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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언플래밍

내 사랑 은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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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래밍
작품등록일 :
2023.12.11 23:22
최근연재일 :
2023.12.28 16:2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057
추천수 :
2
글자수 :
66,425

작성
23.12.26 17:11
조회
24
추천
0
글자
6쪽

제6장 용서와 치유-4-

DUMMY

다음 날, 태준은 S대학병원의 신경외과 의사로 일하는 고교시절 동창생에게 물었다. 간질병이 치료될 수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친구의 대답은 뜻밖에 기대 이상만큼 의외였다.


“약물이나 수술로 거의 완치가 가능하지. 단지 약물로 잘 조절되는 환자들은 일상생활을 아무런 문제없이 지속할 수 있지만 조절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주고 뇌기능을 손상 될 수 있으니까,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있어야해. 그런데 태준아 그 사람 누구이고, 어느 정도로 경련이 심한데 그런 거야?


“우리 빌라에 2층, 201호에 사는 여자의 여동생.”


“일단 발작증상에 대한 설문지를 줄게. 거기에 답변을 다해. 그런 다음에 나한테 내지 말고 난 간질병 전문의가 아니기 때문에 그 환자를 맡을 수 없고, 대신 그 분야에 있는 친구를 소개시켜 줄게. 실력 좋은 친구야. 그 친구에게 얘기해 놓을게. 지금 소개하지 뭐. 그런데 이상하다 너.”


“뭐가?”


의사친구는 장난기가 가득 찬 미소로 물었다.


“너 그 환자 언니를 좋아하는 거야?”


태준은 대답없이 수줍은 미소만 짓다가 말문을 열었다.


“사실 몇 달전에 후배검사한테 고백을 받았거든, 그런데 마음은 자꾸 걔한테 가게 돼.”


“걔라고 그런 거를 보니 나이차가 꽤 있나 보내. 몇 살인데? 몇 살이고 어떻게 생겨서 그렇게 반한 거야? 그 후배검사보다 더 예쁜 모양이지.”


“내가 다녔던 대학에 현대무용학과 4학년생이야. 하지만 그 후배친구한테 나 딴 여자가 생겼다는 말 못했어. 그 환자의 언니마음도 확신 할 수 없고.”


“어~! 그래? 그거 참 난처하네.”



*****



은학은 흐느끼며 아침 일찍부터 화장실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은 은영에게 솔직하고 진심어린 용서를 빌고 있었다. 은영은 과도를 쥔 채, 변기에 쭈그리고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은영아. 나 그동안 너한테 못되게 했어. 제발 어리석은 짓하지 마. 내가 이제와서 너한테 이러고 있다는 게 가증스럽게 느껴질 거야.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조차도 네게 너무나 미안해. 그래, 네 말이 백번 옳아. 난 정말 너보다 갖은 게 많아. 난 적어도 든든한 외가라도 있으니깐, 넌 그런 외가라도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너네모녀를 멸시하며 미워했었어. 네 엄마가 아빠한테 어떠한 성적인 수모당해 왔는지도 잘 모르고, 알았더라면 널 다르게 대했을 텐데 이제야 알아서 정말 미안하고 또한 그동안 네게 너무 못되게 굴어서 무지하게 미안해. 심지어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네 문제로 왔다는 말 할 때도 난 너무 무신경 넘어 신경질을 막 냈고, 또한 아빠 장례식 때도 네 얼굴 제대로 보지도 않고 널 없는 사람 취급했어.”


은학은 볼에 흐르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닦아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난 정말 못된 언니야!”


은학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은영아 제발 이 문 좀 열어줘! 지금부터 내가 네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또한 내가 너한테 못되게 대했던 걸 만회할 수 있도록, 그래서 이제라도 네게 언니겸, 엄마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그러니까 이 문 좀 열어줘. 나 아직 네 얼굴을 제대로 보지 않았잖니.”


그때 태준이 돌아왔다. 태준은 화장실 문을 뚜둘기면서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은영아 너희 아빠 장례식 때 우리 눈 마주친 적이 있었지. 나 네 언니가 널 어떻게 대했는지 난 잘 몰라. 하지만 이것만큼 분명해. 너희 언니는 그동안 못되게 군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그걸로 인해 너에게 만회하고 싶어 해. 그러니깐 그것을 만회할 수 있도록 해줘. 물론 지금 당장 너에겐 좋건 싫건 네 곁에는 보호자가 필요하잖아.”


은학은 다시 울먹였다.


“지금까지는 나 너한테 너무 못된 언니였어! 하지만 만약에 내가 처음부터 진실을 전부 다 알았더라면 너희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널 데리고 우리 외가에 들어갔을 거야! 널 절대로 아버지랑 같이 살게 내버려 두진 않았을 거고! 널 이대로 방치하진 않았을 거야! 적어도 네 병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노력이라도 했을 거야! 나 그동안 너무 내가 입은 상처만 생각하고 은영이 네가 입은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알지 못했어! 정말 미안해! 이제야 네 상처가 나보다 더 깊고 아팠다는 사실을 알았어! 제발 어리석은 짓하지 마! 네 곁에 이렇게 너무 늦게 와서 정말 너무 미안해! 하지만 제발 이제라도 내가 너한테 좋은 언니가 될 수 있게 딱 한번만 기회를 줘!”


은학은 문짝에 이마를 대고 엉엉 울었다.


천천히 문을 열리며 은영이 나왔다. 과도는 세면대에 놓고, 은영은 고개를 숙인 채, 울고 있었다.


“언니! 제발 날 버리지 마! 혼자 살기에는 너무 힘들고 무서워!”


사실 은영은 아빠 장례식 때, 은학이 태준한테 기대는 걸 보면서 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동시에 언니에게 그렇게 애원하고 싶었었다. 그러면서 은영은 은학의 품에 파고들었다.


“정말 미안해! 난 네가 이렇게 아프고 병을 앓고 있는 가엾은 아이인줄 모르고 그동안 널 너무 미워하고 오해해서! 그리고 지금에서야 네 곁에 이렇게 와서!”


은학도 동생을 품에 껴안으면서 같이 울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정인과 현미도 같이 울었다. 그걸 태준은 따뜻한 시선으로 가만히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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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에필로그] 아이고~! 은학이는 못말려~!-완- 23.12.28 26 0 2쪽
33 제7장 유학-4- 23.12.28 24 0 3쪽
32 제7장 유학-3- 23.12.28 24 0 5쪽
31 제7장 유학-2- 23.12.28 22 0 4쪽
30 제7장 유학-1- 23.12.28 21 0 3쪽
» 제6장 용서와 치유-4- 23.12.26 25 0 6쪽
28 제6장 용서와 치유-3- 23.12.26 24 0 9쪽
27 제6장 용서와 치유-2- 23.12.25 29 0 8쪽
26 제6장 용서와 치유-1- 23.12.25 24 0 3쪽
25 제5장 우연한 데이트-2- 23.12.25 26 0 3쪽
24 제5장 우연한 데이트-1- 23.12.25 23 0 4쪽
23 제4장 새로운 시작-2- 23.12.25 27 0 3쪽
22 제4장 새로운 시작-1- 23.12.24 28 0 8쪽
21 제3장 실연-5- 23.12.22 25 0 2쪽
20 제3장 실연-4- 23.12.22 26 0 8쪽
19 제3장 실연-3- 23.12.22 24 0 6쪽
18 제3장 실연-2- 23.12.22 24 0 4쪽
17 제3장 실연-1- 23.12.22 23 0 3쪽
16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10- 23.12.20 25 0 13쪽
15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9- 23.12.20 26 0 4쪽
14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8- 23.12.20 29 0 4쪽
13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7- 23.12.20 27 1 3쪽
12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6- 23.12.20 28 0 4쪽
11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5- 23.12.20 30 0 4쪽
10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4- 23.12.20 30 0 5쪽
9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3- 23.12.19 32 0 4쪽
8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2- 23.12.19 35 0 5쪽
7 제2장 날 미치게 만드는 그녀-1- 23.12.19 37 0 4쪽
6 제1장 만남-6- 23.12.19 34 0 3쪽
5 제1장 만남-5- 23.12.18 40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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