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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님의 서재입니다.

닥터 로드맨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박형준z
그림/삽화
M
작품등록일 :
2020.02.29 23:23
최근연재일 :
2020.04.04 11: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377
추천수 :
142
글자수 :
118,951

작성
20.03.27 17:00
조회
296
추천
6
글자
11쪽

닥터 로드맨 10화

DUMMY

- 제 10화 -




* 폐허탈(massive collapse of the lung)이란?


폐포 내 공기가 급격히 흡수 소화되거나, 기흉 등을 원인으로 폐의 넓은 부위에 팽창부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팽창부전으로 인해 호흡기능에 장애가 생긴 상태를 폐허탈이라고 말한다.


증상으론 호흡곤란, 흉내고민, 흉통 등이 있으며, 중증의 경우엔 사망하기도 한다.


치료로는 인공호흡 및 강심제 투여 등이 있다. *


위생병 가방을 열고, 안에 들어 있는 주사기를 꺼내 들었다.


그때였다.


고통스러워하던 환자가 위생병에게 뭐라 말했고 그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였다.


이를 알아들은 위생병은 잠시 행동을 멈추고 주변을 살폈다.


“뭐하고 있나?”


“아, 아닙니다.”


“뭐 때문에 허탈이 생긴 거지?”


“그게······.”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이미 날아간 상태였다.


머뭇거리는 것 자체가 입을 열길 꺼리고 있다는 거니 말이다.


“이건 폐 천공에 의해 공기가 새어나와 흉부를 짓누르는 거다. 긴장성 기흉!”


“······!”


* 긴장성 기흉(tension pneumothorax)이란?


호흡시 환측폐는 허탈하게 만들고, 공기가 외부에서 유입되어 흉강내 압력 상승으로 대측폐를 압박하는 걸 말한다.


이로 인해 호흡부전이 생길 수 있고 청색증을 수반하는데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외상으로 폐에 천공이 생길 경우 호흡에 따른 공기 유입으로 인한 압력 상승이 문제가 될 수 있기에 흉강압을 낮춰야 한다. *


“한쪽 폐음만이 들리고 빈맥(tachy cardia:심박수가 100이상)이라면 확실하다. 이런 경우 현장에서 시술을 해야 한다는 거 잊지 말고.”


“이곳에서 시술을요? 뭐로요?”


“뭐로 하긴, 이걸로 하지.”


손에 들고 있던 니들(주시기)을 보여 줬다.


“어떤 현장이라도 그곳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하란 말이다. 현장에선 이 니들 하나가 환자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


“지금 내가 이걸로 가슴을 압박하고 있는 공기를 빼낼 거야.”


들고 있던 주사기를 들어 보이자, 위생병은 그걸 이음이 들린다는 오른쪽 흉부에 꽂았다.


주사 바늘이 들어가자, 휘파람 소리와 바람이 빠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호흡이 편해진 듯 환자의 혈색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거기 매리 선생, 빽판(임시들것) 줘!”


“아, 네.”


두 쪽으로 가라진 빽판을 받아 환자 등 쪽 아래에 넣어 결속시켜 카트 위로 옮겼다.


“셋에 듭니다. 하나, 둘, 셋!”


빽판으로 들려진 환자가 있는 카트를 밀면서 매리 선생을 봐야 했다.


“매리, 체스터부터 찍고 삽관 준비해!”


“네.”


“좀 더 빨리 움직여.”


환자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던 햄스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날 봤다.


“자기가 17살이랍니다.”


“17살? 그래서?”


“마피아 일을 도왔는데 지금 그들에게 쫓기고 있다고.”


“일단 들어가서 도움 요청 하자. 서둘러!”


출혈도 많지 않고, 총알도 깊은 곳에 있지 않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햄스가 말한 마피아란 소리가 신경에 걸렸고, 두려움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마피아라지만, 설마 의사를······.’


불안감을 보이고 싶지 않아, 그저 스트레처카트를 미는 것에만 신경을 쏟았다.


이젠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ER에 들어서는 순간 또 다른 스텝이 날 불렀다.


“선생님!”


내가 이곳 수장도 아닌데, 왜들 날 부르는지.


이곳 토박이도 아닌 한국에서 온 교환의(일정기간 교환근무의사) 일뿐인데 말야.


“김 선생님. 김 선생님, 이쪽입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날 불렀고, 이건 아닌 것 같았다.


다급한 음성이라 습관적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한국과 다르게 무조건 끌려가는 게 없다는 거다.


“뭐죠?”


“자상 환자입니다. 선생님이 좀 봐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어요. 곧 가죠.”


대답과 동시에 난 매리와 햄스를 쳐다봐야 했다.


“매리 선생! 뭐하는지 알고 있지?”


“아, 네.”


“우선 삽관부터 하고 체스터 찍어. 총상 환자 있다고 CS(흉부외과)에 콜넣고 인펌도!”


“네, 알겠습니다.”


“난 저쪽 가봐야 하니, 햄스는 매리 선생 도와주고.”


“네, 수고하셨습니다.”


뒤돌아서려다 말고 다시 햄스를 쳐다봤다.


“시큐리티(보안요원)나 경찰 도움 요청하고.”


“옛썰!”


햄스의 거수경례를 받고서야 뒤돌아설 수 있었다.


뭔가 놔두고 돌아서는 것 같았지만, 일단은 날 찾는 이들에게 향해야 했었다.


아직도 ER 정리가 덜 된 듯 많은 이들이 움직이고 있어 발걸음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분주한 스텝들을 피해 몇 걸음 걸었을 때였다.


코드블랙- 코드블랙-


천장 스피커에서 코드블랙을 외치기 시작했고, ER 한쪽 붉은색 경광등이 시선 앞쪽에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앞쪽에서 초응급 상황이 벌어졌는지, 스텝이 환자 상체로 올라가 컴프레이션(흉부 압박)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김 선생님!”


컴프레이션(흉부 압박) 중인 스텝을 돕던 이가 소리쳤고, 주변은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문제는 모여든 이들이 견습의(의대생)이라 이런 응급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단 거다.


사람들을 헤집고 안쪽으로 들어서야 했지만, 생각처럼 되진 않았다.


그때 보인 이가 있었고, 그의 덩치만으로도 이들을 몰아내는데 별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토미 선생!”


이름 부르는 것만으로도 토미는 자신이 뭘해야 할지 알고 있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짓 한 번에 몰려있던 견습의들이 한쪽으로 물러났고, 덕분에 환자에게 다가설 수 있었다.


환자 앞에 다가서면서 모니터를 본 순간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이 정도 일거라 생각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환자를 이곳에서 처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게 더 컸다.


ER 상황을 생각하면 아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최소한 처치실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다.


사방을 훑어 봤지만 비어 있는 처치실은 시선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찌 됐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이상, 이곳에서 환자를 살려야 했다.


“토미 선생, 가림막.”


“넵.”


“저 인사들 내보내고!”


그는 알았다는 듯 고갯짓했고, 이내 우리들 주변으로 가림막을 쳤다.


환자를 보기 위해 한걸음 다가서려는 순간 넘어질 뻔했고, 그제야 스트레쳐카트(이동침대) 주변이 피로 난장이란 게 보였다.


피 바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고, 카트에선 아직도 검붉은 선혈이 떨어지고 있었다.


연결된 펙드셀은 한 개뿐이었고, 스텝은 플루이드(수액)를 짜느라 바빴다.


이건 아니란 생각에 스텝을 봤다.


“뭐해! 그걸로 가능할거라 생각하는 거야? 라인 하나 더 잡고 펙드셀 세 개 더 걸어!”


“네?”


“어서 서둘러!”


환자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보단 바이탈 확인이 먼저였다.


‘이정도면······. 위험해.’


모니터로 시선을 돌리자, 스텝의 움직임에 가려진 화면이 보였다.


“바이탈!”


“TA환자로···.”


“바이탈!”


“발견 당시······.”


“야!! 찰스! 정신 안 차려!”


멘붕 상태인 찰스 선생은 내 말에도 당황한 듯 눈만 굴리고 있었다.


‘한심한 놈.’


보통 자상이 이 정도로 심한 환자는 찰스 선생같은 수련의가 맡지 않는다.


상황을 순발력 있게 판단해야 하기에, ER 경험이 많은 치프나 전문의가 맡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어떻게 2년차 찰스가 담당의가 된 건지.


타 과에선 2년차 정도면 주치의겠지만, 이곳은 ER이다.


늘 생명과의 싸움이 넘치는 곳이라 2년차도 배우는 입장이란 거다.


“바이탈!”


“네. 현재 BP 60에 리듬······.”


“찰스! 너 빠져!”


“······.”


“저리 비키라고!!”


발이 움직이는 순간 피를 밟고 미끄러져, 재빨리 다리에 힘을 줘 중심을 잡았다.


하루 종일 달려서 그런 건지, 두 다리가 힘 한번 줬을 뿐인데도 덜덜 떨리고 있었다.


처치도 처치지만, 일단 지금은 떨리는 내 다리부터 두들겨 풀어야 했다.


‘코너 돌 때 힘을 너무 줬나!’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로 나약하지 않았는데, 뭔가 이상했다.


육체노동이 심한 ER 쪽이라면 기본 체력은 필수적이라, 항상 운동을 해왔었다.


따로 시간을 내서 한 운동이라기보단, 그냥 처치 때마다 극한을 달리면서 하는 운동이지만.


물론 이런 생활은 누가 봐도 바보 같고,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다.


기절.


내 사전에서 사라진지 오래된 단어.


환자를 살릴수만 있다면, 이딴 단어쯤은 버려도 상관없다.


다리에 힘을 주고 상황을 다시 한 번 돌아봤다.


주치의는 별로여도, 다행히 손놀림이 빠른 치프 샘이 붙어 있었다.


애초에 그가 이 환자를 맡았다면 이런 사단도 없었겠지만.


그런 샘에게 한소리하고 싶었지만, 일단 참아야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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