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은학이

제1장 만남-1-

밤 8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태준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강형사의 전화를 기다리느라 초조했다. 때 마침, 전화벨이 울렸다.

“강형사님이세요? 네! 놈이 떳다고요! 제가 지원병력과 함께 그리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끊으면서 옆에 있던 최형사에게 출동 지시를 내렸다.

태준은 지난 3개월동안 조직폭력배 두목인 황대치의 은신처를 추적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 오늘, 놈만 잡는다면 그동안 해온 수사가 모두 급진전 된다. 태준은 최형사의 차에 타 현장으로 갔다.

*****

한편 같은 시각, 정은학은 친구 김정인이랑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고 있었다. 그둘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은학아 영화 웃겼지?”

“응~! 난 그 남자, 그렇게 웃긴 줄 몰랐어! 영화배우가 아니라 완전히 코메디언이야 그 남자, 정말 브래드 피드 맞아?!”

그러면서 크게 낄낄거리며 웃어댔다.

마침, 버스가 도착했다. 은학과 정인은 버스카드를 거내고 올라탔다. 정은학은 고려대 현대무용학과 4학년으로 긴 생머리에 키는 172cm이고 몸무게는 45kg의 키 크고 모델 같은 몸매에 초롱초롱한 눈빛의 동양특유의 귀여움과 아름다움, 거기에다 서구적인 매력을 지닌 아주 굉장한 미인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남자처럼 털털하고 화끈하면서도 직선적이라서 한 번 화를 내면 보기 무섭게 성질을 낸다.

그리고 술에 취하기만하면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이성을 잃어 야생마처럼 날리를 지긴다. 특히 속상한 일이 있거나 화날 때, 마시면 더 더욱 그럴 때가 많다. (물론 경우에 따라 그러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서 정인 같이 그녀를 잘 아는 친한 친구들은 절대로 술을 권하거나 먹이지 않는다.

또 남자처럼 덜렁대서 실수도 많이 한다. 그래서 그녀의 별명은 천방지축이다. 평상시에는 청바지만 입었고 늘 학교나 어디 갈 때는 야구모자를 쓰는데 쓸 때 항상 뒤로 씌우는 것이 습관이었다. 하지만 털털하고 직선적인 성격과 또 다르게 마음이 여려서 눈물을 보일 때도 많고 약자에게는 약한 인간적인 면도 있다.

은학이 자리에 앉자 핸드폰에서 벨이 울렸다. 최근 사이가 뒤틀러진 은학의 남자친구 석우였다. 은학은 받지도 않고 끊어버렸다. 모처럼 유쾌한 기분으로 시간을 보냈는데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아서였다. 정인은 그런 은학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버스가 한 여관 근처에 들어서자 차들이 약간 멈칫거렸다. 여관 앞에는 경찰차들이 둘러쌓고 여관에서 수갑을 채운 채 형사로 보이는 사내 두 명에게 붙들여 나온 한 용의자도 보였다.

용의자는 완강하게 저항하다가 형사들을 뿌리치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려다 현장에서 양복차림의 남자가 업어치기 유도기술을 구사하며 붙잡았다. 그는 형사로 보이진 않았지만 형사들만큼이나 용의자를 과격하게 제압하고 다루웠다. 정인은 그를 보며 감탄했다.

“와~! 은학아 저 남자 좀 봐! 멋있고 용감하지 않아? 저 남자, 형사 아니야?”

“글쎄?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 옷차림을 보면---.”

은학은 머리에 뒤로 씌운 야구 모자를 벗으면서 그곳을 지나는 버스에서 형사들과 함께 범인을 검거한 태준을 보며 어디선가 한 번 본 낯익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그가 바로 앞으로 자신의 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 될 거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하무린]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