 상황을 눈앞의 존재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이 로브 속에 흔들리는 눈빛이 보였다.


“녹색의 성녀의 힘은... 너의 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정체불명의 말. 하지만 그와 함께 그 존재로부터 힘의 파장이 흘려 나오기 시작하였고.

그걸 본 네메시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조심해! 그 녀석의 속성은... 네가 숲 속에서 보았던 가짜가 아닌 진짜 조화속성이야!!!”


그의 말이 전해지기 전. 현재의 상황에 동요한 세레나를 두고, 힘을 충분히 끌어올린 눈앞의 존재는 그녀의 두 손을 잡은 그 상태로 지면에 휘둘려.

그녀를 내던졌고 이에 세레나는 피해 없이 착지했지만,

네메시스는 현재의 상황이 긴급하게 굴려가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세레나의 연습상대로나 써먹으려고 했더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4세계로 세레나를 데려가기 전. 그녀에게 전투경험을 충분히 쌓아둬야만 하는 네메시스였기 때문에.

이번 전투에선 손가락이나 빨면서 느긋하게 있을 생각이었지만 상황이 바뀌어버렸다.

눈앞의 존재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플로라의 전유물로 알려진 ‘조화’속성을 뚜렷하게 내뿜고 있었고 그 힘은...


‘세레나에게 밀리지 않아. 아니... 오히려...’


총 양으로만 따지면 플로라의 환생인 세레나보다도 많은 양. 이에 네메시스는 세레나 쪽을 힐끔! 보았다.


“조심히 상대해! 네가 앞서 상대했던 적들처럼 속성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알고 있어요. 네....”


당연한 듯이 그의 이름을 말하려는 세레나였지만, 곧 신분을 숨겨야하는 상황임을 깨닫고는 ‘아차!’하며 입을 다물더니,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이 눈앞의 존재를 향해 달려 나갔다.


“...?”


세레나의 뒷말이 익숙한 울림인 듯이 고개를 갸우뚱 하는 그 존재의 모습.

하지만 곧 세레나가 코앞에 도달하자. 야수화 된 양손에서 발톱을 꺼내었다.


“움직임이 너무나 엉성해. 그리고...”


세레나가 다시금 자신을 향해 고양이과 맹수의 앞발을 휘두르는 모습에 그 존재는 그렇게 평가하고는 몸을 숙였다.

그 모습은 마치 사냥감을 향해 도약하려는 듯한 맹수의 모습이었다.


콰직!


휘둘려진 세레나의 팔을 보며. 자세를 낮추었던 몸을 튀어 오르더니, 그 간격을 파고들어 발톱을 세레나의 얼굴을 향해 찔러넣었다. 이에 그녀는 고개를 순간적으로 옆으로 숙여 피해냈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 했는지. 세레나의 볼에 붉은 핏줄기가 살짝 흘려 나왔다. 그리고...


파앗!


손톱을 휘두른 그 상태로 몸을 회전시킨 돌려차기. 이에 세레나는 두 팔을 교차하여 발차기를 막아냈지만,

그에 대한 반동으로 그녀의 몸이 뒤로 쭈욱! 밀려나갔고 그 존재는 그 뒤를 쫓았다.


“...느려.”


세레나가 발차기를 막기 위해 올렸던 팔을 내리는 순간. 보인 것은 세레나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려는 듯이 휘둘려진 곰의 앞발.

이에 세레나는 반사적으로 막아냈지만. 곧 그것이 실수였음을 느끼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윽!”


고양이과 맹수의 형태가 속도에 맞추어져 있다면, 곰과의 맹수는 힘이었다.

세레나는 팔이 부러질 것 같은 압력을 느끼며 균형을 잃었고 그 틈을 타. 눈앞의 존재는 세레나의 얼굴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파직!


코뼈가 깨지는 소리. 세레나는 코에 붉은 액체가 흐르는 느낌과 함께..

머리가 뒤흔들려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가 뒤로 적혀졌다.


“못 가.”


적혀지는 세레나의 머리가 멈추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 자의로 멈춘 것이 아닌.

눈앞의 존재가 세레나의 이마 바로 위의 머리카락들을 잡았기 때문이고,

그 상태에서 그 존재는 세레나를 지상을 향해 회전력을 담아 매쳤다.


콰앙!!!


조화로 인해 강화된 신체능력으로 인해 지면이 들썩인다. 이에 세레나는 등 뒤로 느껴지는 충격에 헛바람을 들이켰고.

그 상태에서 그 존재는 그녀의 배를 걷어차. 세레나를 멀리 날렸다.


“젠장! <아공간>!!!”


위급한 상황에 네메시스는 자신의 아공간을 향해 손을 뻗었고 그 순간에도 그 존재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그 존재는 세레나가 굴려간 방향으로 튀어 오르더니, 주먹을 뒤로 뺀 후.

힘을 주어 내려찍었고 거기서 나온 충격파가 주위로 퍼져나갔다.


“큭!”


세레나는 고개를 옆으로 급히 꺾으며 그 공격을 피해내는데 성공하자.

지상에 내려찍어진 그 팔을 잡고는 관절을 그대로 뒤틀어버렸다.


으드드득!!!


“!!!!!!!!”


세레나의 반격은 그 존재도 상당히 괴로운 듯. 세레나에게서 급히 떨어져나간다.

이에 세레나는 자신의 등 뒤에 있는 화살들을 활에 메기더니, 조화를 담고는 쏘아냈고.

그러자 눈앞의 존재도 고양이과의 앞발로 변형된 손으로 그 화살들을 쳐내었다.


‘놈의 한 팔은 부러뜨렸어. 이제 사용할 수 있는 팔이 한 손뿐인 이상....’


세레나는 눈앞의 존재가 자신의 화살을 쳐내고 있는 동안 달려 나가며 외쳤다.


“넌 날 못 이겨!!!”


양 손에 조화를 집중한다. 이번 공격으로 아예 다른 팔도 잘라버릴 생각인 세레나였다.

그런 세레나의 돌진에.... 눈앞의 존재의 로브 안에서 히죽! 미소가 드러났다.


꿈틀!


그 존재가 서 있는 지면이 꿈틀거리더니, 실 같은 나뭇가지가 튀어올라. 세레나에 의해 부러진 팔로 기어들어갔다.

이에 혈관으로 꿈틀거리며 들어가는 나뭇가지의 감각에 그 존재는 웃고 있었다.


“<세계수의 축복>”


으드드득!!


그 중얼거림과 함께 네메시스가 형태를 바꾸는 것처럼 근육과 뼈가 재배열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커어어억!!!


세레나의 인지능력으로도 인식할 수 없는 찰나. 분명 세레나가 먼저 공격을 가하는 도중인데도 역으로 그녀의 가슴에 그 존재의 주먹이 찍어졌고 이에 세레나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게 되었다. 그리고.....


콰직!


그 다음으로 세레나가 느낄 수 있던 것은 자신의 배에 손톱을 찔러넣고 있는 맹수의 손톱이었다.


“!!!!!!!!!!!!!!!!!!!!!!!!”


뱃속의 장기들을 꿰뚫는 살의가 담긴 공격. 이에 세레나는 격통이 척추를 타고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다행이라면 그녀의 몸이 본능적으로 반응하여, 치명적인 부분을 모두 빗겨냈다는 거겠지. 하지만...


“<찢어발기기>.”


맹수의 손톱을 배에 박아 넣는 공격을 겨우 치명상만을 피한 세레나의 몸속의 장기들을 그대로 뽑아내려는 듯이 좌측으로 팔을 휘둘렸다!!!


콰직! 타앙!!!!!!


“?!!!!!!!”


하지만 그 순간! 세레나의 배에 찔러 넣었던 그 존재의 손목 위가 갑자기 찢겨나가더니,

그 존재로선 한 번도 듣지 못한 격발음과 화약 냄새가 주위에 퍼져나갔고 그 소리의 진원지엔 휠체어를 탄.

네메시스가 진심으로 분노한 표정으로 그 존재를 노려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웬만하면 1세계에서 이것들을 꺼내려고 하지 않았다만...”


네메시스의 손에는 2세계의 병기로 악명 높은 자동소총이 놓여 있었고 네메시스는 실비가 조정간을 단발로 고정해둔 것을 자동으로 바꾸며 싱긋! 웃어보였다.

그것은 객관적으로 아름다운 웃음이었지만... 현재 네메시스의 심상을 말해주는 듯이 그 어떤 것보다 일그러진 웃음이었다.

마치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이려는 듯한 선언과도 같았다.


“내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말이야....

본래라면 내가 직.접. 널 찢어발겨야 속이 편해지겠지만...

오늘만은 친구들에게서 받은 ‘장난감’들 사용해야겠어. 그러니.. 이대로 죽어라.”


불길함. 그 존재는 네메시스의 손에 있는 무기로부터 불과 죽음의 냄새를 느꼈고 이에 미련 없이 세레나에게 떨어져 뒤로 빠르게 물러서기 시작했다.

그 뒤를 네메시스의 총격들이 지면에 박혀나갔다. 흡사 포탄이라도 떨어진 듯이 지면이 박살나는 그 모습에 네메시스도 어이가 없는 듯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총기를 바라보았다.


“칫...! 실비자식. 이 총을 대체 얼마나 마개조를 한 거야?”


미친 듯한 총기의 반동에 제대로 된 조준이 되지 않자. 네메시스는 투덜거렸다.

현재 그의 손에 있는 총기는 얼마 전에 만났던 실비에게서 받은 것으로,

‘속성’사용이 제한되는 세계수의 영역의 특성상 혹시 몰라서 받아온 장난감들이었다.

물론.... 언제까지나 네메시스 기준으로 ‘장난감’이지. 실비가 다른 666의 괴물들과 맞붙는 데에 사용하는 현역모델들이었다.

일반적인 총기가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 설계되었다면. 실비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같은 ‘4세계 괴물’을 죽이기 위해 마개조된 것으로 말이 개인화기이지.

2세계 전차의 장갑을 종이마냥 찢어발길 수 있는 흉악한 물건이었다. 이것과 비교할 물건이라면... 함대의 대공포정도겠지..

물론 이런 물건인 만큼. 정신 나간 반동과 탄창에 한 번에 장전 가능한 탄환은 3발 정도가 한계였다.

실비는 ‘무한의 탄환’능력으로 보정을 받다보니. 탄환 제한 없이 마음껏 쏴 갈길 수 있었지만....

실비에게서 총기를 빌린 네메시스는 탄환을 일일이 장전해야만 하고,

또한 이 미친 반동을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 견뎌야만 했다.


“이거 정말 개인화기 맞아? 어째서 탄환을 대공포용을 사용하고 있는 거지...?”


네메시스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어째서 실비가 조종간을 자동이 아닌 단발로 해두었는지 즉각 이해하고 말았다.


“괜찮아?”


“...저는 괜찮아요.”


세레나는 고통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하고는 자신의 배에 난 상처를 급한 대로 붕대로 압박하였고.

눈앞의 존재는 그런 세레나는 힐끔! 보고는 네메시스를 상당히 경계하고 있었다.


철컹!


장전을 끝낸 네메시스는 총구를 다시 그 존재를 향해 겨루었고.

그제야. 그 존재도 네메시스가 들고 있는 물건의 대략적인 살상방법을 깨달았는지. 입술을 깨물었다.

정체불명의 공격을 경계하느라 네메시스에게 시간을 줘버린 탓인지. 상당히 긴급한 표정이었다.


“...도와줘.”


“?”


그 존재에게서 들린 혼잣말에 의아한 네메시스였지만, 그의 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고.

그러자 그 순간. 마하3에 이르는 전차포를 연상시키는 탄환이 눈앞의 존재를 향해 나아갔다!


타앙!


하지만... 지면에서 무언가 치솟더니 네메시스가 쏘아낸 탄환을 막아냈고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네메시스는 표정을 구겼다.


“.....세계수의 뿌리?”


하나하나가 인간의 몸길이의 5~6배되는 듯한 길이에, 인간 정도의 두께를 가진 뿌리들이 지면에서 수십 갈래가 올라와 네메시스가 쏘아낸 탄환을 막아낸 것이었다. 일반적인 나무라면 그런 것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었겠지만....


“요즘은 개나 소나 조화 속성을 들고 있군. 응!?”


세계수의 뿌리에서 흘려 나오는 조화속성을 보면, 조화속성으로 탄환 자체를 갈아버린 것 같았다.

이에 네메시스는 입술을 깨물더니 아공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츄럴의 장난감 23번 <파블로프의 개>!, 24번 <슈뢰딩거의 고양이>!”


네메시스의 아공간에서 동그란 은빛 구슬 2개가 튀어나오더니,

곧 크게 부풀려져 동물의 형상을 순식간에 갖추었고 그것들은 각각, 개과와 고양이과 형상의 기계괴물이 되었다.


끼이이익!


그 다음으로 온 몸에 설치된 무기들이 형체를 갖추어 모습을 드러냈고 그것들은 네메시스의 명령을 기다리는 듯이 붉은 안광이 나오는 눈으로 네메시스만을 묵묵히 바라보았고 이에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적대대상 하나. 저 로브를 쓴 존재를 죽여라. 하지만 상황상 제압이 가능하다면... 제압해라.”


“젠장! 그것들은 또 뭐에요!?”


네메시스의 명령에 튀어 오르는 두 기계괴물들 보며 세레나는 어이가 없어서 그에게 외쳤다.

세레나로선 불꽃이 나오는 병기는 둘째치더라도, 생명의 기운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저 두 야수도 괴랄 하기 짝이 없는 병기들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동료들에게 받은 ‘장난감’.

내 아공간엔 이런 것들이 참 많이 들어있거든.”


미친 과학자 츄럴이 네메시스에게 준 것들은 대부분 실험품인 살상병기들로,

신체능력이 탑에 이르는 네메시스라면 설사 무슨 사고가 나더라도 상처하나 입지 않기 때문에(...),

네메시스를 실험쥐(?!) 삼아 줘버린 물건들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아공간이나 비울 겸. 그나마 통제가 되는 것들을 소환한 거였다. 하지만...


“꿰뚫어.”


콰앙! 콰아앙!!


눈앞의 존재의 손짓에 세계수의 뿌리들이 꿈틀거리더니, 자신에게 달려오는 두 기계괴물들에게 빠르게 뻗어나갔고 뿌리들이 빗나가 박힌 곳은 토사가 치솟아 올랐다.

그러한 반격에 기계괴물들에게 탑재되어있는 화기들이 사방을 향해 난사되었지만,

조화속성으로 보호받는 세계수의 뿌리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에 뿌리들을 피해 다니면서 다가가질 못하는 츄럴의 기계괴물들이었고 그걸 본 네메시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츄럴의 작품이면 하나하나가 4세계 괴물급 신체인데..

그것으로도 시간끌기가 한계인가...? 골치 아프군. 게다가....”


그 존재의 잘려나간 손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나무뿌리들을 보며 네메시스는 눈을 좁혔다.


‘어째서 플로라조차 가지지 못했던 저런 재생력을 저 존재가 가지고 있는 거지?’


과거 4세계 서열 2위 괴물. 플로라의 가장 큰 약점을 말하자면 저러한 재생력의 부재로, 전투지속력이 낮다는 거였다.

스스로 회복도, 마법도 안 먹히니 당연한 사실.

하지만... 눈앞의 존재는 저 이상한 나뭇가지들이 상처를 수복해주고 있었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흥미가 돋았지만 동시에 살의가 증폭되었다.


‘....세레나.’


세레나가 급하게 응급처치 한 붕대에 붉은 피가 번져나가자. 네메시스는 자신의 온화한 표정이 서서히 찡그려지는 것을 느끼며 최대한 자신의 표정을 관리했지만.

그럼에도 감정에 동요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성은 저것을 반드시 제압해서 심문해야한다고 소리쳤지만...

세레나를 저렇게 만든 원흉을 보고 있자면 자신이 직접 사지를 절단한 다음.

저 존재의 눈앞에서 야금야금 씹어가며 공포를 심어주고 싶은 것이 현 네메시스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안 돼지. 안 돼. 진정해야... 음?’


상처가 회복되자. 자신을 지키는 뿌리들을 내리고는 기계괴물들에게 튀어오르는 그 존재의 모습이 보인다.

이에 기계괴물들도 잘되었다는 듯이 각자의 에너지를 집중한 플라즈마 무기들을 꺼내들어 맞섰지만...


서걱!


근접전에서 순식간에 고철더미가 되어 그대로 찢겨져나간다.

조화를 이용한 관통력인 만큼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네메시스는 그 움직임을 눈에 담았다.


‘....전성기 플로라에 가까운 움직임이야. 저 놈의 조화도 그렇고... 대체.....’


알 수가 없었다. 네메시스는 ‘조화’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어쩌면...


‘세계수가 만든 이 거지같은 대기가 상관있을지도 모르겠군...’


조화로 왜곡된 마나가 가득한 세계수의 영역의 대기. 네메시스로는 숨만 들이쉬어도 맹독이 폐를 가득 채우는 감각이 들 정도의 불쾌감이었다.

어쩌면... 눈앞의 존재를 위해, 세계수가 이런 대기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네메시스는 생각하며 세레나에게 조언했다.


“저 뿌리에는 조화속성은 통하지 않아. 같은 조화속성끼리면 서로 물리적 충격밖에 줄 수 없어!”


“젠장!!!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세레나는 자신의 화살들이 그 존재의 주변에 가는 즉시.

땅에서 올라온 뿌리들에게 가볍게 쳐내어지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후읍!!!!”


그 존재의 등 뒤로 세계수의 뿌리들이 빨려 들어가는 듯이 사라진다. 이에 네메시스는 외쳤다.


“순간적인 신체증폭기술이야. 조심해!”


그 말과 함께 그 존재의 모습은 사라졌고 이에 세레나도 그 존재를 향해 튀어 올랐다!


“하아아앗!!!!!”


공격이 올 장소를 미리 예상하고, 그대로 맞받아친다. 그러자...


콰아아아아앙!!!!!


조화속성을 다루는 두 존재의 공격으로 조화의 파장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충격파를 만들어갔고.

그러자 잠시 힘겨루기를 하는 두 존재였지만 튕겨나간 쪽은 세레나였다.


“크윽!!!!”


상대적으로 가벼운 육체 때문인지, 아니면 저 놈의 이상한 뿌리인지. 순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조화의 양은 눈앞의 존재의 힘이 세레나를 웃돌고 있었고 그녀가 튕겨나가 고목에 부딪히자.

그 존재는 세레나에게 눈짓조차 하지 않은 채로 네메시스에게 달려 나갔다.


“오? 나랑 해보자고? 그거 좋지. 친구.”


네메시스는 자신을 향해 일직선으로 오는 그 존재를 비꼬며 정조준 하였고 곧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아앙!!!


하지만.. 놀랍게도 그 존재는 손에 조화를 담아 탄환을 쳐내면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고 이에 네메시스도 당황했다.


‘운동에너지는 그대로 받았을 텐데....

전차도 반파시키는 그것을 견뎠다고!?

뭐 이런....!!’


잡념은 거기까지였다. 네메시스가 다음 발을 쏘기 전에 도달한 그 존재는.

그가 들고 있는 총기를 고양이과 맹수의 발톱으로 반 토막 내버렸고 그 다음으로 바로 네메시스의 목을 노렸다.


“그 앞발은 고양이과의 호랑이인가? 그럼 이곳을 찌르면...”


으드드득!!


“!!!!!!!!!!!!!”


휘둘려졌던 고양이과의 앞발이 갑자기 기형적으로 꺾인다. 이에 그 존재는 당황한 눈빛을 하였고.

네메시스는 휠체어에 앉아 온화하게 미소 지을 뿐이었다.


“미안하지만. 그 생물종이라면 지겹도록 연구해봤어. 친구.”


네메시스는 고개를 살짝 숙이는 것만으로 다음 공격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야수의 근력은 뛰어나지. 하지만 그 대신 잃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


맞지 않는다. 두세 번 이어지는 공격들을 너무나 쉽게 피해내는 네메시스의 모습에 그 존재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관절의 방향이야. 인간과는 다르게 특정 경로로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

그것을 아는 이상.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찔러 넣어지는 손톱을 살짝 피하며. 네메시스는 그 팔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공격전의 근육의 움직임만 읽어도. 네가 뭘 할지. 쉽게 읽혀지거든.

그렇기 때문에 플로라는 나에게 그 모습으로 함부로 덤비지 않았어.

항상 심사숙고하며 간을 본 다음. 내 목을 노리려왔지.”


한 손은 잡아 움직임을 고정하더니, 반대 팔로 관절을 직각으로 타격하여 그대로 무너뜨린다. 이에 그 존재는 경악하며 급히 팔을 뺐지만.

네메시스는 그 전에 손톱을 길게 늘려. 한 번 긁는데 성공하였고 이에 물러났던 그 존재의 팔이 추욱! 쳐진다.


“게다가 해부학적인 구조를 알면, 무력화시키기도 편하지.

그쪽 팔의 신경을 잘라냈으니... 이제 그 손으로는 밥도 먹지 못할 거야.”


네메시스의 외침에 그 존재는 나뭇가지들로 상처를 재생하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들어가도 쳐진 팔은 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손상된 신경의 재생은 아무리 4세계 괴물이라도 이틀은 걸리는 상처야.”


그 말과 함께 네메시스는 눈앞의 존재를 도발하였고.

그런 그의 모습에 그 존재는 흥분하여 멀쩡한 손에 조화 속성을 담아 네메시스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그러자 네메시스는 몸을 뒤로 적혔다.


끼익!!


“?!”


네메시스가 크게 약화된 상태라곤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힘은 초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최상위였기 때문에 그는 일부로 자신이 타고 있는 휠체어를 적혀. 두 손을 지면에 내딛어 물구나무 형태를 하더니,

그대로 휠체어를 무기로 그 존재를 향해 둔기처럼 휘둘렸고 이에 그 존재는 조화가 담긴 앞발로 맞받아쳤지만,

조화 속성은 휠체어를 부수지 못하였고 이에 그 존재가 오히려 휠체어에 얻어맞아 뒤로 튕겨나갔다.

그러자 네메시스는 다시 두 손으로 지면을 밀어내. 제자리로 일어서더니 싱긋 웃었다.


“이런! 내 휠체어에 칠이 벗겨졌잖아?! 오래 쓸려고....”


조화가 닿았던 부위의 칠이 벗겨져, 푸른색 금속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에 네메시스는 아쉬운 듯이 그곳을 만지작거렸다.


“'문스톤'으로 만들었는데....”


네메시스가 살아있는 동안은 법원에 좋든 싫든 자주 가게 됨으로, 그는 차라니 문스톤으로 휠체어를 만들어버렸다.

괴물의 수명상. 일반적인 휠체어는 순식간에 삭아버리고 교체해야하기 때문에 하게 된 과감한 선택.

네메시스는 정말로 수 천 년이고 사용할 궁리로 이 휠체어를 만든 것이었다.


“......어떻게?”


조화로도 뚫지 못하는 유일한 금속. 이에 그 존재는 당황한 듯이 뒤로 주춤! 물러섰고 이에 네메시스는 손가락을 까닥였다.


“조화속성도 만능은 아니지. 그래... 그래서?

휠체어를 탄 나를 상대로 근접전을 벌이는 것이 겁이 나나? 친구?”


으득!


그의 조롱에 그 존재는 이를 갈더니, 네메시스를 향해 달려들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바퀴에 손을 올렸다.


“놀아볼까?”


현재 네메시스가 척추를 다쳐. 하반신은 움직일 수 없을 지어도,

그의 근력은 그대로였다. 이에 네메시스는 이것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휠체어의 바퀴를 손으로 튕겨. 휠체어를 1m가량을 기습적으로 치솟게 하자는 생각은 말이다.


“뭐...?!”


네메시스의 도발에 달려든 그 존재였지만, 곧 역으로 자신에게 휠체어를 타고 튀어 오르는 그의 모습에 경악하고 말았다.

대체 누가 휠체어 바퀴를 튕겨 오히려 공격해오냐는 말이다! 이에 그 존재의 몸은 굳고 말았고.

네메시스는 틈을 주지 않고 몸을 최대한 비틀었다.


으득!


전신이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쓸 때 없이 단단한 휠체어의 몸체와 바퀴를 무기로, 그 존재의 머리를 가격한다!

이에 그 존재는 머리를 맞고 뒤로 뒹굴었고 네메시스는 아공간에서 자신의 아티펙트를 불렀다.


“아티펙트 <무형의 반지>”


비실체화 된 공기에 직접 간섭하여. 공중에서 이동경로를 바꾼다! 그는 자신의 몸을 허공에서 손으로 밀어냈다.

이에 네메시스의 휠체어는 방향을 바꾸어 그 존재의 머리를 부수려는 듯이 내려찍어졌고.

그 존재는 휠체어로 돌격해오는 그 모습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몸을 돌려 피해냈다.


“내가 아무리 약해졌다고...

휠체어를 탄 상태로 널 못 이길 것 같아? 친구?”


“이 놈이.....!!”


그 존재의 분노에 네메시스가 앉아있는 바로 아래의 지면에서 나무뿌리가 뻗어 나왔지만,

네메시스는 몸을 기울여. 바퀴 한 쪽을 나무뿌리 끝 쪽에 세워 버티더니,

역으로 회전하여 무형의 방지를 이용해 그 존재를 향해 튀어올랐다.

그런 곡예와도 같은 움직임에 그 존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여.

자신의 멀쩡한 팔을 들어 겨우 막았을 뿐이었고 네메시스가 타고 있는 휠체어는 그 존재를 그대로 깔아뭉개어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크악!”


휠체어로 가슴을 짓누르는 감각에 고통스러우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휠체어로 싸우는 건 둘째 치고, 조화속성을 다루는 자신을 압도한다고?

어이가 하늘로 치솟는다. 그리고..


“체크메이트야. 친구.”


네메시스는 자신의 휠체어로 눈앞의 존재를 고정하면서도 아공간에서 실비에게서 받은 자동권총을 꺼내.

그 존재의 이마에 겨루며 웃어보였다.

이제 이 상태로 눈앞의 존재의 머리통만을 날리면 된다.. 하지만... 이 녀석에게서 정보는 빼내야하는데...?

이에 네메시스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상태로 잠시 갈등하였고 그러자 눈을 서로 마주쳤다.


“....네메시스?”


“.....뭐?”


네메시스는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고? 이에 네메시스는 잠시 멈칫! 하였고 그 틈을 타.

네메시스의 휠체어의 뒤에서 몰래 뻗어 나온 세계수의 뿌리들이 네메시스의 목을 잡고는 뒤로 날려버렸고 이에 네메시스는 휠체어에서 강제로 튕겨나갔다.

그러자 그 존재는 휠체어에서 빠져나오더니 아직 지면에 일어설 수 없는 네메시스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네메시스는 대체 누구지?”


자신의 입으로 말하고도 모르는 듯한 이해하기 힘든 혼잣말.

하지만 네메시스는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힘든 상태였고 그런 그를 향해 세계수의 뿌리들이 뱀처럼 다가가 휘감았다.

그리고는 마치 십자가 같은 형태로 조여서 그를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젠장...! 나답지 않게 실수했어! 바로 머리통을 날려야하는 건데...’


“네메시스!!!!!”


온 몸을 조이는 감각에 네메시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세레나가 그런 그의 모습을 보자.

그를 향해 질주했지만, 그녀의 앞을 막는 듯이 치솟는 세계수의 뿌리에 세레나는 다가가지 못한 채로 공격을 피하기 바쁜 상태였다.


“.........”


로브를 쓴 존재가 네메시스의 바로 앞에 다가와 서더니 그를 조용히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그리고는 곧 그의 귀에 걸린 인식장애귀걸이를 뜯어냈다.


“이상해... 이상해... 넌 대체 누구야.....?

난 분명 너를 처음 보는데... 익숙해...”


점점 혼란해하는 그 존재의 모습. 이에 네메시스도 무언가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했을 뿐이었다.


“?”


그 존재가 갑자기 네메시스의 뺨을 어루만진다.

그 손길은 분명 낯선 존재의 것인데도 애정이 담겨있었고 이에 네메시스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난 말이지....”


“알아?”


기대하는 듯한 물음에 네메시스는 적인데도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의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곧 순식간에 그 미소를 지웠다.


“널 죽일 존재야.”


네메시스의 그 말과 함께 그를 묶고 있던 세계수의 뿌리가 심하게 요동치더니 순식간에 부식되어 재가 되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세레나를 향해 최대한 몸을 굴렀다.

세레나도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뿌리들이 말라죽어나가자. 그 틈을 타. 그녀는 네메시스를 공주님 안기로 구해내고는 눈앞의 존재와 거리를 벌렸다.


“검은 피로 빠져나온 건가요?”


“아니야. 신체일부를 변형시켜, 내 품속에 있는 것 좀 사용했어.

애초에 세계수의 뿌리는 조화로 보호를 받다보니, 자해를 통한 소량의 검은 피로는 어림없어.”


“? 그렇다면...?”


이에 세레나는 의외라는 듯이 네메시스를 바라보았고 그는 품속에서 깨진 병을 꺼내보였다.


“벨라스트라즈의 요리샘플.”


“....”


“검은 피 억제효과뿐만 아니라... 조화 속성에 보호를 받는 대상에도 효과가 먹히는 것 같아.

반쯤 도박이었지만 말이지.”


“..........................................”


이쯤 되면 무섭다. 독요리를 넘어선 무언가의 영역에 도달하기라도 한 건가?

세레나는 진심으로 어이없는 듯한 표정으로 네메시스를 바라보았고 이에 그는 볼을 긁적였다.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지 마. 나도 이 요리는 어떻게 되먹은 건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네메시스의 시선이 말라죽기 시작한 세계수의 뿌리들에 향한다.


“벨라의 요리 덕에 이곳 주위의 세계수의 뿌리들은 말라죽었어.

저 녀석은 이제 더 이상 세계수의 백업을 못 받으니. 우리 둘이면 쉽게 제압이 가능해.”


네메시스는 현재 상황의 계산을 속으로 모두 완료하고는 세레나가 자신의 휠체어에 데려다주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좀 더 세레나의 체온을 느끼고 싶었는데... 이번 일이 끝나면 그녀에게 꾀병이라도 부려봐야겠군.’


“...음?”


주위의 대기가 저 존재를 향해 흘려들어가기 시작한다. 그것은 아까처럼 재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양.

이에 네메시스도 눈을 동그랗게 떴고 그 존재의 주위로 마치 별의 은하수처럼 조화로 인해 왜곡된 마나가 뭉쳐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방이 녹색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건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 존재가... 마침내 등 뒤에 있던 활을 꺼내보이고는 그곳에 조화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그러자 평범한 나무 활에 불과했던 활대에 녹색 빛이 아름답게 피어오르기 시작하였고.

그것과 대비되는 붉은색 문신들이 꽃처럼 퍼져나갔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그대로 굳었다.


“썩을.... 저건!!!!!”


“저게 뭔지 알아요!?”


“과거 이곳을 지배하고 있던 ‘네메시스의 자식’을 한 번에 갈아버린 세계수의 무기야!!!”


네메시스가 이 세계수의 영역으로 일행들을 데리고 온 가장 큰 목적이자...

천 년 전에 네메시스와 플로라가 이곳 드루이드들을 이용하고 있던 ‘네메시스의 자식’을 단 한 번의 사격으로 문자 그대로 흔적조차 없이 갈아버린 활이었다.

물론 그 이후. 세계수에게 반납했지만...

왜 그것이 여기에, 그리고 이 장소에 있단 말인가?! 네메시스는 경악했다.


‘무기로서의 성능으로만 본다면... 하은의 검이나 오메가의 육체 정도가 아니면 최고성능의 무기라고!!!’


2세계의 기술력의 총 집합체인 하은의 ‘백아’와 오메가의 신체구성 기술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성능이었다.

필멸자 중 가장 오래된 필멸자인 세계수의 심부 일부를 잘라. 만들어낸 최강의 활.

물론 플로라처럼 조화 속성을 다뤄야 한다는 조건이 있긴 해도 만약 전성기 시절의 플로라가 저 활을 가지고 있었으면 그녀는 네메시스와의 전투에서 생환할 수 있었겠지. 이에 네메시스는 그 존재의 주위로 모이는 조화 속성에 이를 악물었다.


“‘각성’이 온다. 내 곁에 붙어! 세레나!”


그 말과 함께 주위 세상이 서서히 회색으로 물들여지기 시작한다. ‘세계’가 과부하를 받고 있다는 증거겠지.

이에 네메시스는 주위에 결계를 쳐서. 그들에게 오는 영향을 지체시켰고 그 틈을 타. 주위의 상황을 살핀 세레나의 얼굴이 굳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아. 이건.... 대체... 윽!”


세레나는 다소 숨이 가쁜 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네메시스는 미처 그녀의 이변을 눈치 채지 못한 체. 현재 다가오는 위기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건 플로라가 최초로 각성을 사용한 기술이야... 그것도... 아직 필멸자의 몸일 때. 사용한..”


“<모든 세계를 비추는 녹색의 광채>!!!!!”


네메시스의 시선이 조화가 모이다 못해 주위를 밝게 비추는 녹색의 빛에 고정되고 그 존재는 그 상태에서 활의 활시위를 입으로 당겼다.

아무래도 네메시스에게 당한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렇기 때문에 그 존재는 직접 사격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조준하더니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를 그대로 놓았다. 그러자....


피이이이이이이잉!!!!!!!!!!


하늘로 치솟는 녹색의 빛줄기! 하늘로 치솟을수록 하나의 빛줄기가 아니라. 수 백, 수 천 갈래의 빛 무리로 갈라져 사방으로 서서히 퍼져나갔고 회색의 세상을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여간다.

세계수의 심부로 만들어진 활이기 때문인가? 그것은 전체적으로 세계수 형상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의 색상이 다시 돌아올 때 쯤.

세계수 형상으로 뻗어나간 조화들이 모두 방향을 바꿔. 네메시스와 세레나를 포위하는 듯이 곡선을 이루며 날아오기 시작했다.

더 문제인 것은.. 날아오면서 주위 왜곡된 마나를 흡수하여 하나하나가 그 크기를 부풀리고 있었고,

이 때문에 각각 세레나가 최선을 다해 쐈을 때나 나올법한 크기로 성장했다는 사실이었다.

다행이라면 화살이라는 투사체가 없이 쏜 순수한 속성이기 때문인지. 투사체가 날아오는 속도는 느렸다. 그리고...


“칫! 도망가는군.”


그 틈을 타. 그 존재는 도주를 시작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저 존재를 추적할 수 없음을 느끼고는 아쉬워하며.

사방에서 조여 오는 조화 속성들을 바라보았다.


‘조금... 위험한 걸.... 다행히 라면...’


저것들이 순수한 조화속성인 이상. 세레나에겐 피해가 없겠지. 이에 네메시스는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고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세레나?”


세레나가 자신의 어깨에 기댄 채로 의식을 잃고 있었다. 이에 네메시스가 급히 세레나의 상처를 보자.

피로 물든 붕대 사이로 흘러나온 핏줄기가 보였다. 그와 함께 그녀가 숨을 가쁘게 들이쉬는 것이 들리자.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좋지 않아. 아까 전에 폐를 다친 탓인지. 의식을 잃었어...

젠장! 이걸 내가 눈치를 못 채다니...’


이곳에서 세레나가 이렇게나 다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한 네메시스였다.

이에 그는 자신의 아공간에 손을 집어넣어 의료기구들을 꺼내었다. 그 순간. 네메시스의 그림자에서 헤카테가 모습을 드러냈다.


“....네메시스님. 지금 피하셔야 해요.”


다소 굳은 듯한 헤카테의 목소리. 그녀는 사방에서 조여 오는 조화 속성들을 보며.

네메시스가 현재 시작하고 있는 일을 보며 외쳤다.


“세라나가 위급해. 바로 응급처치를 시작해야 해.”


“지금 이 상황에서요?! 최소한 여기서 벗어난 후....”


“...그때까진 그녀의 육체가 출혈을 못 버텨.”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의 검은 피로 살균한 메스를 꺼내들었고 힐끔! 주위를 살피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분 정도. 이미 주위로는 도망갈 구석 없이 메워져 돔 형태로 조여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네메시스는 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30초. 네메시스는 빠르게 내부출혈이 일어나고 있는 부위를 꿰매기 시작하였고 헤카테는 불안한 표정으로 이제 거리가 얼마 안 남은 조화속성들을 보고 있었다.


“...됐다!”


10초. 그녀의 외부상처까지 완전히 꿰맨 네메시스는 자신의 검은 피 일부를 변형하여 그녀에게 수혈시켰고.

이미 주위 조화 속성과의 거리는 20CM도 안 남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 헤카테는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기며 외쳤다.


[시간이 이제 없어요! 이제 빠져나갈 수가...]


“....빠져나갈 생각은 없었어.”


“네?... 설마...!!!”


으드득!


네메시스의 신체가 재구성되는 소리에 헤카테는 경악했다.


[본래 육체로 견디시게요!? 아무리 아빠라도 현재의 육체로는 무리라고요!!! 미친 짓이에요!!!]


서서히 거대해지는 네메시스의 본래 육체가 주위에서 조여 오는 조화 속성에 타들어가기 시작하였고.

이에 헤카테는 비명 지르는 듯이 외칠 수밖에 없었다.


[자살이나 다름없다고요! 검은 피로 이루어진 아빠의 육신으로는.... 세

레나님은 저것에 피해가 없지만 아빠는 아니라고요! 우리에겐 조화속성은 극독이에요!!]


네메시스의 본래 육체의 곳곳이 조화로 인해 재로서 산화하기 시작하였고.

그럼에도 네메시스의 육체의 확장은 멈추지 않고 주위에서 조여 오는 조화들을 서서히 밀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네메...시스?”


[괜찮아.... 진정해... 세레나. 이건... 나니까...]


출혈이 잦아들자. 세레나는 의식을 차린 듯이 자신을 아래로 둔 체. 견디고 있는 거대한 괴물을 보고는 잠시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곧 네메시스임을 눈치 채고 그의 이름을 불렀고 이에 그는 괜찮다는 듯이 머리를 숙였다.


“대체 왜...? 난 조화 속성에 괜찮은데!!!! 어째서!!!! 당신만 잠시 피했다가 오면 됐을 텐데.....”


그렇게 외치는 세레나였지만 곧 네메시스가 왜 피할 수 없었는지. 자신의 배의 상처를 보고 깨달았고.

이에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저.... 때문인가요?”


[.........]


네메시스는 입을 다문 채로 조용히 등 뒤에서 느껴지는 충격들을 견디고 있을 뿐이었고 세레나는 움직임이 없는 네메시스에게서 벗어나. 주위에서 조여 오는 조화속성으로 이루어진 막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제발! 제발! 제발 돼라!!!!’


조화속성을 중심으로 하는 술식. 세레나로선 처음 보는 체계였지만 동시에 익숙한 거였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건 과거 플로라가 사용한 기술이었으니까!

하지만 세레나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조각에선 없는 부분이었다.

이에 세레나는 일일이 술식을 읽어 내려가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 머리야.. 제발....! 좋았어!!!!’


해독완료. 그녀에게 남아있는 플로라의 기술을 대조하여 일부 유사한 술식을 채워 넣고.

나머지 빈 공간을 순수 계산으로 읽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에 세레나는 외쳤다.


“나 대표자의 이름으로 말하리. 본래 있어야 하는 곳으로 흩어져라!!!!!!”


그 순간! 네메시스의 육체를 태워나가던 조화가 사방으로 흩어져 모습을 감추었고.

이에 세레나는 한숨 돌린 것을 느끼며 네메시스를 향해 다가갔다.


“....네메시스.”


네메시스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의 본래 육체는 한때 모든 세계를 멸망의 구렁텅이에 집어넣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등뼈가 드러날 정도로 등 뒤가 태워져있었고.

몸을 지탱하는 앞발과 뒷발들조차 반쯤 녹아내려 겨우 형태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 상태에서... 서서히 네메시스는 인간 형상으로 돌아오더니 세레나의 품에 안겼다.


“하아... 하아.... 그대로 저세상으로 갈 뻔했네.”


아무리 네메시스라도 하들. 조화속성은 치명적. 파괴 속성에 육체가 박살나는 것은 쉽게 재생하는 네메시스라지만 조화 속성만은 달랐다.

이에 네메시스는 상당히 지친 듯이 거칠게 숨을 쉬고 있었고 그런 네메시스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와 그대로 안았다.


“왜 그랬어요....? 제가 저 기술의 술식을 해석하지 못했으면 당신이 위험했다고요!”


“아하하핫! 괜찮아.... 괜찮아... 이 정도로는.... 난 안 죽으니까..”


“‘죽는다’, ‘안 죽는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네메시스!

난 당신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요!!!!”


“.....더 이상 널 잃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으니까.”


“....네?”


네메시스는 어느 정도 진정된 호흡으로 말을 이었다.


“과거에 난... 너를 지키기 위해 천 년 전 전쟁을 벌였지만..

아이러니하게 내 손으로 너의 목숨을.... 잃게 만들고 말았어...

난.... 더 이상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아... 세레나...”


“............”


“난 너를 내 손으로 죽였어... 그때 당시가 비록 내가 이성이 없었던 상태라지만...

그 결과는 바뀌지 않아... 너를 너무나 지키고 싶었는데... 그걸 위해 모든 것들을 희생시켜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못했어.

난.... 다시는 그런 결과를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리고..”


그는 뒷말을 흐리더니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뒤로 서서히 빠져나왔다.


“너를 지키는 데에 이런 상처 정도면 가볍지. 네가 원한다면....”


네메시스는 세레나의 가슴에서 겨우 머리를 떼어.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내가 너에게 그런 것처럼...

언젠가 날 죽여도 좋아...”


“네메시스! 내가... 당신에게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런 세레나의 외침에 네메시스는 기쁜 듯이 따뜻한 미소를 지었지만 곧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세레나.. 너는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건 무슨 말이죠...? 네메시스? 네메시스!?”


세레나는 네메시스에게 물었지만 그는 눈을 감은 채로 그녀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더니 그대로 침묵하였고.

이에 그녀가 그에게 물었지만, 네메시스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세레나가 깜짝 놀랐다.


“설마....?! 네메시스! 네메시스!!!!!”


그녀가 최악의 가정을 생각하고 네메시스에게 다가가자. 그에게서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잠들었구나.”


네메시스의 본래 육체의 상처가 현재 인간의 육체에도 영향을 끼치는 건가...? 이에 세레나는 현 네메시스의 상태에 어느 정도 납득하고는 그를 안아 올리더니, 네메시스를 한 번 살피고는 그 존재가 도주한 곳을 바라보았다.


“다음에 만날 땐...

이번처럼 되지 않을 거야. 이 개자식아...!!”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의식을 잃은 네메시스를 데리고 그곳에서 빠져나갔고.

양측이 사라진 마을의 시체더미는 조용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스물스물.


마을의 시체더미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나와 슬라임처럼 지면을 기어나갔고,

그것은 세레나가 숲에서 보았던 ‘가짜 검은 피’와 유사한 불쾌감이 퍼져 나오고 있었다...


작가의말

이번 편에선 네메시스가 철저하게 당해버렸군요... 다음 편에는 잠시 쉬어가는 편으로 아쿠아마린과 김마리가 출현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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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제 334화 서리하는 엘프 +1 22.03.10 26 3 37쪽
334 제 333화 네메시스의 자식들. +1 22.03.10 30 2 29쪽
333 제 332화 용의 위로. +2 22.02.25 38 3 20쪽
332 제 331화 고통받는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2.25 40 3 26쪽
331 제 330화 네메시스의 준비. +1 22.02.25 32 2 32쪽
330 제 329화 세계수의 영역에 드리워진 그림자. +1 22.02.25 28 2 13쪽
329 제 328화 말리고스의 증오. +1 22.02.24 31 3 31쪽
328 제 327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8 +1 22.02.15 32 2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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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제 322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3 +1 22.02.10 27 3 36쪽
322 제 321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2 +1 22.02.10 29 3 22쪽
321 제 320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1 +1 22.02.03 41 3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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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제 314화 플로라의 그림자2 +2 22.01.19 35 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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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제 310화 생존자 수색 +1 22.01.14 31 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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