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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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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39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8.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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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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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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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4. 왕좌의 게임 - 1

DUMMY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큰 권력을 거부할 리 없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호떡을 권력의 비교대상으로 두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원더랜드. 권력만큼, 아니 권력 보다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현과장표 호떡. 그것도 보통의 호떡이 아닌 스페셜 호떡 되시겠다.


“난 호떡을 포기 못 합니다만!”

“제정신이야? 호떡은 하루에 한번 정도만 먹으면 되는 거잖아. 일 끝나고 와서 먹어. 남겨 놓을게.”


왕이 되지 않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하는 두 사람, 미우와 갓패치.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보면 혀를 차고 고개를 저을 게 분명했다. 그깟 호떡이 뭔데 권력을 포기하면서까지 먹으려고 하는 것일까.


“그냥 호떡이야. 왜 호떡 때문에 인생을 망치려고 해?”


두 사람의 어이없는 말싸움에, 현과장이 기가 막힌 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러자,


“현과장, 마약을 이긴 호떡이다냥. 긍지를 가져라.”


살며시 현과장에게 사실을 일깨워준 어흥선생.

그랬다. 현과장의 호떡은 마약마저 잊게 만든 마성의 호떡. 일명, 건강한 중독. 결코 평범한 호떡이 아니다. 이것은 신의 호떡. 어쩌면 신마저 홀리게 만들 그런 호떡일지도 몰랐다.


“안 돼! 이건 내 호떡이야! 원더랜드의 왕이 명한다. 이제 미우가 정식적인 국왕이다.”

“좋습니다만! 그럼 원더랜드의 여왕이 명합니다. 지금부터 갓패치가 진짜 진짜 국왕입니다만!”


단 몇 초만에 원더랜드의 왕위가 이리저리, 마치 배구공이 네트를 넘어다니 듯이, 서로의 품에 잠시 머물다 떠났다.


“미우, 아니 여왕! 이러기야? 내기에 졌으면 곱게 말을 들어!”

“갓패치, 아니 왕이시여, 이럴 겁니까? 내기에 이겼으면 왕이 되어야 합니다만!”


좀처럼 끝나려고 하지 않는 두 사람의 언쟁. 이제는 지켜보는 이들도 지겨울 정도였다.


“오늘은 이만하고 내일 다시 이야기를 하자랄까나. 이미 우리 모두 잠들 시간이랄까나.”


채야가, 리코와 키토를 챙기더니, 천천히 거실을 치우기 시작했다. 우유나도 그녀의 손을 거들며 주변을 치워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며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갓패치와 미우. 거실불이 꺼지고, 주변에 단 한 사람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지만, 두 사람은 결코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직 서로만 노려보고 있었다. 오직 서로만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건 그렇고, 루프는 어디 간 거야? 벌써 자러 갔나?


***


그렇게 찾아온 아침. 날이 밝아오니, 전날에는 보이지 않았던 루프가 갓패치와 미우의 사이에 누워있었다. 루프의 눈동자가 갓패치와 미우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서 저절로 뿜어 나오는 한숨. 아마도 밤새 두 사람을 말렸던 모양이었다.


“어 루프 씨, 어제 어디 갔었어?”

“아오~!”


자리에서 일어나 하울링으로 멋지게 대답하는 루프. 비록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한가지는 확실했다. 현과장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사실.


“아니, 아직까지 그러고 있는 거야? 아침이야, 아침이라고!”

“그래, 곧 밥 먹고 일 나갈 시간이지. 미우는 성에 가서 업무보고.”

“그건 내가 나갈 겁니다만. 왕께서는 성에 돌아가 업무나 보셨으면 합니다만.”


지친다, 지쳐. 루프와 현과장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퍽! / 퍽!]


다짜고짜 달려와 갓패치와 미우의 얼굴을 사정없이 가격한 리코와 키토. 리코의 꼬리가, 키노의 앞발이 각각 갓패치와 미우를 강타했다.


“제정신이야? 무슨 짓이야!”

“무슨 짓입니까만?”


윽박을 지르며 두 귀염둥이들을 째려보는 갓패치와 미우였지만, 이내 그들의 얼굴에 꽃피웠던 분노는 그대로 시들고 말았다. 키토와 리코의 눈빛에 담긴 거대한 노여움 때문에.


“아니, 밤새 얼마나 떠들어 댄 거야? 그러니까 리코님이랑 키토님이 화를 내지!”


현과장이 재빨리 달려와 키토와 리코를 얼싸안았다. 현과장의 손길에도 도무지 풀리지 않는 그들의 분노. 그러나, 갓패치와 미우는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건,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숲 주인, 늪 주인 참아. 이건 원더랜드의 미래를 위한 일이야.”

“그렇습니다만. 모두 원더랜드를 위한 일입니다만.”


오히려 말도 안 되는 논리만을 풀어낼 뿐이지. 뭐가 원더랜드를 위한 일이야. 본인들을 위한 일이지. 전부 호떡 때문에 이러는 거잖아.


“아니, 호떡 충분히 먹을 수 있어. 너무 그러지 마. 그냥 아무나 왕이 되라고.”

“제정신이야? 아무나 왕이 되라고? 너무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원더랜드의 왕은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만! 사실 호떡을 먹으러 올 시간도 없습니다만!”


아니, 호떡을 먹으러 올 시간도 없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야? 아니 제정신이야?


“제정신이야? 그런 사람이 여기서 이렇게 기 싸움이나 벌이고 있다고?”

“모두 미래를 위한 일입니다만!”


답이 없다. 답이 없어.

이런 인간이 원더랜드의 여왕이라니. 이런 인간이 원더랜드의 국왕이라니. 두 사람의 근성을 뜯어 고칠 크나 큰 무언가가 필요했다.


“두 사람, 여기서 딱 기다려!”

“제정신이야? 우리가 어딜 갈 거 같아? 왕위를 안 버리고?”

“내가 버릴 겁니다만! 내가 버리는 겁니다만!”


두 사람의 헛소리를 뒤로 한 채, 현과장은 리코와 키토를 이끌고 어흥선생의 방을 찾았다.

마치 거대한 도서관 같은 어흥선생의 방. 때마침 잠에서 깨 꽃단장을 하고 있던 어흥선생은, 자신을 찾아온 리코와 키토를 보자마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리코님! 키토님! 내 방에 무슨 일이냥? 드디어 내 방에도 와주기로 한 거냥?”

“저기... 내가 데리고 왔는데...”


이미 현과장은 Out Of 안중. 어흥선생의 눈길은 오직 두 귀염둥이에게로만 향했다.


“저기 두 사람 있잖아.”

“있다냥. 있다냥. 리코님 키토님 오늘은 뭐 할 거냥? 산책 갈 거냥?”


그나마 목소리는 들리는 모양이다. 약간의 대꾸를 하는 것을 보니. 그렇다는 건, 어흥선생을 움직일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현과장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니, 저기 두 사람 때문에 키토님과 리코님이 잠을 못 잤다고 하네!”


생각에 생각을 더한 끝에, 어흥선생의 눈알이 돌아갈 만한 사실을 풀어놓는 현과장.

그의 예상대로, 어흥선생의 두 눈동자에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미쳤다냥! 이건 미친 거다냥! 감히 리코님과 키토님의 수면을 방해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말꼬리에 ‘냥’이 빠진 걸 보니, 정말 화가 단단히 난 게 분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문을 박차고 나가 문제의 두 사람 앞에 선 어흥선생. 현과장과 두 귀염둥이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만 볼 뿐이었다.


“이건 아니다냥!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이러는 건 아니다냥!”

“제정신이야? 이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원더랜드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알겠다냥!”


갓패치의 말에, 후다닥 돌아오는 어흥선생. 현과장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도대체 뭘 본 거지? 당당하게 다가가서 헛소리만 듣고 다시 돌아온다고? 아직 잠이 덜 깬 걸까?


“아니, 왜 그냥 돌아와?”

“원더랜드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냥. 조금 양보를 해야 한다냥. 미안하다냥. 키토님, 리코님 미안하다냥.”


이 사람, 갓패치의 헛소리를 정말 믿는 것 같다.

아니, 이상하게도 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 원더랜드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누가 왕이 되느냐에 따라 원더랜드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마치, 그가 여러 차례 겪었던 대통령 선거처럼.


“자, 잠깐!”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오른 것인지, 헐레벌떡 갓퍄치와 미우를 향해 달려온 현과장. 그의 호들갑에, 가만히 있던 루프가 화들짝 놀라 현과장의 곁으로 달려왔다.


“루프 씨, 난 괜찮아. 그건 그렇고. 우리 선거하자.”

현과장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그를 바라보는 두 사람, 갓패치와 미우. 단단히 닫혀있던 그들의 마음도,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백성들의 손으로 뽑게 하자고?”


갓패치는 턱을 괴더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좋은 일을 꾸미는 건 아닌 게 분명했지만, 뭐 생각은 그 사람의 자유니까. 현과장은 굳이 갓패치를 말리지 않았다.


“백성들이 뽑아 주는 사람이 왕이 되는 거 맞습니까?”


미우도 뭔가 생각을 하는 눈치였다. 그래, 이 전직 여왕 역시 일을 꾸미는데 있어서 완벽한 프로. 순순히 당할 여자가 아니었다.


“두 사람, 괜찮은 거 맞지? 헛 생각 하는 거 아니지?”

“제정신이야? 헛생각을 왜 해? 이건 정정당당하게 해야지.”


젠틀한 목소리에 비해, 너무나 번뜩이는 그의 눈동자. 틀림없다. 이 인간 뭔가 대단한 걸 꾸민 심산이다. 순간, 현과장을 감싸는 불길한 느낌. 그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미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당연한 겁니다만. 정정당당. 난 정정당당합니다만.”


부드러운 목소리와 다르게, 광기를 가득 머금은 미소를 짓는 미우. 순간 현과장은 정신이 아찔했다.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선거가 될 리 만무했다. 이건 총칼 없는 전쟁. 그래 이런 게 바로 원더랜드의 선거다!


“그럼 난, 어흥선생과 현과장을 데리고 가지.”

“난 그럼 채야와 노예를 데리고 가겠습니다만.”


그런데, 잠깐. 이게 무슨 상황이지? 사람을 데리고 가?


“아니, 사람을 왜 나눠?”


당혹스러운 상황에 현과장은 당장 두 사람을 말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진중한 눈빛으로 현과장을 바라보는 갓패치와 채야. 그들은 그 눈빛은 정말 그 어느 때 보다 신중하고 진지했다. 마치 자신의 목숨을 건 도박을 하는 사람들처럼.


“그럼 너희들은 지금 내 미래, 아니 원더랜드의 미래가 달렸는데 그냥 가만히 땅이나 파고 있겠다고? 지금 제정신이야?”

“호떡, 아니 왕위가 걸린 문제입니다만. 모두 동참해야 합니다만.”


뭔가 잘못된 단어들이 들렸던 것 같았지만, 그들의 엄청난 눈빛에 그만 입을 닫아버리고 만 현과장. 그렇게 그는 다시는 오지 않을 마지막 탈출 기회를 놓치고야 말았다.


“그럼 절대 번복하기 없기다, 미우.”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만, 갓패치.”


그렇게 돌아선 두 사람. 이렇게 서서히 선거 전쟁의 문이 열리려 하고 있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텃밭에 모인 갓패치와 현과장 그리고 어흥선생. 그들의 주변으로는 리코와 키토 그리고 루프가 냉철한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난 왜 여기 있는 거냥?”

“내 말이. 난 왜 여기 있는 걸까.”


혼이 빠진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어흥선생과 현과장. 그러자, 그런 그들을 향해 갓패치가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제정신이야? 내가 왕이 되면 좋겠어?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아?”


눈동자 안 가득한 광기. 그래, 갓패치는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선거를 던질 생각. 던져서 미우가 여왕 자리를 유지하도록 만들 생각.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건 당연한 게 아닐까?


“나에게 기가 막힌 작전이 있지.”


갓패치가 그 광기 가득한 눈동자를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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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4. 왕좌의 게임 - 1 23.08.12 26 4 11쪽
163 163. 로데인 몰스. 23.08.11 24 4 12쪽
162 162. 집에 갈 수 있다고? 23.08.10 28 4 11쪽
161 161. 갓패치의 진실 23.08.09 25 4 12쪽
160 160. <장편> 죄의 탑 - 15 23.08.08 28 4 11쪽
159 159. <장편> 죄의 탑 - 14 23.08.07 21 4 11쪽
158 158. <장편> 죄의 탑 - 13 23.08.06 24 4 11쪽
157 157. <장편> 죄의 탑 - 12 23.08.05 25 4 12쪽
156 156. <장편> 죄의 탑 - 11 23.08.04 28 4 11쪽
155 155. <장편> 죄의 탑 - 10 +1 23.08.03 25 4 11쪽
154 154. <장편> 죄의 탑 - 9 +2 23.08.02 27 4 12쪽
153 153. <장편> 죄의 탑 - 8 23.08.01 32 4 11쪽
152 152. <장편> 죄의 탑 - 7 23.07.31 28 4 12쪽
151 151. <장편> 죄의 탑 - 6 23.07.30 26 4 12쪽
150 150. <장편> 죄의 탑 - 5 23.07.29 28 4 12쪽
149 149. <장편> 죄의 탑 - 4 23.07.28 24 4 3쪽
148 148. <장편> 죄의 탑 - 3 23.07.27 23 3 12쪽
147 147. <장편> 죄의 탑 - 2 23.07.26 28 3 11쪽
146 146. <장편> 죄의 탑 - 1 23.07.25 25 3 12쪽
145 145. 법정 호떡 공방 - 2 23.07.24 26 3 11쪽
144 144. 법정 호떡 공방 - 1 23.07.23 27 3 12쪽
143 143.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4 23.07.22 28 3 11쪽
142 142.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3 23.07.21 33 3 12쪽
141 141.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2 23.07.20 23 3 11쪽
140 140. 마약빵 근절 캠페인! 호떡왕 현과장! - 1 23.07.19 26 3 12쪽
139 139. 완벽한 거래 23.07.18 25 3 12쪽
138 138. 마약빵 - 2 23.07.17 28 3 11쪽
137 137. 마약빵 - 1 23.07.16 27 3 11쪽
136 136. 폭풍이 지나간 자리. 23.07.15 31 3 12쪽
135 135.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3 23.07.14 2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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