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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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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986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7.15 10:00
조회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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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36. 폭풍이 지나간 자리.

DUMMY

“제정신이야? 그렇게 도망치면 다 될 거 같았어?”


게늠의 앞에 갑자기 나타나는 갓패치 그리고 두 귀염둥이들. 그들의 눈빛에서 싸늘함만이 매몰차게 감돌았다.


“가, 갓패치... 님...”

“현과장은 죄인인 네 놈까지 감싸는 대인배겠지만, 난 아니야. 물론 이 두 주인들도.”


게늠을 바라보고 있던 황금빛 눈동자와 붉은빛 눈동자가 순간 이글거리는 광채를 내뿜었다. 그러자, 서서히 요동치기 시작하는 대지. 오직 그가 앉아있는 부분만 심하게 흔들렸다. 이어서, 게늠이 등을 기대고 있던 나무가 점차 그를 빨아들였다.

단단하게 그를 바치고 있던 바닥이 점점 그를 끌어당겼다.

젖 먹던 힘까지 다 해 발버둥 쳐 봤지만 소용이 없다. 케케묵은 이 원한은 원더랜드 주인의 마음에서 결코 사라질 리 없었으니까.


“쉽게 죽으려고 하지 마. 몇 번이고 살려내 다시 고통스럽게 해줄 테니까.”

“가, 갓...패치...”


원망 가득한 목소리를 내 보려 했지만, 대자연의 분노는 그에게 작은 목소리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키토와 리코에 의해 바닥에 생매장된 게늠. 수백 년 전 그 때와 똑같았다. 수 백 년 전, 그들이 게늠을 처벌했던 그 때와.


***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 다시금 찾아온 평화.

정말 너무나 평화롭다. 지루한 상황의 반복이다.

여왕은 일을 내팽개치고 집에 쳐들어와 호떡만 축내고.

갓패치는 그런 여왕의 머리채를 잡아챈다.

우유나는 경멸의 시선을 받기 위해 온갖 머리를 굴린다.

채야는 깨진 젊음의 액기스를 복귀하기 위해 노력중이고.

어흥선생은 그냥 키토와 리코의 곁에서 하염없이 그들을 바라본다.

매일이 똑같다. 단 하루도, 단 한순간도 달라지지 않았다.

정말이지, 집안 꼴이 이게 뭐야?


“아니, 누구는 지금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생겼는데, 그렇게 유유자적 한가롭게 호떡이나 뜯고, 밭일이나 하고, 놀고 자빠져있어?! 지금 이런 짓을 할 때가 맞아?”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것일까. 현과장은 두 눈을 부릅뜨며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물론, 모두가 좋아하는 호떡을 구워오면서. 참고로 커피는 서비스.


“현과장,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른 거 아니냥?”

“이게 아이러니적인 행동이라는 거다! 아이러니적 행동!”


현과장은 어흥선생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성난 목소리와는 다르게, 너무나 조심스러운 그의 쟁반. 행여나 커피가 쏟아질까, 호떡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한 가지만 했으면 좋겠다랄까나. 적응이 안 된다랄까나.”

“아니! 불가능해!”


채야가 달려와 그에게서 쟁반을 받으려고 했지만, 현과장은 무시하며 조심스럽게 거실 탁자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뭐가 불가능하다는 것일까. 채야에게 쟁반을 넘기고 그냥 화만 내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두 마음다 내 마음이라고! 호떡을 데접해주고 싶은 마음과 분노를 표출하고 싶은 마음! 둘 다!”

“제정신이야? 그냥 말해. 꼬장을 피우고 싶었다고.”


현과장의 쟁반에서 호떡을 한 장 잡어든 갓패치는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정곡이 찔린 것일까. 그만 그 자리에서 멈추고만 현과장. 그러자, 쟁반 위의 호떡과 커피가 심하게 흔들리고야 말았다.

후식들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절체절명의 순간. 그 위험을 감지한 모든 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스스로 몸을 날렸다. 심지어 구석에서 놀고 있던 키토와 리코도 함께.

순식간에 달려온 모두들 덕분에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던 현과장표 후식. 호떡과 커피가 자신들의 수중에 떨어지자, 이제는 그 누구도 현과장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정말 무서우리만큼.


“그래도 내가 만들었는데...”

“현과장이 떨어뜨릴 뻔 했잖아요. 반성이나 하세요.”


우유나는 호떡을 한입 베어 물며, 새침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호떡 짬도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가 참 당돌하다. 감히 호떡 그 자체인 현과장에게 반성이나 하라니. 그래, 저런 얄미운 인간에겐 벌이 딱이지. 게다가 우유나는 볼모잖아. 저렇게 한가롭게 호떡을 뜯게 둘 수는 없지 않을까?


“우유나, 넌 호떡 압수.”

“나? 왜?”

“중년의 여린 마음을 헤집어 놓은 죄.”


현과장은 우유나에게 달려가 다짜고짜 호떡을 빼앗았다. 억울함이 머리끝까지 치솟은 그녀였지만, 어찌 할 방법은 없었다. 호떡의 주인은 현과장이었으니까.


“지금 호떡 좀 만든다고 유세 떠는 겁니까?”

“응, 유세야. 짜증을 부릴 때마다 5분씩 연장이다.”

“아, 너무해!”

“응, 10분 연장.”


호떡으로 그녀를 가볍게 혼내준 현과장은, 이내 고개를 돌려, 남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현과장의 눈에 들어온 두 귀염둥이. 리코와 키토는 어쩜 먹는 모습도 이렇게 귀여울까. 그에 비해 호떡을 가운데 두고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은 정말이지 눈뜨는 못 봐줄 정도였다.


“갓패치, 여왕 호떡 압수,”

“제정신이야? 내가 왜?”

“나는 죄가 없습니다만!”


현과장의 말에 억울함을 토로한 두 사람이었지만, 현과장은 얄짤없이 그들의 손에서 호떡을 빼앗았다.


“누가 먹는 거 가지고 싸우래? 싸웠으니 5분간 호떡 취식 금지.”


이제는 일반적인 일들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 현과장.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호떡을 무기로 한 현과장은 현 시점에서 대적할 만한 적수가 없었으니까.

이어서 현과장은 남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얌전히 한 장 한 장 호떡을 먹는 어흥선생과. 우아하게 호떡을 잘라먹는 채야. 두 사람은 되도록 현과장에게 트집을 집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호떡을 먹어나갔다. 찰나의 실수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두 사람을 노려보는 현과장. 아흥선생과 채야는 호떡이 코로 들어가는 지 입으로 들어가는 지 모르고 그냥 호떡을 삼키고 있었다.


“그렇게 감시하지 않으면 안 돼냥? 호떡 먹다가 체할 거 같다냥.”

“체할 거 같아? 물 마셔 물.”


어흥선생의 말에 너무나 자연스럽고 친절하게 물잔을 내미는 현과장. 그 물바능ㄹ 받으려던 어흥선생이었지만, 순간 현과장의 의도를 파악하고 손을 내렸다.


“기름 묻은 손으로 물잔을 만질 순 없다냥.”

“오~ 제법인데. 어흥선생, 5분간 호떡 압수.”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호떡을 압수당한 어흥선생. 그의 얼굴에서 억울함이 다른 감정들을 억누르고 급격하게 치고 올라왔다.


“이유가 뭐냥?!”

“현과장의 호의를 무시한 죄.”

“억지다냥! 억지다냥!”

“진짜 억지 보여줘? 채야, 채야도 5분간 압수.”


가만히 앉아있다가 도탄 된 유탄을 직격으로 맞은 채야. 그녀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현과장을 바라보기만 했다.


“예쁜 게 예쁜척하는 게 너무 재수없어. 채야, 그만 먹어.”

“그런 이유라면 인정할 수 있다랄까나.”


이유없는 제제에 살짝 삐질 법한 그녀였지만, 예쁘다는 그 말에 배시시 웃으며 호떡 그릇을 내려놓았다. 역시 예쁘다는 말은 화난 마녀도 웃게 만든다니까.


두 귀염둥이를 제외하고 모두 호떡을 빼앗겨버린 사람들. 5분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으니까.


“우유나는 변태라 5분 연장.”

“갓패치는 갓패치라 5분 연장.”

“여왕은 땡땡이 쳐서 5분 연장.”

“어흥선생은 너무 많이 알아서 5분 연장.”

“채야는 예뻐서 5분 연장.”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여서 점점 시간을 늘리는 현과장. 결국, 호떡을 먹을 수 있는 존재는 리코와 키토, 단 두 존재뿐이었다.


“이건 너무하다냥! 우리도 호떡이 먹고 싶다냥!”

“안 된다냥! 난 꼬장이 피우고 싶다냥!”


어흥선생의 말에,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 현과장. 그래, 그의 목적은 단 하나 바로 꼬장이었다. 평소라면 상대도 안 해줄 사람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달랐다. 왜? 바로 호떡이 눈앞에 있으니까. 지금이야 말로 꼬장을 부리기에 제일 적합한 타이밍. 지난 시간 자신의 호구 짓 때문에 쌓인 분노가 이미 산더미를 넘어 망망대해가 되어있던 현과장. 그에게 있어서 이런 완벽한 갑이 된 순간은 꼬장을 풀어 놓기에 퍼펙트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오호라, 지금 나한테 꼬장으로 승부를 걸어 온 거야? 제정신이야?”


호떡 때문에 기분이 상한 사람들이었지만, 갓패치 그는 달랐다. 두 눈동자를 희번뜩이며 현과장의 도발에 미소 짓는 갓패치. 그의 마음속에 언제나 꿈틀대고 있는 승부심이 이번에도 그를 두근거리게 만든 모양이었다.


“현과장, 5대 1이야. 괜찮겠어?”

“5대 1은... 힘들지...”


갓패치의 말에, 빠르게 현 상황을 파악하게 된 현과장. 단순한 꼬장을 넘어서, 꼬장 대결로 번질 가능성이 크게 짙어졌다. 그렇다면 5대 1은 완벽하게 불리한 상황. 어쩔 수 없었다. 사람들을 영입하는 수밖에.


“이쪽으로 오는 사람 호떡 줌.”


현과장의 말에 순간 움찔하는 사람들. 그중 제일 크게 움직인 사람은 다름 아닌 갓패치였다.


“제정신이야? 치사하게 호떡으로 사람을 사려고 해?”

“맞다냥. 호떡은 치사하다냥!”


갓패치와 어흥선생은 인상까지 찌푸리며 현과장의 비열함에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난 남은 내 호떡은 먹고 싶다랄까나.”


슬그머니 현과장 쪽으로 움직이는 채야. 그의 곁으로 움직이는 건 비단 채야뿐만은 아니었다.


“난 다른 사람보다 5분 덜 먹었으니, 지금 가서 먹어도 되죠?”


우유나 또한 헐레벌떡 현과장의 곁으로 달려가 호떡을 한 장 집어 들었다. 게다가,


“난 호떡 때문에 오는 겁니다만.”


담담하게 현과장을 지나 호떡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여왕. 이제 전세는 5대 1이 아닌, 2대 4가 되고 말았다. 오직 하나, 바로 호떡 때문에.


“비겁하고 비열하다냥! 나도 호떡이 먹고 싶다냥!”


어흥선생이 호떡의 유혹에 참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바로 그때, 재빠르게 어흥선생의 팔을 잡아 끄는 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갓패치. 그는 어흥선생이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게 위해 안간힘을 써서 그를 잡아 끌고 있었다.


“놔라냥! 나도 호떡 먹을 거다냥!”

“제정신이야? 나보고 혼자 싸우라고?”


갓패치는 온힘을 다해 어흥선생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다부진 근육덕분에 서서히 호떡 쪽으로 좁혀지는 거리. 이윽고 어흥선생의 발은 호떡 접시가 놓인 탁자 앞까지 도착해 있었다.


“젠장! 제정신... 에라 모르겠다!”


호떡이 눈에 보이자 자제력을 잃어버린 것일까. 호떡을 향해 온몸을 날리는 갓패치. 또다시 모두가 호떡 앞에 앉아서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호떡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호떡을 빌미로 마음껏 꼬장을 피우려던 현과장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 실패. 인생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젠장! 꼬장을 피우고 싶다고!!”


현과장은 이내 모두에게 행패를 부리기 위해, 탁자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지만, 두 귀염둥이를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그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당장이라도 덤벼들 것만 같은 살벌한 눈빛. 한 발작만 더 움직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그들의 눈빛은 정말이지 무척이나 진지했으니까.


“좋다! 그럼 5대1의 승부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현과장은 호떡에 심취한 그들을 향해 분노의 선전포고를 했다. 이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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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163. 로데인 몰스. 23.08.11 24 4 12쪽
162 162. 집에 갈 수 있다고? 23.08.10 28 4 11쪽
161 161. 갓패치의 진실 23.08.09 25 4 12쪽
160 160. <장편> 죄의 탑 - 15 23.08.08 28 4 11쪽
159 159. <장편> 죄의 탑 - 14 23.08.07 21 4 11쪽
158 158. <장편> 죄의 탑 - 13 23.08.06 23 4 11쪽
157 157. <장편> 죄의 탑 - 12 23.08.05 25 4 12쪽
156 156. <장편> 죄의 탑 - 11 23.08.04 28 4 11쪽
155 155. <장편> 죄의 탑 - 10 +1 23.08.03 24 4 11쪽
154 154. <장편> 죄의 탑 - 9 +2 23.08.02 27 4 12쪽
153 153. <장편> 죄의 탑 - 8 23.08.01 32 4 11쪽
152 152. <장편> 죄의 탑 - 7 23.07.31 28 4 12쪽
151 151. <장편> 죄의 탑 - 6 23.07.30 26 4 12쪽
150 150. <장편> 죄의 탑 - 5 23.07.29 28 4 12쪽
149 149. <장편> 죄의 탑 - 4 23.07.28 23 4 3쪽
148 148. <장편> 죄의 탑 - 3 23.07.27 23 3 12쪽
147 147. <장편> 죄의 탑 - 2 23.07.26 28 3 11쪽
146 146. <장편> 죄의 탑 - 1 23.07.25 25 3 12쪽
145 145. 법정 호떡 공방 - 2 23.07.24 26 3 11쪽
144 144. 법정 호떡 공방 - 1 23.07.23 27 3 12쪽
143 143.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4 23.07.22 28 3 11쪽
142 142.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3 23.07.21 32 3 12쪽
141 141.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2 23.07.20 23 3 11쪽
140 140.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1 23.07.19 26 3 12쪽
139 139. 완벽한 거래 23.07.18 25 3 12쪽
138 138. 마약빵 - 2 23.07.17 27 3 11쪽
137 137. 마약빵 - 1 23.07.16 27 3 11쪽
» 136. 폭풍이 지나간 자리. 23.07.15 31 3 12쪽
135 135.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3 23.07.14 2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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