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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님의 서재입니다.

닥터 로드맨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박형준z
그림/삽화
M
작품등록일 :
2020.02.29 23:23
최근연재일 :
2020.04.04 11: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408
추천수 :
142
글자수 :
118,951

작성
20.03.24 11:00
조회
672
추천
8
글자
11쪽

닥터 로드맨 1화

DUMMY

- 제 1화 -


번잡한 도시.


오가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만이 높은 건물의 벽을 타고 울려 퍼졌다.


주변을 에워싼 외벽 때문인지 그 울림은 콘서트홀에서처럼 웅장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빵- 빵앙--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굳건히 자태를 뽐내고 있는 나지막한 건물.


건물 외벽엔 Eagle Hospital이라 적혀 있지만, 겉모습만으론 이곳을 병원이라 보기 힘들 정도였다.


오가는 의료인들과 환자들마저 없었다면, 폐건물취급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Eagle Hospital.


시카고 제1의 의과 대학 병원으로 모든 환자가 이곳에서 치료받길 원할 정도로 그 유명세가 대단하다.


특히 심혈관 질환(cardiovascular disease)이나 CS(Cardiac Surgery: 심장외과) 전공을 원하는 이들에게 있선 선망의 대상이자 목표지.


지금까지 배출한 CS(Cardiac Surgery:심장외과)쪽 휘플(명의)들만 봐도 전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지 않은 이가 없다.


이렇게 대단한 병원임에도 주변의 모습은 명성과 달리 한산함 그 자체였다.


‘그래도 전보다 정신없겠지만.’


생각해봐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은 이곳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다.


비록 내가 서 있는 곳이 한적한 주차장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주변에 보이는 건 주차된 이동진료버스(Mobile Medical Bus) 몇 대.


게다가 그 모습이 마치 폭풍 전야와 같아 오감을 곤두세워야 했다.


후- 우-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기 위해 숨을 고르던 그때였다.


삐요- 삐요- 삐요-


올게 왔단 생각과 함께 천지를 뒤흔드는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며 현란한 불빛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움직여야 할 타이밍이었다.


이런 상황에 익숙한 의료진(medical staff)들이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준비들 단단히 하라고. 그쪽 말고 이쪽으로 와야지!”


“예? 이쪽 인원이 더 부족한데요.”


“이쪽으로 오라고! 이리와!”


“······.”


“컨트럴 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지. 그쪽에 있어 봤자 도움도 안 된다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우습긴 했지만, 절도감은 느껴지고 있었다.


역시 샘 선생(치프)이었다.


그때 천지를 가르는 소리가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두- 두- 두두.


전신이 휘청였고, 자릴 지탱하기 힘들 정도의 거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눈꺼풀에 힘을 주며 시선을 돌리자 응급 구조 헬기(emergency rescue helicopter)까지도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확실한건 쉴 수 없을 거란 거다.


이런 전쟁터에서 살려면 정신부터 차리고 두 손에 힘을 줘야 했다.


전까지의 적막이 순식간에 전쟁터 아니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계류장에 도착한 헬기를 보는 순간 생각은 필요 없었다.


몸은 이미 자동적으로 움직였다.


‘김철민, 파이팅!!’


이 상황이 황당스럽지만, 이젠 익숙해져 있었다.


“When did Mr. Kim come out?(선생님 언제 나오셨습니까?)”


“Uh! A while ago.(어! 좀 전에.)”


“The teacher has a foresight. The abilities of the Orient···.(역시 선생님은 선견지명이 있나 봅니다. 동양인들만의 뭔가···.)”


“What do you mean now? Isn't that racist? Sam! Watch your language! Think about it.(지금 그 말은? 인종차별 발언 아닌가? 샘! 말은 조심 해! 생각 좀 하라고.)”


말을 하면서도 난 현실에 놀라야 했다.


영어 울렁증에 항상 시달려왔던 내가 지금은 유창하다는 것에 말이다.


“Did you forget the aftermath of the slip of the tongue?(실언의 여파를 잊었나?)”


“Oh! I think I made a mistake. I just···.(아! 제가 실수 한 것 같습니다. 전 그저···.)”


“All right, go ahead and get the patient. What are you doing, Wilson? Bring the cart.(됐고. 어서 환자부터 챙겨. 뭐 하고 있나, 윌슨! 카트 가져 오라고.)”


뒤돌아보자 누군가와 시선을 마주쳤고, 이내 그는 알았다는 듯 움직였다.


서둘러 앰뷸런스에서 내린 환자를 봐야 했지만, 선택이 어려워 암담한 기분이었다.


시선에 들어온 환자들의 상황은 같아 보였다.


헬기를 통해 이송된 환자는 앰뷸런스보다 상황이 더 나쁘단 건 안다.


이럴 때일수록 이성을 잃지 말아야 했다.


‘진정해, 김철민!! 환자만 생각하자. 환자만.’


생각보다 행동이 우선이라, 어느 샌가 이송된 환자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샘 선생, 환자 분류해!”


“예? 제가요?”


“그럼 누가 할까? 내가 할까? 뭐해!! 어서 서둘러!”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스텝이 들고 있던 리본 뭉치를 샘에게 건냈다.


그는 물먹은 듯 한 표정이었다.


꼭 자신이 이곳 ER치프(수련의 최고 우두머리)라고 하는 것 같았다.


모든 환자의 처치나 치료를 위해선 그에 따른 아니 상태에 따른 골든타임(golden time:생명 유지 가능 시간)이 있다.


그렇기에 환자 분류만큼은 경험과 연륜이 가장 필요하다.


그래 샘을 선택해야 했었다.


표정과는 다르게 샘은 ER 입구 쪽으로 향했다.


이곳 병원과는 연결 고리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오더임에도 말이다.


입구를 통과하는 환자들을 살피기 시작한 샘을 본 뒤, 카트(이동형 침대) 위 환자를 살피기 시작했다.


“김 선생님!!”


누군가 싶었는데, 역시나 ER 책임교수 첵의 음성이었다.


그는 다른 스텝들과 한 무리를 이룬 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첵 교수님.”


“김 선생님은 곧 도착할 환자 봐야 하니, 그쪽은 샘에게 맡기세요.”


“샘한테요?”


‘뭐야? 샘이라면 지금···.’


이상 하단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곳 책임자의 오더니 안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걸음 옮기려 하는데 다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하시라니까, 뭐 합니까?”


말이 되지 않았지만 그의 말이라면 들어야 한다는 거였다.


‘여기도 저 놈의 파워!!’


하지만 저들이 기다리는 헬기는 도착 하지 않았다.


다른 쪽엔 이미 환자들이 이송 되고 있는데 저 따위 소릴 지른다는 게 이해할 수 없지만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


‘VIP? 그래도 이건 아니지.’


도움을 원하는 곳이라면 가야 하는 게 내 위치였고, 저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게 이곳 이글 병원의 룰 아닌 룰이었다.


시선은 여전히 도착 되고 있는 앰뷸런스 쪽으로 향하고 있으니 걸음걸이가 무거웠다.


그때 다른 쪽 헬기에서 내린 카트에 시선이 갔고 잠시 주춤했다.


카트에 실린 어린 아이는 자발 호흡(spontaneous respiration)이 힘겨운 듯 대원이 짜주는 엠브(ammbu bag:응급시 호흡보조 기구)에 의지하고 있었다.


“뭡니까?”


“나이 7세 남아. 사고 현장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고. 발견 당시 BP(혈압)90에 리듬(맥박) 120.”


“······.”


“현장 처치 도중 호흡부전(respiratory failure)이 보여 인투베이션(intubation:기도삽관) 하려다 소아라 벤틸레이터(ventilator:인공호흡기) 사용했습니다.”


“그래요?”


“트랜스퍼(transfer:이송) 도중 쇼크 발생해 부득히 인투베이션(intubation)추가 실행했고요.”


어린 아이란 점에 마음이 급해져 첵 교수의 부름 따윈 생각할 수 없었다.


대원과 함께 카트를 밀어, 재빨리 ER입구를 들어섰다.


“외상은?”


“립 플렉처(rip fracture:갈비뼈 골절)외 가벼운 열상(laceration)만 확인 됐습니다.”


“헤모리지(hemorrhage:출혈)나 다른 건?”


“사고 상황을 확인 못해서···.”


“······.”


“헤모리지(hemorrhage:출혈)나 헤모페리(hemoperitoenum:복강 내 출혈)는 없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저희가 하죠.”


대원의 노티(설명)을 들으면서 시선은 아이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듦과 동시에 주변을 살피며 소리질렀다.


“여기 포터블 소노, C-AM가져와! 백터 선생 OS(정형외과). NS(흉부외과) 콜 넣어 주고. 우린 집중 치료실로 들어간다.”


“네!”


“여기 손 바꾸지 않고 뭐해!”


대원이 엠보(호흡보조기)를 힘겹게 짜고 있어 스텝과 손을 바꿔야했다.


스텝과의 위치가 바뀌는 동안도 시선은 흉부의 움직임 봐야 했다.


엠보의 움직임에 따라 흉부가 움직이곤 있지만 뭔가 언발란스한 상태였다.


‘뭐지?’


잠시 카트의 움직임을 멈추고는 아이의 경동맥(Carotid artery:목동맥)에 손을 올려 집중해야 했다.


현장 출동 스텝이 말했다.


“현장에선 바이탈도 안정적이었는데, 이송(transfer)도중 시저(seizure:발짝) 있었습니다. 안정제 주고부턴 호흡이 약해지기 시작했고요.”


“다른 건······?”


“······?”


뭔가 싶었다.


현장에 있던 스텝이라면 최소한 환자의 상태는 줄줄 읊어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지금 그는 뭔가 정상적이지 않아 보였다.


순간 미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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