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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포식자의 아카데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려개
작품등록일 :
2021.05.30 05:15
최근연재일 :
2021.06.06 12:1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588
추천수 :
51
글자수 :
64,520

작성
21.06.01 21:26
조회
37
추천
3
글자
13쪽

7. 학원으로

DUMMY

“겨우 일주일인데...”


슈페른은 자신의 볼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요 일주일간 너무 잘 먹어서 그런 것일까.

푹 패였던 볼과 팔다리에 살이 붙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의 자신하고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


‘이것뿐만이 아니지’


슈페른의 눈앞에는 그의 키보다도 큰 전신 거울이 놓여 있었고.

그 안에 비친 슈페른은 지금 ‘교복’이란 것을 입고 있었다.


흰색의 셔츠 검은색의 카디건.

그 위를 둘러싸고 있는 붉은색의 망토.

어제, 스승님께서 입학선물로 보내주신 물건이었다.


‘그리고.’


스르릉-


금색의 실이 새겨져 있는 칠흑의 칼날을 가진 마법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소년의 양팔보다 길었던 검이 지금은 소년의 팔 하나만큼까지 줄어들어 있었다.


물건의 크기를 조절하는 마법.

수업 이틀째에 새로 배운 마법 중 하나였다.


정말로 즐거운 일주일이었다.

뒷골목에서 살아온 세월의 100분의 1조차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얻어낸 즐거움의 밀도만큼은 1,000배는 더 농밀했다.

슈페른은 이 일주일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슈페른이 미스틸테인의 검날을 쓰다듬고 있을 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들려오는 귀에 익은 목소리.


‘슈페른, 준비 다 됐어?’


벌컥-


“슬슬 나가야 할 시간... 너 설마 또-.”

“아, 아니에요! 그냥 보기만 했을 뿐이에요, 보기만!”


슈페른과 아샤 모두에게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슈페른의 마법 미스로 저택의 창문을 깨버렸던 일.


아샤의 눈초리가 슈페른의 양심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

슈페른은 미스틸테인을 냉큼 다시 집어넣었다.


아샤는 평상시의 하녀복이 아니라 슈페른과 똑같은 ‘교복’이란 것을 입고 있었다.

다만, 아샤의 망토는 슈페른의 망토와는 달리 옅은 금색이었다.


아샤가 말하길.

슈페른이 다니게 될 학원에선 총 7개의 학년이 존재하고, 그것을 7개의 색으로 분류한다고 했다.

빨간색은 1학년의 색.

옅은 금색은 3학년의 색.

같은 식으로.


“흐음?”


그때.

아샤가 비음을 내뱉었다.

슈페른은 반사적으로 어깨를 떨었다.

보통, 아샤가 저런 소리를 내는 경우는 슈페른에게 무언가 실수가 있었다는 뜻이었다.


“넥타이가 좀 허술하네.”

“아, 역시 그런가요?”


분명, 몇 번이나 배웠는데도 불구하고.

슈페른은 이상하리만치 넥타이를 묶는 것에 능숙해질 수가 없었다.


‘도무지 이해가 안가.’


이렇게 불편하고 복잡한 것을 대체 왜 달고 다녀야 하는 건지.


“이리와, 내가 묶어줄게.”


아샤의 손이 능숙하게 슈페른의 넥타이를 묶어갔다.


“으, 존나 답답해.”

“씁, 말조심.”

“아, 맞다.”


요 일주일간 슈페른은 마법만 배운 것이 아니었다.

슈페른은 낮에는 마법을 그리고 저녁에는 교양과 잡학을 배웠다.


슈페른이 가장 많이 혼나야만 했던 것은 역시 교양에 대한 것이었는데.

뒷골목의 말투와 행동에 물들어 버린 슈페른에게 있어, 귀족의 말투와 예법이란 것은 너무나도 생소하고 어려운 것들이었다.


“눈은 내면의 거울이고 말은 내면의 인격이란 말이 있어. 그 말투를 고치지 않으면, 너는 다른 이들에게 얕보이게 될 거야. 그리고 그건 곧 스승님과 나의 흉이 되겠지.”

“...죄송해요.”

“죄송하다는 말로 끝나면-”

“세상에 법이 왜 있냐고요?”

“알면 잘해.”

“.....네.”


교양을 열심히 익히지 않으면 절대로 마법을 가르쳐 주지 않겠다는 아샤의 엄포에.

슈페른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교양 또한 열심히 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슈페른은 마법의 천재이긴 했어도 예법의 천재는 아니었다.

요 일주일간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주의하지 않으면 이렇게 뒷골목 말투가 튀어나올 때가 있었다.


그것은 슈페른에게 있어서도 영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슈페른은 호른과 아샤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뱀의 아가리’같은 곳에서 살던 거렁뱅이 고아 소년이 마법사가 될 수 있었다.

동화에서 읽었던 그것하고는 좀 다르지만, 그래도 존나... 아니, 큼큼, 예쁜 말.

어쨌거나 엄청나게 강한 마법사가 되었다.


게다가 후견인에, 아침 이슬을 맞이하지 않아도 되는 집에, 엄청나게 맛있는 식사에, 마법검에, 주먹이 아닌 친절로 대해주는 가족 같은 존재까지.


슈페른은 그들에게 아주 큰 은혜를 입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만약, 슈페른의 잘못으로 인해 스승님이나 아샤가 욕을 먹게 된다면.

아마도 슈페른은 꽤나 화가 나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그렇기에 슈페른은 저택을 나서며.

앞으로는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존나’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꾹 결심했다.


***


“우와아, 존ㄴ-, 크흠, 큼.”

“.....”

“죄송해요.”


13살 꼬맹이의 결심은 그다지 오래 가지 못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껏 뒷골목에서만 지내왔던 13살의 소년에게 기차역이란 너무나도 환상적인 공간이었다.


기차역 뒤편에 있는 쓰레기장은 뒷골목의 부랑아들 사이에선 뷔페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역 안에 들어선 수많은 음식점에서 버려지는 폐기된 음식들은.

시장거리에서 주울 수 있는 빵 쪼가리보다도 훨씬 맛있었고 종류도 많았다.


그렇기에 기차역이란 부랑아들 중에서도 힘 있는 놈들만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예를 들면, 한스 패거리와 같은 놈들 말이다.


한스 패거리 이외의 꼬맹이들이 허락 없이 기차역에 접근했다가 들키기라도 한다면.

최소 3일간은 집안에서만 누워있어야 했다.

놈들에게 얻어맞아서.


즉, 기차역이란 장소는 뒷골목의 아이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그림 속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던 장소였다.

그런 상황에서, 역 내부는 어떠했겠는가.


기차역의 벽돌조차도 구경 한번 못 해본 꼬마들에게 있어.

기차역 안쪽이란 그야말로 동화에서 나오는 과자 동산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었다.


쓰레기장에서도 그만한 것들을 먹을 수 있었는데, 과연 그 안에서는 어떠한 것들을 먹을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상상.

슈페른은 지금 그런 상상 속의 장소에 들어온 것이었다.

뒷골목의 아이들 중에서는 아마 최초로 이룩한 업적이 아닐까?


아샤가 차려주는 식사도 물론, 엄청 맛있었지만.

지금, 저기 있는 가게에서 나는 냄새 또한 만만치 않게 달콤했다.


가정식과 간식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저택에 온 첫날에 먹었던 과자하고 비슷한 냄새였다.


참고로.

첫째 날 이후, 슈페른은 과자를 입에 댈 수가 없었다.

응접실 접시에 놓여 있던 과자를 하루 만에 전부 먹어치운 슈페른을 보고.

아샤가 집안의 있는 과자를 전부 치워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먹다간 이빨이 썩을 수도 있다는 아주 타당한 이유와 함께.


물론, 슈페른은 처음엔 당연히 불만을 터트렸지만.

아샤의 요리는 매우 맛있었기 때문에 그의 불만은 금방 가라앉았다.


특히, 아샤가 만든 사과 파이는 응접실에서 먹었던 과자보다도 더욱 달콤했었다.

그렇기에 과자에 대한 불만은 어느새 쏙 들어가 있었던 슈페른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과자 냄새를 직접 맡게 되니 또 탐이 나네.


“누나-.”

“자.”

“...어라?”

“네가 먹고 싶은 거로 사 오렴. 난 표를 사러 갈 테니까. 서로 일을 마친 뒤에 여기서 다시 만나자.”

“어... 괜찮아요? 당연히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학원까지 가는 길은 짧지 않으니까. 가는 길에 간식거리 정도는 있는 편이 좋아.”

“우와아.”


슈페른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야말로 아이 같은 웃음이었다.


“슈페른! 뛰지는 말... 뭐, 됐나.”


그렇게나 좋은가.

돈을 받고 냉큼 달려가는 슈페른을 보며 아샤는 쓴웃음을 지었다.


***


‘어디로 갈까?’


아샤는 슈페른에게 그가 먹고 싶은 거로 사 오라고 했었지만, 슈페른에겐 그럴 생각이 없었다.

슈페른은 과자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아샤 또한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요 1주일간.

슈페른에게 있어 아샤는 그야말로 친누나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에게 있어 아샤는 이미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슈페른은 고민했다.

어떤 과자를 사야, 자신과 아샤 둘 다 즐거울 수 있을까, 하고.


‘누나는 사과 파이를 잘하니까 사과 맛 과자를 좋아하려나?’


생각해보니 좋은 선택 같았다.

사과 파이는 슈페른 또한 좋아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사과 파이를 살 생각은 없었다. 이왕 먹는 과자, 가능하다면 새로운 맛을 탐구하는 게 좋지 않겠나.


마법사란 본디... 음, 뭘 탐구하는 자더라?

이... 뭔가 어려운 단어였는데 잘 기억이 안...


“악!”

“엑!”


갑작스레.

슈페른은 가슴팍을 향해 밀려오는 둔탁한 충격을 느낄 수가 있었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충격에 중심을 잃은 슈페른은 뒤로 한 바퀴 굴러버렸다.


“으... 아파라.”


슈페른은 뒤통수를 매만졌다.

다행히 혹은 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보단, 지금 설마 누군가하고 부딪친 건가?


다급히 눈앞을 확인하니 보이는 건.

슈페른보다 키가 크고 뚱뚱...아니 통통해 보이는 소년이었다.

그리고 슈페른처럼 붉은 색의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으으, 갑자기 뭐야!”


개가 넙죽 엎드린 것처럼 넘어져 있던 소년이 벌떡 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슈페른을 노려보았다.


코가 벌겋게 물들어 있는 것이.

상대방 또한 지금의 충돌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넘어져 있던 자세를 보면 앞이 아니라 뒤에서 충격을 받아 넘어진 것처럼 보인...


‘아.’


그제야 슈페른은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를 이해했다.

생각해보면 조금 전.

슈페른은 분명 배웠지만, 이상하게 잘 떠오르지 않는 그 단어를 떠올리느라 눈을 감은 채로 걷고 있었다.


그래, ‘눈’을 ‘감은’ 채로.


즉, 이건.


‘내 잘못이구나.’


슈페른이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어, 음. 저기, 괜찮아?”

“ 아니! 하나도 안 괜찮아! 뭐야 이게! 내가 이걸 어떻게 샀는데...”


어... 혹시 옷이라도 찢어진 건가?

아니면 귀중품?

어, 어떡하지? 물어주어야 하는 건가?

교복은 얼마나 하지?

지금 내 손에 있는 돈으로 갚을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지금, 슈페른의 손에 들려 있는 돈은 과자를 사기 위해 받은 돈이었다.

아무리 슈페른이라도 과자보단 옷이 더 비싸다는 것 정돈 알고 있었다.


‘큰일 났다.’


아샤 누나에게 또 잔소리 듣겠다며, 슈페른은 머리를 쥐어 잡았다.


“정말로 미안해.”

“...진짜로?”

“응, 이건 내 잘못이야. 정말로 미안해.”


자신보다 작은 소년이 머리까지 숙여가며 사과했기 때문일까.

통통한 소년은 살짝 화난 표정을 누그러트렸다.


“쯧, 미안하면 됐어.”

“저...”

“뭐야.”


그래도 역시 화가 전부 풀린 것은 아니었는지, 통통한 소년이 퉁명스레 대답했다.


“혹시 내가... 그거니까, 아! 기억났다, 사죄! 혹시, 내가 너에게 사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뭐?”


아샤가 슈페른에게 가르친 것들 중에는.

잘못을 저질렀으면 확실하게 끝맺음을 맺어야 한다는 것도 있었다.

구르면 구를수록 커지는 눈덩이처럼.

처음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작은 실수라도 언젠가는 크게 돌아와 버릴 수도 있다는 말과 함께.


게다가 이 통통한 소년은 슈페른과 같은 교복에 같은 붉은색 망토를 입고 있었다.

그것은 즉, 이 소년은 슈페른과 같은 학원, 같은 학년의 학생이라는 뜻이었다.


앞으로 얼굴을 자주 부딪칠 수도 있을 텐데, 이런 식으로 잘못을 저지른 채 넘어가곤 싶지 않았다.

그것이 설령, 과자를 살 돈을 전부 다 써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아샤 누나또한 사정을 듣는다면 이해해 줄 것이다.


“....그럼.”


통통한 소년이 손안에 쥐고 있던 것을 슈페른에게 들이밀었다.


“물어내.”

“...이건, 과자 봉지?”

“평범한 과자가 아니야! 자그마치 위즈비 쿠키라고! 「주커플리츠」에서 가장 비싼 과자! 이걸 사기 위해서 자그마치 한 달 동안이나 용돈을 모았단 말이야.”


한 달이라고?


“저... 혹시 그거 많이 비싸?”


가격을 들은 슈페른은 지금 자신에게 있는 돈과 소년에게 들은 가격을 비교해 보았다.

그리고 씩-하고 미소를 지었다.


“혹시 거기에 사과 맛 과자도 있어?”


***


작가의말


1. 설정 변경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마법을 묘사할 때.

검을 조종하는 마법

검을 복제하는 마법

이런 식으로 표현 했는데 이를 다르게 바꿨습니다.


검을 조종하는 마법-->테네스(염동 마법)

검을 복제하는 마법-->레프로듀(복제 마법)

마력 화살을 쏘는 마법--> 졸바트피(마력 화살 마법)


이런 식으로요.


이 밖에 변경된 내용은 없으니 다시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2. 혹시 이 소설 제목이 많이 구리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72 아침기상
    작성일
    21.06.01 22:18
    No. 1

    그것도 그렇고 추천하시는 게 좋을듯 합니다.
    추천으로 1,200 정도는 오르더라고요. 보통 유입 추천글이나 다른 커뮤니티에 소개글이거든요.
    저야 그냥 랜덤으로 이것저것 보다가 유입된 거구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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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학원으로 +1 21.06.01 38 3 13쪽
6 6. 재능 +1 21.05.31 53 6 12쪽
5 5. 마법 21.05.31 57 5 10쪽
4 4. 개자식 +2 21.05.30 58 5 13쪽
3 3. 너의 이름은 21.05.30 61 5 12쪽
2 2. 잘 부탁 한단다 제자야 21.05.30 84 9 13쪽
1 1. 나는 마법사란다 21.05.30 129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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