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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십이지신: 신들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Paz
작품등록일 :
2020.05.11 11:35
최근연재일 :
2020.06.05 06:4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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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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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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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신의 모습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4화. 신의 모습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송축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갑자기 고요하던 들판에 바람이 조금씩 일었고, 주변 기운이 서서히 변하는 게 느껴졌다.


“우선, 제대로 신력을 발휘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지!”


“흐압-”


기합을 한 차례 넣자, 순간 새하얀 빛이 송축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점점 그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뿜어져 나오던 빛이 사그라지자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의 구리 빛 피부는 검은색 털로 뒤덮였고, 머리에 두 개의 뿔이 솟아났다.


신장은 10척이 조금 안 되어보였고, 주황빛 도복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10척=240cm로 가정]


“나는 소의 신 축신(丑神)이다.”


검은 소가 도복을 입은 채 두 발로 일어서 있는 모습이었다.


덩치가 워낙 엄청나서 굉장한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제대로 신력을 발휘하면 신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근력, 체력, 지구력 등 모든 수준이 아마 인간의 10배는 상회할거다.”


석재는 처음 보는 광경에 너무나 놀라웠다.


세상에 이런 일들이 감추어져 있었다니.


“인간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남아 있는 신력을 모두 사용하는 것. 즉,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신력이 다시 회복될 때까지 신의 모습으로 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축신(丑神)은 팔짱을 꼈다.


“내가 듣기로는 쥐 가문은 피리를 통해 내재된 신력을 발현시킨다고 들었다. 한 번 보여주겠나?”


그 말에 석재는 품속에서 피리를 꺼내들었다.


그때 축신(丑神)은 무엇인가 잊고 있었다는 듯 말했다.


“아 참 깜빡했군! 피리를 불 때, 무엇을 지키려는 마음을 가져라. 동방세계를 수호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에 무엇을 지키려는 마음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지키려는 마음이라...’


석재는 피리로 입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바람을 불어넣었다.


펑-


아니나 다를까 소리가 지나간 곳에는 피리와 회색 쥐 한 마리가 있을 뿐이었다.


“그래 처음에는 다들 그렇지. 하하하”


송축은 쥐가 된 석재에게 다가가 등에 대고 무엇을 중얼중얼 거렸다.


그러자 석재는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러한 과정이 수차례 반복되었다.


하지만 쥐의 신은커녕 쥐의 신 발톱도 나오지 않았다.


단지 회색 쥐만 계속해서 찍찍거릴 뿐이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에 석재는 점점 지쳐만 갔다.


소의 신 송축은 힘들어 하는 석재를 보며 웃었다.


“하하하 그래 초보자에게는 분명 힘들 테다. 아무리 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신력을 소비하는 것은 마찬가지니 말이다.”


그리고 땀에 젖어있는 석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신력을 회복하는 데는 먹고 자고 쉬는 것으로 자연스레 회복이 된다. 힘에 부치면 한숨 자겠느냐?”


축신(丑神)의 그 말에 석재는 오기가 들었다.


“아니요. 저는 아직 더 해볼 힘이 남았습니다.”


“하하하 그래! 좋다! 바로 그런 자세다.”


송축이 호탕하게 말했다.


10척이나 되는 소의 신의 울림통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보통 쩌렁쩌렁한 게 아니었다.


석재는 다시 한 번 피리를 입에 갖다 댔다.


그리고 막 피리에 바람을 불어넣으려 할 때였다.


갑자기 축신(丑神)의 등 뒤에서 긴 무기 하나가 날아왔다.


그 무기는 10척 가까이 되는 축신(丑神)의 머리 위를 훌쩍 넘어서 그대로 바닥에 힘차게 꽂혔다.


그것은 송축이 사용하는 모였다.


축신은 담담한 듯 자신의 눈앞에 꽂힌 무기를 빼어 들었다.


손에 들린 모는 조금씩 떨리며 공명하기 시작했다.


모의 길이가 축신의 신장에 걸맞게 길어지자 공명은 차츰 잦아들었다.


“하하하 왔느냐. 진오야.”


누가 왔는지 뒤를 보지 않았으나, 이미 누군지 짐작하고 있었던 듯했다.


“네 형님. 신의 모습으로 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도저히 놓칠 수 없어서 왔습니다.”


진오는 의기양양하게 말을 맞받아 쳤다.


두 남자가 호기로운 기 싸움을 펼치는 와중, 주변에 꽃이 흩날리는 것 같은 기운이 석재의 이목을 끌어당겼다.


그쪽을 바라보니 꽃처럼 아리따운 아요가 석재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헤헤, 석재야 나도 응원 차 왔어! 네가 신의 모습으로 처음 변하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아요가 자신을 응원 왔다고 하니 너무나도 기뻤고 설렜다.


그리고 자신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 그래. 고마워 아요야...”


그들의 따뜻한 대화중에 송축이 끼어들며 석재에게 말했다.


“석재군, 잠시 아요와 함께 저쪽에서 좀 쉬고 있겠나. 내 아무래도 진오 녀석 혼을 좀 내줘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그럼 아요 데리고 잠시 쉬고 있을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춘기의 소년은 아직 부끄러움이 많아, 쉽사리 아요 곁으로 가지 못했다.


오히려 아요가 신이 났는지 폴짝 뛰며 석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헤헤 석재야 우리 저쪽에 가서 구경이나 할까?”


그녀는 얼굴을 석재 앞으로 들이밀며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모습을 보는 석재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 응.”


비록 석재의 대답은 무미건조했지만, 얼굴은 마치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붉었다.


아요는 그런 석재의 손을 잡고 한쪽으로 이끌었다.


*

타닥- 타닥-


장작이 불에 타는 소리가 들린다.


할아버지가 부엌 한편에 있는 아궁이에 쪼그려 앉아 계셨다.


“흐음... 진오 녀석에게 송축이 있는 곳을 괜히 말해줬나.”


그리고는 꼬챙이로 장작을 조금씩 밀어 넣으셨다.


“원진살 때문에 두 가문이 늘 싸웠는데 영 불안하네... 분명히 또 싸우려 들 텐데...”


*

인간의 모습을 한 진오와 신의 모습을 한 송축은 서로 마주보며 준비 자세를 취했다.


진오의 공격은 재빨랐다.


소의 신 축신(丑神)의 위치를 한 차례 확인한 후, 그대로 그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자신의 창을 장대로 삼아 높이 뛰어 올라 오른발로 옆차기를 날렸다.


옆차기는 멋지게 축신(丑神) 목 부분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축신(丑神)이 그의 발을 아무렇지 않게 한손으로 탁 낚아챘다.


“하하 이 녀석 나를 무시하는 거냐. 이런 가소로운 공격을!”


그러고는 그대로 바닥에 진오를 내동댕이 쳐버렸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진오가 바닥에 쓰러졌다.


“애송아, 까불지 말고 어서 신의 모습을 보여라!”


축신(丑神)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오는 이정도 쯤은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먼지를 툭툭 털며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쥐고 있던 창을 하늘 높이 던지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순간 흰 빛이 진오를 에워싸면서 모습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윤기 나는 갈색 말의 모습을 한 채 두 발로 서있었다.


신장은 축신(丑神)과 마찬가지로 약 10척 가량이었고, 상당히 민첩해 보이고 다부진 몸매였다.


균형이 매우 잘 잡힌 몸매라고나 할까.


그는 본래 입고 있던 옷을 승계한 듯 고동색 도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의 붉은 갈기와 썩 잘 어울렸다.


그 모습이 바로 말의 신 오신(午神)이었다.


오신(午神)은 떨어지는 창을 한 손에 받아 들었다.


그러자 축신(丑神)의 모가 그랬던 것처럼 오신(午神)의 창도 떨리기 시작했다.


창의 길이가 신장에 걸맞게 변하자, 오신(午神)은 창을 휘휘 돌리다 비껴 잡으며 공격 자세를 취했다.


*

한편 아요는 옆에 앉아 있는 석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진오의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헤헤 석재야 신기하구나? 진오는 말의 신, 즉 오신(午神)을 모시는 가문의 정통계승자래.”


석재는 자신의 주변에서 이런 믿지 못할 일들이 발생하니,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 그저 놀라고 있었다.


*

오신(午神)이 축신(丑神)을 향해 다시 달려오자, 축신(丑神)이 그를 향해 모를 겨누며 맞이할 준비를 했다.


10척의 거구들이 전력을 다해 서로 무기를 크게 휘둘렀다.


콰아아앙-


그들의 힘 대결에 한 차례 큰 소리가 나며 땅이 흔들렸다.


땅이 흔들리는 소리에 두 쇠붙이가 부딪히는 굉음조차 묻힐 정도였다.


“허허 진오야, 겨우 이 정도 힘밖에 안 되는 것이냐?”


그 말과 함께 축신(丑神)이 맞부딪혀 있던 오신(午神)의 창을 조금씩 힘으로 눌러갔다.


“형님, 힘만 세다고 만사형통이 아닙니다.”


그리고는 창을 재빠르게 빼서 축신(丑神)을 향해 수차례 찔러 댔다.


하지만 축신(丑神)은 조금도 힘든 기색 없이 그의 모든 공격을 받아냈다.


오신(午神)은 창술뿐만 아니라 발차기에도 자신이 있어보였다.


그의 발차기 기술 중 하나인 들어 찍기 공격은 위력이 대단했다.


찍을 때 마다 땅이 쿵쿵 파일 정도였다.


송축은 진오보다 느릿느릿한 몸놀림이었지만, 마치 진오의 공격을 예측이라도 하는 듯 발차기 기술을 군더더기 없이 살짝 살짝 피해냈다.


축신(丑神)이 계속해서 피하는 게 화가 났는지, 오신(午神)이 기합을 잔뜩 넣으며 왼발을 머리위로 들어올렸다.


“이야아앗-”


하지만 그때를 기다린 축신(丑神)은 왼손으로 도복 깃을 잡고 허리를 돌려 그대로 그를 메쳐버렸다.


쿠구궁-


엄청난 소리와 함께 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먼지가 어느 정도 그치자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축신(丑神)이 오른 손에 모를 들고 태산처럼 서있는 것이 뿌옇게 보였다.


마침내 먼지가 완전히 그치자 그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치열한 격전이 있었던 그곳은 땅이 움푹 패여 있었다.


그리고 그 구덩이에는 오신(午神)이 쓰러져 있었다.


축신(丑神)은 오신(午神)의 곁으로 다가갔다.


“허허, 이 녀석 좀 더 수행하고 오거라.”


쓰러진 오신(午神)의 모습을 확인한 축신(丑神)은 이제 끝났다 생각하고 뒤돌아섰다.


하지만 그 때, 그의 무릎이 갑자기 큰 충격을 받아 휘청거렸다.


“으윽-”


오신(午神)이 누운 채 발로 축신(丑神)의 종아리 뒤쪽을 가격한 것이었다.


“제 앞에서 방심하지 마십시오. 축신!!!”


끝난 줄 알았던 오신(午神)은 투지를 보이며 창으로 몸을 지탱한 채 다시 일어섰다.


*

“이야... 할아버지가 늘 우려하시던 대로 저 둘의 원진살은 엄청나구나!”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던 아요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했다.


아요의 감탄을 듣고 있던 석재는 궁금증이 들었다.


“원진살이란 게 뭐야?”


그의 질문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헤헤, 원진살은 서로 미워하는 관계야. 소 가문과 말 가문은 오랫동안 원진살로 인해 자주 싸웠었대. 그래서 소띠랑 말띠의 궁합이 안 좋다고도 하고.”


*

축신(丑神)과 오신(午神)은 무기를 잡고 다시 공격 자세를 취했다.


이번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뛰어들었다.


창과 모가 서로를 향해 겨눠지고 있었다.


콰아아앙-


그들의 부딪힘에 또 다시 지축이 흔들렸다.


둘의 힘겨루기는 조금도 물러섬 없이 팽팽했다.


그때 오신(午神)이 전광석화와 같이 힘겨루기 하던 창을 거두어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축신(丑神)의 모가 오신(午神)의 머리위로 흘려졌다.


그 기회를 틈타 오신(午神)은 축신(丑神)과의 거리를 점점 좁혀 들어갔다.


거리가 지척에 이르자, 그는 옆차기로 축신(丑神)의 배를 강하게 가격했다.


“크허억-”


그는 배를 맞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 축신(丑神)이 아니었다.


가격 당한 그 찰나의 순간에 축신(丑神)은 자신의 모 뒷부분으로 오신(午神)의 창을 위로 쳐내버렸다.


오신(午神)은 그의 엄청난 힘으로 인해 창을 놓치고 말았다.


10척이 넘는 거대한 창이 그대로 솟구쳤다.


축신(丑神)과 오신(午神)은 하늘 위로 솟구친 창이 어디로 향하는지 바라보고 있었다.


이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 인가.


그의 거대한 창은 석재와 아요의 머리 위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점점 가속도를 붙인 거대한 창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아요는 창이 자신으로 향하자 두려움에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매우 순간적으로 발생한 일들이었지만, 석재에게 그 일련의 모습들은 매우 느리게 느껴졌다.


석재는 둘 다 이 위험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험에 두고 나올 수는 없었다.


그는 재빨리 일어나서 아요를 밀쳐내고 떨어지는 창에 맞섰다.


‘젠장, 이젠 어떻게 저 창을 막아내야 하지?’


그 때 뜻밖에도 어디선가 조그만 목소리가 들려왔다.


“석재야... 피리...”


그건 아요의 목소리였다.


‘그래, 이젠 운명에 맡겨 보는 수밖에 없어.’


그리고 석재는 쥐고 있던 피리에 힘껏 바람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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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폭주한 신력 20.05.26 33 8 12쪽
18 사라진 정의 20.05.25 34 8 11쪽
17 뜻밖의 만남 20.05.23 43 10 12쪽
16 신력 활용법 20.05.22 38 8 12쪽
15 오해와 진실 +1 20.05.21 39 7 11쪽
14 의문의 남자 20.05.20 39 6 12쪽
13 동방의 전설 +2 20.05.19 57 6 12쪽
12 운명의 도박 20.05.18 55 6 11쪽
11 나무의 비밀 20.05.17 53 6 11쪽
10 두두리 마을 20.05.16 60 8 12쪽
9 초월한 우정 20.05.15 58 8 13쪽
8 깊은 절망 20.05.14 66 9 13쪽
7 평화의 무게 20.05.13 78 8 13쪽
6 진정한 평화 20.05.13 119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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