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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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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29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7.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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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3.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1

DUMMY

흔히 우리가 아는 「판타지」라고 하면,

흥미진진한 모험과 그 여정을 통해 얻게 되는 강력한 보상, 뭐 이런 것들이 나와야 정상이지만, 이 곳은 뭔가 다르다.

흥미진진한 모험이 애초에 성립이 되지 않는다. 왜? 차원문이라는 강력한 능력이 있잖아. 이 사람들에게는 야영이나 불침번 따위가 필요할 리 없다. 집에 가면 그만이니까.

그렇다면, 이 소풍 같은 모험에서 얻는 보상이,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강력한 강력한 것일까. 그것 또한 아니다. 애당초 무턱대고 정체모를 지도를 보고 찾아온 그들에게, 보상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두 귀염둥이들의 비키니 차림이 그나마 보상이라면 보상일지 모르겠다.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번 여정은 망했다. 그것도 아주 망했다. 지금까지의 여정들 중에 이처럼 망한 여정은 처음이었다. 보물을 찾아 이 곳까지 왔지만, 보물이 없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기에 보상도 없다. 지금 그들의 앞에 놓인 것은 예전 끔찍한 일을 저지른 미친놈의 부활버튼 뿐.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여기서 그냥 욕한 사발 지껄이며 등을 돌리는 게 당연한 판단이겠지. 하지만, 이 곳에 모여 있는 사람 중 단 한 사람도 일반적인 인간은 없었다. 제일 멀쩡한 사람이 어흥선생이다. 당분이 떨어졌다고 생각을 멈춘 어흥선생 말이다.

그렇다면 이 인간들이 무슨 짓을 벌일까. 뭔지 모르겠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보통 정상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거란 사실은.


“그럼 지운다!”


현과장은 모두를 바라보더니, 이내 인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게늠의 부활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이 전혀 현과장을 말리지 않았다. 그것보다 오히려 그를 응원하는 듯한 모두의 눈빛. 심지어 리코와 키토도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현과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현과장은 인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서서히 흐려지더니 이내 사라져버린 인장. 순간 불길한 기운이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마치 블랙홀에 빨려가듯이 뭉쳐지기 시작한 그 어두운 기운들. 그 기운이 뭉치기 시작한 곳은 그 지하도시의 제일 높은 탑, 그 위였다.


“밖으로 나가서 보자냥.”

“기대가 된다랄까나.”

“제정신이야? 난 사진도 찍어야지!”


게늠에게 원한이 깊은 세 사람은 이를 빠득빠득 갈며 밖으로 나갔다. 이에 질세라 그들의 뒤를 따라 달려나가는 키토와 리코. 이제 남은 건 현과장과 우유나 뿐이었다.


“우유나, 빨리 안 가고 뭐해?”

“그런 현과장은 안 나가고 뭐하십니까?”

“나? 당연히 변태 용자를 감시하지. 가민히 두면 뭔가 저지를 거니까.”

“쳇, 이래서 눈치빠른 현과장은!”


정말 뭔가를 꾸몄던 것인지,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밖으로 나서는 우유나. 현과장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그렇게 성 밖, 뭉쳐지는 기운이 잘 보이는 곳까지 나온 현과장과 일행들. 이윽고, 그 어두운 기운은 점차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어두운 제복을 입은 멀끔한 남자. 그를 본 갓패치와 어흥선생, 그리고 채야는 마치 막몽이라도 만난 것처럼 인상을 완전히 구겼다.


“내가 돌아왔다!”

“그래, 네가 또라이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크게 포효하는 게늠을 향해, 난데없이 더 큰 목소리 내뿜는 한 사람, 바로 현과장. 그는 경멸이 잔뜩 담긴 눈빛으로 공중에 떠 있는 그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야, 이 변태 또라이 놈아! 여기 들어오는 조건이 이게 뭐냐? 붉은색 비키니? 그것도 남자가? 이거 또라이도 상또라이네.”


현과장의 이야기를 그저 가만히 듣고 있던 게늠. 이내 그는 고개를 돌려 익숙한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오래간만이군요, 세 분.”

“정말이지, 오래간만이라도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랄까나.”


당장이라도 달려가 찢어버릴 것처럼 게늠을 노려보는 채야. 그녀는 단번에 그를 찢어버릴 자신은 있었지만, 꾹 참았다. 대의를 위해서. 그래 그에게 내릴 정의를 위해서.


“날 부활시킨 게 여러분들입니까?”

“제정신이야? 내가 널 왜?”


갓패치 역시 분노 가득 찬 눈빛을 게늠에게 보냈다. 그러나 채야와 갓패치의 말을 듣는 척도 하지 않는 게늠. 이윽고 그의 시선이 마지막 남은 사람, 바로 어흥선생을 향해 움직였다.


“어흥선생님, 오래간만입니다.”

“현과장, 이제 그만 시작하자냥. 우린 지금 무척이나 불쾌하다냥.


하지만, 게늠의 말을 무시하면서 현과장을 바라보는 어흥선생. 그의 말에 현과장은 게늠을 향해 대신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널 완전히 끝장 낼 것이다! 이 변태 놈아!”

“비키니를 입은 변태가 할 말이 아닌데.”


어흥선생에게 무시를 당한 것이 조금 마음에 있는 듯, 어흥선생을 째려보며 입을 여는 게늠. 그런데 그때,


“저기, 저도 조금 그런 눈빛으로 봐주면 안 됩니까?”


슬그머니 채야의 옆으로 다가가 귓속말을 넌지시 남기는 우유나. 게늠을 향한 그녀의 눈빛이 엄청나게 탐스러웠던 모양이었다.


“우유나 용자, 지금 그럴 때가 아니랄까나.”


그런 그녀의 말에 기가 막힌 듯 황당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채야. 그러나 아직 남아있던 경멸의 시선 덕분에 우유나는 작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정도라도 충분합니다. 넵, 충분합니다. 하악...”

“변태들이 동료라니. 꼴이 많이 아닙니다.”


눈앞에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게늠은 비웃음 가득한 미소로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당당하게 앞으로 나서는 현과장.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변태는 그쪽이잖아! 이런 비키니가 아니면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으면서!”

“내 추종자들만 들어오게 하려고 만든 장치다. 미천한 인간. 감히 나 붉은색의 주인에게 함부로 말을 걸다니. 죽는 게 두렵지 않는 거냐?”

“붉은색의 주인? 그건 나야, 이 변태 놈아.”


현과장이 허리춤에 손을 얹고 더욱 당당히 자신의 자태를 뽐냈다. 그를 따라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취하는 리코와 키토. 그런 현과장의 모습에 게늠은 얼굴이 굳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붉은색의 주인이라는 말에 게늠은 극도로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붉은색의 주인은 나다. 내가 다 이뤄낸 거야!”

“뭘 이뤘는데? 변태?”


점점 표정이 일그러지는 게늠. 그는 끝내 현과장을 향해 불같은 분노를 토해내기에 이르렀다.


“말끝마다 변태, 변태, 변태! 미천한 놈이 미천한 단어만 지껄이는군! 뭐, 좋다! 네 놈의 그 붉은색 주인 행세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말을 끝내자마자, 게늠은 머리 위로 손을 뻗어 올렸다. 그러자, 지하 도시 전체가 마치 파도 위의 종이배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죽어라, 난 나가서 진정한 붉은색의 주인이 될 테니까.”


그렇게 도망치듯 자리를 떠나는 게늠. 남겨진 사람들은 흔들리는 도시에 몸을 맡긴 채 그대로 있었다.


“역시나, 뭔가 꿍꿍이가 있었다냥.”

“그렇다니까. 저런 비열한 놈들은 보험을 한두 개만 만들지 않는다고.”


현과장과 어흥선생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들 사이로 불쑥 고개를 내미는 갓패치. 그는 두 사람의 발밑에 거대한 차원문을 만들며 씨익 웃었다.


“제정신이야? 빨리 크게 한방 먹여줘야지!”


***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성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여왕은, 성 밖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에 헐레벌떡 창문을 열어보았다. 그녀가 창문을 열자, 점점 더 가깝게 느껴지는 진동. 원더랜드의 먼발치에 있는 숲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상태가 두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문제는 그 움직임이 점점 성 쪽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 마치 그 진동이 살아서 원더랜드의 성으로 접근하는 것처럼.


“모두 지진에 대비 해야합니다만!”


지진을 본 여왕은, 서둘러 복도로 나가 사람들을 불러보으려고 했다. 그런데,


“아! 드디어 진정한 붉은색의 주인님이 오신다!”


복도로 나가자, 사람들을 모아서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는 아이나. 그녀는 마치 사이비 종교에 빠진 할머니처럼, 고집스럽고 괴팍하게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붉은색의 주인, 게늠 님이 오십니다! 이 지진은 게늠 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증거! 우린 느낄 수 있습니다! 오직 선택받은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예전 그때처럼!”


아이나는 결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하늘을 바라보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그때,


“난 게늠이다!”


밖에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 이상하게 낯이 익지만, 눈치가 꽝인 여왕이 이 사실을 알아차릴 리 없었다.


“게늠님께서 도착하셨다! 모두 알현하러 나갑니다!”


남자의 목소리에, 헐레벌떡 사람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아이나. 여왕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원더랜드에 지진을 몰고 오는 사람이 바로 목소리의 주인공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했으니까.

밖으로 나와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표정이 좀 이상하다. 뭔가 못 볼 걸, 아니 봐서는 안 될 장면을 마주한 듯한 사람들의 표정. 심지어 아이나 역시, 그토록 게늠을 기다리던 아이나 역시 당혹감에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난 진짜 게늠이다!”


여왕은 목소리가 들린 곳을 서둘러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 펼쳐진 경악할만한 풍경. 도무지 두 눈을 뜨고는, 아니, 눈을 감고도 볼 수 없는 모습이 선명하게 눈동자 안으로 들어왔다.

뽈록한 배. 앙증맞은 붉은색 비키니 상의.

겨드랑이 사이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털들과 배 위를 덮은 배렛나루.

그리고 차마 설명하기 힘든 비키니 하의와 털이 북슬북슬한 다리까지.

완벽한 변태가 원더랜드의 공중에 떠 있었다.


“난 진짜, 진짜, 진짜 게늠이다!”


거기에 화룡점정인 것은 바로 그가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는 팬티. 몇 번, 며칠 사용한 것만 같은 붉은색 남성 팬티였다.


“진짜라니까! 믿어, 알았지? 난 게늠이다! 게늠!”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현과장, 아니 진짜 게늠을 향해 시선조차 보낼 수 없었지만, 그러나 여왕은 그럴 수 없었다. 반드시 바라봐야만 했다. 그게 여왕이란 직책이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원더랜드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자리이기에.


“조, 좀, 옷 좀 입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아니! 난 변태다! 변태는 이게 맞다!”


현과장은, 아니 진짜 게늠은 목청을 크게 올렸다. 도무지 옷을 입을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원하는 게 뭡니까?”

“내가 원하는 건 모든 남자의 비키니 차림! 게늠은 그걸 원한다!”


남자의 비키니 차림이라고? 이 말을 들은 아이나도 그녀가 이끈 게늠의 추종자들도 고개를 기울였다.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일까. 진정한 붉은색의 주인이 될 게늠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아니, 진정한 변태만이 꺼낼 법한 이야기를 꺼내다니. 그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


“게늠 님! 게늠 님! 아닌 거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진정한...”

“난 진정한 변태다! 부활하면서 깨달았다! 난 세상에서 제일 완벽한 변태라는 것을!”


이내 겨드랑이를 벌리며 요염한 자세를 취하는 현과장, 아니, 진짜 게늠. 이어서 그는 코로 숨을 깊게 들어머시더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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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162. 집에 갈 수 있다고? 23.08.10 28 4 11쪽
161 161. 갓패치의 진실 23.08.09 25 4 12쪽
160 160. <장편> 죄의 탑 - 15 23.08.08 28 4 11쪽
159 159. <장편> 죄의 탑 - 14 23.08.07 22 4 11쪽
158 158. <장편> 죄의 탑 - 13 23.08.06 25 4 11쪽
157 157. <장편> 죄의 탑 - 12 23.08.05 25 4 12쪽
156 156. <장편> 죄의 탑 - 11 23.08.04 29 4 11쪽
155 155. <장편> 죄의 탑 - 10 +1 23.08.03 26 4 11쪽
154 154. <장편> 죄의 탑 - 9 +2 23.08.02 28 4 12쪽
153 153. <장편> 죄의 탑 - 8 23.08.01 33 4 11쪽
152 152. <장편> 죄의 탑 - 7 23.07.31 29 4 12쪽
151 151. <장편> 죄의 탑 - 6 23.07.30 26 4 12쪽
150 150. <장편> 죄의 탑 - 5 23.07.29 29 4 12쪽
149 149. <장편> 죄의 탑 - 4 23.07.28 26 4 3쪽
148 148. <장편> 죄의 탑 - 3 23.07.27 23 3 12쪽
147 147. <장편> 죄의 탑 - 2 23.07.26 29 3 11쪽
146 146. <장편> 죄의 탑 - 1 23.07.25 26 3 12쪽
145 145. 법정 호떡 공방 - 2 23.07.24 27 3 11쪽
144 144. 법정 호떡 공방 - 1 23.07.23 27 3 12쪽
143 143.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4 23.07.22 29 3 11쪽
142 142.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3 23.07.21 35 3 12쪽
141 141.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2 23.07.20 25 3 11쪽
140 140.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1 23.07.19 27 3 12쪽
139 139. 완벽한 거래 23.07.18 26 3 12쪽
138 138. 마약빵 - 2 23.07.17 30 3 11쪽
137 137. 마약빵 - 1 23.07.16 28 3 11쪽
136 136. 폭풍이 지나간 자리. 23.07.15 32 3 12쪽
135 135.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3 23.07.14 3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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