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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각색작가가 AI 토끼와 회귀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3.28 18:13
최근연재일 :
2024.05.18 11:2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72,370
추천수 :
2,431
글자수 :
270,462

작성
24.05.12 11:20
조회
1,016
추천
52
글자
17쪽

39. 장을 지져야 하나

DUMMY

성하윤의 말이 끝나자 보조작가들이 난리가 났다.


“이게 뭔 소리야? 도둑?”

“우리 작업실에 도둑이 있다고?”

“누구 뭐 도둑맞은 거 있어?”

“글쎄? 일단 난 딱히 없는 거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저도요. 짐도 이상 없고, 지갑도 괜찮은데”


말을 하면서도 그녀들은 손은 소지품을 살폈다.

도둑맞은 물건이 있는지 찾는 것이다.


그런데 10분이 지나도 물건이 없어졌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이쯤 되자 그녀들의 시선이 다시금 하윤에게로 향했다.


“···"

“···"


누구 하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런데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도둑맞은 거 없는데요?’

‘뭐지? 지금 장난하시는 건가?’

‘왜 갑자기 아침부터 이 난리야’

"..."


어휴, 성 작가님이 말해서 다행이지

내가 말했으면 다들 저런 눈으로 날 봤을거 아냐


'눈빛으로 얼굴도 뚫렸겠네'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성 작가님이 한발 더 앞으로 나섰다.


“지금 도둑맞은 물건을 찾아 봐도 의미가 없어요. 도둑이 훔쳐 간 건 눈에 보이는 물건이 아니니까”

“···?"


점점 더 알 수 없는 표정이 되어가는 그녀들을 무시하고 하윤이 말을 이었다.


“일단, 그 전에. 성승연씨?”

“네? 네, 네!”


갑자기 불린 탓일까?

승연이 당황하며 손을 들었다.


그 모습이 마치 놀란 어린아이 같았으나

승연을 관찰하던 수혁은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본 이후였다.


하윤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평소와 다르게 냉랭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승연씨, 어디서 나랑 친척이라고 말하고 다녀?”

“네?”


오, 당황했어

아까는 뭔가 연기 같았는데 확실히 진짜는 딱 봐도 다르구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말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는 게

누가봐도 '니가 말했냐?'라는 표정이었다


물론, 성하윤 작가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건 내가 맞았다.


‘그러니까 왜 그런 되지도 않는 구라를 쳐’


* * *


“네? 그럼 작가님이랑 친척인 거에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보통 이런 말을 작업실을 소개하다가 하나?


‘심지어 난 묻지도 않았는데’


솔직히 어이가 없었지만 

어디까지 가나 보려고 맞장구 좀 쳐줬더니 아주 한술을 더 뜬다


“아휴, 친척까지는 아니고. 그냥 같은 본관이다 이거지.”

“...그러고보니 작가님도 성씨였죠”

“그치, 성하윤, 성승연. 남들은 듣자마자 바로 의심하던데, 자기는 좀 느리다?”


혹시 아빠가 최익현이세요?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그걸 누가 물어봐요


“제가 그런 쪽으로는 좀 관심이 없어서···그럼 촌수가 어떻게 되세요?”

“글쎄? 정확한 건 족보를 찾아 봐야 하는데, 아마 항렬로 따지면 내가 할머니뻘 되지 않을까?”

“···"


친인척 사칭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아예 가문 어른행세까지 하네


‘무슨 리플리 증후군도 아니고’


오늘 처음 본 나한테까지 이런 말을 하는 거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디까지 말했는지 모르겠네


그래서 성하윤 작가에게 말해줬다.

이대로 방치하면 어떤 소문이 퍼질지 몰라서


“내가 좀 들은 게 있어서 말이야. 말해봐. 자기, 내 친척이라고 말하고 다녔어? 듣기로는 할머니뻘이라고 했다던데?”

“···"


자신이 했던 말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자 

승연은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저 말은 정말 궁금해서 묻는 말이 아니었으니까

그 모습에 수혁의 말이 진실이었음을 깨달은 하윤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었다.


“이건 또 무슨 경우야? 승연씨, 처음에 면접 볼 때 계양 성씨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사람들한테 나랑 같은 창녕 성씨라고 말하고 다녀? 이제 와서 본적을 바꾸기라도 했어?”

“···"


하윤의 말에 승연은 침묵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작업실이 조용해지는 건 아니었다.


"뭐야, 승연씨 작가님 친척 아니었어?“

“아, 뭐야! 나한테는 할머니뻘이라고 해놓고는”

“자기한테도 그랬어? 나한테도 어른들끼리 알고 계셔서 서로 안부도 묻는다고 했는데”

“하, 허언증이야 뭐야? 은근히 작가님 핑계 대면서 일거리 미루더니, 그냥 농땡이 핀 거잖아”


잠깐 견학 온 수혁에게도 했던 말을 다른 보조작가들에게 하지 않았을 리 없었다.

그녀들이 들은 허언은 수혁보다 훨씬 많았고 또 자세했다.


“···"

“···"


그녀들이 말이 이어질수록 하윤의 표정이 더더욱 딱딱해졌다

당연히 이 사태의 주범인 승연도 점점 고개가 아래로 향했다.


“그만! 그럴 틈이 있을지는 모르곘지만, 승연씨는 나중에라도 제대로 해명하세요”


결국 듣다 못 한 하윤이 다른 이들을 말렸다.

물론 승연을 위해서 말린 건 아니었다.


“지금은 그게 본론이 아니니까 그 정도로 하죠.”

“···"


본론이라는 말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끊겼다.

하지만 이어지는 하윤의 말에 오히려 더 소란스럽게 변했다.


“친척이라고 속인 건, 그래요.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감히 내 작업실에서 도둑질을 해요? 그러고도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요?”

“!!”


하윤의 말에 모두의 얼굴에 충격이 어렸다.

그리고 그 표정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사람이 다른 사람 글을 훔치다니!”

“뭐?”

“글을 훔쳐?”


보조작가들이 자신들의 노트북을 끌어안았다.

그들이 고생하면서 보조작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데?


성공한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그녀들에게 글 도둑은 해충보다 못한 존재였다.


“선, 선생님 정말인가요?”

“승연이 쟤가 정말로 누구 글을 훔쳤어요?”

“야! 똑바로 말해. 너 누구꺼 훔쳤어!”


이제는 보조작가들이 더 난리였다.

당장에라도 승연의 머리채라도 잡을 기세였다.


하지만 글 도둑은 그녀들의 예상보다 만만치 않았다.


“증거 있으세요?”

“뭐야?”


자신을 추궁하는 보조작가를 오히려 밀친 그녀가 고개를 돌려 하윤을 바라봤다.

아까까지만 해도 당황과 놀람으로 물들어있던 눈은 다 어디 가고 표독스럽게 변해있었다.


“증거는 가져오시고 저를 의심하시는 거냐고요? 이거 엄연한 명예훼손이에요. 제가 보조작가라고 해서 이런 취급까지 받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허!”


당돌한 외침에 보조작가들뿐 아니라 하윤조차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까지 봤던 모습과 너무나 다른 모습에 그동안 승연이 연기를 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당신들 싹 다 고소할 거야.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생사람을 잡아? 노동청이랑 한작협협에 갑질 당했다고 신고할 거야!”

“···"


본격적으로 폭주하기 시작한 승연의 광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오죽하면 당장에라도 잡아먹을 듯했던 보조작가들마저 한걸음 물러서게 만들었을까?


하지만 그런 그녀의 기세도 얼마 가지 못했다.


“거기, 영등포 경찰서죠? 여기 산업스파이가 있는데 좀 와주세요”

“···!!”


모두의 시선에 수혁에게로 쏠렸다.


그중에서는 당연하게도 승연의 시선도 있었는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수혁이 신고까지 했다는 것을 알고 당장에라도 죽일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원래 꼼수는 정수로 받는 거지’


여기서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는 없다.


잘못이 밝혀진다고 처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무죄가 밝혀진다고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다음은 경찰서 가서 하시죠?”

“너···!"

“괜히 괜한데 힘 빼지 마시고요. 그렇게 당당하면 경찰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이력서에 주소랑 전화번호 다 있는데 이대로 도망치실 것도 아니잖아요?”

“···"

“10분이면 도착한다고 하니까 다들 조금만 기다리시죠. 괜히 의심 살 수 있게 휴대폰이나 노트북에는 손 떼시고요”


수혁의 말대로 경찰은 곧 도착했다.

그때까지 작업실 인원들은 승연를 감시하며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 * *


“그러니까, 이쪽 보조작가분께서 글을 훔치셨다?”

“누가 훔쳐요! 증거 있냐고요! 증거도 없이 이렇게 생사람 잡아도 되는 겁니까?”


형사의 말에 옆에서 도끼눈을 뜨고 있던 승연이 즉시 반발했다.

그 모습에 귀찮다는 표정을 지은 형사가 다시 하윤에게 물었다.


“이렇다는데, 증거 있으신가요? 정확한 증거 없이 절도범으로 지목하신 거면 무고로 고소당하실 수도 있습니다”

“···"


형사의 말에 하윤은 수혁에게 고개를 돌렸다.

왜 가만히 있냐는 듯한 표정


그 모습에 결국 수혁이 앞으로 나섰다.


“증거라면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너!”


수혁의 등장에 가뜩이나 살기등등하던 승연이 또 한 번 발작했다.

그러나 수혁은 그쪽으로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자신의 태블릿을 꺼내 들었다.


이때를 위해 준비한 아이패드였다.


“선생님께서는 누구십니까?”

“수혁이라고 합니다. 웹소설 작가고요”

“웹소설이요? 여기 계신 분들은 다 드라마 작가라고 하지 않았나요?”

“저는 이 작업실에 다니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음 작품을 위해 성하윤 작가님께 양해를 구하고 하루 견학을 온 거였죠”

“네...”

“어제, 작가님은 제 견학을 여기 계신 성승연씨에게 일임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은 할 일이 있다고 하더군요”


수혁의 말에 형사가 하윤과 승연을 번갈아 바라봤다.


두 사람에게 수혁의 말이 맞는지 묻는 것이다.

둘에게서 아무런 반박도 나오지 않자 형사의 시선이 다시금 수혁에게로 향했다.


“성승연씨가 저를 안내하며 이것저것 묻더군요. 처음에는 간단한 질문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예민하고 민감한 질문들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었죠?”

“주로 제 수입에 관련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정산금은 얼마인지, 매니지와의 정산 비율은 얼마인지”

“···”


수혁의 말에도 승연의 반박은 없었다.

몇몇 보조작가들 중에 그녀의 말을 들었던 이들도 있었기에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제가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자 질문을 바꾸더군요. 글 쓸 때 참고하는 내용들, 차기작의 컨셉, 세계관, 심지어 구상하고 있는 캐릭터와 에피소드들까지요”

“미쳤네. 왜? 아주 대본을 달라고 그러지?”


뒤에 있던 보조작가 중에 한명이 기가 찬다는 듯이 외쳤다.


“뒤에 조용히 해주세요. 그래서요?”

“그냥 대충 넘겼습니다. 뒤에 있는 보조작가님 반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건 작가에게 밑천을 내놓으라는 말이거든요.”

“그게 끝인가요?”

“아뇨, 마지막으로 뭘로 글을 쓰냐고 묻길래 이 패드를 보여줬습니다. 작업실 밖에서는 이걸로 글을 쓴다고. 그랬더니 더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죠”

“음... 내용은 잘 알았습니다만, 그게 도난의 증거와 무슨 연관이 있는 건가요? 그 패드가 없어졌다면 모를까, 지금 들고 계시잖아요”

“네. 보시다시피, 패드는 제 손에 있죠. 다만 이 안에 든 건 저 사람이 이미 복사해서 옮긴 후입니다”

“그걸 증명하실 수 있으십니까?”


형사의 말에 수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패드의 잠금을 풀었다.


“제가 보안을 좀 신경 쓰는 편이라서요. 이 패드에는 두 개의 어플이 깔려있습니다. 하나는 잠금이 풀릴 때 전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는 앱이죠”


말을 끝낸 수혁이 어플 전용 갤러리에 들어갔다.

그 안에는 수많은 사진이 찍혀 있었는데 가장 위에는 방금 찍힌 수혁의 사진이 있었다.


그 외에도 갤러리에는 수혁의 사진이 가득했다.

그런데 증명사진처럼 얼굴만 나온 사진 중에 다른 사진이 둘 있었다.


“이 패드에 자료가 있어서 저는 이 기기를 누군가에게 빌려주지 않습니다. 빌려준다고 해도 제가 잠금을 풀어서 주죠. 그런데 여기 보시면 성승연씨가 찍혀 있죠?”

“···"

“저는 이 패드를 빌려드린 적이 없는데, 어떻게 승연씨 얼굴이 찍혀 있을까요?”


수혁의 말에 형사를 비롯한 모든 이들의 시선이 승연에게로 쏠렸다.

당장에라도 수혁을 죽일 것만 같았던 그녀의 얼굴도 어느새 창백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녀의 발악은 그치질 않았다.


“그, 그거 앱 오작동일 수도 있잖아! 고작 그걸로 사람을 범죄자 취급해? 너, 그러고 보니 그거 도촬이잖아? 그게 얼굴만 나와서 그렇지 내 몸이라도 찍혔으면 어쩔뻔했어?”

“쯧!”


성격이 더러운 건 알았지만, 발악도 더럽게 하네

추연아 승하다!


“그런 말을 할 수도 있죠. 그런데 이건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

“뭘?”

“보안을 위해 깔아둔 다른 앱은 이 패드로 작업한 내용의 로그가 남는 앱입니다.”

“로그?”

“아, 쉽게 말하자면 보고서 같은 겁니다. 몇분 몇초에 사용자가 어떤 작업을 했다는 식으로 기록이 남죠.”

“···"

“사진이 앱의 오작동으로 찍혔다고 주장하신다면, 우선 사진이 찍힌 시간을 보시죠. 12시 47분에 사진이 찍혔는데, 그때 저는 성햐윤 작가님과 점심 식사 중이었습니다. 패드는 작업실에 두고 갔었죠”

“...”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승연을 일별하고

수혁은 패드에 깔린 로그 앱을 실행시켰다.


“그럼 이제 로그 이력을 볼까요? 47분에 패드의 잠김이 풀렸다는 로그 보이시죠? 이때 사진이 찍혔고, 곧바로 제 작업 폴더가 열렸네요. 48분에는 작업 폴더가 통째로 압축이 됐고, 50분에 메일에 첨부가 되었습니다. 보내진 메일 주소는 S_winY인데···우연히도 제가 이 이메일 주소를 알더군요”


수혁이 명함 지갑에서 하나의 명함을 꺼냈다.

어제 작업실에서 인사하며 받았던 보조작가들의 명함이었다.


수혁이 든 명함에는 성승연의 이름과 그녀의 이메일 주소인 S_winY가 또렷이 적혀있었다.


“···"

“이래도 아니라고 하실 겁니까?”


수혁의 말에 그녀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했다.


“저분의 메일을 조사해보시죠. 아마 같은 시간에 들어간 메일과 파일이 있을 겁니다”

“그러죠. 성승연씨, 여기 이메일 접속해 주세요

“시... 실수였어요.”


형사의 말에 결국 승연이 무릎을 꿇었다.


“제 글은 안 써지고, 대박 난 작가라고 하길래... 글은 어떻게 쓰는지, 아이디어는 어떻게 수집하는지 궁금해서 그랬던 거예요. 맹세코 작가님의 작품을 훔치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제 작업 폴더를 통째로 가져가셔놓고?”

“그, 그건 급해서... 누가 올지 몰라서 통째로 가져가서 생긴 실수였어요. 정말 참고만 하려고 한 거에요. 하늘에 맹세해요!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방금까지의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지 

수혁앞에 엎드린 그녀가 꺼이꺼이 울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옆에 있는 형사들이 혀를 찰 정도였다

그 모습에 수혁도 흔들렸던 걸까?


한층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로요? 정말 이번이 처음이에요?”

“네! 정말 맹세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가 이런 일을 또 저질렀으면 당장 장을 지질게요. 작가님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승연은 이제는 수혁의 한쪽 다리마저 붙들고 울고 있었다.

그러나 수혁의 입에서 그녀를 용서한다거나 말리는 행동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사내를 불렀다.


“재영아, 이리 와 봐”

“어? 나?”

“엉, 유재영 너!”


갑자기 호출된 재영은 얼떨떨한 모습으로 수혁에게 향했다.

그 모습에 보조작가들은 물론, 수혁을 발밑에서 울고 있던 승연마저도 당황하고 있었다.


“왜, 왜?”

“너 맥북 아직 가지고 있지? 내가 선물한 거”

“어, 있지”

“그거 꺼내 봐”


수혁의 말에 재영이 맥북을 꺼내자


“이거 암호 풀어봐”

“응”


암호가 풀린 맥북을 넘겨받은 수혁은 곧바로 하나의 앱을 실행시켰다.

방금전에 그가 패드로 실행시킨 그 앱이었다.


“내가 이 맥북 선물하면서 너한테 깔라고 했던 앱 기억나?”

“어?···아니”

“그치, 너는 기계치니까”


스마트 폰도 겨우 쓰는 놈이 내가 알려준 앱을 기억할 리가


“이 맥북에도 내 패드랑 마찬가지로 로그 앱이 깔려있어. 물론 네 아이디로. 자, 여기 비번 입력해”

“엉? 비번? 나 모르는데?”

“모르긴 왜 몰라, 니가 입력했는데. 내가 맥북 설정 잡아주면서 가입하라고 했던 거 잊었어? 그때 니가 아이디랑 비번 입력했잖아”

“어···그럼 이건가?”


수혁의 말에 재영은 자신이 쓰는 ID와 비밀번호를 눌렀다.

맥북에 깔린 모든 앱에 사용하는 것들이라 그런지 그대로 로그인이 되었다.


“자, 어디 보자”


다시 맥북을 넘겨받은 수혁이 로그 창에서 검색 버튼을 누른 후 S_winY를 입력했다.


그러자 총 17건의 로그 이력이 나타났다.


“재영아, 너 혹시 이 맥북 승연씨에게 빌려준 적 있어?”

“어? 아니. 내가 왜 저딴 년에게 내껄 빌려줘?”

“그러면 저분 메일주소로 메일을 보낸 적은?”

“글쎄? 한 세네번? 보통은 PC 까톡으로 보내니까”

“그렇다는데요?”


재영의 말에 수혁이 하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미 재영의 노트북에 로그 앱이 깔려있다는 말을 할 때부터 굳어있던 그녀의 얼굴은 이제 굳다 못해 딱딱해져 있었다.


뿌득


오른 손목을 돌리자 뼈 꺾이는 소리가 울렸다.

익숙한 그 소리를 들으며 수혁이 승연을 향해 해맑게 웃었다.


“이제 장을 지져야 하나?”


작가의말

저번주도 그러더니

이번주도 비가 내리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유랑무인
    작성일
    24.05.12 13:12
    No. 1

    수혁과 재영 작품만 훔쳤을리 없죠. 그 작업실 사람 작품 다 훔쳤겠죠. 이메일 안에 다른 사람 작품도 다 있을겁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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